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세상이 참 시끄럽습니다.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들이 일어나서 무고한 생명이 목숨을 잃습니다. 외로움을 깨쳐 나오지 못한 연예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시외버스가 추락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또 무슨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나라의 어른은 하나 둘씩 사라집니다.
우리 이웃이 흘리는 슬픈 눈물 뒤로 얼룩진 우리 시대의 주류들은 숨고,덮고,감추며 이리저리 용케 피해 다닙니다. 똥 누고 도망간 상수 녀석은 뻔뻔한 얼굴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닙니다. 진실이 사라지고 있는 세상은 참 막막하고 어둡기만 합니다.

# 1

좁은 골목길을 아주머니 다섯 분이 가로 막고 천천히 걷습니다.
배가 살살 아파서 빠르게 걷던 독거인은 거대한 아주머니 장벽에 가로 막혀 마음이 급해집니다.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지 크게 웃으며 길을 모두 차지하고 걷습니다. 비슷해 보이는 커다란 가방도 하나씩 팔에 들었습니다. 걸을 때마다 팔에 걸린 가방이 좌우로 흔들립니다.

오른쪽 빈틈을 공략해 치고 나가려니 키 큰 아주머니가 가로 막습니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으니 나이든 아주머니가 가방으로 막습니다.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닌데 타이밍이 절묘 합니다. 부끄럼 많은 독거인은 길좀 비켜달라는 말을 못해서 맘이 심란해 집니다.

아주머니 뒤에서 인기척을 내봅니다.
안경 쓴 아주머니가 뒤를 힐끔 보더니 엄숙한 표정으로 가방을 힘주어 잡습니다. 난감해진 독거인은 허탈한 마음으로 뒤를 돌아 봅니다. 뒤에는 순찰을 돌던 ‘민중의 지팡이’ 한 분이 유심히 저를 쳐다봅니다. 살살 아파오던 배에서 보글보글 끓는 물소리가 들립니다.



모세의 기적은 그 때 일어났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골목으로 접어든 아이가 아주머니들의 모습을 보고 클락션을 울려댑니다. 마치 거대한 바다가 갈라지는 것처럼 아주머니가 좌우로 일제히 비켜섭니다. 머리를 짧게 깍은 아이가 탄 자전거가 그 사이로 지나갑니다. 배를 움켜 쥐고 난감해 하던 독거인도 빛보다 빠른 속도로 재빨리 아주머니 장벽을 헤치고 나아 갑니다. 오백미터 남짓한 거리를 우샤인 볼트와 비슷한 속도로 달려 왔습니다.

# 2

얼마전 고대에 다니는 한 학생이 대자보를 통해서 자퇴 선언을 했습니다.
험난한 생존 경쟁을 당연시 하던 못된 사회에 던진 ‘화두’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미 알고 있음에도 순응하고 참고 살아야 했던 스스로가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녀가 세상에 던진 질문과 선택은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헤쳐 나오지 않으면 출구를 찾을 수 없는 모진 세상에 대한 울분이었습니다.

스스로 알을 깨고 세상에 나오기 위해서는 숱한 고통이 있습니다.
알을 낳기 위한 산통이 있었겠지만, 그 알을 깨기 위한 스스로의 고통도 있습니다. 스스로 만족하며 단단한 알 속에서 바둥거리며 목숨을 연명 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알을 깨는 수고로움을 멈추어선 안됩니다. 그저 살아 있음에 만족하기에는 우리의 청춘과 시간이 너무도 소중하기 때문이죠. 누군가 알을 깨어주길 바라며 숨 죽이며 살고 있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던진 여학생의 용기는 그래서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박노자 교수한겨레신문에서 고대 여학생의 대자보를 ‘동물농장에서의 탈출’ 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취업학원이 되어버린 대학을 동물농장으로 비유했습니다. 그리고 생산 수단을 소유하지 않은 다수의 무산자들이 굶어죽지 않기 위해 자신의 노동력을 팔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는 우리 사회의 냉혹함을 이야기 했습니다.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공부하는 학문의 전당은 ‘지식인’을 만들어 내는 곳이 아니라 ‘우월한 노동력’을 만들어 내는 공장과 다름없다고 말이죠.



우리 사회의 대부분이 취업현장에서 스스로의 노동력을 팔아야 하는 무산 노동자들입니다.
하지만 모두 스스로가 그러한 노동자임을 인정하기 싫어하죠. 그래서 노동자의 권리를 찾는 일은 점점더 멀어지고 있습니다. 그럴듯하게 포장된 ‘인간의 가치’는 ‘경쟁’과 ‘자본주의’ 속에서 점차 그 본질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아마 고대 여학생에게는 쉽지 않은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습니다.
가진 것을 포기하고, 주류에서 벗어나는 것만큼 외로운 싸움은 없습니다. 하지만 보다 더 높은 인간의 본질을 바라보는 그 여학생의 미래가 훨씬 더 밝고 아름답게 빛난다고 믿습니다. 알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통을 겪은 자만이 무한한 자유로움을 느낄수 있으니까요.


 

빛의 속도로 달려와 거사를 치룬 독거인에게는 열살 먹은 꼬마 아이의 자전거가 그렇게 고마울수가 없었습니다. 스스로 거대한 장벽을 헤쳐나갈 능력조차 없다는 것이 부끄럽기 까지 합니다. 긴장이 풀리고 난 뒤에 찾아오는 작은 만족감. 그것을 느끼며 오늘 하루도 조용히 보내 봅니다.



PS. 이 글을 마지막으로 ‘12시 5분전’의 이야기는 마무리 할까 합니다.
부족한 글솜씨에 불성실한 블로거로서 무언가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건방지고 가벼운 존재가 시끄럽고 날카로운 날림체가 아닌 존대어를 쓰며 글을 이어가는 것도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고 못다한 이야기가 많지만, 바쁘다는 것을 핑계로 계속 미루어 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동안 소소하고 푸념섞인 ‘12시 5분전’의 이야기에 정성스런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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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0

  • 요즘 유감스러운 소식들이 많이 들려와 마음이 참 심난합니다.
    이 글이 12시 5분전의 마지막 이야기라고 하니 너무 아쉽고요. ㅜㅜ
    이것도 일종의 알깨기인가요? 흐흐
    암튼..12시 5분전 대신 다른 이야기들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그럼 편안한 밤 보내세요.

    • 세상이 참 어둡죠. 사람들 표정도 많이 어둡구요. 알을 깨는것은 쉽지 않지만 뭔가 다른 생각을 좀 하고 있어요.^^

  • 2010.03.30 22:55

    비밀댓글입니다

  • 우리들 대부분이 무산 노동자 계급에 속하건만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 또한 적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유산 사장님들의 사고를 합니다.
    제 표현법으로 '형편에 맞지 않는 생각'을 하는 것이죠.
    정당한 무산 노동자들의 발언과 행동에 대해서
    점잖은 체 하며 사장님 말투로 공격합니다.
    그래봐야 자신도 무산 노동자임에는 변함이 없건만 말이죠.

    언젠가,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쓴 글에 이런 게 있습니다.
    제 표현법으로 바꾸자면, '형편에 맞지 않는 생각'을 고집하는 사람은 아무도 챙겨줄 수 없다.
    서민을 생각하는 당에 대해선 적대적이어서 도움을 받지 못하며
    부자를 생각하는 당에서는 그런 서민들 챙길 생각조차 없거든요.
    참 안쓰럽습니다.
    언젠가 홍세화가 모 기업 노동자들의 집회에 참석해서 하소연하는 노동자들에게
    지난 선거에서 어느 정당을 찍었느냐는 질문을 던졌더군요.
    홍세화가 기대한 것은 진보신당이나 민주노동당인데
    그 노동자들의 표정에는 한나라당이 스쳐지나더랍니다.
    이런 분들은 아무데서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이죠.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암튼 그 자퇴 대학생은 험난한 여정을 잘 헤쳐 나갈 수 있길 바래 봅니다.

    덧)
    울 개츠비님의 이 카테고리의 글은 이걸로 끝인가요?
    어쩌면 12시 5분 후라는 카테고리로, 다시 알을 깨고 나오시는 건 아닌가, 하는 바람을 품어봅니다. ^^

    • 알이 워낙 견고해서 깨쳐 나오는게 쉽지 않은 일이지요. 그릇된 위정자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적 통념들이 우리의 처지를 더 힘들게 하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스스로 우리를 인정하지 않으니 갈수록 힘들어지는 세상이 되는지도 모르겠구요. 12시5분전은 마침표가 아니라 또 하나의 쉼표가 될듯 합니다. ^^

  • 12시 5분전이었군요.. 카테고리까지는 신경쓰고 보지 않아서 그런줄은 몰랐습니다.
    어젯밤 읽었던 진보의 미래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하셨던 말씀이 떠오릅니다.
    그대로 기억나는 것은 아니지만, 과도한 경쟁에 노출되어 버린 아이들...
    아이들이 그 틀을 깨고 나온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닌 세상...

    인간은 돼지에게 자연에 잘 적응 하는 돼지, 먹잇감을 스스로 찾아 다닐 수 있는 돼지를 원하는게 아닙니다.
    오직 살코기가 많이 나오는 돼지를 원하는 것이지요...

