"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를 보기 전에는 몇가지 선입견이 있었다.
과연 주인공의 나이에서 느끼는 감정을 내가 공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고, '시'를 쓰지도, 읽지도,낭송하지도 않는 내가 여백이 많은 이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결론적으로 큰 이질감을 느끼지도 못했고 대단한 공감을 느끼지도 못했다. 그러고 보면 영화의 제목처럼 '시'를 느낀 보고 읽은 다음에 느끼는 감정이 이런게 아닌가 싶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를 찾아보진 않은것 같은데 작품들을 보니 대부분 본 영화다. 봤다고 모두 이해할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작품들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걸 보면 이창동 감독이 주는 영화의 뒷맛은 꽤 강렬한것 같다.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영화가 있고 몇몇 장면들이 남아서 가끔 떠오르는 걸 보면 이것이야 말로 이창동 감독이 바라보는 '인물'에 애착이 나타나는게 아닌가 싶다.



윤정희 라는 전설적인 여배우의 작품을 본적은 없다. 하지만 감독의 말처럼 왜 이 배우가 아니면 영화를 만들수 없었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영화를 보면서 풀 수 있었다. 드러내지 않는 감정의 절제와 삶의 무게와 함께 주위를 바라볼줄 아는 배우의 연륜을 느낄수 있었다. 자칫 지루할 수 있지만 보고 나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영화다.

'시'를 쓰기로 마음먹다.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은 시를 쓰기로 마음 먹는다.
이혼한 딸의 아들을 돌보고 영세민으로 지원을 받는 궁핍한 삶이지만, 노인은 결코 우울하지 않다. 불쑥 찾아온 불행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노인이 바라보는 세상은 온통 아름답기만 하다.



'시'를 쓴다는 것은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것이다.
노인은 자신이 바라보는 아름다운 세상에 대해서 '시'를 쓰고 싶었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하다. 삶의 마지막에서 세상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다. 하지만 노인을 둘러싼 현실은 전혀 아름답지 못하다. 손주와 친구들이 한 여학생을 성폭행 하게 되고 그 여학생이 자살을 하게 된다. 막 피지도 못하고 사라진 여학생의 죽음과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세상의 부조리가 펼쳐진다. 사람의 죽음에도 진정성이 없고 그것을 감추려는 모습속에서 진실은 찾을 수 없다. 세상의 추함위선이 나타나고 죽음과 부조리가 나타난다. 하지만 노인은 그러한 현실에서도 '시'를 쓰기 위한 고집을 꺽지 않는다.

영화는 아름답지 않은 현실과 아름다움을 찾으려는 노인의 시선을 번갈아 보여준다.
그러면서 시를 쓰지 못해 고민하는 노인의 모습도 보여준다. 아름다움에 대하여 쓰는 것이 '시'인데 노인의 시선에는 아름다움만 보이지 않는다. 불편한 현실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느끼는 노인의 고민은 켜져만 간다.

아름다운 '시'를 쓰다.

세상에서 아름다웠던 순간을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노인은 눈물을 흘린다. 자신에게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에 대한 기억은 시간이 흘러버려 다시는 돌아올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그 기억을 더듬으며 노인은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아름답다는 것에는 눈물과 아픔이 숨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여학생이 자살을 한 곳에 이르러 노인은 흐르는 강물을 바라본다. 강둑길에서 시를 쓰려고 수첩을 꺼내자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쏟아진 비는 수첩을 모두 적신다. 마치 여학생의 눈물을 암시하는 것처럼.



자살한 여학생의 부모를 찾아 위로하러 가는 길에 떨어진 살구를 보면서 노인은 기뻐한다. 살구는 자신을 던져 희생시킴으로 다음 해의 수확을 기대한다. 무언가를 발견한 것처럼 노인은 기뻐한다. 그리고 여학생의 부모와 세상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위로와 용서의 자리에서 아름다움을 논하고 돌아서는 순간에 노인은 문득 무서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 현실의 고통과 이상의 아름다움에는 이렇게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고통을 외면하고 아름다움을 논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 한가에 대해서 말이다.

아픔을 깨달은 노인은 드디어 아름다운 시를 쓰게 된다.
그 아름다움에는 세상의 고통과 슬픔, 미련과 후회가 담겨 있다. 그리고 이루지 못한 세상과 다음 세상에 대한 희망이 담겨 있다. 아름다움을 말하는 시를 읽는 노인의 목소리와 자살한 여학생의 목소리가 겹쳐진다. 그리고 그들이 사라져간 풍경이 펼쳐진다. 물결은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간다.

노인의 속죄는 익어서 땅에 떨어지는 살구의 모습과 흡사하다.
다음 세상을 위해서 스스로를 희생하는 살구의 모습처럼, 자신의 핏줄에 대한 속죄와 죽은 자에 대한 보상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그리고 스스로를 희생함으로써 진정한 용서와 고귀한 아름다움을 얻을 수 있었다.

감독 이창동 (2010 / 한국)
출연 윤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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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처음과 끝을 같은 장면으로 처리한다.
노인의 죽음을 암시하는 장면을 보여주지만 노인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어쩌면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이러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 부조리한 현실속에서 공허한 아름다움을 찾는 모습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가 그리 재미있지는 않다.
'시'가 주는 느낌처럼 여백이 많은 영화다. 영화 중간중간에 여백을 색칠해야 집중할 수 있는 영화다. 그래서 '시'가 주는 느낌과 영화가 주는 느낌이 동일하다. 한편의 시를 본듯한 느낌이 드는 영화다. 마지막에 나레이션 되는 노인의 '시'를 들으며 남은 여백을 충분히 느껴야 한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난뒤에 무언가를 적는 것이 참 어려운 영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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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 아름다운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
    윤정희란 배우의 진가를 알게 된 영화이기도 하고...
    나중에 무릎팍 도사 윤정희편도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제가 볼 때는 영화에서의 미자 그대로였습니다.
    연기를 한 건지, 그냥 자신의 삶을 표현한 건지...

    • 영화랑 참 잘 맞아 떨어지는 배우구나..그래서 이창동 감독이 그렇게 좋았나 봅니다^^ 좋더군요. 한편의 시를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 SF나 액션을 좋아해서이기도 합니다만...
    이 영화는 아직 선뜻 발길이닿지 않네요.
    시에 대한 제 느낌과 비슷한거 같습니다.
    가끔은 시를 보며 감동도 받지만...잘 손이 닿지않는...^^

    • 영화중에도 비슷한 말이 나오죠^^ 시대는 시를 쓰지도 않고 읽지도 않고 낭송하지도 않는다는^^ 바쁘게 사는 현대에서 잊혀지고 있는것이 바로 이런게 아닐까 생각하네요

  • 2010.07.21 00:24

    비밀댓글입니다

  • 솔직한 답글을 적어보자면^^
    저 역시 잘 땡기지 않는 영화입니다.
    먼저 윤정희라는 배우가 주는 세대적 격차를 극복하기 어렵고
    (대단한 배우라는 말씀들을 인생선배들로부터 듣지만 저에겐 별로~ ^^)
    영화의 구성과 내러티브 방식이 저에게는 흡인력이 사실 좀. -.-;

    이렇게 솔직한 답글을 적어도 되는 것이죠? 우리 사이엔. ^^
    쥐떼들에 대한 같은 생각이 꼭 만사에 대한 동질성으로 나타나야 하는 것은 아니니. ^^
    오히려 만사 좀 서로 달라주는 것이 섞이고 어울린단 느낌을 주지요.
    뭐랄까 한가지 색이 아니라 다채로운 색을 만든달까.
    (흐으. 솔직한 답글에 대한 비.겁.한.변.명! 이었습니다. ^^)

    날도 더운데 잘 지내시지요?
    트위터에서 예전보단 좀 자주 뵈니 좋습니다. ^^

    • 저도 솔직히 말씀 드리면 별로 땡기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아무래도 공감하기 쉽지 않은 연령대니까요.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까 한편의 시를 본것 같은 느낌입니다^^ 가끔 여백을 남기는 영화 한편도 좋을것 같네요.^^

  • 흠 다시 또 영화를 먼저 기다렸다가 돌아와야겠습니다
    기대기대기대기대궁금궁금궁금합니다

    • 요즘 인터넷이나 IPTV에서 저렴하게 즐길수 있더군요^^ 3,000원의 행복..이거 만만하게 보다가는 지출이 꽤 됩니다.

  • '시'... 딱 세가지가 떠오르는데요~
    하나는 나중에 시간 내서 한번 더 봐야것다.
    둘째는 70대? 60대? 노인의 속살도 예쁘구나. 합성은 아니겠지?
    셋째는 내가 아는 분 둘이... 까메오로 출연했다능ㅋㅋ

    반갑습니다. 개츠비님 (^-----^;)

    • 네. 오래 기억에 남는 영화입니다.
      지나고 생각해 보면 마치 한편의 시를 본듯한 느낌도 드네요.^^ 잘 지내시죠?


임상수 감독의 영화 '하녀'를 드디어 보았다.
그동안 임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알송달송한 느낌들이 바로 무력감이 아니었나 싶다. 이번 영화 '하녀'를 통해서 그걸 확실히 느낄수 있었다. 그의 영화 '오래된 정원'에서도 느낄수 있었던 야릇한 느낌이 '하녀'를 통해서 구체화된 느낌이다. 물론 이 둘의 영화가 같은 연장선에서 이어진다는 말은 아니다.

'하녀'는 최고의 배우들이 만든 영화다. 칸을 통해서 유명해지긴 했지만 전도연이정재, 윤여정으로 이어지는 배우들의 무게는 남다르다. 영화에 몰입할수 밖에 없는, 그래서 조금은 따분한 일상의 모습들이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서 긴장감으로 쉽게 바뀐다.



원작에서 조금은 어긋난 임상수표 '하녀'는 그야말로 쇼킹하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가 받아들이고 있는 현실이라고 생각하면 불쾌하기 짝이없다. 그러나 우리들이 살아가는 시대의 모습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인물의 시선 - 등급을 나누다.

영화는 사람들이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서 관점이 달라진다.
영화속 인물은 사회적 등급이 확실히 나뉘어 있다. 만들어진 인간의 등급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러한 인간들이 서로를 바로보는 관점 또한 확연히 다르다.

사회적 최상류층에 속하는 남자. 그리고 그의 여자 해라.
폭이 크지 않지만 그들 사이에도 엄연한 계급적 질서가 존재한다. 가부장적 가정이 갖는 계급이 아니라 사회적 계급의 질서가 존재한다. 자기의 아이를 유산 시켰다는 사실을 알고 장모에게 대하는 훈의 태도를 보면 알수 있다.
훈은 모든걸 가진자를 대표한다. 그가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은 자기 밖에 없다. 엄숙한 권위와 돈의 위력은 훈에게 세상의 모든것을 안겨준다. 그리고 그의 모든 행동은 정당화 된다. 그에게 도덕적 타이름도, 인간적 감정도 필요하지 않다. 우리가 인정하기 싫은 것 까지도 그의 모든 행동은 정당화 된다.



집사로 나오는 '병식'의 시선도 중요하다.
그녀는 최상류층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들에게 충실히 복종하는 계급이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연민의 정을 갖고 있다. 자신도 낮은 등급 출신이라는 것도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는 냉정하다. '은이'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하고 제일 먼저 문을 박차고 나간 사람도 '병식'이다. 높은 등급의 사람들에게 의지하며 모든걸 묵인해야 하는 존재다.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다.



주인공 '은이'는  낮은 등급의 인물이다.
평범하게 살아온 은이에게 보여진 최상류층의 모습은 대단한 것이었다. 그녀는 순진하게 인간의 등급을 이해하지 못했다. '훈'의 아이를 임신하고도 모정에 집착한다. 자신이 결코 행복할수 없다는 것을 알고도 그녀는 그것을 인정하지 못한다. 힘의 논리에 철저히 유린당하고도 그것을 순진하게 받아들이는 여자다. 그녀는 평범하고 순수하고 보편적인 우리의 모습이다. 



훈의 딸로 나오는 아이의 시선도 중요하다.
어린 아이의 시선은 음모와 갈등 속에서도 가장 순수한 시선을 만들어 낸다. 아이는 직접 보고 느낀것을 순진하게 말한다. 하지만 아이 역시 훈의 딸이다. 그녀 역시 성장하면서 훈이 가진 모든것을 물려받게 된다. 계급은 이어지고 그들은 붕괴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복수의 끝 - 무력감

영화가 시작되면 알수 없는 여자의 자살 장면이 나온다.
북적되는 시장통에서 한 여자가 자살을 한다. 모두가 바빠 움직이며 살아가는 그곳에서 한 여자의 자살은 큰 이슈가 되지 못한다. 그녀가 왜 죽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집중하지 않는다. 그저 밥 벌어 먹고 살기 바쁜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일상에 불과하다.

훈에게 버림받고 아이마저 잃어 버린 '은이'가 결심한 마지막 방법은 자살이다.
그것도 그들이 보는 앞에서 장렬하게 죽는 방법을 택했다. 인간의 본성 마저 포기한 그들에게 할수 있는 '은이'의 마지막 저주 였다.

'은이'가 목을 메고 몸에 불을 지르는 장면은 충격적이다.
그들의 비도덕한 행동에 대한 엄중한 경고다. 그것도 그들이 살고 있는 집안에서 만들어 내는 여자의 저주다. 사랑에 대한 미련도, 아이에 대한 미련도, 삶에 대한 미련도 모두 버렸다. '은이'가 할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었다. 이 장면은 영화의 처음에 나온 알수 없는 여자의 자살 장면과 일치 한다. 그들이 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은 그것 밖에 없다.

하지만 은이의 복수는 그것이 다였다.
은이가 죽고 난뒤에도 훈과 해라가 만들어가는 가정의 모습은 변하지 않는다. 똑같이 화려한 일상이 만들어 지고 새로운 '하녀'가 등장한다. 아무도 '은이'를 기억하지 않는다. 다만 은이의 죽음을 지켜본 훈의 어린 딸만이 잊지 않고 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잊혀질 것이다.

하녀
감독 임상수 (2010 / 한국)
출연 전도연,이정재,윤여정,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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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서도 꽤 불쾌했다.
은이의 복수에 대한 후련함도 없었다. 그저 나약하고 무력한 '은이'의 모습이 애처로워 보이기 까지 했다. 대단한 복수극이 펼쳐지길 기대한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어쩌면 임상수 감독은 '하녀'를 통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시대의 모습을 반영한게 아닌가 싶다. 어쩔수 없는 무력감, 돈 앞에 무릎을 꿇는 냉혹한 현실, 아무것도 도울수 없는 방조자, 이미 나뉘어 버린 사회적 계급의 세습. 이러한 우리의 모습을 '하녀'를 통해서 불수 있었다.

불편하지만 영화가 나쁘지는 않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을 뿐 아니라 임상수 감독에게 새로운 느낌을 받을수 있었다. 쇼킹한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오랜만에 좋은 영화를 본 느낌이다. 사랑도 사고 팔수 있는 현실, 나약한 자가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마지막 장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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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트 잘 보고 갑니다.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도 몇군데 있고,기분이 우울해지긴 했지만,확실히 나쁘진 않았네요..ㅎㅎ 가진자들의 삶이 광대스럽기도...

    •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사실 많았습니다. 기분도 우울했구요^^ 하지만 확실히 나쁘진 않았습니다. 저와 비슷하게 보셨네요.^^

  • 2010.07.12 01:15

    비밀댓글입니다

    • 요즘 몇몇 영화에서 윤여정씨를 보면서 참 연기를 잘한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역시 배우는 나이가 들면서 더 매력있어지는것 같습니다.^^

  • 저는 이 영화를 보지 못했고 볼 생각도 없습니다.
    취향이 아닌 탓도 있지만, 영화에서까지 현실을 바라보아야 하는게 싫어서 말이죠.

  • 저는 이 영화가 참 아깝습니다.
    언플도 마음에 안들고 연출력에도 아쉬움을 많이 느낍니다.
    원작을 아직도 못보고 있지만 원작의 명성에 누를 끼친 작품인 것만은 확실해보입니다.
    좋은 영화라고 하셨지만 훨씬 더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었는데 아까운 생각이 드네요.

    • 그렇군요. 저도 별 기대를 안하고 보긴 했습니다만 기대보단 좋았네요. 물론 우울하고 더러운 기분이 들긴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감독이 말하고픈게 아니었나 싶네요.^^

  • 제가 좋아하기 힘든 류의 영화인 듯 하네요.
    현실을 외면하고 살고 싶진 않지만
    그렇다고 영화를 보는 내내 현실의 반복을 맞이하고 싶진 않다는. ^^;
    그래서 리얼리즘이라는 이름을 빌어 더러운 기분, 찜짐한 기분을 선사하는
    영화는 별로 안 내켜 합니다. 뭔가 현실의 극복 혹은 가상 만족 같은 걸
    선사하는 걸 좋아한다죠. 제 영화 보는 수준이 이 정도 밖에. ^^;

    중간에 영화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싶은 곳은 과감히 스크롤 다운했습니다.
    어쩌면 전도연 때문에라도 볼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스포일러 방지를 생각하면서. 훗. 용서하십쇼. ^^

    • 아마도 비프리박님의 분위기와는 안어울리는 영화죠^^ 제가 생각하는 비프리박님은 유쾌하고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중한..그런 분이죠. 그래서 이런 분위기의 우울한 느낌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그녀가 치는 디지털 피아노 소리에 맞춰서 흥얼거리는 모습..뭐 그런게 어울리지 않을까 싶네요^^

  • 저도 며칠전에야 본 영화입니다.
    마지막 장면 말고는 참 괜찮았는데..
    정말 뭐랄까 마지막은...소화하기 어렵네요.