    •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얼마전에 다시 보았죠. 때로는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때로는 아프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적어도 아직까진 배부른 돼지가 되고 싶진 않은데 말이죠.^^

  • 2010.03.31 15:51

    비밀댓글입니다

    • 현실은 참담한데, 확성기들은 아직도 선진 조국을 외치고 있더군요. 아픈 곳은 치료하지 않으면 곪고 썩어서 버려야 되는 상황이 올수도 있는것 같습니다. 답답하죠. 살면서 쉼표를 하나 찍으면 또다른 쉼표가 나올때 까지 쉼없이 달려야 할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만둠이 아닌 쉬어감이 되는것 같구요.^^

  • 언제부터인가 스펙스펙.. 지금 세대를 이끌어 나갈 젊은 친구들이 인성보다는 조건에 충실한다는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깝게 느껴지던 참이었습니다.
    우리땐 안 그랬는데... 라는 어른들의 말씀이 이제 제 입에서도 나오네요.. 후후 그렇다고 제가 어른이 된건 아니겠지요.. 그냥 그저 한 사람 일뿐인걸요...

    '마침표가 아닌 쉼표'라는 말에 힘을 얻고 다음 기회를 기다리겠습니다
    많은 느낌 많은 생각을 얻고 잘 보고,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때가 되면.... 제게도 쉼표 하나만 찍어주세요 ^^

    행복한 4월 되시길 바랍니다.

    • 알을 깨고 나가는 것이 그만큼 쉽지 않은가 봅니다. 우리 윗세대분들은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라', '부지런하게 살아라' 라고 말씀하셨는데,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지독한 공부와 일벌레만을 만들고 있진 않은지 반성해봐야겠습니다. 살면서 적절한 쉼표와 호흡이 큰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 만우절 '뻥이요'인가 해서 날짜를 다시 확인했더니 31일이네요.
    12시 5분 전 코너를 마감하시면 어떤 거 써주시게요? 세상이야기나 우리시대의 동화?
    남이 즐기던 코너 하나를 동의 없이 거두어 가시면서 희망의 메시지 하나 안 남겨주시네요-.-?
    삐짐.

    • 12시5분전 이야기는 듣는 사람도 별로 없고 내용도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는 그저 끝없는 혼자만의 넋두리가 될것 같네요.^^

  • 저.. 겟츠비님 정말 접으세요?
    전.. 자꾸 오게 될 것 같은데..
    기다릴께요. 돌아오실 때까지...

    • 아~ 블로그를 접는것은 아니구요. 블로그 내에 한 카테고리를 정리하는겁니다. 여러모로 마음이 바쁠때에는 하나씩 거두는것도 좋을것 같아서요.^^

  • 생각할게 많아지는 글이군요.
    그렇지 않아도 고대 여학생의 자퇴를 보고
    같은 대학생으로서 참 생각이 복잡해졌는데....

    너무 헷갈립니다.
    고대 여학생의 행동이 맞는 건지, 아니면 크고 단단해보이는 이 세상이 맞는 건지....

    • 여학생의 행동이 참 용감하죠. 서울대 학생도 비슷한 화두를 던진듯 합니다. 세상에 수동적으로 보이던 우리 젊은이들이 이렇게 모진 세상을 향해서 화두를 던지내요. 비겁한 삶을 살진 않아야 겠죠. 부럽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 개인적으로 12시 5분전 글들이 제일 좋던데. 아쉽네요..
    특유의 뭐랄까 블랙유머가 ....그리워지겠네요..

    고대생의 이야기를 듣고는 정말 저도 껍질을 깨는 용기가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나는 또 어떤 껍질에 갖혀있지는 않은지..

    • 고대생이 던진 화두가 세상을 울리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일벌레, 공부벌레가 되면 또다시 돈벌레로 변해 버리는 세상인데 말이죠. 갈수록 글쓰기가 힘에 부치는군요.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말입니다.^^


저처럼 만성 비염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요즘 같은 황사가 힘겹습니다.
가뜩이나 계절이 바뀔 때 마다 힘든 시간을 보내는데 말이죠. 이런걸 엎친데 덮친격이라고 하나 봅니다. 봄은 올 듯 말 듯 오지 않고 황사 바람만 붑니다. 그래서 외출을 하고 오면 가벼운 두통이 있을 정도로 몸이 안 좋아집니다. 특별한 약이 없다니 이대로 평생 살아야 하나 봅니다.

# 1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니 난리가 나 있습니다.
경비 아저씨하고 아주머니가 상기된 얼굴로 무언가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아주머니는 저를 보더니 다짜고짜 미안하다고 말을 합니다.

학교를 마치고 온 아이가 초인종을 눌렀는데 마침 아주머니는 세탁을 하느라 소리를 못들었나 봅니다.
근데 아이가 화장실이 급했던 것 같습니다. 참다 못한 아이는 복도 계단에서 일을 치뤘나 봅니다. 쉽게 말해서 계단에 을 싼 것이지요. 하지만 미처 마무리를 다 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오묘한 냄새를 맡으며 순찰을 돌던 경비 아저씨와 눈이 마주 친 겁니다. 아이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사이도 없이 냅다 도망가 버렸습니다. 아이와 안면이 있는 경비 아저씨는 아주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린겁니다.

아이의 이름이 ‘상수’인가 봅니다.
한번도 본적이 없지만 아주머니는 ‘상수 이 놈의 자식 오기만 해봐라~” 하면서 흥분하고 있습니다. 녀석이 싸고 도망간 ‘’은 보이지 않았지만 무언가 형언하기 힘든 무거운 냄새가 복도에 쫙 퍼져 있었습니다. 요즘 시끄러운 한나라당 원내대표인 ASS와 이름이 같아서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 2

사람이 오만하면 진실이 감추어집니다. 오만하고 건방진 사람은 자신이 유리할 때 목소리를 높이고 불리할때는 모른척 하거나 대꾸를 하지 않습니다. 수직적 계급을 추종하는 사람은 계급이 올라갈수록 거짓말과 아첨이 늘어납니다.

ASS 원내대표의 처신을 보면 마음이 참 씁쓸해 집니다.
스스로 나설 용기는 없었으면서도 우연찮게 운동권에 이름을 올립니다. 그리고 YS의 야합 때 기득권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한번 단 맛을 보게 되면 더 찾게 되기 마련입니다. 안경쓴 모 정치인과 마찬가지로 가장 악랄하게 민주화 세력을 비판하게 되었죠. 배신자가 득세하는 방법은 더 악하고 치열하게 자신의 충성을 보여주는 길 밖에 없습니다.

정치인의 ‘능력’은 도덕적, 사회적 책임감 입니다.
도덕적으로 존경 받지 못하는 정치인은 신뢰를 얻을수 없고, 사회적 책임감을 갖지 못하는 정치인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정치를 하지 못합니다. 거짓과 욕심으로 채워진 우리 사회의 기득권 정치인들이 우리사회를 아름답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ASS의 여러 발언들은 권력의 욕심이 만들어내는 또 다른 욕심입니다.
좌표 교육이 등장하고 좌파 스님이 등장합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좌파를 몰아내자라는 독재정치를 표방하기도 합니다. 이러다간 딸기 우유를 먹다가 ‘좌파 소비자’로 몰릴수도 있습니다. 어처구니 없는 세상이지요.

 "좌파 루니"


그들이 말하는 좌파가 정확히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정치사회적 의미의 좌파라면 몰아내야할 어떤 이유도 없습니다. 유럽은 사회민주주의가 득세를 하고 있습니다. 정치싸움은 이념이 만들어낸 상대적인 정책의 차이를 가지고 승부를 하는 겁니다. 하나의 사회적 이념만 옳다고 다른 이념을 배척한다면 그것이 바로 독재정치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신나게 ‘좌파척결’을 외치다가 불리해지니까 더 이상 논의하지 말자며 숨어 버립니다.
말꼬리 잡고 억울하다며 매번 늘어지게 독설을 쏟아내던 그가 이번에는 그냥 덮어 버리잡니다. 똥 싸놓고 도망가면 조중동이 알아서 처리해 줄거라 믿는가 봅니다. 신문으로 똥을 덮을 순 있겠지만 냄새까지 막을순 없습니다.



똥은 사라졌지만 아련한 냄새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상수”를 찾던 아이의 어머니가 거듭 미안하다며 말을 합니다.
그저 가벼운 목례 말고는 달리 할말이 없습니다.


똥’을 싸고 냅다 도망간 아이의 마음을 생각해 봅니다.
인생은 타이밍인데, 재수없게 들킨 것을 억울해 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아니면 어머니에게 혼날 생각으로 우울해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끝까지 자기가 아니라고 우기며 당당하게 들어올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본 사람이 있고 냄새를 맡은 사람이 있는데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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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4

  • 대한민국의 주류입네 하는 것들이 말하는 '좌파'라는 사람들은
    개념으로 충만한 사람들인데, 그 주류입네 하는 똥덩어리들은
    마치 좌파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책임있는 자리에 오르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떠듭니다.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볼 때, 사회적으로 책임있는 자리에 오르지 말아야 할 것들은
    바로 그 똥덩어리들인데 말이죠. 그야말로 주객전도에 적반하장입니다.
    적반하장의 원 뜻은 도적놈이 도적 잡으라며 방망이를 짊어진다는 뜻이죠.
    아주 딱 아닙니까. 좌파척결을 외치는 자들은 말 그대로 적반하장하고 있는 것이지요.

    • 똥을 조중동 신문으로 덮는다고 냄새가 안나는것은 아니겠죠. 요즘은 TV방송도 한 몫 거들긴 합니다만..못된 것만 배워서 자신의 배에 기름칠할 생각만 하는 것이죠. 조선시대에도 전란에 휩싸여 수많은 민중들이 죽어가는데도 자신의 재산을 불리다가 칼 맞아 죽은 양반들이 많았죠. 요즘도 그러한 느낌이 드네요.

  • 상수라는 아이, 그 녀석 대담한 녀석이로군요. ㅎㅎ
    계단에 똥을 싼 것 보다 그냥 냅다 도망가버린 것이 참 대담해 보입니다.
    똥은 벌써 치우고 없어졌으니 어머니와 경비 아저씨, 이웃 주민들에게 사과라도 해야겠네요.
    냅다 도망쳤을 때의 대담함이 남아 있으려나요.
    짜식... 자기 때문에 어머니가 얼마나 속이 상했을지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네요.

    • 사실 종종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라서 아직도 왜 그랬을까 의문이 듭니다. 똥싸놓고 도망가면 누가 치우겠지 생각을 했을까요, 아니면 똥 싸놓고 도망가도 혼나지 않을 만큼 오만한 것일까요. 밤새 열어 놓은 복도 창문으로 겨울 바람이 들어와서 오묘한 냄새는 점점 사라져 가더군요.^^

  • 정말 요즘 정치판에선 구린내가 너무 많이 나서 힘겹네요.
    그리고 저도 비염이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
    집에 오는 길 머리가 아파서 혼났거든요. ㅋ
    그리고 글을 읽으면서 알고 보면 엄마도 잘못 한게 아닌가 싶은데...
    아이만 나무랄 생각을 하시네요.
    어쩜 우리네 사회에서 정말 심판받아야 할 사람들은 알고 보면 얄궃은 사람들 앞세우고...
    제 한 몸 숨기기 바쁜 그런 것과 별반 다를게 없단 생각도 살짝 해봅니다.
    어쩜 정작 책임져야 할 사람은 따로 있는데 말이죠...

    • 아이를 한본도 본적은 없습니다만.. 상수 라는 이름이 참 묘하더군요. 어찌나 하는짓이 비슷한지 말이죠. 초등학생이라던데 아직 철이 덜든것이겠죠. 미친듯이 나이만 먹고도 헛소리나 해대는 큰 상수도 있는걸요.^^

  • 방구에는 냄새가 지독한 방구와 냄새가 나지 않는 방구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수라는 아이는 자신의 방구는향기가 난다며, 냄새가 나거나 안나거나 모두 더러운놈이라고 지껄이고 있으니...
    상수야~~ 어서 정신 좀 차려라.. 니 냄새가 더 구리다...

    개츠비님 동네에도 상수라는 아이가 있나보군요..
    제가 어렸을 때에도 동네에 상수라는 아이가 늘 이상한 고집을 피우곤 했었죠..

    • 상수 라는 이름이 귀한 이름은 아니죠. 저도 어릴때 같은 반 급우중에 우상수 라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수학 시간에 상수와 변수를 배울때마다 집중적으로 조명을 받곤 하던 아이였죠. 우리 사회의 '상수'가 오만한 기득권이라는것이 마음 아프네요.

  • 김길태 같은 흉악 성범죄가 느는 것도 좌파가 교육을 잘못시킨 탓이라는데 빨간 딸기우유야 당연히 좌파지요.
    좌파 딸기우유, 빨간 신호등, 붉은 악마 모두 정리대상이네요.
    그러고보니 2메가 멘토의 여성관으로 볼 때, 모름지기 가정을 지키고 애 잘 낳아서 키워야 하는 여자가 아닌 애도 없이 밖에 싸돌아다니는 저 또한 좌파임다;

    • 제가 가지고 있는 얄팍한 법상식과 기득권의 권위의식을 토대로 결론을 내려보면 좌파 아줌마인게 분명 합니다. 유교의 권위에 쩔어 있고, 부자의 위세에 쩔어 있고, 계급의식에 쩔어 있는 우리시대의 윗물을 보면 말이죠. 좌파가 나쁜것은 아니죠. 생각이 다를뿐... - 우파 독거인 -

  • 그 아이의 이름이 상수라는 데서 한 번 피식~
    좌파 루니를 보고 또 한 번 피식~ 했습니다ㅎㅎ

    • 피식~ 하니 방귀뀌는 소리 같네요.^^ 우리가 만드는 세상이 이런것 같네요. 떄로는 구리면서 때로는 냄새도 나면서..하지만 정차 변하는것은 없는것 같습니다.

  • 아이가 혼나지 않았길... ^^

    아이처럼 순진한, 어른처럼 내 욕심내지 않는 그런 사람들이 많은 세상 속에서 사면 지금보다는 더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리고 욕심.. 내 보네요 ^^

    • 상수는 혼이 좀 나야죠^^ 똥 누고 도망가버렸으니 말이죠. 아이의 행동이 요즘 정치인들의 행동과 참 많이 닮아 있는걸 보니 씁쓸하네요. 좀 더 나은 세상을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워야 할텐데 말이죠.^^


주말에 잠시 충청북도 제천을 다녀왔습니다.

15년 전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의 제사가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외갓집에 간 것이 10여년 전인듯 합니다. 아직도 팔순이 넘은 외할머니가 살아 계신데 말이죠. 얼굴을 자주 뵙고 안부를 묻는 것이 어른에 대한 예의겠지만 사는 것이 바쁘다는 변명만 한 것 같습니다.   

 

# 기억 하나

 

오랜만에 무궁화호 열차를 탔습니다.

어릴 때 방학이 되면 외갓집을 찾곤 했습니다. 느린 완행 열차를 타고 자리도 없이 서서 몇시간을 가야 그곳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동생들을 만나서 이러저리 뛰어놀 생각을 하면 여행의 피곤함 보다 설레임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십 수년이 지나 다시 탄 열차에는 그때의 설레임도 분주한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진 않았습니다. 그저 한적한 시골풍경에 시선을 던지는 몇몇 사람만이 동행을 했습니다. 양평을 지나고 원주를 지나갑니다. 제법 익숙한 곳인데도 창 밖 풍경은 낯설게 느껴집니다. 시간은 익숙한 풍경을 다시 낯설게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어릴적 개울가에서 함께 개구리를 잡던 사촌 동생들은 어린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있었습니다. 간간히 뵙기는 했지만 할머니의 기력도 더 쇠약해져 있었습니다. 관절이 안 좋으셔서 약을 드시는데 그것 때문인지 몇 년 사이에 부쩍 힘들어 보입니다. 시간은 익숙한 사람의 모습에 주름을 만들어 갑니다.

염소를 키우던 작은 동산은 골프장으로 들어가는 초입 도로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옹기 종기 모여 빨래를 하던 작은 개울가는 사라지고 주유소가 들어섰습니다. 흰 눈이 쌓인 밭고랑을 뛰어 다니며 반갑다고 꼬리를 흔들던 다롱이의 모습은 흔적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저 지난 기억을 잊지 말라고 말하는 듯 흰눈이 펑펑 쏟아져 내립니다.

 

외할아버지의 산소가 있는 개나리공원에도 흰 눈이 내립니다. 힘들게 올라와야 했던 고갯길이 깔끔한 포장도로로 바뀌었습니다. 경치 좋은 곳을 바라 보던 산소 옆에는 묘비로 둘러싸인 큰 동산이 두개나 더 생겼습니다.

 

짧은 시간의 만남이었습니다. 그동안 이어지지 못했던 시간의 연결을 잡기 위해 지난 추억을 더듬어야 했습니다. 지난 기억을 통해서 웃고,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위해서 걱정하고 격려해야 했습니다. 거칠게 퍼붓던 눈보라는, 할아버지의 제사를 지낸 후에야 포근하고 따뜻한 눈으로 바뀌었습니다.

# 느낌 하나

 
돌아오는 기차의 모습은 더 한가로웠습니다. 알랭 드 보통여행의 기술이라는 책을 만지작 거립니다. 한적한 기차 안에서 읽어 나가기엔 문체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하나의 문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여행은 생각의 산파다.
움직이는 비행기나 배나 기차보다 내적인 대화를 쉽게 이끌어내는 장소를 찾기 힘들다.”

 

이 문장을 생각하며 책을 덮습니다 그리고 창 밖의 풍경에 시선을 고정하며 내 마음속에서 움직이는 여러 생각들에 집중해 봅니다.

여행의 기술
카테고리 여행/기행
지은이 알랭 드 보통 (이레, 2004년)
상세보기

 

우리는 언제나 시간 여행을 떠납니다.