몇 해전 광주 민주화 운동을 그린 영화 '화려한 휴가'가 상영된 적이 있었다.
주인공의 열연도 돋보인 영화였지만 무엇보다도 국가의 비극을 들어내놓고 만들었다는데 그 의미가 있을 것이다. 꼭꼭 숨겨져 있던 아픔을 내놓고 이야기 할수 있게 되었다는 것도 우리 사회가 그만큼 성숙했다는 것이다.

영화 '꽃비'도 제주 4.3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다.
해방 이후 복잡한 정세 속에서 극우단체와 미군정에 의해서 2만명이 넘는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된 아픈 역사에 대한 이야기다. 아직도 일부 극우단체에서는 남로당을 들먹이며 이념으로 제단하고 있다. 이 아픈 역사를 바로잡은 것은 불과 몇해전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서였다.

'화려한 휴가'가 직접적이고 사실적인 이야기를 통해서 그 의미를 전달했다면, 영화 '꽃비'는 감독과 작가에 의해서 설정된 특정한 공간에서 4.3 사건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그래서 4.3 사건에 대한 내용을 알지 못하는 관객이라면 영화에 대한 평점이 아주 박할수 밖에 없는 영화다. 차라리 좀 더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면 더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싶다.



시간을 넘다드는 아픔

영화는 제주도 어느 마을의 한 고등학교에서 시작된다.
공간이 한정되어 있고 나오는 인물도 한정되어 있다. 학생수도 별로 없어서 인물들의 이름을 외울 정도다. 외딴곳에 떨어져 있어서 음산한 느낌마저 든다. 아마도 4.3 사건 당시의 제주도의 모습을 이렇게 비유했지 싶다.

영화에는 두명의 남학생과 한명의 여학생이 등장 한다.
그들은 4.3 사건에서 살아남아 성장한 아이들로 보인다. 그들은 모두 아픔의 상처를 갖고 있다.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흑백 동영상들이 지나간 아픔을 상징한다면, 여학생의 어머니가 갖고 있는 실어증불면증은 현재의 아픔을 상징한다. 그들은 이러한 아픔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비유는 과거에 상처받았던 주민들이 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상태로 진행을 하고 있음을 뜻한다. 마을에서 집단으로 제사를 지내는 모습에서, 어두운 학교의 배경에서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학교에서 생활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의 문제가 주된 내용이다. 학교의 '짱'이라고 일컫는 '선도'가 갑작스럽게 자퇴를 하면서 생긴 문제다. 세력이 비슷한 두 남학생 사이에 문제가 생긴다.

인물들이 상징하는 것들

두명의 남학생과 또 한명의 여학생 사이에 또 다른 학생이 전학을 오게 된다. 육지에서 왔다는 정체불명의 남학생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복잡해 지기 시작한다. 학교의 '짱'을 먹기 위한 본격적인 쟁탈전이 시작된다. 그러면서 여학생을 좋아하는 두 남학생 사이에도 세력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학교에서 갑작스럽게 자퇴한 학교의 "짱'은 일본을 뜻하지 싶다.

청순하고 예쁜 여학생은 당시 제주도의 평화로운 모습을 뜻하지 싶다. 흰옷을 즐겨입고 바닷가에서 노래를 부르는 여학생의 모습은 평온해 보인다. 그녀는 두 남학생을 화해시키고 평화를 지키려고 한다. 그리고 늘 평화롭게 지내던 과거를 회상한다.



두 남학생은 당시 이념전쟁에 시달리던 시대의 모습을 뜻하지 싶다. 사회주의와 자유주의, 남한과 북한, 우익단체와 공산당. 이러한 대립적인 개념으로 두 남학생이 그려진다. 어떠한 인물이 더 좋은가에 대한 설명은 없다. 두 남학생중 이기는 사람이 학교의 "짱'이 되고 여학생을 차지할수 있다. 해방 이후 혼란스러운 우리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한다.

육지에서 전학을 온 학생은 미군정을 의미하지 싶다. 그들은 섬에 고립된 아이들에게 육지의 새로운 것들을 보여준다. 그가 갖고 다니는 야구공은 미국을 상징하는 스포츠다. 그는 아이들의 환심을 사려고 도색잡지를 돌리고 말보르 담배초콜릿을 선물한다. 그는 자신의 말을 잘듣는 남학생을 선택해서 또 다른 남학생의 세력을 몰아낸다. 그리고 결국 스스로 학교의 "짱'이 된다.

아픔의 역사를 기억하다.

한 세력을 몰아낸 남학생은 순수하고 평화로운 여학생을 유인해 성폭행을 범한다.
 알수 없는 약을 먹이고  알수없는 힘에 이끌려 강간을 하고 만다. 그에게 이러한 방법을 알려준 학생은 육지에서 온 학생이다. 그는 기절한 여학생의 몸을 또다시 유린한다. 그리고 여학생의 얼굴에 영원히 지울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냉전시대와 이념전쟁을 겪은 우리 역사는 참으로 많은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상대방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있다. 우리와 비슷한 분단의 아픔을 겪은 독일은 이미 통일을 이루었고 중국과 타이완은 급속도로 가까워 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이념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고, 무수한 경제적 이익 조차 중국에 빼앗기고 있다.

4.3 사건을 다룬 영화 '꽃비'를 보면서 단지 제주도민의 아픔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철저히 유린당하고 상처를 받은 여학생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민족적 아픔도 이러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꽃비
감독 정종훈 (2010 / 한국)
출연 육동일,이승민,김두진,한이빈
상세보기



이러한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평가가 좋지는 않다.
지나친 비유가 오히려 주제에 대한 접근을 잃어버리게 만든게 아닌가 싶다. 관객이 직설적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영화가 호평을 받긴 쉽지 않은 세상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난뒤에는 무언가 알수 없는 실망감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4.3 사건을 그린 전체적인 영상과 연출은 마음에 든다. 주인공의 마음을 설명하는 듯한 색채감과 주인공들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영화를 포기하지 못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그리고 '한지붕 세가족'에서 '만수'로 나온 어린 아이가 어른이 되어 연기하는 모습도 볼수 있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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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나 드라마로도 많이 접해봤기 때문에 광주민주화운동은 잘 압니다.
    그런데 제주 4.3 사건은 잘 몰랐어요. 이제 알았습니다.

    포스터에서도 만수의 얼굴이 보이는 군요...
    아마도 저와 비슷한 또래일텐데 참 반갑네요. ㅎㅎ

    • 저도 4.3 사건에 대해서는 많이 알지 못합니다. 다만 영화가 감정적인 비유는 아주 잘한것 같습니다. 만수..ㅎㅎ 참 반갑더군요.^^

  • 챙겨봐야 할 영화네요.
    한 나라에서 가장 큰 시련은 외세의 침략보다 한 나라 안에서 벌어지는 세력다툼과 그로 인해 보는 피가 아닐까 싶습니다...
    ......

    • 네. 우리가 우리를 어떻게 공격하고 피를 흘렸는지.. 이 영화에서도 표현이 잘되어 있습니다. 여전히 주체적이지 못한 우리의 모습을 보는것 같기도 하구요^^

  • 한지붕 세가족의 만수가 나오는군요.
    최주봉의 아들 역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맞죠?

    어떤 이의 말대로 제주 4.3사건은 중첩된 모순의 총체적 폭발이라고 해야겠죠.
    우리의 기득권층은 그 4.3사건을 제주도로 국한시키고
    몇몇 불순분자들의 일로 왜곡하고 저평가합니다.
    역사는 쓰는 자에 의해 쓰여질 뿐인 것일까요. -.-;;;

    그런 의미에서 꽃비라는 영화는 시선의 교정을 시도했다는 것만으로도
    높이 평가할 수 있겠지만
    개츠비님의 말씀대로 그저 비유에 의존할 뿐이라면 초큼 그렇습니다.
    이런 사건은 오히려 정공법을 쓰는 것이 좋지 않나 해요.

    덧) 개츠비님, 요즘 영화 좀 보시나 봅니다.
    그간 놓친 포스트를 역주행중인데요. 그중에만도 둘. ^^

    • 요즘 영화를 좀 봅니다. 제가 원래 영화를 참 많이 보는 편인데 최근 1년간은 영화를 많이 보지 않았어요. 그런 기간을 거치고 나면 또 미친듯이 영화를 보곤 하죠^^ 한지붕 세가족의 만수 맞습니다. 반갑더군요. 어릴적 모습이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요^^ 4.3 사건은 우리 역사의 축소판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 이 영화 꼭 봐야겠네요.
    제목이 와 닿네요.

    "꽃 비" 라....

    우리는 제주 43항쟁에 대하여 너무 인색하다는 생각입니다. 현기영 선생의 순이삼촌이나 다시 꺼내야 겠습니다.

    • 4.3 사건은 우리 역사의 단면을 보여주는게 아닌가 싶네요. 시대의 분열과 갈등이 얼마나 큰 비극을 만드는지 말이죠.


개인적으로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참 좋아한다.
채색하지 않고 마구 그려넣은듯한 영화의 느낌을 참 좋아한다. 고된 한주를 보내고 맞이하는 주말, 혹은 무미 건조한 일상을 보내고 난 뒤에 오는 소중한 휴식 시간에 그의 영화를 보는 것은 짜릿한 재미다. 홍상수 감독, 임상수 감독이 주는 영화속 풍경을 사랑한다. 물론 정치인 안상수가 그려내는 풍경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가 꾸준히 영화를 만드는 한 세월이 가도 그의 변하지 않는 팬이 되고 싶다. 

영화 '하하하'가 주는 제목의 의미를 보면 크게 웃는 영화일듯 하다.
하지만 감독의 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별다른 반전없이 이어지는 줄거리가 못마땅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를 만들어 가는 배우들의 이름을 보면 좀 더 집중력을 가지게 된다.



홍상수 패밀리라고 할수 있는 김상경, 예지원. 매력적인 배우 유준상. 기대되는 배우 김강우.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 문소리,윤여정. 그리고 개념있는 배우 김규리가 나온다. 이들은 괴팍한 감독이 연필로 마구 그려놓은 스케치북에 자신들의 감정을 하나 둘씩 칠한다. 그게 어색한듯 이어지는 배우들의 매력이다. 무엇보다도 관객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특별한 생각의 여백을 제공한다. 그게 홍상수 영화가 주는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 하하하.. 웃긴 영화다

두 남자가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 한다.
선후배 사이인 두 남자는 지난 여름, 우연찮게 비슷한 시기에 통영을 방문하게 된것을 알게되고 각자의 에피소드를 말하기 시작한다. 술 한모금 이야기 한토막씩. 이야기가 한토막씩 나올때 마다 술한잔을 서로 권한다.  그들이 한번 크게 웃고 나면 다음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렇게 한잔 두잔 마시면서 영화는 만들어 진다.



그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내놓으며 재미있어 하지만, 두 이야기는 묘하게 닮아 있다. 
비슷한 시기에 방문한 두 남자가 서로 마주치지만 않았을뿐 서로 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두 남자는 그 사실을 모른다. 영화를 보는 관객만이 그 사실을 안다. 두명의 남자는 서로 잘 아는 사이지만 등장하는 또 다른 남자는 한명만 안다. 그래서 서로 같은 이야기라는 것을 둘은 모른다. 그들이 마주치는 인물들이 똑같고, 두사람의 이야기가 마무리 될 무렵엔 그들의 웃음소리가 참 우습게 들린다. 이 바보같은 놈들... 하면서 관객이 웃을수 있는 것도 이 영화의 매력이다.

# 하하하.. 허상을 보다.

영화속 남자들의 직업은 고상하다.
영화감독 지망생, 영화 평론가. 그리고 시를 쓰겠다는 작가지망생. 현실속의 그들의 모습은 아직 이루지 몸ㅅ한 미완성의 상태다. 하지만 그들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허상은 대단하다. 


한 남자는 나약한 존재다. 일에 대한 열정도 그다지 없어 보인다. 그저 어머니에 기대고 세상에 휩쓸리며 살아가는 나약함을 벗어나지 못한다. 특별히 모난 구석도 없지만 특별히 잘난 구석도 없다. 아직도 어머니에게 회초리를 맞으며 우는 나약함을 벗어나지 못한다.

또 한남자는 위선자다. 결혼을 했지만 애인이 있다. 애인이 있지만 다른 여자를 넘보기도 한다.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에 부딪치면 여자의 동정을 바라며 회피해 버린다. 우울증 약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먹어대기도 하고, 여자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또다른 남자는 허세다. 시를 쓰는 시인이 되고는 싶지만 시를 쓰고 싶진 않다. 남들과 다른 독특함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무엇이 다른지 설명하진 못한다. 그저 자신이 만든 세상에서 특별한 존재로 살고 있다고 믿는듯 하다. 두 여자를 넘다들며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자신은 사랑이 무엇인지 모른다.

# 하하하.. 숨어서 웃다.

세 남자와 세 여자가 만들어 가는 에피소드에는 진지한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다. 남자가 여자에 대한 욕망을 품고 고상한 말로써 포장을 한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사랑을 말하진 못한다. 그들은 늘 타인에 대한 평가에 익숙하지만 자신에 대한 평가에는 미숙하다. 그래서 관념적인 말들이 난무하고 일관성이 없다. 우리가 사는 주변의 모습과 묘하게 닮아 있다.

세 남자와 세 여자가 사랑 비슷한 감정을 가지지만 영화 어디에도 결과를 보여주진 않는다.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졌는지 누구도 알수 없다. 그저 두 남자가 마지막 잔을 기울이며 크게 웃는 것이 전부다. 그들이 어느 여름날 통영에서 겪었던 일의 결과는 아무도 알수 없다.


하하하
감독 홍상수 (2010 / 한국)
출연 김상경,유준상,문소리,예지원,김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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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영화에는 이러한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성공하지 못한 영화감독, 유명하지 않은 작가. 그들은 고상한척 관념을 말하지만 현실은 철저히 본능에 충실하다. 그들이 인정받고 싶은 세상과 그들이 살고 있는 세상은 철저히 다르다. 어쩌면 홍상수 감독 스스로에 대한 자학인지도 모르겠다.

영화 '하하하'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답게 호불호가 철저히 갈리는 영화다.
영화를 보고는 유쾌하게 웃는 사람이 있을것이고, 뭘 말하는지 알수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무엇을 보았건, 아무것도 보지 못했건 그건 관객의 선택이다.

영화 '하하하'를 보면서 예전과 다르게 조금은 온순해진 감독의 취향을 느낄수 있었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두남자 처럼 크게 웃을수 없는 이유도 분명 있다. 두 남자가 알지 못했던 부분을 관객은 알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의 모습과 묘하게 닮아 있는 무언가를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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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하하... 아직 못봤습니다.
    홍상수감독의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아니 관심이 별로 없었던 것 같네요.
    리뷰는 일단 패스하고 나중에 영화를 보게 된다면 그때 읽어 봐야겠습니다.
    요즘 영화를 잘 못봐서 영화가 그리울 지경입니다. ㅜㅜ

    • Reignman님 취향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리뷰를 보시더라도 직접 보시면 전혀 매치가 안된다는걸 느끼실겁니다.ㅎㅎ 영화를 못보시는군요. 저는 요즘 조금조금씩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 ㅎㅎㅎ 아직 영화를 볼 수가 없으니
    ㅎㅎㅎ 그저 웃지요

  • 세상 살다보면 그런 사람들이 주위에 꼭 있습니다. 위선자도 있고, 허세만 강한 사람도 있고, 의지가 너무 나약한 사람도... 저도 혹시 이 세 가지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을까 영화를 보면서 고민을 좀 해 봐야겠네요.

    • 홍상수 감독의 여러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죠. 허상과 허세.. 꿈과 현실속에서 진지한 고민이 있는것이 아니라 꿈은 꿈이고 현실은 현실이라는...어쩌면 우리가 부인할지라도 본능에 가장 충실한 삶을 살고 있나 봅니다.^^

  • 우와~~ 믹시 추천수 엄청나요~^^
    영화에 대한 호기심이랄까,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봐야겠어요!

    리뷰를 보니, 꼭 한번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런게 리뷰의 힘? ㅋㅋ

    • 네.ㅎㅎ 꼭 한번 보세요. 어쩌면 권팀장님 취향에 맞을수도 있겠네요. 휴일에 날잡아서 한번 보시면 좋을듯 합니다.^^

  • 주위에 꼭 있습니다. 위선자도 있고, 허세만 강한 사람도 있고, 의지가 너무 나약한 사람도... 저도 혹시 이 세 가지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을까 영화를

    • 네. 어쩌면 우리에게 모두 들어 있는 모습인지도 모르죠.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면서 자학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네요.^^

  • 예지원 김상경 문소리, 홍상수 패밀리의 일원이라 불러 마땅하지요.
    홍상수, 저 역시 좋아하는 감독인데요.
    가끔 어긋나기도 합니다만. ^^;

    한번 챙겨보고 싶은 영화네요.