지나온 여행지에서는 기억과 추억이 남고 앞으로 다가올 여행지에 대해서는 기대감과 두려움이 생깁니다. 때로는 원하지 않는 여행지에서 슬픔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머물고 싶은 여행지에서 아쉬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가끔은 이동하는 순간 순간 흘러온 여행지를 정리하기도 합니다. 잊고 싶은 것은 잊어 버리고 담고 싶은 것은 수첩에 빼곡히 적기도 하죠. 이렇게 하나씩 여행지를 거치다 보면 어느새 들고 있던 여행가방을 내려놓아야 할 때가 오겠죠.

 
살면서 우리는 새롭고 흥미로워야 할 시간 여행을 그저 반복되는 일상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새로운 곳으로 이동할 차비가 부족하기도 하고, 떠나봐야 별 것 있겠냐는 생각에 안주하기도 합니다. 오랜시간 머물러 있다 보면 문득 불안한 생각이 들기도 하죠. 삶의 허전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을 갖기도 합니다.

 

어쩌면 삶의 성장은 이러한 시간 여행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성장하기 위해서 떠나는 것이고 떠나면서 순간 순간 나누는 내적인 대화가 또 다른 성장을 만드는 것이죠. 그러면서 우리는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꿈을 꿉니다. 알랭 드 보통의 말처럼 낯선 곳을 향하는 여행의 기술, 움직이면서 느껴지는 생각의 조각들인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멈추지 않고 있는 시간 여행에서도 마찬가지겠죠. 쉼 없이 만나고 헤어지고 기억하면서 멈추지 않고 달려야 하는 것 같습니다.




봄을 상징하는 개나리 공원에 소복하게 흰눈이 쌓이는 장면을 마음에 담습니다.

눈 오는 들판에서 신나게 놀고 돌아온 손주의 언 손을 녹여주던 거칠고 투박하지만 따스했던 체온을 떠올려 봅니다. 수 십년 동안 잊고 지냈던 기억의 조각들이 되살아 납니다.
 

 

여행으로 노곤한 몸을 침대에 눕힙니다.

또 다른 여행지를 떠나야 할 시간이 다가오지만, 아주 먼 기억의 조각들은 꿈에서 잊지 않고 나타납니다. 그때는 어려서 미처 하지 못했던 여러 말들이 떠오릅니다. 언젠가는 말할수 있는 날이 오겠죠. 눈물나게 보고 싶었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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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2

  • K. 2010.03.23 23:15 신고

    오랫만에 모여서 나눈 따뜻한 정의 훈훈함이 느껴지네요.
    힘들 때 떠오르는 이들이 가족이고 힘이 되어줄 수 있는 든든한 존재겠죠.

    늘 보고 싶고... 보고 싶어도 못보는 그리운 이에게는 보고 싶다는 말이라도 하고 살면 좋겠죠.ㅎㅎ

  • Daisy 2010.03.23 23:20 신고

    여행다녀오신 거 부럽네요. 기차여행...
    저도 한 번 다녀와야겠네요. 어딘가로...
    함께 할 가족은 없지만요. 누군가와...

    • 여유로운 여행은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기분전환은 된것 같네요. 열차로 떠나면 편안해서 좋은것 같아요.^^

  • 사람은 누구나 시간여행을 동경하죠.. 그 때로 돌아가고 싶고, 그 때부터 다시 살아보고 싶고...

  • 과거로의 여행은 현재를 함께 하지 못하는 분들이 계셔서 슬프고
    그들을 생각할 수 있기에 추억이고 그들을 추억하기에 사랑인 것이겠죠.
    시간을 멀리 돌아왔지만 외할아버지께서 개츠비님을 반가이 맞으셨을 겁니다.

    저도 여행을 좀 하는 편이지만 알랭 드 보통의 여행에 관한 언급을 들으니
    역시 보통이 아닙니다. 보통. ^^

    • 시간 여행속에 살고 있다는 느낌을 요즘 많이 받습니다. 그저 소소한 것들도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 날때가 많더군요. 이런걸 나이를 먹는거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보통의 책은 볼만 하더군요. 문체가 쉽지는 않지만 꽤 철학적이며 사색의 깊이를 줍니다.^^

  • 역시.. 겟츠비님이란 생각을 하며 글을 읽어 내려왔네요.
    어디론가 여행을 가고 싶어 몸살이 난 카이로스랍니다.
    조만간 저가형 패키지에 몸을 싣고 북경이나 오사카를 가볼까 하는 카이로스라는거죠. ^^

    • 외국도 좋지만 국내에도 배낭 하나 달랑 메고 다니기엔 좋더군요. 저도 작은 소망이 있다면 주말마다 이리저리 낯선 곳을 향해 여행을 가보는거랍니다. 현실은... 주말마다 빨래와 청소에 매진하지만요.^^

  • 2010.04.01 17:43

    비밀댓글입니다

    • 조금씩 나이가 들어가면서 친근한 손길이 그리워 지더군요. 그만큼 책임감도 커가는 나이가 되는가 봅니다. 바쁘다는 것이 요즘 덕담이 되더군요^^ 바쁘시더라도 건강 챙기시면서 일하시기 바랍니다.^^

겨울비인지 봄비인지 알지 못하는 비가 내립니다.

꽃샘 추위라고는 하지만 꽤 매서운 바람이 붑니다. 비가 오는 거리는 물에 젖은 발걸음으로 분주해 집니다. 같은 걸음으로 길을 걷지만, 매번 걸음의 무게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기분이 좋을 땐 걸음이 가볍고 기분이 좋지 못할 땐 걸음이 무겁습니다. 

 

# 1

오래된 슈퍼마켓앞에 그늘진 차양막이 있습니다.

비를 피해 그곳에 자리를 잡은 한 노인이 무언가를 먹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계란빵 입니다. 노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달달하고 부드러운 작은 빵입니다. 백발의 노인은 비오는 거리를 바라보며 오물거리고 빵을 먹습니다.

 

이가 없는 노인이 틀니도 없이 무언가를 먹는 모습을 보셨겠지요.
그저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을 것 같은 빵도 오래오래 씹어 넘겨야 합니다. 빵을 씹기 위한 노인의 얼굴이 분주합니다. 입가에 잡힌 주름도, 눈가에 잡힌 주름도, 이마에 잡힌 주름도 함께 움직입니다. 낮선 사람이 옆에서 지켜보는 것도 알지 못합니다. 문득 틀니를 받고 기뻐하던 오래전 할아버지의 생각이 났습니다.

[사는 이야기/우리시대 동화] - 부치지 못한 마지막 소포.

작고 낡은 슈퍼마켓으로 들어가 1,500원 짜리 흰우유를 하나 샀습니다.
가게를 지키는 사람도 다리가 불편한 노인입니다. 비오는 거리를 바라보며 계란빵을 먹고 있는 노인에게 우유를 드렸습니다. 노인은 아무런 말도 없이 허겁지겁 우유를 마십니다. 무언가를 씹기에도 고단해 보이는 노인의 시선은 비오는 거리의 풍경도 낯선이가 건네는 우유에도 큰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허기진 배를 채우고 있는 작은 포만감에만 집중을 합니다.



 

봄비가 내리는 3월의 풍경입니다.

백발의 노인은 비에 젖은 거리의 풍경을 바라보고, 검은 양복 입은 낯선 남자는 노인이 앉아 있는 작은 슈퍼의 풍경을 바라봅니다.

 

# 2

 

무상급식에 대해서 말이 참 많습니다.

사회 복지에 대해서도 말이 많구요. 정치권에서는 표를 얻기 위해서 이리 저리 돌려 대며 말을 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우리가 사회주의 국가냐 라는 말도 나옵니다. 어이없는 일이지요.

 

정치는 사회 구성원의 요구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회에서 짊어지는 의무 만큼 적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죠. 국가의 재정지출에 대해서는 더 큰소리를 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 사회는 문제가 많습니다. 소리를 내면 좌파나 빨갱이 소리를 듣습니다.

 

우리의 정치는 참으로 무겁고 버겁습니다.

사회 귀족의 신분 유지를 위한 공간에서 나아가질 않습니다. 그래서 사회 귀족이 되기 위한 변절자들이 판을 칩니다. 본질은 사라지고 허울만 커지는 것이죠.

 

지금껏 우리 사회는, 전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만들어 왔습니다.잘살아보자는 국가적 구호 아래 사회 구성원에게 많은 희생을 강요했습니다. 쉬지 않고 달려온 시간이었습니다. 세상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눈부신 발전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이루어놓은 것들을 사회 구성원에게 분배하는 문제에는 인색 합니다.
나라의 경제력은 커지고 재벌과 부자들의 배는 갈수록 불러가지만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살림살이는 갈수록 궁핍해 집니다. 커지는 국력과는 정확히 반비례 합니다. ‘사회귀족들은 자유경쟁과 애국심을 강조 합니다. 그래야 자신들의 배가 더 불러지니까요. 출발점이 다른 달리기 시합이 올바른 경쟁이 될 수가 없습니다.

 

진보는 무조건 좌파가 되고, 전교조가 빨갱이가 되며, 떴떳해야 할 노동조합이 폭력집단이 되어 버립니다. ‘노동의 가치는 사라지고 스스로 노동자임을 알지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늘어갑니다. 언론은 연일 애국심을 강조하며 마지막 남은 눈물 한방울까지 쥐어짭니다. 권리는 사라지고 의무와 규제는 늘어갑니다. 그래야 소수의 귀족이 다수의 사람을 지배할수 있으니까요.

 

출산율이 떨어지고 빈부의 격차가 심해집니다.

남들보다 공부를 더 해야 잘 살수 있다며 경쟁을 부추깁니다. 사학 재단의 돈벌이는 갈수록 커지고 계층의 갈등은 더 깊어갑니다. 모두에게 버겁고 힘겹습니다. 무상급식, 무상교육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입니다. 멀쩡한 강을 삽으로 팔게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 사랑을 심어줘야 합니다. 핸드폰을 외국에 많이 수출하는 나라가 선진국이 아니라 먹고 살 걱정 없는 사회가 진정한 선진국입니다



 

오랜 시간 빵을 먹던 노인이 부스스 일어 섭니다.

털이 달린 검은색 신발이 물에 젖어 반짝 입니다
노인의 시선이 가야 할 길에 머뭅니다. 어쩌면 다음 끼니를 걱정하며 바라보는 지도 모릅니다.

 

비가 부슬한 거리를 노인은 우산도 없이 걷습니다.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아이들이 쏟아 집니다. 시끌벅적한 아이들의 무리에 시선조차 던지지 않고 허리 굽은 백발의 노인은 길을 걷습니다. 노인이 먹다가 흘린 하얀 우유가 비와 함께 섞입니다. 하얀 비를 맞으며 노인의 뒤를 따라 조용히 걸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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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1

  • 요즘 세상에는 자그마한 것에 기뻐할 줄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형제자매와 자그마한 빵하나 두고 함께 나눠먹던 작은 기쁨들..
    조금은 비좁은 집에서 장난하며 개구지게 놀았던 그 때를..

    지금보다 시간이 지나 세상보다 조금씩 뒤쳐지겠지만
    그래도 매 순간이 소중한 그 때가 왔을 때
    그 시간과 함께 흩날리는 작은 홀씨가 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오늘도 역시나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비오는 거리에서 보았던 노인의 주름이 오래 기억에 남을것 같습니다. 우리 주변에도 이렇게 살아 있는 삶의 풍경들이 참 많은것 같아요. 아이들의 주린 배도 채워주지 못한다면 정작 우리의 앞날이 어찌될까 두렵기도 하구요. 우리도 이런 저런 풍경속에서 삶의 주름을 하나둘씩 늘여가나 봅니다. 매번 좋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작은 일상들이 주는 희노애락의 감정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 봅니다

    비오는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지니 봄이 기다려지는 군요~

    제가 있는 러시아는 아직 한겨울이지만, 고국의 봄을 그리닌 설레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주름진 삶이란 이렇게 소소한 일상속에서 느껴지는 작은 단편들의 모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거창한 이야기는 없지만 하나씩 스스로 받아 들이는게 필요한것 같구요. 러시아에 계시는군요. 여기서도 추운 느낌인데, 그곳은 얼마나 추울까요. 요즘 좋지 못한 뉴스들도 많던데 몸 건강히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의 봄은 오겠죠? 역주행의 시대이긴 합니다만.^^

  • 어느 한 교육청은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하여 학생들에게 매일 아침 조례시간 국기에 대한 맹세를 시켰다고 하지요.
    국가에게는 충성하고 나라를 사랑할 수는 있지만, 국가의 탈을 쓴 개 키우는 쥐를 사랑하고 싶은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습니다.

    • 경직되고 획일화된 사회일수록 의식과 애국심이 강조 된다고 하는군요. 예전에 나찌에 대한 이야기와 히틀러의 '나의 투쟁'을 읽은 적이 있는데요. 그곳에 담긴 풍경과 요즘의 모습이 겹쳐지는 부분이 많아지는것 같습니다. ^^

  • 봄은 온 것 같지만 꽃샘 추위에 여전히 쌀쌀합니다.
    비가 하얀색이면 그건 비가 아니라 눈입니다.
    우리 사회도 여전히 겨울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 바닥을 흐르는 비를 따라 노인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우유가 흐르더군요. 인간의 가치도 따라 흘러가는걸 느꼈습니다. 꽃샘추위 치고는 꽤 쌀쌀하네요.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세요.^^

  • 2010.03.16 23:41

    비밀댓글입니다

  • 요즘 이 무상급식이라는 화두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로의 정체를 알아보기 쉽게 하는군요.
    어쨌든 꼭 되야할텐데. 선거용 냄비 의제가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잘 지내시죠. 너무 몸사린 기간이 길어서인지..어제는 예고편 하나 올리고..
    오늘은 이웃들 돌아보고 있습니다.

    봄이 오려나 싶은데. 여전히 날이 차네요. 봄이라도 좀 화끈하게 왔으면 싶은데 말이죠

    • 양육비 때문에 출산율이 많이 떨어지죠. 국가 경쟁력이라는 것은 양육에 문제가 없는것이겠지요. 작은 것 부터 하나씩 실천하다 보면 아이들이 마음껏 어깨를 펴는 날이 오리라고 봅니다.^^

  • 1500원짜리 우유를 건넨 분의 마음씨가 참 곱네요.
    마음은 있어도 행하기 어려운 일일텐데 대단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무상급식에 관한 한 정치꾼들은 무상급식의 필요성을 느끼진 못할 겁니다.
    다만 표가 필요할 뿐. 무상급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왜 급식이 필요한지도 안중에 없습니다.
    어떻게든 사기쳐서 표를 얻는지만 중요할 뿐.
    무상급식 받아야 할 사람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그 제도를 통해 이득을 볼 사람들 때문에 무상급식을 할 수 없다는 데에 관심을 두는 걸 보면...
    무상급식 수혜자들의 슬픈 처지 따위는 진작부터 안중에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 갈수록 소외된 사람들이 늘어 난다고 합니다. 배타적인 시선으로 경쟁을 강요하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겠죠. 목적없는 만남이 무의미 하게 느껴지다 보니 삶의 지혜로움을 느낄수 없나 봅니다. 무상급식이 우리의 바램이라면 정치인들이 거부할 이유가 없겠죠. 또 이상한 헤게모니가 만들어 지는걸 보니 우리 정치는 아직 멀었나 봅니다.^^

  • 그 모습이 눈에 선해서 눈물날 것 같네요. 참 슬프죠.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지는 모르겠지만 멀쩡한 4대강 삽질하는 데는 22조원씩이나 쳐바르면서 무상급식 그깟 1조원은 재원이 없다는 이유로 좌파들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치부해버리는 설치류 정당의 철학과개념없음에 아주 짜증이.

    • 노인의 모습이 아직도 선하네요. 비오는 거리의 모습에서 또 다른 삶의 진실을 볼수 있는것 같네요. 쥐의 패악은 그칠줄 모르는군요. 서민의 존재 이유까지 알수없는 날들이 계속되네요.

  • 깊은숲 2010.03.20 14:21 신고

    개츠비님 비 내리는 주말이네요. 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올리시는 글은 그래도 빠짐없이 봐왔습니다.
    몸이 안 좋아서인지 춘래불사춘입니다. 늘 춥네요. ^^

    http://www.youtube.com/watch?v=2WACwBS3dtI [추락]
    http://www.youtube.com/watch?v=jMom7Z4M1aM [반전]

    • 추락 또는 반전. 추락 그리고 반전. 으히히.
      멍~ 때리는, 긴 환절기입니다. 황사는 지나갔지만.
      잘 계시죠들. ^^

    • 머뭇 머뭇 거리며 살다 보니 시간이 참 빨리 흘러갑니다. 가벼운 여행과 가벼운 웃음으로 잘 살고 있습니다. ^^

  • 최근 인터넷 통신사 교체 문제로 블로그에 글 올리는 것 빼곤 할 수가 없었는데...
    간만에 방문해 보니 글이 많이 올라왔네요.
    아무튼... 그간 못 읽은 것 다 읽고 돌아가겠습니다. ^^

    • 저도 요즘 이런 저런 핑계로 글을 많이 올리진 못하네요. 블로깅을 만 2년 넘게 했는데 아마도 한계가 오나봅니다.^^


어제 오후에 법정 스님이 입적을 하셨습니다.
한참 밥벌이에 집중하며 일을 하고 있는데 인터넷 속보로 뜨더군요. 얼마전 몸이 안좋아 입원하셨을 때부터 오래 계시지 못하리라 생각했습니다. 폐암으로 고통을 받고 계셨는데 그게 더 큰 고통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최근에 샀던 스님의 책을 한번 쓰다듬어 봅니다.
몸이 아픈 와중에도 법회에 나와서 하셨던 말씀을 수록한 책이죠. 법문에 담긴 내용을 읽으면서 혼란한 마음을 다스렸던 기억이 납니다.  사람에 인색하지 말라는 말씀처럼 세상을 보듬어 바라보던 시선은 결코 인색하지 않으셨습니다. 저에겐 늘 풍족한 마음을 안겨다 주셨죠. 책을 보고 있자니 스님의 숨결이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 스님의 은혜

지금껏 살아오면서 가장 많이 읽고, 가장 많이 샀던 책이 법정 스님의 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무소유'만 하더라도 수십권을 사고 나눠주고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만큼 소중한 사람에게 주고 싶은 소중한 책이었던 것이죠. 비록 스님의 말씀처럼 버리고 내려놓으며 살진 못했지만 말이죠.