    • 저는 홍상수 감독의 열렬한 팬이지요^^ 그분의 영화를 참 좋아합니다. 마치 그림을 그리는 듯한 느낌.^^

  • 2010.07.17 04:14 신고

    전 마냥 낄낄대며 봤는데,
    조금 진지하게 보셨는지
    리뷰를 참 잘 쓰셨네요.

    잘 읽고 갑니다.


아마도 내가 본 한국 영화중에 가장 많이 본 주인공을 찾으라면 배우 '박중훈'이 될것이다.
어릴적 청춘영화에서 부터 몇해전 '라디오스타' 까지 꾸준히 그의 연기를 봤다. 좋아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배우 박중훈은 우리 영화에서 빼놓을수 없는 인물임은 분명하다. 물론 나는 그의 연기를 좋아한다.

'내 깡패같은 애인' 은 저예산 영화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영화속 살림살이들은 궁상맞다. 박중훈은 추리링 차림의 단벌신사이고 여배우인 정유미도 단벌숙녀에 가깝다. 영화속에서 재미를 찾자면 아쉬운점이 있지만 영화가 주는 의미가 나쁘진 않다. 2% 부족한 영화이지만 부족한 나머지것들은 김광식 감독의 다음 영화에서 찾아야할것 같다.



# 2% 부족한 남자

깡패같은 한 남자가 있다.
'가오' 있게 멋진 차를 타고, 까만색 정장을 입고 내리면 까만색 정장을 입은 사람들의 90도 인사를 받는 그런 영화속 깡패가 아니다. 반지하에 월세를 살면서 가끔은 전단지 붙이는 소일거리도 하면서 맨날 추리링만 입고 다니는 그런 깡패다.




그렇다고 싸움질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 욱하는 성질은 있지만 까불다가 얻어 터지기 일쑤인 그런 깡패다. 하지만 깡패로써의 '가오'와 자존심은 살아 있다. 깡패의 인생을 잘풀인 인생과 꼬인 인생으로 나눈다면, 심하게 꼬여서 앞이 보이지 않는 그런 인생이다. 한마디로 2% 부족한 깡패다.

남자는 교육방송을 보면서 자신이 공부하지 못했던 과거를 반성한다. 그러면서 새롭게 깡패 생활을 시작하는 후배에게 안쓰러움을 느끼는 인간적인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그의 호칭은 변하지 않는다. 밑바닥에서 뒹구는 이름없는 깡패일 뿐이다.

# 2% 부족한 여자

입사한지 3개월 만에 실직한 여자가 있다.
사회 생활이라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지방 대학을 나오고 어렵게 입사한 회사가 부도가 나면서 여자가 꿈꾸던 세상은 망가지기 시작한다. 시골에 있는 부모님께 손을 벌릴수는 없는 법. 여자는 반지하 방으로 이사를 하면서 인생에 찾아온 위기를 스스로 헤쳐나가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취업이라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 보다 더 어렵다. 신경질나고 배고픈 생활의 연속이다. 희망을 버리지 않고 도전해 보지만 결과는 마찬가지다. 학벌과 인맥이 없는 여자가 겪어야 하는 타향살이는 생각보다 고달프다. 한마디로 여자의 인생은 무언가 2% 부족해 보인다. 더군다나 옆집에 사는 깡패같은 남자의 행동도 밥맛이다.


여자는 현실의 벽을 쉽게 허물지 못한다. 세상에는 노력해도 안되는 일이 너무도 많다. 내가 많이 모자란 인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세상은 아무런 죄도 없는 여자를 능력없는 백수로 만들어 버렸다.

깡패같은 남자와 옆집 여자 사이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서로를 보듬어 줄 형편이 되지 않는 무언가 2% 부족해 보이던 그들에게 과연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날수 있을까. 남자의 생활도 여자의 생활도 탈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어울리고 싶지 않았던 두 사람은 일상의 소소한 일과 함께 서로의 대화를 나누게 된다.

# 2% 부족한 영화

영화는 부족한 남자와 부족한 여자의 생활을 보면서 희망을 찾아 본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현실이라도 그들이 나누는 에피소드들은 결코 어둡지 않다. 부족한 것이 불행한 것은 아니다. 여러 사건들을 통해서 그들은 서로에게 조금씩 다가가게 된다. 우아하지 않은 백조와 깡패같은 남자의 풋풋한 사랑이 이어진다.

아쉽게도 영화의 에피소드들이 자연스럽지는 않다.
뻔한 에피소드와 뻔한 스토리의 전개가 이어진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은 지루하지 않다. 나쁜 남자는 나쁜 남자에 머물러 있지 않고, 현실에 힘들어 하는 여자는 현실에 안주하려 하지 않는다. 그들은 끈임없이 움직이며 자신의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고 있다. 그래서 영화가 주는 부족한 2%가 치명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 들어는 봤는가, 라면 먹으면서도 눈이 맞을수 있다는 이야기를"

깡패같은 남자의 밑바닥 인생과, 갈곳이 없어 방황하는 여자의 모습이 결코 낯설지 않다.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모습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영화속 주인공들의 모습이 리얼하고 진지해 보인다.

영화속에서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지는가의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사람으로써 느끼는 외로움을 보듬어 주고 지켜봐주는 사랑의 힘을 이미 느꼈다. 그래서 그들이 보여준 헤피엔딩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될수 밖에 없다.

청춘스타에서 이웃집 아저씨로 변화한 박중훈의 모습과 꾸밈없는 아름다움을 보여준 정유미의 연기가 나쁘지 않다. 그리고 아쉬운 에피소드들을 사랑이 익어가는 과정을 통해서 보여준 영화도 나쁘지 않다. 우리는 영화를 통해서 대단한 사랑의 위대함을 느끼는게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통해서 우리의 모습을 반추해 보기 때문이다.


내 깡패 같은 애인
감독 김광식 (2010 / 한국)
출연 박중훈,정유미
상세보기


영화를 보면서 인상깊은 장면이 있다.
면접을 보는 여자를 위해서 비오는 내리막길에 슬리퍼를 신고 달려가던 츄리링 입은 깡패가 미끌어져 잠시 뇌진탕에 걸리는 장면이다. 우리는 경사진 내리막길을 달릴때 슬리퍼를 신어서는 안된다는 평범한 교훈을 얻었다. 마음이 바쁘다고 무작정 뛰어 다니다가는 '가오' 안나오는 깡패의 모습이 되기 십상이다.
 
일상의 지루함이 괴롭힐때 이러한 교훈을 생각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면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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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중훈 때문에 영화를 보게 될 것 같습니다.
    박중훈이 찍은 깡패수업(?)을 인상깊게 봤는데
    다시 박중훈이 깡패로 나오는군요. 이번에는 좀 가오가 안 스는. ^^
    박중훈의 영화라면 대부분 다 본 것 같습니다.
    일단 시간낭비 돈낭비라는 생각은 안 할 수 있는 배우 같습니다.

    맞습니다. 내리막길 달릴 때 슬리퍼(쓰레빠)는 쥐약입니다. -.-;

    • 개인적으로 라디오스타 라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영화가 주는 느낌이 참 좋더군요^^ 오랫동안 영화배우로써 생활을 했으면 좋겠네요. 그러고 보니 이제 추억의 배우가 되어가네요. 세월 참 빠르죠.^^

  • 아...저도 저 장면을 보면서 비오는 날 슬리퍼를 신고 내리막길을 달리는 짓은 하지 않아야 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여튼 이 영화 아주 재밌었고 기분 좋게 감상했던 것 같아요.
    박중훈 합기도 사범들에게 얻어 터져서 그렇지 그래도 쌈질은 좀 하는 거 같습니다. ㅋㅋ
    하지만 등에서 어깨를 타고 흐르는 용문신은 가짜 티가 좀 많이 나더군요.

    • 안그래도 Reignman님 리뷰를 보고 봐야겠다는 마음으 먹었었죠^^ 합기도 사범 ㅎㅎ 엉뚱하긴 하지만 재미있었네요. 용문신은 스티커 표시가 많이 나긴했죠. 저예산 영화라서 그랬을까요.^^

  • 현실적인 캐릭터에 모습들에 급호감을 느낍니다
    아마도 나와 그리 달라보이지 않아서 이겠죠
    영화도 그만큼 현실적인지 꼭 챙겨보고 싶네요 ^^

  • 박중훈은 이런 게 어울리죠.
    건들건들, 삶이 귀찮고, 나른한 한량이요.
    <해운대>에서의 박중훈은 어찌나 생경맞던지요. 참 어울리지 않는 옷이었습니다. 기대해보죠. 오호호~

    • 해운대 때 말이 참 많았죠. 사실 좀 어색하긴 했습니다. 더군다나 약간의 오버스러운 엄정화가 단짝이었으니 말이죠.^^ 영화를 너무 대충 찍지는 않았나 걱정이 들기도 했네요.ㅎㅎ 건들건들..

    • 으흐흐
      어제 밤에 이거 봤습니다. 오랜만에 재미났습니다. 감사합니다. ^^

  • 사실 좀 어색하긴 했습니다. 더군다나 약간의 오버스러운 엄정화가 단짝이었으니 말이죠.^^ 영화를 너무 대충 찍지는 않았나 걱정이 들기도 했

  • 제목만 2010.07.05 23:19 신고

    제목만 바꾸었으면 조금 더 흥행 했을 영화^^(누나는 동사무소랑 결혼 ㅋㅋ)

  • 흠. 이 포스튼 확신을 가지고 클릭을 했습니다.
    분명히 읽은 포스트이고 내 답글이 있을 것이다! 라고 확신하면서. ^^

    오늘은 역주행을 좀 했습니다.
    그렇다고 어느 쥐새끼처럼 시대의 역주행을 한 것은 아니니. ^^

    역주행 하면서 느끼는 점은 두가지입니다.
    분명히 읽은 글인데 왜 답글이 없을까. (읽고만 간 것이지요. ^^)
    왜 분명히 적은 것 같은 내 답글이 없을까. (잘 찾아보니 있습니다. 핫.)

    편안한 밤 되시기 바래요. 벌써 12시 반이네요. ^^
    즐거운 역주행 마칩니다. 즐거운 시간이고 유의미한 시간이었습니다.

    • 역주행은 쥐와 파란색 스머프들이나 하는 짓이지요^^ 고명하신 비프리박 선생님 께서 하실일은 아니라고 사료됩니다.ㅎㅎ 이 깡패같은 정권 에서 어서 벗어나야 하는데 말이죠^^


박찬옥 감독의 영화임을 알고 봤지만 영화는 결코 쉽지 않았다.
나는 영화를 보기 전이나 보고 난 후에도 평론가들의 글은 보지 않는다. 영화의 해석은 독자의 느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평론가의 글을 찾을수 밖에 없었다. 물론 평론가들의 말조차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영화 '파주'는 처제와 형부의 불륜을 묘사한 영화인줄 알았다.
적어도 '금지된 사랑'이라는 애틋한 감정을 그린 영화인줄 알았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도, 보고 나서도 그 애틋한 감정은 좀처럼 찾을 수 없었다. 영화를 보면서도 제목이 왜 '파주'가 되어야 하는지 궁굼해야 했다.

파주
감독 박찬옥 (2009 / 한국)
출연 이선균, 서우, 심이영, 김한준
상세보기

목소리가 좋은 배우 이선균과 신인배우 '서우'의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서우'는 처음 보는 여배우였지만 인상깊은 연기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왜인지는 잘 모르겠다.

" 파주, 변화와 상실의 혼란스러운 공간.

영화는 점차 개발의 변화를 맞고 있는 파주를 보여준다.
한쪽에서는 개발로 인해서 도시화가 되어가고 있고, 또 한쪽에서는 개발로 인해 갈곳을 잃어 가는 사람들이 있다. '파주'는 이렇게 우리 시대에 변해가는 시대의 혼란스러움을 말하고 있다. 주인공들이 겪는 감정의 변화도 '파주' 가 겪는 혼동과 혼란스러움과 비슷하다.



'파주'는 사람들에게 이 되기도 하고 절망이 되기도 한다.
꿈을 꾸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그곳으로 밀려들고 그곳에서 꿈을 잃어 버린 사람은 하염없이 다른 곳으로 떠나기도 한다. '파주'는 개발과 변화속에서 혼란스러워 하는 바로 우리들의 모습과 아주 흡사하다.

" 그 남자의 파주 "

남자는 도피처로 파주를 선택한다.
시대에 저항하여 지명 수배로 쫓기는 남자, 해서는 안될 선배의 여자를 사랑한 남자, 그리고 자신의 욕망으로 인해 그녀의 아이를 다치게 한 남자. 이 남자는 '파주'로 갈수 밖에 없었다. 그는 그것에서 절망을 느끼지도, 희망을 느끼지도 못한다. 

남자는 특별한 꿈을 꾸며 '파주'를 선택한 것이 아니다. 목회자의 길을 포기한 것도, 다시 서울로 돌아가지 않은 것도 남자에게는 피할수 없는 선택이었다. 혼란스러운 남자, 뿌연 안개가 자욱한 미래의 시간만 존재할 뿐이다. 남자는 '파주'에 그저 방향을 찾지 못한채 머물러야 했다. 


영화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이루어질 수 없는 세상을 꿈꾸는 한 남자의 복잡한 마음을 '파주'라는 공간을 통해 담고 있다.

남자는 세명의 여자를 만나게 된다.
첫번째 여자는 이루어질수 없는 유부녀였다. 선배의 부인이라는 것, 그리고 이루어지기 어려운 세상을 꿈꾼다는 것. 그 두가지 모두 그는 넘어설수 없었다.
두번째 여자는 모든것을 체념한 그에게 다가온 사랑이다. 거창한 미래를 약속할수 없었던 남자가 그토록 두려워 했던 사랑인지도 모른다. 체념속에서 새로운 희망이 생겨날때 불의의 사고로 그의 곁을 떠난다.
세번째 여자는 처제다. 그가 숨겨야할 엄청난 비밀을 가진 여자. 그리고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죽은 여자의 동생. 하지만 이 여자도 해서는 안될 금기된 사랑이다.

" 그 여자의 파주 "

여자에게 '파주'는 변하지 않는 익숙한 공간이다.
돌아가신 부모님이 물려준 집이 있고, 세상에서 하나뿐인 언니와 함께 사는 곳이다. '파주'는 그녀를 보호해주는 어머니 같은 존재다.



변화를 원치 않는 그녀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사랑하는 언니를 한 남자가 차지해 버렸다. 언니와의 공간도 그 남자가 차지해 버렸다. 하지만 그 남자를 미워할수가 없다. 어쩌면 그 남자를 사랑하는 지도 모른다. 변화가 두려운 그녀에게 이 남자의 등장은 '상실'의 의미로 다가왔다. 언니를 잃고 사모하는 남자를 잃었다.

태어나서 한번도 '파주'를 떠나 본적이 없던 여자는 세번 '파주'를 떠나게 된다.

형부를 미워해서 떠났던 처음, 그녀는 언니를 잃었다. 그리고 언니의 죽음이 자신 때문이라는 것을 그녀는 영원히 알지 못한다. 형부를 사랑해서 파주를 떠났던 두번째, 그녀는 자신의 기억속의 '파주'를 잃었다. 그녀가 다시 그곳으로 돌아왔을때에는 예전처럼 조용한 공간이 아니었다. 개발의 바람속에 밀려나지 않으려는자의 치열한 투쟁만이 남아 있었다.
세번째 파주를 떠날때, 그녀는 사랑을 잃었다. 언니의 죽음에 숨겨 있는 비밀이 바로 자신의 실수라는 것을 영원히 깨닫지 못한채 떠났다. 그녀가 알고자 했던 진실을 잃었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파주'를 떠날때 그녀 주위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안개가 끼인다.



영화는 처제와 형부의 금지된 사랑을 담은 애틋한 러브스토리는 아닌것 같다.
'파주'라는 상징적인 공간을 통해서 남자와 여자와의 만남과 이별의 묘한 교차점을 만들고 있는것 같다. 급격한 변화 속에서 '상실'의 실체를 알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남아 있는것 같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이 결코 거짓 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가지는 감정 또한, '진실'과 '거짓'사이에서 수없이 방황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신인 여배우 '서우'의 연기와 이선균의 연기가 인상깊다. 몇번을 봐도 이해를 하지 못할것 같긴 하지만 아마도 이것이 이 영화가 가진 매력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다음에 박찬옥 감독의 영화가 나온다면 마케팅과 영화의 내용이 일치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불륜을 기대하거나 노출씬을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분명 실망했을 것이다. 물론 이선균씨의 탱글한 엉덩이가 나오긴 하지만...나는 즐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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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주.. 보고 싶은 영화지만 아직 못보고 있네요.
    저도 같은 궁금증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간 부분의 글은 살포시 넘겼어요.
    이선균의 엉덩이를 기대해 보면서 조만간 챙겨 보겠습니다. ㅎㅎ

    • 평가가 극과극인 영화죠. 저는 괜찮게 봤습니다. 물론 마케팅이 좀 아쉽긴 했죠. 뭔가 속은 느낌이랄까요. ^^

  • Daisy 2010.01.06 20:54 신고

    '파주'라는 영화제목이 많은 걸 내포하고 있는 듯 싶었는데, 역시 그랬군요.