요즘은 우리 사회에서 존경과 사랑을 함께 받는 사람들이 참 드뭅니다.
물질주의와 경쟁사회는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이 인정을 받지만, 그들이 존경과 사랑의 대상이 되진 않습니다. 돈을 많이 벌고 많이 가진자가 부러움이 대상이 되긴 하겠죠. 하지만 그것이 전부 입니다. 결코 그들이 우리의 삶을 풍족하게 만들어 주진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존경과 사랑으로 바라보진 않습니다.

존경할만한 사람이 별로 없는 이유는 우리의 역사가 말해주기도 합니다. 
진실이 인정받지 못한 사회에서는 진실을 말해야 하는 '존경하는 어른'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일본에 저항했던 진실은 대부분 죽음을 당하고, 친일한 자들이 권력을 얻었습니다. 군사독재에 항거하던 사람들은 핍박과 따돌림을 받고 군사독재에 순응했던 사람은 오늘날 까지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변절한 자들도 한자리를 차지했죠. 이렇게 '진실'을 외치던 사람들 보다는 강한자의 편에서 옷을 갈아 입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가장 앞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실'이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
그래서 혼란스럽기만 한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법정스님 같은 분이 더욱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이죠. 나쁜 것을 나쁘다고 말하고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할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궁핍하고 가난한 우리의 마음속을 따뜻하게 채워주시기도 하셨죠. '욕심'과 '미련'의 내려놓음을 말씀하시며 직접 실천하는 모습속에서 우리는 '삶의 진실'을 만날수 있었습니다.

참 고마우신 분이죠.
인간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이라는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삶의 진리, 종교적 진리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 이별의 아픔

가 나라의 곳간을 갉아 먹기 시작하니 나라의 소중한 것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국보 1호가 불에 타 사라졌습니다. 아픈 사람의 손을 잡아 주시던 김수환 추기경도 돌아가셨구요, 우리나라 민주화의 상징인 김대중 대통령도 돌아가셨습니다. 그저 평범한 농부로 살기를 바랬던 노무현 대통령도 쥐에 물려 돌아가셨습니다. 이번에는 법정 스님마저 떠나시는군요.

가진자가 가지지 못한 자를 타이르는 비열한 사회 속에서 '인간'의 도리를 잃지 않으셨던 분들입니다. 그래서 마주하는 이별에 가슴이 답답하고 아프기만 합니다. 이제 소박하고 곤궁한 삶의 시간속에서 어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도 합니다. 존경과 사랑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지금의 시간이 두렵기만 합니다. 이별은 이렇게 살아있는 사람에게 아픔을 안겨주는것 같습니다.

언젠가 스님의 법회에 꼭 한번 가보겠다고 마음을 먹은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스님의 책을 수십번 고쳐 읽고 난 뒤, 주체할수 없는 기쁨이 느껴지던 때였던것 같습니다. 그 때도 늙은 스님이었지요. 시간이 흘러 스스로의 나이듬은 깨달았지만 스님의 나이듬은 미쳐 생각치 못했습니다. 그래서 한번도 직접 법회에 가질 못했죠. 바쁘다는 핑계만 댈줄 아는 어리석은 사람이었습니다. 이제는 듣고 싶어도 영영 들을수 없게 되었네요.



이제 서점에서도 스님의 책은 보기가 힘들것 같습니다.
스스로 아무런 남김도 원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손때묻은 스님의 책이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아마도 오래오래 소중히 간직할것 같습니다.

참 슬픈 날입니다.
속세의 고단함을 모두 던져 버리시고 편히 쉬셨으면 좋겠습니다. 
스님이 던져주신 가르침을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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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고된 공시가격만 450억 넘는 재산을 쥐구멍에 모은 쥐께서 가라사대,
    "내가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은 무소유다."

    450억을 모으고도 부족함을 느끼는 자가 무소유를 노래한다면
    450만원을 못 모아 자식의 대학등록금을 대기도 힘든 부모는 무엇을 노래해야 할까요. 죽음?

    법정스님 입적 후에 올라오는 기사들 보면서
    법정스님이 대운하사업에 각을 세웠다는 대목을 봤습니다.
    아마도, 어쩌면, 그래서, 가신 분들의 뒤를 따르게 된 것일까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p.s.
    입적하신 스님을 두고 쥐새끼를 떠올려야 하는 현실 또한 씁쓸할 따름입니다.

    • 그가 한말은 이제 믿지 않습니다.
      70년대식 개그인지 웃기지도 않죠. 조금만 생각해 봐도 그 말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알텐데 아직도 그걸 믿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아이러니 합니다. 아무튼 요즘은 그가 나오는 장면만 봐도 짜증이 나네요.

      큰스님이 가셨지요..
      이제 우리에겐 새로운 화두가 필요한가 봅니다.

  • 김수환 추기경도 그렇고 법정스님도 그렇고 종교를 떠나 참 많은 이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은 분이죠.
    입적하시기 전에 법정스님을 더 많이 알았으면 참 좋았을텐데, 후회가 많이 됩니다.
    찾아보니 집에 무소유가 한권 있더군요.
    책도 얇은데 빨리 읽어봐야겠습니다.
    약간 쌀쌀하긴 하지만 날씨 좋은 토요일이네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자기 전에 스님의 말씀을 읽으면 참 마음이 편해집니다. 실천은 못하고 있지만 복식호흡,짧은 명상, 108배, 존경하는 분들의 말씀을 듣는 걸로 하루를 마무리 하면 정신이 참 맑아 지는 느낌이 나더군요. 그리운 분들이 가시는군요. 요즘 참 우울합니다.

  • 참 그런 것 같네요. 정말 큰 별들이 최근에 너무 많이 진 것 같습니다.
    종교계, 정계...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그분들의 가르침을 더 되새기며 하루 하루 살아야겠다고 다시금 다짐하게 되네요.

    • 참 존경하는 분이셨는데, 갑자기 떠나시네요.
      제 글에도 그분의 말씀이 많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인간'을 사랑하는데 어떠한 이유도 필요없다는 것을 느꼈죠. 그게 바로 '내려놓음'과 '버림'에서 오는 무욕의 세상인것을 이제야 얼핏 알게 되는것 같습니다.

  • 부디 열반의 세계로 가셨기를 바랍니다.
    이미 속세에서도 해탈하셨지만, 그분의 눈에는 구제받지 못한 중생들의 절규가 그분을 계속 속세로 잡아 두셨으니 말이죠.

    G가 칼자루를 잡은 뒤에 유독 사회에 '존경받는 분'이 자꾸 사라지십니다.

    까마귀 날자 배떨어지는 것도 한 두번이지 말입니다.

    •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랑스러움이 하나둘씩 사라지는것 같아서 마음이 아픕니다. 자랑스러운 숭례문, 자랑스러운 대통령, 자랑스러운 추기경님, 자랑스러운 스님...물욕의 세상은 마음의 평화 마저 가져가 버리는군요..

  • 2010.03.13 23:17

    비밀댓글입니다

    • 버리고 비움이 요즘 화두가 되는군요.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채우는 것이 스님의 말씀이셨죠. 우리도 죽는날까지 노력해야 할것 같습니다. 포기해선 안되겠죠. 늘 한걸음씩 성장해야 할것 같아요

  • ....스님..불 들어갑니다.. 나오십시요...

    하는 말이 가슴을 아련하게만 해 옵니다

    사실이 아니길.. 바랬습니다만 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스님께서 열반하셔 지금이 아닌 다음 생을 위하여 한 발자욱 나아가는 게 아닐까 합니다

    스님..스님께서 지내시던 자그마한 암자에서 영원한 안식을 취하시길 바랍니다.

    • 저도 그 말이 참 가슴 아프게 들리더군요. 우리들에게 사람의 가치에 대해서 알려주신 분이죠. 스님이 가시는 길을 보면서 삶의 깊이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오랜만에 전화를 한 친구가 안부를 묻습니다.
뻔한 안부 인사에 뻔한 답변을 합니다.
녀석이 느닷없이 아들은 잘 크냐고 묻습니다.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아들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사실대로 말하면 어떤 질문을 할지 잘 알기 때문에 아주 자알~ 큰다고 대답했습니다.

살면서 뻔한 질문을 받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어찌 사느냐, 밥은 먹고 다니냐, 돈은 좀 벌었냐, 철 좀 들어라, 키는 좀 컸냐... 등등. 대답이 어려운 질문도 있습니다. 잘 사느냐, 행복하냐, 요즘 어찌 지내냐, 다가오는 FOMC 회의가 세종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등.

가끔은 스스로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져 봅니다.
해답을 찾기 위해 고민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대답은 궁색하고 변명은 늘어납니다. 질문을 하는 사람은 뒷짐을 지고 이야기 하지만, 대답을 하는 자신은 수없이 계단을 오르내리며 기대와 후회 속에 살기 때문이죠.

# 1

급행 열차가 오기를 기다리며 환승역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봅니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며 가쁜 숨을 내쉽니다.
계단 봉을 잡고 한발씩 힘겹게 오르는 할머니의 모습이 있고, 군복 입은 청년은 두 계단씩 씩씩하게 올라옵니다. 큰 가방을 어깨에 걸친 안경 쓴 학생이 지친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가고 쇼핑백을 손에 든 아주머니는 전화를 하며 계단을 내려갑니다. 순식간에 사람들이 바뀌어 내려가고 올라오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물건을 팔던 중년의 아저씨는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소리 없는 한숨을 몰아 쉽니다. 의자에 앉은 여학생은 단어장에 시선을 둔 채 움직이지 않습니다. 초조하게 시계를 바라보는 양복 입은 아저씨가 자리에 앉질 못하고 서성이고, 커다란 기타를 짊어진 노랑 머리의 남자는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따라 흥얼댑니다.


" real life "



# 2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인생은 계단을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멈추고 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누군가가 바라볼 때에는 의미 없는 동작만 반복하는 것인지도 모르죠. 언젠가는 멈춘다는 것을 알면서도 오르거나 내리는 것을 그만 두지 못하는 부질없고 덧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예수님은 이러한 인간의 모습에 진실한 ‘사랑’을 강조 했습니다. 부처님은 진리의 ‘깨달음’을 가르쳐 주셨죠. 수많은 철학자와 사상가들은 오르고 내리는 계단의 높이만큼 서로 다른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법정 스님은 ‘무소유’의 기쁨을 알게 해주었고, 에 물려 돌아가신 어느 나라의 지도자는 ‘실천하는 양심’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수많은 성인들과 위인들은 우리가 오르고 내리는 걸음걸이 마다 특별한 의미를 담아 주었습니다.
그 의미의 공통점은 바로 ‘행복’이겠죠. 모든 것이 ‘행복한 삶’을 위한 조건과 방법 이었습니다. 우리 보다 먼저 수없이 계단을 오르고 내린 사람들이 말하는 인생의 목적이 바로 ‘행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소소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도 ‘작은 행복’을 갈구 합니다.
커다란 야망이거나 거대한 재산은 아닐 겁니다. 그저 소박하고 작은 소망과 희망일 테지요. 어쩌면 그것 조차 만들어 가지 못하는 현실 때문에 힘들어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작은 고통에 힘들어 하고 작은 고민에 눈물을 흘리는지도 모릅니다.





작은 행복’의 출발점은 마음가짐에 있다고 합니다.
좀 더 활짝 웃으며 세상을 바라보고, 좀 더 긍정적인 마음으로 세상을 느끼고, 좀 더 기쁜 마음으로 내일을 기다리는 마음이 ‘작은 행복’을 가져온다고 합니다. 지금은 많이 아프신 법정 스님이 하신 말씀 입니다.

어떠면 뒷짐을 지고 우리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힘겨운 계단을 오르고 내리는지도 모릅니다. 생각해 보면 아무도 우리의 걸음을 도와주거나 방해하지도 않는데 말이죠. 모였다 사라지는 광장에는 어떠한 이름도 기억되지 않습니다. 그저 그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기억에만 자신의 걸음이 남아 있기 때문이죠.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고 눈이 오는군요.
동서남북에서 번갈아 가며 지진도 일어 나네요. 시간 맞춰서 잠에서 깨어난 개구리들이 소리 한번 못 내고 얼어 죽게 생겼습니다. 잃어 버린 10년을 찾아 세상이 거꾸로 가려고 하니 이상한 일이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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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려서는 동네에 쥐가 하도 들끓어서 쥐약먹여 죽이고 쥐덫 놓아 죽이고, 고양이 키워 죽이고 그랬었는데,
    어느덧 살기 좋아졌다고 쥐잡기를 너무 소홀히 했나 봅니다.
    은근히 힘을 키운 쥐가 이젠 사람도 물어 죽일 정도가 되었으니 말이죠..
    다시 쥐를 잡아 죽여야 하는 때가 돌아온 것 같은데..
    요즘 쥐는 개를 키워서 개가 지키고 있으니 눈앞에 보고도 쥐를 잡기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 쥐가 문제긴 문제인가 봅니다.
      선진화된 나라에 쥐가 돌아다녀서는 안되겠죠.
      쥐잡기 운동을 다시 한번 해야 할듯 해요.
      해충박멸은 꼭 필요합니다.

  • 아드님이 잘 크고 있다니 참 다행입니다.
    물론 따님도 잘 크고 있겠죠?
    둘이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야 할텐데...

    아주 예전에 태백에서 잠깐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3월에 눈을 구경하는 것은 태백에서나 가능한 일인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네요.
    전 행복합니다.
    이 행복을 유지하려면, 또 더 큰 행복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계단을 오르내려야할지 걱정도 되는데...
    기우겠지요?

    • 그러게 말입니다. 없는 아들은 잘 크고 있을겁니다. 딸도 마찬가지구요.^ㅁ^ 태백에 계셨군요. 강원도의 힘은 겨울에 대단하죠. 봄 눈이 왔네요. 올해는 풍년이 될듯 합니다.^^

  • 2010.03.10 21:16

    비밀댓글입니다

    • 갑자기 추우니 적응이 잘 안되네요.
      겨울엔 여름이 그립고 여름엔 겨울이 그립죠. 냉탕과 온탕의 차이, 냉정과 열정의 차이,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들도 있죠.

  • 먼저, 친구에게 반문의 여지가 없는 대답을 하신 개츠비님의 지혜에 박수를 보냅니다. ^^
    있지도 않은 쥬니어에게 보내는 박수는 아닙니다. ^^

    저는 계단을 오를 때 어떤 자세로 오르나. 잠시 되돌아 봅니다.
    저는 계단을 보며 제 발을 보며 한 계단 한 계단 차곡차곡 올라가는 타입입니다.
    서두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그냥 또박또박. 그런 자세입니다.

    쥐에 물려 돌아가신 어느 나라의 지도자가 있죠.
    후임자가 자행한 전임자에 대한 표적수사가 생명을 앗아갔다고도 하고요.
    제가 아는 '어느 나라'가 개츠비님이 아는 '어느 나라'가 맞지 않나 싶습니다.

    삶은 마음가짐입니다.
    둥글게 살라는 의미에서, 삶은 계란도 맞지요.
    물론, 소금에 찍어 먹는 삶은 계란도 맛있지요. ^^

    • 친구들도 바쁘게 살다 보면 헷갈릴때가 있죠. 띄엄띄엄 연락하는 친구일수록 가끔 횡설수설할때가 좀 있습니다.^^

      사는것은 역시 마음가짐의 문제인것 같습니다.
      쥐가 사람을 죽일수 있듯이 하나의 계단을 오르면서도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웃긴 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둥글게 사는것이 참 좋지요.
      욕심이 많을수록 후회도 많아 지는게 우리네 삶인것 같네요.^^

  • 역시.. 열심히 기다렸습니다. 간만에 오니 게시물이 두개...
    오늘도 많은 가르침과 깨우침 얻고 갑니다.
    소소한 행복만으로도 가슴 한 가득 채우고 살아갈 수 있는 우리네 삶인데...

    • 요즘 제가 여러모로 불편한 것들이 많아서 블로그를 잘 찾질 못하네요.^^ 매번 성실한 블로거가 되겠다고 다짐만 하고 늘 실천하지 못합니다. 게으른 돼지가 되어 가는것 같네요.^^


문제 없이 잘 쓰던 컴퓨터가 말썽을 부립니다.
기계적으로는 이상이 없는 것 같은데 속도가 많이 느려졌습니다. 잠시 고민을 하다가 하드디스크 조각모음과 최적화를 했습니다.

# 기억 하나

이것 저것 컴퓨터에 있는 자료들도 정리 했습니다.
업무에 관련된 자료 파일만 200G가 넘더군요.
예전 프로젝트에서 요긴하게 쓰였던 각종 보고서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 외에 참고자료로 모아놓은 파일들도 꽤 많네요. 지난 몇 년간 프로젝트 일지와 내부보고서 자료만 수 천개가 넘습니다. 내가 이렇게 많은 일을 했나 싶기도 하고 이렇게 일을 했지만 아직도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그 중에 몇 개는 이번에 삭제를 했습니다.
하다가 중단되었던 프로젝트에 관한 자료였죠. 아마 앞으로 그 일을 다시 하는 일은 없을 것 같아서 입니다. 사실 미련이 많은 일들이었지요. 그 일이 중단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옷을 벗어야 했습니다. 금전적인 손실도 참 많았죠. 혹시나 싶어서 버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오늘 다 버렸습니다. 미련 보다는 홀가분한 생각이 드네요.

블로깅을 하면서 올리려고 만들어 놓았던 글들도 눈에 띕니다.
대부분 완성을 하지 못했거나 잊어 버리고 올리지 못했던 글입니다. 백개가 훨씬 넘는 글인데요. 대부분 ‘시사글’ 이나 ‘우리시대 동화’에 관련된 글입니다. 시사글은 의도적으로 올리지 않았고 ‘우리시대 동화’ 이야기는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가 많아서 올리지 못했던 글입니다. 앞으로도 올리지 못할 것 같아서 이것도 모두 삭제를 했습니다.