    가볍게 생각하고 본 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영화가 있죠.
    홍보의 방향과 상충되는 면이 있기도 하지만, 오히려 더 보고 싶은 영화가 되었네요.ㅎㅎ

    • 저도 이런 영화를 좋아합니다.^^ 무언가 여운이 가는 영화, 관념적이면서도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인것 같아요.^^

  • 가신 분의 명의로 남은 것들을 정리하느라 바쁜 하루였습니다.
    눈과 바람과 추위에 세상은 꽁꽁 얼었고, 이리저리 동분서주 마음은 착잡했습니다.
    날이 섰던 아픔의 모서리도 시간의 흐름에 점점 닳아 가는 듯합니다.

    오랜만에 올리신 영화 관련 포스팅에 반가움입니다.
    누리꾼들의 평판이 극과 극이네요.
    같은 공간과 시간을 지나오지만 우리들 각자는 서로 다른 기억을 담는다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무겁게 가라앉는 느낌으로 읽어 내려오다 “사랑하면 클난다”에 뿜었습니다. ㅋ
    파주. 현실에서의 제 삶에서도 파주는 아픈 기억의 도시입니다.
    개츠비님 파일 공유 좀... 에효~ :)

    • 그러셨군요. 날씨가 춥기도 해서 어려운 걸음이셨을것 같습니다. 기억이 부르는 날이 가끔 찾아 오겠지요.
      영화를 보지만 글은 올리지 않았죠. 스포일러가 만발한 글들이라 감상평 쓰기도 사실 조심스럽습니다. 아마 숲님이 보신다면 더 좋은 감상평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보는 사람마다 느낌과 포커스가 너무도 다르더군요.

      저도 군대 훈련소가 파주에 있었지요. 요즘은 참 많이 변한것 같습니다. 가끔 태그에 심퉁맞는 단어를 쓰긴 하는데 알아 채시는 분은 거의 없더군요.^^ 저도 다음에서 다운받아봤습니다.^^

  • 아아. 영화를 보는 동안 이해가 되는 것도 아니고 그 후에 평론가의 말들도 알듯 말듯 하고
    몇번을 더 본대도 이해가 될지는 알 수 없고, ...
    어렵네요. -.-a
    차라리 형부와 처제의 애틋한(?) 사랑, 이룰 수 없는 사랑 이야기라면 오히려 어땠을랑가. -.-;
    물론, 그렇대도, 이 영화 자체가 가진 매력이나 힘이 있다면 그걸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구요.

    흠흠. 파주는 제가 사는 동네에서 그리 멀지 않군요.
    혹시 G가 그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발 국민들아 강바닥 좀 파 주! ^^
    우리는 그래야죠. 네 무덤을 '파 주'마! ^^;
    어째 우리의 답글에서 이제 정체불명의 G는 필수 등장인물이 된 것 같습니다.
    ※ 여기서 G는 특정인을 지칭하는 말이 아님을 밝혀둡니다. 후우.

    • 사실 전 좋게 봤습니다. 관념을 언어와 영상으로 만들어 내는게 참 어려운 일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영화가 주는 영상미와 주인공들의 연기도 나쁘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강바닥을 파~주 라고 할땐, 먼저 손바닥에 침을 퉤퉤 뱉고 대퇴부에 하복부의 근육에 힘줄을 당긴후, 오른팔과 왼팔의 유기적인 힘의 분배에 신경을 쓰면서 열심히 파야 할것 같습니다. 물론 강바닥이 아니라 무덤이겠지요. 아마도 G의 삽은 끝이 뾰족해서 사람들의 마음까지 후벼파나 봅니다.

  • 파주를 교집합으로 하는 답트랙백, 날려봤습니다.
    요즘은 트랙백이 '주고 받는' 개념이 아닌 것이 대세인지,
    아무리 보내도 받기는 힘들던데... 큭.
    몸소 대세에 거슬러 봤습니다.

    • 삶은 교집합을 통해서 느끼는 거겠죠.
      다른것 같아도 다름이 아닌것이 영화와 현실이 아닐까요. 흠흠.크큭..

      대세를 거슬러 오르는 것이 꼭 연어만 있겠습니까. ^^

  • 몇 번을 보아도 또 보게 만드는 영화라면 정말 잘 만든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에겐 12몽키즈가 그랬었다죠...
    보아도 보아도 새로운 디테일이 보이거나, 자꾸 생각나거나... 잘 만든 영화의 묘한 매력입니다.

    • 작년에 보았던 영화중에 좋게 보는 영화중의 하나입니다. 영화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양한 생각을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 영화도 마케팅과 직접보는 시선이 달라서 그렇지, 여러모로 오래 기억될것 같은 영화인것 같습니다. 꼭 보세요.^^

  • 기대하고 있던 영화인데요. 집에서 며칠 쉬는 동안 챙겨봐야겠습니다.
    저도 이선균의 탱글한 엉덩이는 별루지만 웬지 더 기대되네요.

    • 제가 바란 노출도 이런 노출은 아니었던게지요. 이선균씨가 멋있긴 하지만, 제가 바란 노출은 그의 노출은 아니었던것이지요.크큭.. 시간 되면 사랑하는 그녀와 꼭 보시기 바랍니다. 꽤 여운이 긴 영화가 될것 같네요

  • 솔직히 서우를 보기 위해 봤던 영화입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라는 점은 생각하지 않았더랬죠. 그러면 기대가 커질까봐. 영화를 다 본 후 들었던 느낌... 공허함?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무엇을 견뎌야 하는 것이 사람인가 보다... 뭐 그런 생각을 했더랬죠. 그게 참 무섭습니다. 절대 채울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아마도 스스로에 대한 한계와 유한성을 느끼겠죠. 얼마 전 제 글에서 썼던 절망이라는 단어에 대한 풀이인데, 절망...
    에고.. 말이 길어집니다. 아무튼 파주는... 그런 느낌이었는데, 여기서 다시 보네요. ㅎㅎ

    • 여배우가 연기를 잘하더군요. 불륜을 코드로 했지만 불륜만을 위한 영화는 아닌것 같습니다. 이선균의 엉덩이를 기대한것은 아니었습니다.^^ 암튼 기억에 오래 있는 영화네요.


영화를 안본지 꽤 되었다는 생각(한 100만년쯤?)에 별다른 생각없이 꺼내든 영화 김씨표류기.
개봉할 당시에 그저 그런 코메디물이라고만 생각을 해서 애써 보지 않은 영화였다.

시원한 배우 정재영과 매력적인 여자 정려원이 만든 영화였지만, 10년만에 한번씩 찾아오는 영화의 권태로움에 취해있을때라서 과감하게 포기해버린 영화이기도 하다.이영화를 이해준 감독이 만들었다는것도 최근에야 알게되었다.

별로 기대를 하지 않고 보았지만 생각보다 재미있는 영화였다.
배우들의 연기도 그러했고, 이야기의 설정도 참신했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코메디의 단골인 조폭이 나오지 않아서 더 좋았다. 수년간 조폭들이 주름잡던 코메디영화는 정말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표류기
감독 이해준 (2009 / 한국)
출연 정재영, 정려원, 박보영
상세보기


영화는 가벼운 웃음을 전해주는 코메디물 같지만, 영화의 설정과 장면들은 그것을 뛰어넘는 무언가의 느낌도 함께 전해준다.

"섬에 갇힌 남자"

한 남자가 한강에서 투신을 결심한다.
대출이자를 확인하고 자신의 미래를 잠시 생각해 보니 도저히 살아갈 희망이 보이질 않는다. 하는일마다 잘 되질 않는다. 직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애인은 변심을 강행했다. 돈은 없고 카드는 하나둘씩 정지 되어 간다. 이렇게 살아서 무엇을 하겠는가. 눈 딱감고 뛰어 내리자. 어짜피 수영도 못하니 이것보다 더 확실한 자살방법은 없다. 다시 눈을 뜨면 그곳이 곧 극락이리라. 이 남자의 주먹에 힘이 들어가고 한강으로 뛰어 내린다.



재수없는 놈은 잘 죽지도 않는다.
눈을 떠보니 극락은 커녕 쓰레기 더미와 함께 강변에 밀려와 있다. 이 얼마나 모진인생이던가.
남자는 정신을 차리고 63빌딩을 쳐다본다. 저곳에서는 확실히 죽을수 있으리라. 남자는 자기가 날지 못하기 때문에 확실히 죽을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리고 63빌딩을 향해 가고자 한다.

하지만 남자는 그곳에 갈수가 없다. 그가 떠내려온 곳은 육지로 이어지는 길이 없다. 아무도 살지 않는곳. 도심속에 갇혀있는 밤섬에 갇힌 것이다. 정말 갑갑한 인생이다. 이남자 갑자기 살고 싶은 마음이 밀려온다. 그는 강변 모래사장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서 애를 쓴다.

---  HELP ---

하지만 아무도 그의 모습에 관심을 갇지 않는다. 바라보는 풍경은 수많은 빌딩들이 아름답게 늘어져 있는 도심의 모습이다. . 남자는 그 곳에 완벽하게 갇혀버렸다.

"섬에 사는 여자"

이 남자를 몰래 지켜보는 여자가 있다.
수년동안 방밖을 나가지 않는 여자. 자신의 얼굴에 있는 흉이 무서워 사람을 모두 피하는 여자. 그녀는 자신만의 작은 공간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규칙적으로 지켜왔다. 컴퓨터 속의 세상만으로 만들어갈수 있다. 어느 누구도 온라인에서는 그녀의 얼굴에 있는 흉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녀는 사람들을 피해 자신만의 섬에서 자신만의 세상을 살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망원렌즈 앞에 외계생물체가 포착되었다.
이상한 복장을 하고 이상한 행동을 하는 변태다. 도심속의 외딴섬에 인간이 살고 있을리가 없다. 이 남자는 분명히 외계생명체임에 분명하다. 이 여자, 호기심이 발동한다.

" 소통과 외로움"

영화는 남자와 여자가 가지고 있는 서로다른 공간을 '섬'이라는 외로운 곳으로 표현했다.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비유한 것이 아닐까 싶다. 수많은 사람들속에 느끼는 외로움. 그리고 그속에서 더 깊이 파고들어 자신만의 공간으로 도피하면서 느끼는 외로움. 그것은 남자와 여자가 가지고 있는 공간의 또다른 모습일 것이다.

가벼운 웃음을 던져주는 영화이지만, 영화는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어쩌면 발전하는 문명과 함께 서서히 후퇴하는 인간과 인간과의 감정적 커뮤니케이션의 부재가 영화를 통해서 느껴진다. 무언가 꼬집어 말할수는 없지만 관객이 주인공과 느끼는 공통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영화는 섬에 갇히 남자와 섬에 사는 여자가 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는 방법들이 나온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간의 소통을 통해서 희망을 이야기한다. 

물론 남자의 희망이 짜장면을 먹는다는 웃긴 설정이긴 하지만, 남자의 삶을 통해서 스스로 포기하려고 했던 자살과 절망을 극복하게 만들어 준다. 여자 역시 남자의 삶을 지켜보며 자신의 갇힌 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한다. 이렇게 영화는 절망적 상황에 놓여있는 남자와 여자의 공간을 희망으로 바꾸어 나간다.

짜장면을 먹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는 정재영의 모습은 많이 우습다. 약간은 멍청해 보이는 그의 시선과 행동은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그리고 그가 보여준 노출연기.. 설사를 하면서 꽃을 따먹으며 우는 장면은 배설과 질긴 생명력을 함께 보여주는 최고의 장면이다.(혹여 따라하는분이 있으면 곤란하겠다)



아무튼 영화는 해피엔딩이다.
그들은 고립된 공간에서 극적으로 탈출하게 되고 서로를 만나게 된다. 서로가 갇혀있던 절망의 섬에서 탈출을 했다. 얼굴도 모르던 그들은 서로를 한눈에 알아보게 된다. 서로의 손을 마주잡는 순간 남자와 여자는 고립된 공간을 벗어난다. 그리고 서로간의 사랑으로 이어지게 된다.



연기잘하는 배우 정재영의 모습을 이 영화에서도 볼수 있다. 눈큰 사람이 웃긴 연기를 하면 더 재미있다. 정려원의 알듯말듯한 매력도 볼수 있다. 웃고 사라지는 영화가 아니라 조금더 긴 여운을 만끽할수 있는 영화다. 고된 생활에 찌들어 갈때 한번쯤 웃으며 볼수 있는 영화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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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래간만에 영화리뷰를 올리셨네요. ^^
    천하장사 마돈나도 그렇고 김씨 표류기도 그렇고,
    이해준감독은 자칫 가벼워 보일 수 있는 소재를 유치하지 않게 만드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정재영씨의 능글맞은 연기도 인상적이었고요. ㅎㅎㅎ
    밤이 깊어가네요. 편안한 밤 되세요. =)

    • 볼만한 영화인것 같네요. 감독의 특성도 보여지는것 같구요. 정재영씨 정말 연기는 잘하죠.^^ reignman님도 편안한밤 되세요.

  • 보고싶어지는데요.ㅎ
    다음 주말에 빌려봐야겠어요.ㅎ 정재영 참 좋아하는 배우인데 저도 이영화를 깜박하고 있었네요.

    • 저도 DVD가 출시되고 나서야 봤네요.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너무 가볍지도 않구요. 정재영씨 노출연기는 정말 압권이었습니다.ㅎ

  • 극장에서 관람을 했는데 정말 찡한 영화였죠
    코믹적 요소속에 숨겨진 많은 사연들
    저같은 경우는 과연 사회나 국가를 포기하는 것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 뭉실이 2009.09.30 02:23 신고

    저도 이영화 봤는데 ..뭔가 많은걸 느끼기엔 제 수준이 딸리네요 ㅎ
    재밋게 보긴했지만 ㅎ

  • 2009.10.01 17:50

    비밀댓글입니다

    • 한가위를 지나고 나서야 인사드리네요. 요즘 경황이 많이 없어서 시간이 뒤죽박죽입니다. 수확의 계절이 지나고 나면 겨울이 오겠죠. 올 겨울은 조금더 따뜻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 제 별명중에 하나가 사실 김씨입니다..^^..
    그래서 꼭 보고 싶었는데 아직 못봤네요. 주변에선 다들 평도 괜찮던데 말이죠.
    이번 연휴에 시도해볼까 싶네요..
    한동안 잠수타다 이웃방문 중입니다.
    짧은 연휴지만 마음의 여유도 찾는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기 바래요.

    • 그렇군요.ㅎㅎ 김C가 참 잘생겼죠. 털털하구요. 아무튼 이영화 가족들과 보기도 괜찮은것 같습니다. 정재영의 엉덩이 노출 연기만 뺀다면 말이에요. ^^

  • Daisy 2009.10.04 19:36 신고

    오랫만에 오셨네요.ㅎㅎ
    기다리다 지쳐서 망부석(요거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죠!!) 될 뻔 했습니다.ㅋㅋ
    암튼 반갑습니다~~!

    이젠 추석도 연휴도... 별로네요.
    월요일이 좋아요~~ㅎㅎ

    • 망부석이 안되어서 다행입니다.^^ 주말이 되면 할일이 없어서 그런것 같아요. 물론 저도 그렇습니다만..^^

  • 하루종일 하릴없이 이짓저짓 하다가... 이곳까지 왔는데... 역쉬...
    이 영화. 단순한 영화가 아닙니다. 언젠가 사회문화적 분석을 시도해봐야 할 영화, 현대사회인들에 내포하는 바가 무지 많은 영화, 저는 그렇게 봤더랬습니다. ㅎㅎ 여주인공에 이끌려 가벼운 마음으로 봤다가, 영화가 끝난 후에 많은 생각을 했던 영화.. ㅎㅎ

    • 저하고 비슷한 생각을 하셨군요.ㅎㅎ 이 영화 나름대로 생각할게 좀 있는것 같습니다. 코미디 영화는 글을 잘 적지 않는데 뭔가 알수 없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같이 느끼셨다니..역시 소개팅남은 다른군요.

  • 그래도 읽고 나면 참 유쾌해지는 책이죠. 아마도 작가의 매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얼마전, 산악등반 도중에 목숨을 잃은 여성 등반가의 이야기를 들었다.
정상에 오르는것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긴 하지만, 그녀의 못다 이룬 꿈과 열정이 안타깝게만 느껴졌다. 산악등반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지만, 정상을 향한 인간의 꿈은 늘 경외롭기만 하다. 안타까운 죽음을 보면서 문득 떠올랐던 영화가 바로 내사랑 아이거(North Face)다.

내 사랑 아이거
감독 필립 슈톨츨 (2008 / 오스트리아, 스위스, 독일)
출연 벤노 퓨어만, 플로리안 루카스, 요한나 보칼렉, 게오르그 프리드리히
상세보기

내사랑 아이거는 히틀러 시대를 살아가던 독일의 젊은 등반가 2명에 대한 이야기다. 당시 누구도 넘보지 못했던 아이거 등반을 하게 되는데, 영화속에서 펼쳐지는 화면들이 너무도 리얼하게 펼쳐진다. 눈덮인 알프스의 산자락에서 생존을 위한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열정과 위대함을 볼 수 있다.


사랑 하나, 우정 둘.

두 젊은이가 환하고 웃고 있는 사진을 보며 중년의 여자는 기억을 더듬어 간다. 애국심이 강요되던 나치 시대를 살아가던 두 젊은이가 아무도 오르지 못했던 아이거를 오르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던지던 때를 기억한다. 그들은 산을 사랑했고, 산을 오르길 좋아했으며, 무엇보다도 산을 두려워 했다. 그리고 아이거 정상을 오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여자는 다시 기억을 더듬어 간다. 두 젊은이가 아이거 정상을 오르기를 결심한 것은 바로 자신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들에게 아이거 정상은 산악인으로서 극복해야 할 난관이었고, 사랑을 위한 약속이었으며, 우정을 위한 맹세이기도 했다. 그리고 삶을 위한 또다른 도전이기도 했다.

그들은 그렇게 서로의 목표를 위해 아이거 정상을 향해 떠났다. 이 세상 어느 누구에게도 허락하지 않았던 아이거 정상을 정복하기 위해서 떠났다. 아이거 정상에서 그들은 사랑과 우정을 영원히 심으려고 했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의 마지막 도전이 되었다.

내 사랑, 아이거

영화는 눈보라 속에서도 정상을 향해 가는 산악인의 치열한 모습을 담아 낸다. 뜻하지 않은 동반객들 덕분에 그들은 더욱더 힘든 상황을 맞게 된다. 맑던 날씨가 갑자기 바뀌고 눈보라가 치고 돌이 떨어져 내린다. 그들은 죽음의 문턱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그들은 한발씩 한발씩 정상을 향해서 나아간다.


산 아래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이 있다.
애국심을 강요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죽거나 정복하거나 둘중 하나에 관심이 있다. 중간에 포기하고 내려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삶이든 죽음이든, 그들의 관심사는 오직 하나다. 두 젊은이를 바라보는 애처로운 눈빛도 있다. 두 젊은이를 사랑하는 여인은 아이거 정복과 무사귀환을 위해서 기도한다. 결코 고백하지 않았던 사랑의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 그녀는 투박한 젊은이가 건네던 사랑의 눈빛을 기억한다.


갑자기 몰아닥친 폭풍은 정상을 향한 진격도, 산아래를 향한 후퇴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들은 추위와 공포에 사로잡히고 부상당한 동료의 눈물을 맞이 하게 된다. 스스로 삶을 택할 기회를 허락하지 않고, 스스로 죽음을 택할 용기도 주어지지 않는다. 그들은 죽어가는 동료를 위해서 하산을 결정하고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앞을 보기도 힘든 눈보라는 그들을 죽음앞에 서게 한다.

친구를 살리기 위해 한 친구는 자신의 몸에 걸린 생명줄을 스스로 끊어 버린다. 함께 산을 오르던 오랜 친구는 아이거 산의 아래로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 친구를 잃은 슬픔과 죽음의 공포는 살아남은 자를 괴롭힌다. 그가 죽음을 기다리던 어느 추운 계곡에서 여인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여인은 그의 이름을 부르며 살아돌아오라고 절규한다. 한뼘의 공간에서 그는 죽음의 공포로 부터 이겨내며 밤을 지새운다. 그는 살아 내려가야 한다. 사랑을 위해서, 그리고 다시 오를 아이거산을 위해서.



그가 구출되기까지는 불과 몇미터가 필요했다. 추위에 온몸이 마비가 되고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그는 기적같이 살아서 조금씩 내려왔다. 그를 기다리는 여인의 목소리가 들리고 온몸을 녹여줄 구조대원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된다..조금만..

결국 그는 허공속에서 숨을 거두었다. 온몸이 얼어붙은채 죽어갔다. 그가 살아야 했던 이유중의 하나인 여인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그는 끝내 이겨내질 못했다.
아이거 산의 비극은 두 젊은이의 목숨을 빼앗아 갔고, 한 여인의 사랑과 우정을 빼앗아가 버렸다. 결코 사람의 발길을 허용하지 않았던 아이거 산은 이듬해에 어느 산악인에 의해서 정복되었다.

조금은 뻔한 이야기갔지만, 영화의 모든 내용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이 되었다고 한다. 산과 싸워야 했던 두 젊은이의 치열한 생존의 모습이 현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죽음을 앞둔 두 젊은이의 절규하는 목소리는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귓가에 맴돈다. 그리고 영원히 묻혀버려야 했던 젊은이의 열정과 사랑도 잊혀지질 않는다.

자연과 싸우는 인간의 모습은 늘 치열하다. 사랑을 위한 젊은이의 수줍은 미소는 언제나 순박하다. 그리고 죽음과 치열하게 맞서는 인간의 모습은 늘 눈물겹다. 내사랑 아이거는 이러한 여러가지 감정들을 동시에 마주할수 있다. 정상을 향한 우리들의 모습도 이러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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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과 마주하는 것이 때로는 참으로 처절합니다.
    언젠가 읽은 글에서는
    자연이 쉽사리 자신의 내부로 누군가 들어오는 것을 허락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한 것도 같구요.
    자신의 내부로 누군가 들어오는 것에 가끔 우리의 목숨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살짝 빗겨나가는 생각이지만
    자연은 자신의 파괴에도 큰 댓가를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예상치 못한 자연의 재앙도 어찌 보면 인간들이 자연을 망가뜨려가는 것에 대한
    비용 요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이 경우 망가뜨리는 것은 쥐의 세력 같은 것들이고
    목숨을 희생당하는 것은 죄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이지요.

    흠흠.
    한번 챙겨보고 싶은 영화네요.

    • 얼마전 세상을 떠난 고인의 글씨를 보면서 이루지못한 인간의 꿈을 볼수 있었습니다. 말씀하신것처럼 자연의 모습은 오만한 우리들에게 깨달음을 주는것 같습니다.

      이영화는 무모한 인간의 도전에 대한 영화는 아닌것 같습니다. 가고 싶지 않지만 가야 했던 무언가의 이유가 있는것 같아요. 나중에 시간이 되시면 꼭 한번 보세요.^^

  • 갑자기 이번에 고인이 되신 분이 생각나는 것과.......

    한편으로는 자연을 망가뜨리려 하는 일부 집단이 생각나는 것은...... 후..... -_-;;;

    • 자연을 망가뜨리는 일부 집단이라 하심은..소녀시대의 유명한 노래..쥐~쥐~쥐~쥐~ 베이베.를 말씀하시는건가요?ㅎㅎ

      좋은 영화인것 같습니다. 시간되시면 꼭 한번 보세요.^^

  • 산악인들의 사고 소식을 접할때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던데요.
    그런 위험을 감수할 만한 열정과 감동이 있는 거겠죠.
    저에게 그런 마음을 갖게할 무언가가 있었으면 할 때가 많네요.^^.
    있었던거 같은데...

    • 단순한 재난영화는 아닌것 같습니다.^^ 무언가 삶에 지칠때 보시면 도움이 될듯 하네요. 무모한것 같지만 도전이라는 것은 꼭 필요한 것이겠죠.^^ 한주가 시작되었네요. 이번주도 우리 화이팅 해요.^^

  • 지구상 그 어떤 생명체도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론 생각지 않죠. 산악인 고미영씨 사후에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참 씁쓸했어요. 보고 싶은 영화를 이렇게 또 하나 챙겨주시네요.

    • 아마도 깊은숲님이 영화를 보신다면 저하고 비슷한 생각을 할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가까운 DVD샵에 가시면 보실수 있습니다.^^

  • ABALONE 2009.08.10 23:24 신고

    마지막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아픈데, 영화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대학때 공룡능선에서 저렇게 자일에 매달려 있었던 기억도 나는군요.

    숨이 끊어질 듯, 힘든 산행을 통해서 무엇을 얻는지 조차도 모른 채...
    그저....그냥 좋아서 다니던 그 시절이 그리워지네요. ㅎㅎ

    지금은 운동겸 비상계단을 이용하곤 하는데, 이것조차 힘이 드니.....ㅎㅎ

    • 닉네임이 갈수록 오묘하군요.ㅎㅎ 자연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닌 영화인것 같아요. 아픔도 있고 이루지 못한 꿈도있겠죠. 저는 운동겸 비상계단을 오를 꿈조차 꾸지 못한답니다.ㅎㅎ

  • 다시 눈을 뜨면 그곳이 곧 극락이리라. 이 남자의 주먹에 힘이 들어가고 한강으로 뛰어 내린다.


누군가는 영화를 보기 시작한지 10분정도만 지나면, 이 영화가 재미있을지 없을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 영화가 시작된후 불과 얼마만에 느껴지는 느낌과 몰입도가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양익준 감독의 영화 [똥파리]에 대한 느낌은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영화는 시작에서 부터 마칠때 까지 끊임없는 욕설이 난무한다. 비어와 속어가 주된 대화이고, 피가 튀기고 주먹이 오고가는 거친 영화다. 자칫 그러한 욕설들이 거부감을 불러 일으킬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금새 익숙해 진다.

영화 [똥파리]는 우리 시대에 살고 있음직한 어느 건달에 대한 이야기다. 모양새가 근사한 건달이나, 세련된 조폭의 조직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다. 그저 시장바닥에서 행패를 부리고 주접을 떨것만 같은 그런 건달이다. 그것도 아주 독하고 패륜적인 행동을 일삼는 건달이다.

영화 제목 [똥파리]를 보면서 생각해 본다.
똥파리는 똥과 파리의 합성어인데, 똥은 지저분한 배설물을 의미한다. 파리는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지만 존재감을 가지지 않는 가치없는 것들을 말한다. 즉, 똥파리는 지저분한 배설물을 먹고 살아가는 한찮은 존재를 의미하는것 같다. 영화는 똥파리 같은 건달의 인생을 이야기 한다.

똥파리 - 피의 본능.




영화는 시작부터 거침없이 욕설을 해대는 한 건달의 인생을 이야기 한다.
하찮은 파리도 피로 물려 받은 습성을 가지고 있다. 이 건달 역시 피로 부터 물려 받은 습성이 있다. 그것은 지독한 가난과 폭력에 대한 습성이다. 적어도 건달이 바라보는 세상은 인간적이지 않다. 그가 피로 부터 물려 받은 습성이 그러하듯 인간의 모습은 파괴되어야 한다.

폭력적인 아버지로 부터 구타 당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기억한다. 술과 가난에 쩔어 살던 누추한 골목길의 삶을 기억한다. 그리고 아버지로 부터 죽임을 당하는 어린 여동생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고, 동생의 죽음에 정신없이 거리를 달려가던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한다.

이 건달이 보았던 삶의 모습은 폭력과 죽음, 피와 눈물로 가득찼던 모습이다. 건달은 아버지에 대한 증오심으로 가득차 있지만, 그 역시 아버지의 삶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추악한 삶의 세계로 뛰어 든다. 이 모든것이 아버지로 부터 물려 받은 피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할수 있다면 자신의 모든 피를 쏟아내고 싶다고 말한다.

똥파리 - 후회와 선택


자신의 혈육인 아버지를 폭행한다.
세상에 대한 모든 증오는 아버지에게 집중되어 있다. 그러한 증오만이 세상을 살수 있게끔 만드는 유일한 힘이다. 자신의 누이가 남편에게 폭행을 당하고 홀로 살아가는 모습과 어린 조카가 외롭게 홀로 집을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건달은 고민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피의 되물림에서 벗어날수 있는 방법은 없단 말인가.

영화는 이 건달의 이야기를 통해서 피로 물려받은 거역할수 없는 인간의 고뇌와 분노를 말해준다. 주인공으로 직접 주연을한 양익준 감독의 표정과 감정연기가 압권이다. 연기가 너무도 자연스러워서 감독의 지난 과거에 대해서 잠시 궁금증을 가져보기도 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배우들의 감정 연기는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더 높여준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볼수 있게 만드는 계기는 여러가지가 있다.
자신과 비슷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스스로를 반성하고 삶을 되돌아 보게 된다. 이 건달 역시 스스로의 삶에 대한 후회와 반성을 하고 있다.

물려받은 증오심과 피를 바꿀수 없다면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서 건달은 조금씩 변화하는 자신을 느끼기 시작한다. 쇠약한 아버지가 스스로의 삶을 포기하려고 손목에 칼을 그었을때, 그를 엎고 병원으로 뛰면서 건달은 오열하며 외친다.

"아버지... 죽지마. 죽지 말란 말이야."

건달은 한번도 꺼내지 않았던 아버지라는 말을 내뱉는다. 자신의 등뒤에서 가쁘게 숨을 몰아쉬는 혈육의 따스한 체온을 처음으로 느끼게 된다.  더럽고 추악한 삶을 살아왔던 똥파리의 삶이 이제 변화하기 시작한다.

똥파리 - 극복하지 못한 죽음과 무서운 현실.



이 건달은 변하기 시작한다.
이제 이 더러운 삶을 청산하기로 결심한다. 증오의 대상이었던 늙은 아버지와 홀로된 누이와 조카의 모습이 혈육으로 뭉친 소중한 가족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아버지가 자살을 시도한 날. 그는 상처받은 사람들만이 호흡할 수 있는 긴 한숨을 몰아쉬며 오열한다.

하지만 그의 변화된 삶의 모습은 영화속에서 보여주지 않는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부르고, 또 다른 폭력의 피를 물려 받은 이는 복수의 칼날을 갈아 댄다. 어릴적 자신의 모습을 빼닮은 또 다른 사람은 똥파리의 화려한 변신을 허용하지 않았다.

피를 흘리며 죽음을 기다리는 그의 입에서는 끊임없이 말이 흘러 나온다.

이제는 가야 한다. 가족들이 기다리는 그곳으로, 이제는 가야 한다. 제발 좀 데려줘. 제발...

똥파리
  • 감독 : 양익준
  • 출연 : 양익준, 김꽃비 더보기
  • 동료든 적이든 가리지 않고 욕하고 때리며 자기 내키는 대로 살아 온 용역 깡패 상훈.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상훈이지만, 그에게도 마음 속에.. 더보기

영화는 추악한 삶을 살아왔던 건달의 이야기를 통해서 극복할 수 있는 삶의 모습과 극복되지 않는 인생의 굴레를 모두 보여준다. 피는 거부할수 없는 유전적 습성을 아래로 흘려 보낸다. 그리고 극복되지 않는 거친 피와 증오는 또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반복되는 굴레로 만들어진다.

양익준 감독의 연기와 김꽃비와 같은 연기파 배우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주연과 조연을 가릴것 없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배우들의 모습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다. 그리고 거친 삶의 모습을 여과없이 담아내는 현실적인 장면도 부담스럽지는 않다.

살면서 과거를 후회하는 시간이 많은것 같다.
태생에 대한 지나친 불만은 알게 모르게 증오와 갈등을 만들어 낸다. 타인의 삶을 평가하긴 힘들겠지만, 외롭고 고독한 삶을 살았던 한 건달의 이야기를 보면서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요즘 처럼 뒤숭숭한 세상을 살다 보면 거칠게 욕설을 내뱉고 싶은 때도 있다. 그래서 인지 [똥파리]가 주는 거친 욕설이 크게 충격적이지는 않은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양익준 감독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끔 만드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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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1

  • 요즘 괜찮은 영화가 참 많은데 극장 문턱도 못 밟은지..어언....쩝..
    똥파리는 그중에서도 기대하던 영화인데요...아직도 상영하는 극장이 있을런지..
    어렵겠죠...

    • 리얼한 영화 인것 같아요. 현실이 불편해서 미화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한것이 없어서 더 좋았던것 같습니다.^^ DVD로도 나왔으니 그걸로 보셔도 될것 같네요.^^

  • Padfoot 2009.06.24 22:58 신고

    방금 영화, '마더'를 보고 왔는데 마음이 답답하네요.
    아직도 귓가를 맴도는 대사... '너는 엄마 없어?'

    '똥파리'도 마지막 대사가 참 마음이 아플 듯 싶네요.
    이 영화도 꼭 보려고 했는데, 좀 늦었었죠.
    볼 기회가 있겠죠. ㅎㅎ

    • 막상 현실과 마주하게 되면 , 알수 없는 불편함 때문에 심란해 지는것 같아요. 이 영화도 그렇고 마더도 그렇겠죠.ㅎㅎ 가끔 인상깊은 대사가 있는것 같아요. 그러때 좀 찡~ 하죠.^^

  • 2009.06.24 23:09

    비밀댓글입니다

    • ㅎㅎ 그러네요. 기분전환용으로 볼땐 아무 생각없이 볼수 있는 영화가 더 나은것 같아요. 우리가 마주치는 현실의 모습이 막상 스크린에서 비춰질때 불편함을 느끼는걸 보면, 우리도 꽤 많은것들을 포장하고 살아가나 봅니다.^^

  • 좋은 내용 잘 보고 갑니다.

    이번에 베타 서비스 오픈 기념으로 영화 '차우'에 대한 VIP 시사회가 있는데
    시간 되시면 한번 참석 부탁드릴께요...

    http://cooljam.tistory.com/23

  • 똥파리 재밌게 봤는데 욕이 하도 많이 나와서 좀 민망했답니다. ㅋㅋ
    그래도 정말 좋은 영화였어요..
    양익준 대단한거 같아요. 연기도 연출도 잘하는 분^^

    • 아, 재미있게 보셨군요.^^ 저도 양익준 감독의 다음 영화를 벌써 기대하고 있답니다. 김꽃비의 연기도 좋았던것 같아요.^^

  • 좋은 내용 잘 보고 갑니다.

    이번에 베타 서비스 오픈 기념으로 영화 '차우'에 대한 VIP 시사회가 있는데
    시간 되시면 한번 참석 부탁드릴께요...


그렇게 즐겨보던 영화를 한동안 보지 못했다.
세상이 온통 혼란스러워서 인지 세상속에 나만 혼란스러운지는 모르겠지만 한동안 영화를 볼수 없었다. 가끔 영화제목에 이끌려 영화를 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낮술이라는 영화도 그러한 이유에서였다.

술은 해가 저문 저녁무렵에 먹는것이 보편적인데, 낮술을 먹는 다는 것은 술을 아주 좋아하는 애주가이거나, 무언가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거나, 세상에 대한 증오가 가득하거나.. 알수 없지만 정상적이진 않은것이다. 아마도 요즘 세상이 돌아가는 분위기에 알맞은 제목인것 같아서 과감하게 선택을 했다. 물론 즐겨보는 독립영화라는 것도 한 몫을 했다.

이 영화의 제작비가 1천만원 정도라는 것에 놀랐고, 영화의 몰입도에 또한번 놀랐다. 워낭소리 이전에도 좋은 독립영화들이 많이 있었지만, 요즘처럼 독립영화들이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인것 같다.

낮술 - 잊기 위한 몸부림.

사랑하는 여인에게 버림 받은 한 남자.
남자는 여인을 잊기 위해서 친구들과 술을 마신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강원도 정선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한다. 이별여행이 굳이 함께일 필요는 없다.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 깨끗하게 잊어버릴 결심을 한다.

[ 만남과 이별은 이곳에서 늘 교차한다]

하지만 남자와 동행을 하기로 한 친구들은 오지 않고, 낯선 그곳에 홀로 남게 된다. 남자의 이별여행은 시작부터 꼬이기 시작한다. 허기진 배를 달래며 남자는 낮부터 술을 찾는다.

떠나간 여인을 잊기 위해서 차분히 생각을 정리할 시간조차 없다. 남자는 이 낯선 환경에서 무언가를 해야 했다. 다시 돌아가기에도, 홀로 여행을 하기에도 결정하기 힘들다. 대책없이 시간만 흘러간다.
 
" 에라 모르겠다 술이나 마시자. "

새롭게 찾아간 그곳은 사람의 흔적을 찾기가 힘들다. 모든것이 조용하고 적막하다. 복잡한 도시생활에 익숙한 남자는 무료함에 시달리며 원하지 않은 홀로여행을 하게 된다.

낮술 - 만남을 위한 호기심

영화는 한 남자의 엉뚱한 여행일정속에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겨울을 맞이한 강원도의 적막함과 한 남자의 고독이 무척 잘 어울린다. 시각적으로 대단한 영상은 아니지만,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기에 오히려 남자의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해준다.

혼자 남게된 남자는 몇명의 사람과 마주친다. 미모의 여자를 만나게 되고, 그 여자에게 호기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엉뚱한 일이 벌어지고 남자는 위험에 빠지게 된다. 지갑부터 바지까지 모두 빼앗겨 버리고 추운 도로에 홀로 남겨지게 된다. 이 모든것이 술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것이 비정상적이다.

[낮술을 먹으면 바지를 도둑맞을수도 있다. 조심하자.]

남자는 여인을 잊기 위하여 어떠한 생각조차 할수 없다.
사색에 잠기고 자신의 감정을 정리할 틈조차 없이 희안한 일들이 일어난다. 이별여행의 과정에서도 새로운 만남은 이어지고, 그 만남속에 수줍은 사랑을 꿈꾸기도 한다. 사랑에 대한 지고지순한 감정은 찾을수가 없고 현실적인 만남과 이별은 이곳에서도 되풀이 된다.

[개X끼~~ 이 영화의 포인트다]

낮술 - 특별하지만, 그것이 평범한 것이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사람의 감정과 본성에 대하여 여과없이 거칠게 표현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오묘한 감정과 본성은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고 발전해 가는데, 그러한 과정들을 미화하지 않고 그대로 표현한다. 그래서 영화로써 정형화 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볼수 있다.

영화 '낮술'에서 느끼는 감정도 비슷하다. 심각한 상황속에서도 우리는 서로 다른 모습을 상상하고 기대하게 된다. 그리고 남자에게 일어나는 평범하지 않은 에피소드를 보면서 여러가지 복합적인 감정을 떠올리게 된다.

이제 이 남자의 이별여행은 막바지에 도달한다. 순간의 오해도 있었고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평범한것 같지만 평범하지 않은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스스로 마주치는 현실이 특별한것 같지만 특별하지 않은 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그래서 영화속 남자의 이야기도 대단한 반전이 있거나 특별한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던져주지는 않는다.

긴 이별여행의 마지막에서 남자는 또 다른 희망을 담아낸다. 사람과의 이별은 또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엮어주고, 그것이 던져주는 인연은 늘 특별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남자가 겪는 에피소드는 이별을 마감하는 마지막 사건이기도 하고 새로운 만남을 위한 첫걸음이기도 하다.

[긴장하자. 이것이 곧 교차점인지도 모른다]



낮술
 

사람들의 질문은 늘 단순하다. 어디서 왔느냐, 어디로 가느냐, 혼자왔느냐.
하지만 이러한 단순한 질문에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꽤나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영화속 주인공과 함께 낮술을 마시는 장면이 참 많이 나온다. 다양한 사람들과 마시고, 다양한 곳에서 마신다. 술은 망각을 위한 도구이자, 만남을 위한 도구이기도 하다. 그리고 평범하지 않은 낮술은 인생에서 기억할만한 특별한 포인트임을 알려준다.

영화는 독립영화이지만 재미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리얼하다.
요즘처럼 비정상적인 세상에 답답해 할때, 그래서 한잔의 술로 잊고 싶을때에 볼만한 영화다. 물론 영화를 본다고 가슴이 후련해지진 않겠지만, 영화속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에 집중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조금 풀리기도 한다. 영화를 보고 나니 한잔의 낮술을 마신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해가 질려면 아직 멀고 갈길은 많이 남았다. 하지만 적당한 취기가 있어서 외롭지 않다. 그런 기분으로 오늘도 살아 가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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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dfoot 2009.06.18 23:42 신고

    저 여자배우덕분에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거친 외모만큼이나 그에 걸맞는 말투와 어휘선택...
    이 영화의 포인트..ㅎㅎ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의외로 괜찮은 영화라서 흐믓했었죠.
    영화내내 주인공의 꼬여만 가는 여정이 답답했었는데, 마지막에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주인공의 환한 얼굴을 보면서 생각한 게 있었죠.
    그게 뭐냐 하면........ㅎㅎ

    • 네. 저예산 독립영화인데도 재미있게 봤네요. 역시 영화의 포인트는 저분의 대사죠.ㅎㅎ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대사네요.^^

  • 2009.06.18 23:46

    비밀댓글입니다

  • 진짜 재미있었음 2009.06.19 03:39 신고

    근데 보신분들 의견은 거의 극과 극...
    낮술 보면서 얼마나 술이 떙기던지.... 근데 낮술 남자 주인공 보니 집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문득...
    그리고 그런 친구들...아..속답답해..

    • 영화 내내 술 먹는 장면들이 나오죠.^^ 정말 집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맞는것 같아요.^^ 답답하지만 스토리가 억울하지 않게 이어가더군요. 우리 독립영화도 참 재미있네요

  •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영화군요..
    개인적으로 낮술 예찬론자입니다..사정상 자주 하진 못하지만...
    영화속 이야기가 궁금해지네요..당장 보기는 어렵겟지만..꼭 챙겨봐야갰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 저는 낮술을 마시면 바로 인사불성입니다.ㅎㅎ 이 영화도 볼만한 영화에요.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여러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이 있다고 봐도 되겠네요.^^

  • 전, 못봤어요..
    요즘 심정은 낮술 마시고 싶어요.
    술마시고 아무 생각없이 살았으면 좋겠어요.
    알코올 중독자를 한심하게 생각했는데 이젠 아무 말도 못하겠어요.
    오죽하면 오죽하면 술로 현실 도피 할까하면서요..

    • 요즘 시대가 참 답답하기도 하죠. 그래서 낮술을 부르는 시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 영화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요.^^

  • 올해 똥파리와 더불어 가장 재밌게 본 독립영화..
    아직 안본 분들에게 꼭 추천하는 영홥니다. ㅎㅎ
    저도 허접한 리뷰하나 썼었는데 트랙백 걸고 갈게요^^:

    • 아, 재미있는 영화였죠.^^ 오랜시간 그 느낌과 재미가 유지될것 같습니다. 요즘 좋은 독립영화가 참 많이 나오는것 같아서 기분좋습니다.^^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우리에게 던져 주는 우디 알렌 감독의 영화가 드디어 나왔다. 
영화의 원래 제목은 무시하고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라는 이상한 간판을 달고 나왔다. 아무리 요즘 불륜이라는 코드가 유행하고 막장드라마 라는 새로운 장르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이런 제목을 만들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꽤 신경질적인 우디 알렌 감독이 이 사실을 알았다면 무척 신경질을 부리지 않았을까.

감독의 명성과 함께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배우들이 나왔기 때문에 이 영화는 꼭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였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an)" 에서 사발머리 살인마로 출연한 '하비에르 바르뎀'이 아주 매력적인 스페인 화가로 출연했다. 코웬 형제의 작품인데다가, 워낙 인상적인 캐릭터여서 영화를 본 이후 그가 출연한 영화를 찾아서 볼만큼 팬이 되었다. 예전의 사발머리 살인마의 모습은 찾을 수 없지만 커다란 코와 눈매는 여전히 남아 있다.



매력적인 금발미인 스칼렛 요한슨이 '크리스티나'역으로 나오고, 하몽하몽의 몽환적 스페인 배우 페넬로페 크루즈가 신경질적인 화가 엘레나로 열연을 한다. 지적인 이미지의 레베카 홀이 '빅키' 역으로 나온다. 이 정도 배우라면 영화비가 아깝진 않을것 같다.

빅키,크리스티나 - 상반된 시각

영화는 절친한 친구인 '빅키'와 '크리스티나'가 바르셀로나로 여행을 하면서 부터 시작된다. 뉴요커인 이들에게 바르셀로나는 휴식과 배움의 공간이기도 하며, 일탈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자신의 틀을 벗어던지고 또 다른 자신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그래서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멀리서 되돌아 볼 수 있는 공간이 된다.

그들은 친구이지만 서로 다른 이상과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아주 상반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한 여자는 감성적이고 이상적이고, 또 다른 여자는 지적이고 현실적이다. 한 여자는 풍요와 미래를 꿈꾸고, 한 여자는 이상과 사랑을 가슴에 품는다. 그렇게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진 두 여자가 바르셀로나 라는 색다른 공간에 가게 되었다.




영화는 상반된 가치관을 가진 두 여자를 보여주는데, 보는 사람에 따라서 둘중 한사람에게 더 호감을 가지게 된다. 자신의 가치관과 똑같진 않지만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두 여자가 가지고 있는 사랑과 관습에 대한 시선은 확연히 구분이 되는데 관객은 그러한 시선을 통해서 자신의 시선을 생각하게끔 한다. 과연 어느쪽이 더 바람직할 것인가. 해답을 찾아 보자.

바르셀로나 - 들어가다.

두 여자에게 한명의 남자가 나타났다. 스페인 특유의 정열적인 남자다. 거기다가 그는 그림을 그리는 제법 유명한 화가이기도 하다. 이 로맨티스트의 느닷없는 등장에 두 여자는 또 다시 상반된 감정을 가지게 된다. 이 남자는 누군가에는 버릇없고 매력없는 남자가 되는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매력적인 로맨티스트가 된다.




 
우습게도 두 여자는 그를 사랑하게 된다. 사랑에 대처하는 방법은 역시 서로 다르다. 한 여자는 마음속에서 나오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한 여자는 이성적이고 냉정하게 사랑을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두 여자는 모두 한 남자와 뜨거운 밤을 보낸다.이후에 대처하는 방법은 역시 상반된다. 한 여자는 감정에 충실하고 한여자는 죄의식에 빠진다.

한 여자는 이곳이 매력적인 바르셀로나이기 때문에 멋진 로맨스를 즐긴다고 생각한다. 한 여자는 이곳이 자신의 생활무대가 아닌 바르셀로나이기 때문에 잠시 실수를 한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상반된 시선과 생각으로 바르셀로나의 밤은 깊어간다. 한 여자는 행복해 하고, 한여자는 고민에 빠진다.

느닷없이 찾아온 사랑에 대한 대처법은 이렇게 서로 다른 생각을 만든다. 우리 정서상 용납할 수 없는 이 바람둥이 남자. 부럽다면 스페인에서 그림을 공부하는 방법 밖엔 없다. 아무튼 특별한 공간인 바르셀로나에서 일어나는 이 특별한 관계는, 서로간의 감정과 생각을 최고조로 끌어 올린다. 하지만 결국 그들이 바르셀로나에서 발견한 것은 바로 '사랑' 에 대한 또 다른 감정 일것이다. 서로 다른 시선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은 역시 똑같이 사랑을 느낀다.


바르셀로나 - 나오다.

영화는 관객에게 조금 더 큰 고민을 안겨 준다. 과연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는가. 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직도 열정을 가지고 있느냐를 간접적으로 묻는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두 커플의 모습을 보면 '빅키'와 '크리스티나'가 고민하는 사랑에 대한 문제가 결코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어쩌면 두 여자의 미래의 모습이 두 커플의 모습에서 그대로 보여준다.

사랑하지만 결코 함께 있을 수 없는 부부가 있다. 그들은 진정으로 서로를 사랑하지만 매번 사소한 말다툼을 하고 충돌을 일으킨다. 절대로 화해가 불가능할 것 같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애틋한 감정을 느끼고 이내 사랑을 한다. 그리고 서로에게서 또 다른 매력과 열정을 발견한다.

함께 있지만 사랑이 식은 부부가 있다. 그들은 서로를 사랑하는 것 같지만 열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의 사랑은 하나의 일상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형식적이고 관습적인 부부의 모습으로만 남아있다. 사랑하지만 열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쩌면 애정이 식어버리고 인연의 정만 남아버린 통상적인 부부의 모습이다.



이 두 부부의 모습은 빅키와 크리스티나의 미래의 모습일것이다. 사랑하며 열정적으로 사느냐, 관습적으로 사랑하며 애정을 잃어 버리느냐 둘중의 하나다. 우리는 둘다 포기하고 싶지 않지만 현실은 그렇질 않다. 결국 어느 시점에서의 타협과 선택이 필요하다. 얄미울정도로 현실적인 감독의 시선이 엿보인다.

결국 그들은 바르셀로나를 떠난다. 바르셀로나에 오기전에 가졌던 그들의 가치관은 변하지 않았다. 한 여자는 채워도 채워도 끝이 없는 텅빈 사랑을 채우기 위해서 여행을 할 것이다. 또 다른 여자는 사회적 관습과 사랑을 선택하여 좀 더 나은 미래를 계획할 것이다. 그들은 바르셀로나를 떠났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에서 가졌던 고민을 오랫동안 기억하며 그들의 선택을 후회해야 할 것이다.


빅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Vicky Christina Barcelona)
감독 : 우디 알렌
출연 : 하비에르 바르뎀, 페넬로페 크루즈, 스칼렛 요한슨, 레베카 홀



영화는 '사랑'에 대한 두 여자의 시선을 통해서 관객의 시선을 되돌아 보게 한다. 서로 다른 사랑에 대한 감정은 두 부부의 모습을 보면서 더욱더 헷갈리고 고민스러워 진다. 그리고 사랑에 대한 선택이 필요하다면 어느쪽을 선택해야 할지에 대한 두려움을 안겨준다. 물론 확신을 안겨줄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늘 고민하는 문제인 '영원한 사랑', '열정적인 사랑', "후회없는 사랑"에 대한 고민을 해볼수 있는 영화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판단보다는 자신만의 시선과 생각을 되돌아볼수 있게 만든다. 결론은 없지만 두고두고 고민해야 할 생각들을 안겨주는 영화다. 그래서 우디 알렌 감독이 얄미워 지기도 한다. 진지한 고민은 아니더라도 우리가 꼭 해야할 고민들이 담겨있어서 꼭 봐야할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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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화 내일 볼려구요..+_+
    일딴 여주인공이 맘에 들구요 남자주인공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너무 강한 인상이라
    어떻게 변신하는지 궁금해서요~~

    대한민국 영화제목 정말 깹니다..!!

    • 하비에르 바르뎀의 인상이 참 깊었죠? ^^ 보셔도 후회안하실 영화인것 같습니다. 매력적인 배우들이 참 많죠. 영화제목 정말 이상하죠.ㅎㅎ 앤셜리7님 방문 감사합니다.^^

  • 왜 저는 마지막 캡쳐에 눈이 쏠리는 걸까요. 흠흠. 저는 남자입니다. 하하.
    우디 앨런의 영화는 어렵다는 설이 많은데,
    울 개츠비님의 소개로 관객에게 한걸음 다가가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게 되면 개츠비님 리뷰를 참고한 후에 보는 것도 좋을 듯. 크흐.

    오늘도 힘찬 하루...! 아시죠?

    • 아, 비프리박님 이영화 꼭보세요. 보고 나면 오래 기억에 남을 영화인것 같습니다. 지루하지 않은 영화에요.ㅎㅎ 오늘도 화이팅 하세요. 내일이면 주말이 보이네요.ㅎㅎ

  • K. 2009.04.17 02:38 신고

    번역된 영화 제목에 한 번 멈칫...하비에르 바르뎀의 멋진 모습에 또 한번 멈칫...ㅎㅎ
    의역을 빙자한 오역이 아닐까요. 영화 제목에서 갖게 되는 선입견이나 느낌이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좀 아쉽네요.
    최근 영화중, The Reader 도 그랬는데...

    이 번 주말이 기다려지는 건, 바로 이 영화때문이죠.ㅎㅎ

    • 제목때문에 말이 많더군요.^^ 그저 관객을 끌기 위한 수단인것 같은데 노이즈 마케팅인가요? ㅋ 아.. 이 영화 참 좋아요. 편안하게 볼수 있고, 사람들의 감정을 엿볼수 있다는 느낌도 있구요. 달리 천재감독 소리를 듣는건 아니겠죠. 강추 합니다.^^

  • 개츠비님에 비하면 정말 어설픈 리뷰지만 저도 트랙백이라는걸 많이 날리게 해주세요..

  • 한주의 시작입니다. ^^
    비도 오고 꾸리꾸리 하지만 힘찬 한주 시작하셨길 바랍니다.

    • 비오는 날씨 무척 좋아합니다.^^ 바람도 시원하구요. 한주의 시작이 이렇게 멋질수 있다니 너무 좋은데요.ㅎㅎ 비프리박님도 알콩달콩 행복한 한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영화를 보고 난뒤에 밀려오는 알듯 말듯한 생각들은 단지 영화를 본것 이상의 무언가를 남겨준다. 비쥬얼한 액션장면이 일품인 오락영화를 보는 것도 좋지만 경험해 보지 못한 감정들을 전달해 주는 영화도 좋다. 이러한 영화들은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게 된다. 영화 더 리더(The reader)도 그러한 영화중에 하나인것 같다.


'이터널 선샤인'에서의 '케이트 윈슬렛'의 모습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았었는데, 더 리더(The reader) 에서 보여준 그녀의 모습도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것 같다.  '랄프 파인즈'의 독특한 이미지도 잘 어울리고 영화속 주인공들의 모습도 공감이 가는 영화. 아마도 꽤 오랫동안 이 영화가 주는 미묘한 감정들이 기억될것 같다.



영화는 고상하고 잘생긴 중년 남자의 기억을 더듬어 올라간다. 사람과 마음을 나누지 못하는 이 중년남자의 기억에는 어떠한 일이 있었을까. 그의 기억은 감수성이 풍부한 15살 사춘기 시절의 모습으로 거슬로 올라간다. 그 기억의 끝에는, 그가 그녀를 처음 만난 비오던 베를린의 풍경이 있다.

금지된 사랑, 완성을 꿈꾸다

소년에게 그녀와의 만남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무뚝뚝해 보이는 그녀의 소박한 친절이 새삼 감동스러럽게 다가온 이유는 그녀가 여자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소년에게 다가온 이 새로운 감정은 그녀의 나이도 직업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에게  다가온 그녀의 모습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여자였다. 소년은 서른을 훌쩍 넘긴 그녀를 사랑하게 되고 곧 소년의 모든것이 된다.


감수성 어린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소년의 감정은 미숙하기만 하다. 그래서 그 미숙한 감정은 소년의 모든것이 되고 만다. 소년은 어른이 된것처럼 그녀를 사랑하게 되고, 그녀와 모든것을 나누고 싶어 한다. 그녀에게 모든것을 열어버린 소년은 기쁨과 행복, 그리고 충만한 사랑을 느끼게 된다.

그녀와 사랑을 하고 그녀를 위해서 책을 읽어 준다. 그녀는 유독 책을 읽어 주는것을 좋아했고, 소년은 그녀에게 책을 읽어 주며 기쁨을 느꼈다. 어쩌면 금지된 사랑이었지만 소년은 행복해 한다.

태생적 아픔, 그속에 갇히다.

그녀의 생활은 무료하다. 생활을 위해서 규칙적으로 일을 하지만 사람들과 교류를 하진 않는다. 그녀에게는 태생적인 아픔이 있다. 그 아픔은 언제나 그녀의 모든것을 지배했다. 그녀에게 어린 소년이 나타났다. 소년은 어리지만 꽤 지적인 모습이다. 그녀는 소년의 어린 육체와 지적인 모습을 좋아하게 된다. 그녀가 책을 읽을수 없는 문맹이라는 아픔은 소년의 모습으로 위로를 받는다. .


소년의 목소리를 통해서 그녀는 또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된다. 그것은 글을 읽지 못하는 그녀가 평생 느끼지 못하던 새로운 감정이었다. 그녀의 컴플렉스는 소년의 목소리를 통해서 채워지는 것만 같았다. 소년에게서 사랑을 느끼진 않지만 만족 스럽다.


이별의 기억.

그녀의 직장에서 문맹이라는 사실이 탄로가 날것 같은 일이 생긴다. 그녀는 자신이 문맹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 그래서 그녀는 그곳을 떠나야 했다. 그녀는 소년에게 어떠한 말도 남기지 않고 떠난다. 그녀에게 소년을 좋아하지만 사랑을 느끼진 못한다.


그녀는 떠나고 소년은 상심에 잠긴다. 소년의 첫사랑은 그렇게 이별을 고했고, 소년의 마음은 굳게 닫힌다. 그리고 어느 누구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열지 않게 된다. 사랑은 소년에게 커다란 자국을 남겼고 세월은 흘러 간다. 소년은 법을 공부하는 대학생이 되고, 여자는 자신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나치전범으로 몰려 재판을 받게 된다. 소년의 로맨스는 그녀를 재판하는 법정에서 다시 되살아 난다.

사랑을 잃어 버린 소년에게 다시 보게된 그녀는 더 이상 사랑만이 존재하진 않았다. 사랑과 미움, 그리고 연민이 모두 뒤섞인 감정이었다. 성인이 되어가는 만큼 그의 마음도 굳게 닫혀가고 있었다. 자신에게 사랑과 이별을 한꺼번에 안겨준 그녀는 15살 소년의 시선으로 바라본 매력적인 여성만은 아니었다. 무식하고 어리석은 불쌍한 여자였다. 사랑과 애증의 교차점에서 소년은 그녀를 만나기를 거부한다. 소년은 나이가 들어갔고, 여자는 교도소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재회. 또다른 이별

어느새 소년은 중년이 되어버렸다. 세속적인 사랑을 했지만 그의 마음을 채울수는 없었다. 그의 마음속에는 텅 비어 있는 무언가가 있었고 결코 채워지지 않았다. 중년이 되어버린 소년은 다시 그녀의 기억을 더듬어 내려간다. 사랑과 애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또다른 연민과 동정을 만들어 냈다. 소년은 더 이상 여자를 사랑할수 없었지만, 어린시절 자신을 지배했던 그녀의 모습을 결코 떨쳐버릴수 없음을 알게 된다.


소년은 그녀가 좋아하던 책을 들고 녹음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녹음이 된 테이프를 그녀에게 보낸다. 연민과 동정 애증이 교차하는 소년의 감정은 이렇게 그녀에게 전달이 된다.


소년을 기억하게 된 그녀는 묘한 감정이 휩싸인다. 세상에 홀로 떨어져 늙어가는 그녀에게 소년의 존재는 하나의 빛과 희망이 된다. 소년의 목소리는 지난 시절의 느꼈던 감동을 되살아 나게 했다. 소년의 테이프가 쌓여갈수록 그녀의 기억은 행복을 더듬어 간다.  그리고 그것은 희망이 되어 그녀는 결국 글을 읽고 쓸수 있게 된다.

교도소 출소를 며칠 앞둔 어느날. 드디어 두 사람은 재회를 하게 된다. 수십년에 걸쳐 여자는 백발의 노인이 되었고 소년은 중년의 남자가 되었다. 남자는 자신의 기억에서 여자를 잊으려고 노력했고, 여자는 자신의 기억에서 소년을 되살리려고 노력했다. 여자는 그 기억의 교차점이 이미 지나쳤음을 알게 된다. 헛된 희망을 알게 된 순간, 여자는 결심을 하게 된다.


더 리더 (The reader)
감독 : 스티브 달드리
출연 : 케이트 윈슬렛, 랄프 파인즈, 데이빗 크로스
2008년 미국, 독일작.

그녀가 사라진 후, 남자는 마음의 짐을 벗고 자신만의 세상에서 나오려고 노력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이렇게 평생을 두고 기억과 망각을 되풀이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랑과 미움의 교차점이 어디에서 만나는지에 따라서 사람사이의 관계는 이렇게 극과극의 모습을 나타내기도 한다.

영화는 두 주인공간의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잘 그려낸다. 케이트 윈슬렛의 표정과 랄프 파인즈의 눈빛은 별다른 대사가 없어도 감정 전달이 된다. 사랑과 미움, 연민과 동정에 이르는 감정의 변화가 잘 나타난다. 그래서 영화가 주는 여운도 길다.

인상깊은 장면은 남자에게 희망이 되어 주던 소중한 책이 그녀를 죽음으로 만드는 도구가 된다는 것이다. 관객이 찬성할수도 반대할수도 없는 그 미묘한 심리의 변화가 무척 인상 깊다. 일상에서 반복되는  만남과 이별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던져주는지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남여 배우들의 연기가 무척 인상 깊은 영화 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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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 2009.04.05 18:35 신고

    자료정리하다가 머리도 식힐겸 들어왔다가 이 글을 보니 반갑네요.ㅎㅎ
    저도 가장 인상적이고 마음이 아팠던 장면이 그 동안 그들의 관계에서 가장 소중한 매개체였던 책을 딛고 이 세상을 떠나는 모습이었어요.
    이젠 아무 의미도 없어진 책이 그녀가 마지막 가는 길에 그런 용도로 쓰인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아프네요.

    • 저도 그장면이 참 기억에 남죠. 여자의 손길을 감싸주지 못하는 남자의 모습도 참 기억에 남고요.오랜만에 좋은 영화 봤네요.^^

  • 2009.04.06 01:42

    비밀댓글입니다

  • 보고 싶은 영화였는데, 끝을 알고나니 뭔지모를 두려움이.....
    나이가 드는데도 파장이 큰 영화를 보고 나면 헤어나오는 일이 점점 어려워져서요....ㅡㅡ;;

    • 아, 이 영화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추천한 영화입니다. 영화의 스토리보다도 배우들의 표정연기와 영화가 주는 여백이 무척 인상깊은 영화에요.^^ 고기맛을 알아도 고기가 맛있듯이 좋은 영화는 몇번봐도 좋은것 같아요. 강추 합니다.^^

  • 트랙백 타고 왔어여~

    얼마전에 책도 다 읽었습니다 리뷰 올려야 하는데.
    다른 블로거들이 글들을 워낙 잘쓰셔서 전 속으로 읍조리고 있습니다. ㅋㅋ
    G-G 님도 마찬가지고요.^^

    영화에서 나왔던가요?
    마이클 졸업사진을 한나가 교도소 벽에다 붙여 놓은거여.
    교도소에 들어오기전까지 한나의 눈은 마이클을 계속 쫓았던 겁니다.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영화도 잘 만들었지만 역시 책이 최고!!

    • 아~ 앤셜리7님 책도 보셨군요. 저는 책은 못보고 영화만 봤어요. 이 영화도 오래 기억에 남을듯 해요.삭막해 보이는 비오는 베를린의 첫장면도요.^^ 그쵸. 저도 그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죽기전에 투박한 발의 모습도 기억에 오래남네요.^^

  • 리뷰 잘 보고 갑니다. 참 버리기 싫은 영화죠~


자유롭고 싶은 인간의 욕망.
그것은 불가능에 대한 대담한 도전으로 이어졌다.  
지상에서 400미터 높이에서 외줄타기. 어떠한 보호장비도 없이 하나의 줄에 몸을 싣고 하늘을 걷는다.

영화는 월드트레이드센터의 건물사이에 줄을 매고 외줄타기에 성공한 한 젊은이의 실화를 이야기 한다.


지상에서 10미터만 올라가도 아찔한 현기증을 느끼는 나에게 400미터의 높이는 가늠할수 조차 없는 수치다. 
비행기가 하강하며 느껴지는 흔들림에도 진땀을 흘리고 고층건물을 바라보는것 만으로도 현기증이 나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도 그 아찔한 장면에 머리카락이 곤두서야만 했다.



1974년. 프랑스 젊은이인 필립 페팃(Philippe petit)이라는 실존 인물의 이야기가 아찔하게 그려진다. 미국의 상징인 월드트레이드 센터에 줄을 매고 건너기 위한 치밀한 계획과 긴장감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다큐멘터리 영화가 주는 묘미는 이러한 현장감과 긴장감이 아닐까 싶다. 덕분에 고소공포증 중증을 앓고 있는 나는 카메라의 장면이 빌딩의 높이에서 아래로 바뀔때마다 아찔한 기분을 느꼈다.

Wow~

영화속 주인공은 줄타기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단지 재능에 멈추지 않고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리고 불가능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그는 노틀담 사원에 줄을 매고 건넜다. 모두가 놀랄만한 높이에서 그는 태평스럽게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했다.

불가능에 대한 도전. 허공위에 놓여진 외줄 위에서 그는 무한한 자유로움과 기쁨을 맛보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맘추질 않았다. 이번에는 호주로 달려갔다. 오페라 하우스가 보이는 그곳에서 그는 또 외줄타기를 했다. 모두가 놀랐고 그가 도전하는 높이는 점점더 높아져 갔다. 그리고 마침내 결심을 하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월드트레이드 센터에 도전하겠다고 말이다.


상상이나 할수 있겠는가. 지상에서 400미터 높이에서 외줄을 타는 모습을 말이다. 그저 바라만 봐도 아찔하다.

영화는 한 젊은이의 무모한 도전을 인터뷰 한다. 그리고 그 긴박한 순간을 이야기 한다. 그가 도전을 위해서 감수해야 했던 치밀한 계획과 노력을 말해준다. 월드트레이드 센터의 옥상에서 바라본 장면은 쉬워보이지 않았다. 강한 바람이 불고,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하는 사람들을 속여야만 했다. 무모한 도전이었다.




why ?

요즘 시대같은 세대에는 그의 무모한 도전이 납득이 가질 않는다. 왜 애써 목숨을 걸고 그렇게 위험한 일을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경제적 이득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다가 그의 도전뒤에는 항상 경찰의 체포가 있기 때문이다. 왜 그가 그렇게 높은 곳에서 곡예를 해야만 할까.

주인공은 말한다. 일정한 높이에서 자신의 무게를 지탱하고 한발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대단한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단 1센티의 실수만 있어도 줄에서 떨어지고 만다. 그래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자신에게 집중한다.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고, 자신의 생각에 집중하며, 자신의 모든 감각에 집중한다.

외줄을 타는 동안, 자신의 모든 인생이 흘러간다. 순간의 실수는 자신의 삶을 종말로 이끈다. 흐트러짐은 실패를 만들고, 실패는 곧 죽음이다. 우리의 인생도 별반 다르지 않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늘 줄타기를 한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에 집중해야 하고, 충분한 계획과 연습이 필요하다.

그것이 그가 줄을 타는 이유가 된다.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의 인생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 짧은 순간에 모든 인생을 담아낼만큼 집중한다. 그리고 그 순간 그는 영원한 자유로움을 느낀다. 지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우뚝서서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딛는 순간, 그는 영원한 자유인이다. 그만이 느낄수 있는 자유다.



영화속 주인공은 드디어 외줄에 발을 내딛는다. D-day가 되기전에 우울증과 회의감이 밀려왔다. 죽음에 대한 공포도 밀려왔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이겨낸다. 밤새 준비를 하고 아침이 밝아올 무렵, 드디어 그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높이에 우뚝 서게 된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사람이 된다.




맨 온 와이어 (Man on wire)
감독 : 제임스 마쉬
출연 : 필립 패팃(Philippe petit),  폴 맥길리온
2008년 미국,영국 합작



911 테러로 사라져버린 월드트레이드 센터의 건물이 보인다. 건축 당시 세상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그리고 그 쌍둥이 건물은 프랑스의 젊은이에 의해서 정복되었다.

불가능에 대한 도전은, 자신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끝없이 밀려오는 자신감과 실망감의 괴리감, 그리고 기쁨과 슬픔의 교차점에서 우리는 늘 새로운 도전을 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가 잊고 사는 여러가지 진실이 존재한다. 행복과 자유는 자신이 만들고 이루어내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세상의 거짓 행복에 휩쓸려 자신감을 잃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신감을 잃어 가는 사람도 많다. 영화속 주인공이 그러했던 것처럼, 자유와 행복은 스스로의 마음속에 있다. 그리고 자신에게 집중할때 세상은 가능성으로 가득차게 된다.

영화속 주인공처럼, 스스로의 자유로움과 행복을 찾아야 할것 같다. 그것은 멀리 있지 않고 바로 우리의 마음속에 있을 것이다. 자신을 발견하고 집중할때 느낄수 있는 영원한 자유로움. 그것은 스스로만이 느낄수 있는 자유로움이다. 영화는 가능성에 대한 확실한 진실을 말해준다. 요즘처럼 세상이 버겁게 느껴질때, 한 젊은이의 무모한 도전을 보면서 자신을 찾는 것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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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dfoot 2009.03.30 20:43 신고

    사진으로 보기만 해도 그 긴장감이 느껴지네요.
    이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문득 예전에 암벽 등반할 때 생각도 나는군요.

    모든 분야에서,
    고도의 집중력과 인내력이 요구되는 일을 마친 후의 성취감, 자기 만족감.....
    어떻게 형용할 수 있겠어요.ㅎㅎ
    Awesome!!

    • 그쵸. 설명하기 힘든 스릴이 있죠. 우리네 인생도 역시 스스로에 대한 집중과 열정을 잃지 않는것이겠죠.^^

  • 옆에서 하산은 연을 조작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절대로 연줄을 손에 쥐고 스스로 제어하려 하지 않는다.


삶은 만남의 연속이자 이별의 연속이기도 하다.
살아가는 공간이 어디건 간에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 그 특별한 이야기를 가슴에 품고 사람들은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되풀이 한다.

영화 '파리(Paris)'는 파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영화다. 특별하지 않고 독특하지도 않은 그저 그런 사람들이 거미줄 처럼 엮인 인연의 끈을 따라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들이 그려내는 모습은 아주 평범하고 단조롭다. 그래서 어쩌면 영화가 지루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는 사람들이 엮여 있는 이 단순한 인연속에서 삶의 특별함을 담아낸다. 사람들은 만나고 헤어지고, 사랑하고 이별하며 태어나고 죽는다. 영화속 배경인 '파리(Paris)'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모습도 그러하다.  그래서 영화는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그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그 특별함은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인연인지도 모른다.

'줄리엣 비노쉬'가 특유의 미소를 보여준다.  물론 예전의 청순한 이미지는 사라지고 완숙한 중년의 여인으로 나타난다.'줄리엣 비노쉬'의 영화가 나오면 무척 반갑다. 여배우에 대한 관심이라기 보다는, 어린시절에 보았던 영화에 대한 향수일지도 모른다.  영화보기를 좋아했던 어린시절의 느낌이 되살아 난다. 아쉬운것은 청순한 그녀는 어느새 노인이 되고 있고 지켜보던 까까머리 학생의 머리엔 흰머리가 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아마 새치일것이다. 아니 새치 이어야 한다)

Paris - 삶과 죽음

한 남자가 병원을 나와 거리를 걷는다.
남자의 표정이 우울하다.  의사는 그에게 심장이식을 하지 않으면 곧 죽을거라고 말했다. 수술을 하더라도 산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그의 심장은 언제 멈출지 모른다. 머릿속에 죽음을 그리는 이 남자가 사는 곳은 파리(Paris)다.


" 풍경은 변함없이 평온하다. 하지만 그 풍경속의 사람들은 이시간에도 치열한 삶을 살아간다"

남자는 이제 삶과 죽음의 분명한 경계선에 서 있다.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삶의 풍경을 바라 본다. 그것은 그에게 사랑과 꿈을 안겨준 곳이었고, 이별과 좌절을 안겨준 곳이기도 했다. 그리고 아마 죽음을 맞이하는 곳이 될 것이다.

영화는, 죽음이 찾아오는 한 남자의 시선을 따라간다. 그는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다. 늘 그가 바라보는 세상의 풍경은 역동적이고 다양했다. 그는 수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 도시의 풍경과 냄새를 사랑했다. 영화는 그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얼마나 많은 인연들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저 지나치기만 했던 사람들의 모습.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사랑과 아픔, 삶과 죽음에 대하여 영화는 말해준다.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이지만, 그 속에는 다양한 감정과 숨소리가 묻어나 있다. 모든 감정이 상반되어 교차하는 곳. 그곳은 죽음을 앞둔 그가 바라보는 변하지 않는 풍경이다. 


" 희망을 찾아 떠난다. 죽음을 극복해야 삶이 있고, 삶을 극복해야 죽음이 있다."


파리는 죽음을 기다리는 한 남자고 있고 멀고 먼 아프리카에서는 희망을 찾아 파리로 향하는 남자가 있다. 삶의 터전인 아프리카를 버리고 파리로 찾아 간다. 그에게 파리는 새로운 희망이자 이다. 그리고 첫눈에 반한 순수한 사랑이 있는 곳이다.  파리로 가는 길은 험하고 위험하다. 몇일을 차로 달리고 바다를 건너야 한다. 그리고 발각되면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에게 파리는 새로운 삶의 공간이자 희망이다. 그것을 포기할순 없다. 그는 지금 파리로 간다.

Paris - 인연의 늪.

영화는 이제 파리라는 도시가 그려내는 풍경속 사람들을 그려낸다. 평온해 보이는 그곳에는 다양한 고민과 희망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거미줄처럼 복잡한 인연의 늪을 만들어 낸다. 인연의 늪은 빠지면 빠질수록 헤어나오기 힘들다. 사람들은 희망과 사랑을 찾아 그 늪을 헤메인다. 그리고 때로는 상처를 받는다.


" 보여지는 삶이 의미가 있을까? "

한때는 열정적으로 역사를 공부한 한 대학교수. 그는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난후에 삶의 혼돈을 느낀다. 하지만 그는 약한 모습을 보여선 안된다. 세상의 온갖 세속적인 것에 관심이 많고, 돈에도 욕심이 많지만 그는 자신의 위치를 벗어날수 없다. 하지만 그의 무의식은 철저하게 의식을 배반한다. 그는 혼란스럽다. 남에게 보여주는 삶에 지쳐간다. 어처구니 없이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을 사랑하게 된다. 맙소사. 이게 어디 정상적인 자신의 모습이란 말인가. 하지만 이런 이성의 배신감이 싫지는 않다.


그녀는 외모만큼 마음도 착하다. 커피한잔의 여유도 즐기며 평온한 시간을 살아간다. 그녀에게 사랑은 쉽게 찾아온다. 자신의 감정에 조금의 여백이라도 있으면 누구든 가능하다. 주변의 시선은 조숙한 그녀를 그리지만 그녀는 결코 그렇지 않다. 자신을 사랑하는 교수에게도 사랑의 감정을 남기고, 잘생긴 남자친구와도 그럭저럭 잘 지낸다. 아마 그녀는 모르겠지만 심장 수술을 받아야 하는 한 남자가 테라스에서 그녀를 지켜보며 사랑을 느낀다. 아마 그녀를 보면 누구나 사랑을 느끼게 되나 보다. 그녀 역시 주고 받는 사랑에 익숙해져 있고, 언제든지 그 사랑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



죽음을 앞둔 동생을 찾아간다. 그녀의 마음은 아프다. 그래서 과거보다 동생을 더 사랑해야 겠다고 마음 먹는다. 사랑을 잃고 상처받은 그녀는 동생과 함께 파리의 풍경을 바라본다. 이제 파리를 떠나야 하는 동생을 위해서 무엇을 해줄수 있을까. 이 여자, 무엇이든 해주고 싶어 한다. 그들은 결코 떠날수 없는 인연의 늪에 빠져 있다.

영화는 멀리서 바라보는 풍경속에 만들어지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바라보는 삶은 평온하고 고요하지만, 그속에는 그들만의 역동적인 삶이 존재한다. 속고 속이기고, 위선과 배신이 존재한다. 한쪽에서는 죽음을 기다리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삶을 준비한다.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다. 삶은 이렇게 다양하고 역동적으로 변화하지만 그들이 그려내는 풍경의 모습은 언제나 고요하다.



하루가 다르게 숨이 차는걸 느끼는 그에게 내일이 과연 존재할까. 
죽음을 앞둔 사람은 아쉬움의 그림자가 길다. 내일을 기약할수 없는 그가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사람과 사람사이는 이렇게 설명하기 힘든 인연의 끈이 존재하는가 보다. 

영화는 쉴새 없이 주변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묘하게도 스쳐 지나치는 사람들의 삶은 서로 연관된 삶이 존재한다. 

한여자가 교통사고로 죽었다. 그녀는 이미 헤어진 과거의 연인에게 유서를 남겼다. 그녀가 죽으면 이 파리에 뼈를 뿌려달라고 말이다. 이미 스쳐 지나간 인연인데 남자는 눈물이 난다. 사람은 영원히 떠나갔지만, 그에겐 지워지지 않는 기억의 그림자가 남아 있다. 늘 그대로인 풍경을 바라보며 이 남자는 그녀의 뼈가루를 하늘에 뿌린다. 파리는 남아 있고 그녀는 사라졌다.

그들은 그렇게 살아간다. 오늘과 내일. 파리의 모습은 언제나 그대로이지만, 그속의 인연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하루하루 다르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고, 사랑과 이별이 번복된다. 하지만 그들 마음속 깊은 곳에는 무언가 그림자가 남아 있다. 변하지 않는 도시에서 만난 사랑과 인연의 기억이 그것이다. 변하지 않는 도시에서 그 기억은 사람들을 변화시킨다. 파리는 그대로의 모습이지만, 그들이 바라보는 파리의 모습은 분명히 다르다.



이제 심장 수술을 받으러 떠난다. 그는 택시를 탄다.
창백해진 얼굴로 차창 밖의 파리를 바라본다. 아마 다시는 볼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가 바라보는 파리의 모습은 너무도 냉정하다. 자신은 죽어가지만 바라보는 도시는 너무도 태연하다. 파리의 모습은 변하지 않지만 이곳에 그는 많은 인연의 씨앗을 뿌렸다. 그리고 그 인연들은 각기 삶을 조금씩 변화시킨다. 

죽음을 생각하며 파리를 떠나는 남자의 눈에 남루한 옷차림의 한 남자가 보인다. 멀고 먼 아프리카를 떠나서 죽을 고비를 넘긴 한 남자는 이제 파리에 도착했다. 그가 그톡록 바라던 파리의 풍경을 보고 있다. 아마 그는 사랑을 생각하고 희망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를 바라보는 이 남자의 입가엔 미소가 머문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곳. 그곳은 파리다.



파리(Paris)
감독 : 세드릭 클라피쉬
출연 : 로맹 뒤리스, 줄리엣 비노쉬, 파리스 루치니, 멜라니 로랑
2008년 프랑스 작

영화는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그려내진 않는다. 그저 소박하고 평범한 그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그러면서 삶에 대한 무거운 질문을 함께 던진다. 물론 해답은 관객이 제각각 만들어 내는 것이다.

파리의 아름다운 풍경은 영화내내 펼쳐진다. 에펠탑이 있고 몽마르뜨 언덕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기에 존재하며 아름다워 진다. 삶은 동일한 풍경속을 살아가는 인연들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인연들은 이 단순한 풍경을 보여주는 파리에서 서로간에 깊은 그림자를 만들어 내며 살아가고 죽어간다.

비단 영화가 보여주는 도시인 파리만 그렇진 않을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의 모습도 그러하다. 우리도 그들처럼 수많은 인연을 만들어 내며 그 속에서 슬픔과 기쁨, 사랑과 배신, 희망과 절망을 함께 맛본다. 그리고 우리가 느낄 사이도 없이 죽음을 향해 달려가며, 죽음은 기억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 뜨린다. 도시의 외로움을 느낀다면 이 영화가 더 짙은 외로움을 안겨줄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외로움을 극복하는 힘을 줄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지루하고 소박하지만 생각을 많이 던져주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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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비츠를 위하여 】의 권형진 감독과 빛나는 조연 유해진의 만남은 영화에 대한 관심을 더 가지게 했다. 개봉 당시에 보지 못해서 아쉬움이 많았고, 꽤 많은 악플과 흥행이 별로였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한번은 꼭 보고 싶은 영화이기도 했다. 권형진 감독의 섬세한 연출에 대한 기대도 있었고, 유해진이라는 배우에 대한 개인적인 끌림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내 뒤늦게 극장이 아닌 DVD로 보고야 말았다.

영화는, 배우 유해진의 첫 주연작품이기도 하다. 몇년전부터 빛나는 조연을 하던 배우들이 주연으로 나온 영화가 몇개 있었다. 배우 이문식도 주연으로 출연한 작품이 있었던것 같다. 물론 흥행은 그리 성공적이지 않았다. 아무튼 영화에서 감초같은 역할을 하며 우리를 웃게 만드는 배우들이 꼭 있다. 하긴 요즘엔 액션을 표방하는 영화에서 너무도 웃기려는 조연들의 연기가 오버스러워서 식상해지기도 하지만 말이다.


" 배우 유해진에게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


배우 유해진도 그러한 감초 역할에서 눈에 띄였던것 같다.  차승원과의 영화에서 자주 보여주던 익살스러운 캐릭터의 모습이 강렬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신만의 연기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있는것 같다. 주변에서 쉽게 보기 힘든 외모 (뭐 미남이라는 의미는 아니다)에 자연스러운 말솜씨와 사투리, 그리고 독특한 캐릭터가 인상적이다. 아무튼 그의 투박한 외모와는 달리 진지하고 순수한 모습은 언제나 보기 좋다.

트럭 - 한남자의 삶

영화는 스릴러물의 느낌이 전혀 없이 시작된다. 영화의 시작은 마치 한편의 가족드라마를 보는듯한 느낌이 든다. 홀로 어린 아이를 키우는 한 사내가 있다. 물론 아내는 없고 늙은 홀어머니만 있다. 그들은 단칸방에서 가난하게 살아간다. 사내는 트럭운전을 하며 밥벌이를 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아이가 아프다. 심장병이라서 수술하지 않으면 곧 죽는다.

꽤 익숙하면서도 식상한 스토리의 전개다. 이런식의 이야기가 흘러나오면 결과는 반드시 해피엔딩이 되고야 만다. 물론 예상은 정확히 맞았다. 영화 보는 내내 시작과 끝이 확연히 눈에 보인다. 그래서 스릴러물임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이 떨어지고야 만다. 아마도 영화가 흥행하지 못한 이유는 바로 이러한 스토리의 전개가 아닐까 싶다.


"트럭은 한 남자의 삶이자 희망이다."

아무튼, 이렇게 힘들고 가난한 삶을 살아가는 사내에게는 아이가 전부이자 희망이다.  트럭은 사내에게 삶의 희망이기도 하고, 고단한 삶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아이를 지켜주기 위한 유일한 삶의 도구이기도 하고, 가난한 사내가 벗어나지 못하는 삶의 굴레이기도 하다. 그래서 트럭은 사내의 모든것을 말해준다.

어찌되었건, 아이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사내는 무엇이든 해야 했다. 그래서 어찌어찌 하다가 도박을 하게 되고, 또 어찌어찌 하다가 조직폭력배의 요구사항을 들어줘야 하는 상황에 빠진다. 물론 사내에겐 거절할수 있는 권리는 없다. 거절은 트럭과 아이를 동시에 잃어 버리는 것이다.  사내는 모든것을 잃어야 한다. 그래서 그는 트럭에 죽은 시체를 한가득 싣고 암매장을 하러 떠난다. 사내의 트럭은 이제 심각한 혼란에 빠진다.


트럭 - 연쇄 살인범과의 만남

영화의 아쉬움은, 이런저런 스토리를 엮어가면서 너무도 많은 부분을 보여주려 했다는데 있다. 사내가 꼬이고 꼬이게 되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상황이 너무나 평범하면서도 길다. 거기다가 느닷없이 연쇄살인범이 등장한다. 이쯤되면 슬슬 결과까지 보이기 시작한다.



"주인공에 비해서 살인범이 너무 꽃미남이다."

어찌되었건 이러저러한 일들때문에 살인범과 함께 가게 된다. 사내의 혼란스럽고 고단한 트럭에 엉뚱한 살인범 까지 끼어들었다. 엎친데 덮친격이다. 사내는 이제 폭발 직전의 감정에 빠진다. 꼬이기 시작한 이 사건을 어떻게 사내는 뚫고 나갈것인가.

결과가 뻔히 보이는 이야기가 되어 버렸지만,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나름데로 긴장의 강도를 높인다. 사내와 살인자의 긴장감있는 심리묘사도 보여준다. 아쉽게도 약간의 부족함이 느껴진다.

어찌되었건, 달리던 트럭은 멈추어 섰다. 어두운 밤이고 비는 내린다. 살인범의 광기는 최고조에 달한다. 물론 죽어버린 시체에서 살아나는 이상한 정체의 여자가 출현하기도 하고, 전혀 설명되지 않았던 정신과 여의사집이 목적지라는 황당한 스토리가 나오기도 한다. 그래도 살인범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또다시 칼을 든다. 이제 사내는 겁많고 순진한 본연의 모습에서 탈피해야 한다. 그것이 사는것이다.


" 나 박지성 아닙니다~~ "

대단한 영화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관객의 요구는 너무도 제각각이어서 그것에 맞추는것도 쉽지만은 않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조폭의 이야기와 너무도 선명한 스토리의 전개는 아쉬운 부분이다. 영화 [트럭]의 모습도 거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트럭 (Truck)
감독 : 권형진
출연 : 유해진, 진구
2008년 한국작

사내는 결국 트럭을 지켜냈다. 살인자의 흉악한 범죄도 그의 삶을 침범하지 못했다. 비록 비포장도로라고 하더라도 트럭은 멈추지 않고 달렸다. 트럭에 타고 있는 사내의 삶도 그러했다.  아이가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바닷가의 풍경이 펼쳐진다. 사내와 아이의 옆에는 트럭이 서 있다. 어둠과 비는 쉴새 없이 내렸지만, 그들은 아직도 살아 있다.

영화는 다소 뻔한 스토리와 함께 약간의 아쉬움을 안겨다 준다. 그래서 배우 유해진의 개성있는 연기도 반감되어 버린다.  시간적 여유와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볼만 하다. 하지만 기대는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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