# 느낌 둘.




살다 보면 이루지 못한 것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노력이 부족해서 그만둔 것도 있고, 무언가의 방해로 그만둔 것도 있습니다. 때로는 운이 없어서 그만둔 일도 있죠. 돌이켜 보면 마음 먹은 대로 되는게 별로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살면서 참 많은 미련들을 갖고 삽니다.
경마장에서 돈을 잃은 사람들은 오늘은 다르지 않을까 하는 미련으로 다시 표를 삽니다. 잃은 것에 대한 미련 때문에 가진 것을 다시 걸어야 하는 것이죠. 하지만 미련은 또 다른 미련을 만드는 것이죠.

달라이 라마성장하지 못하는 삶의 필수조건으로 ‘미련’을 말했습니다.
이성적인 성장은 결코 만족을 주지 못하고 영혼의 배고픔은 끝없이 ‘미련’을 찾아 헤맨다고 말이죠. 영혼의 성장이 ‘행복’이라면 ‘미련’은 결코 ‘행복’을 만들지 못합니다.

오래된 파일들을 버리고, 가지런하게 하드 디스크를 정리하고 나니 컴퓨터가 훨씬 빨라졌습니다.
이것 저것 많은 생각들과 미련을 버리고 나면 우리도 이렇게 빨라질 수 있겠죠. 느린 화면이 빠르게 변하고 나니 모든게 새롭게 보입니다. 우리도 느린 시선을 거두는 가장 좋은 방법이 흩어져 있는 미련들을 버리는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3월 이군요.
버릴 것은 버리고 다시 채우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꽃피는 계절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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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리자니 아쉽고 갖고 있자니 부담스러운
    오래된 잡지같은 물건이나 미련이 아주 많습니다.
    훌훌 털어버리고 싶어도 그게 잘 안되네요. ㅎㅎ
    결단력이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슬램덩크의 안선생님이 말씀하신 '단호한 결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해 보입니다.

    연휴는 잘 보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연휴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밤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자잘한 것들이 늘어나더군요.
      사실 머릿속의 상념들이 더 많이 느는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기회가 있을때 마다 하나씩 버려야 할것 같아요. 그래야 다시 채울수 있는 용량이 남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2메가의 한계가 있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말이죠.
      비가 오고 나니 다시 추워지는 군요.
      날씨도 요즘 거꾸로 가나 봅니다.^^

  • 오늘도 은메달이네요. ^^
    저도 사진을 찍으면 RAW->JPG로 변환 전에 한 번 걸러내고 변환 후 포토샵 작업 전에 한 번 걸러내고...
    포토샵 작업 후 포스팅 전에 한 번 더 걸러냅니다. 그 때마다 미련이 많이 남긴하죠. ^^
    그 때마다 미련이 남긴 하지만 때론 그걸 올렸으면 참 창피했겠다 싶을 때가 있죠. ^^ 헤~
    암튼..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 카이로스님의 사진이야 말로 정말 대단한 자료들이겠네요. 저도 사진을 찍을줄 안다면 너무도 소중하게 보관할것 같습니다.
      뭐 필요한걸 버리면 안되겠죠.^^ 저처럼 상념이 많아질때에는 하나씩 버려가는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재미있는 것은 비울 때 우리가 내적 충만함을 겪는다는 것이죠.
    컴퓨터도 그게 적용이 되나 봅니다. 비우면 충실한 종이 되어줍니다. ^^
    채움과 비움의 미학은 삶과 사진과 야구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미련이 남는 자료들 한방에 삭제하기 쉽지 않은데, 결단을 내리신 모양이군요.
    그 결단이 부럽습니다. 늘 미련 속에 미련 곰탱이처럼 사는 게 바로 저라서요.

    3월이네요. 정말.
    내복을 입건 안 입건 이제 꼼짝하기 어려운 봄입니다.
    봄햇살만큼 따사로운 우리 삶이었으면 합니다.

    • '비움'과 '내려놓음'의 미학은 분명 존재하는 것이죠^^ 물론 머리가 텅빈 G와 함께 산다는 것이 끔찍한 일이긴 합니다만.
      미련이 참 많아 지는 나이기도 하지요. 아마 비프리박님도 그럴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나씩 버려야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는것 같네요.
      날씨가 하루종일 우중충 하네요. ^^

  • 버리기에 익숙하지 않아 늘 커다란 짐을 지고 삽니다.
    머리가 나빠서이지요
    시간이 지나고 나면 기억나지 않는 일들이 많아서요
    여태 뭐하고 살았냐, 니가 한게 뭐가 있냐
    하고 누가 물어온다면 반박할 증거도 필요했구요

    하지만
    모아놓고 보니 잘했군 잘했어 하는 것보단
    것봐라 그럼 그렇지 이런 느낌이군요 ㅎㅎ

    이럴 바엔 증거인멸 차원에서 저도 좀 정리를 해야겠습니다

    • 빈상자님의 이름에서 유추해보자면 아직도 채워야 할 많은 것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저도 빈상자님의 지난 저서를 꼼꼼히 보면서 다음 출판일을 기다리고 있지요. 아직 다 채우시지 않으셔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일개 독자의 욕심이지만 길에서 영화를 만난 소중한 사연들을 보고 싶습니다.^^

      증거인멸의 쥐와 그의 무리들의 주요한 습성입니다. 청정지역에 사시는 빈상자님에게는 해당이 되질 않는것 같군요. ^^

  • 계단 하나를 더 밟으셨군요.
    버리다, 미련, 잠시 생각합니다.

  • 제 넷북은 점점 무언가로 채워져 가고 있습니다. 열심히 채우는데, 과연 제가 열어볼지는 모르겠습니다.
    막연히 좋다니까 언젠가는 보겠지 하며 일단 저장하고 보는 습관이 들어있는 것도 문제겠네요..

  • 2010.03.02 21:53

    비밀댓글입니다

    • 그럼요. 사람과의 인연만큼 소중한것도 없죠. 미련은 집착에 대한 욕심이죠. 사람과 사랑에 대한 것이 아닌 근원적 욕심에 대한 것인것 같네요.^^

  • 버리지 못하는 것, 반대로 보자면 뭐든 갖고 싶은 마음이야말로 미련인 것 같습니다.
    컴퓨터 속 파일들도 그렇고 버리는 것보단 갖고 있는 게 낫겠지 하는 생각에서 잘 벗어나질 못하죠ㅠ

  • 앞으로 일어날 기회들도 중요하지만 지금 내가 지나온 순간들의 흔적이라고 해야겠지요..
    가끔은 그 때를 기억할 수 있는 종이조각 하나, 펜 하나가 그렇게 소중하게 느껴질 때..
    그걸 연륜라고 해야할까요..^^ 후훗..
    그냥 그렇게 미소짓고 지나갈 수 있는 그 때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하지요..
    작년인가.. 회사분이 하신 말씀이 생각나네요..

    연세가 높으신 부모님 집을 자녀분들이 정리를 해드리겠다며 모여 정리를 하는데..
    자녀분들 눈에는 그 물건들이 버려야 할 물건 같아 바깥 한 켠에 모아놓았더니
    그 물건을 보신 부모님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며 다시 집 한 켠에 넣어놓으셨다고 하더군요..

    무엇하나 버릴 것 없는 세상...
    물건 하나 하나가 소중한 세상...

    잊지 말아야겠지요..

    (아마도 저도 그래서 물건을 쉬 버리지 못하나 봅니다.. 후훗..)

    •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느 영화에선가, 비슷한 장면이 나옵니다. 삶을 마감해야 하는 한 중년의 남자가 그 사실을 모르는 아내와 버려야 할것을 두고 다투는 장면이 나오죠. 이렇게 우리가 살아온 모습은 서로 다른 교차점 속에서 버림과 얻음을 반복하나 봅니다.^^

  • 전 노력이 부족해서 게을러서(__+)
    열심히 노력해서 안 되는 거야 후회라도 없지 게을러터져서 일을 그치는 건 참 서글픈 인생이라능^^;
    알면서도 못 고치는 건 더 불쌍하다능. 남편 말대로 진짜 저질 b형이어서 그럴 수도 있다능--;

  • 200기가요? 헉...

    며칠전에 자료들을 옮기는데, 그 용량이 한... 60기가? 정도 되더라고요.
    일을 그렇게 많이 한것 같지는 않은데... 뭔 자료가 그렇게 많나 싶었죠.
    그런데 200기가라니... 완전 보물창고겠네요.

    또 며칠전에 정리하는 김에 음악파일도 정리를 하는데,
    16기가 SD카드를 꽉 채웠던 한... 10년은 모았던 mp3파일들을
    한방에 날려버렸습니다. 지금도 속이 쓰립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시원섭섭하기도...

    • 고이 모은 자료들이 날아가 버리면 참 속상하죠. 저도 가끔 그런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백업을 잘 하는 편이죠.^^ 불필요하게 잡다한 것들을 모아만 둔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버릴것은 버리고 살아야 하는데 말이죠.
      쥐는 찍찍 거려도 새날은 옵니다. 희망을 가져보아요.^^


세상이 수상하니 날씨도 참 수상합니다.
날씨가 참 따뜻하네요. 이리 저리 불만이 많은 세상이긴 하지만 일찍 찾아오는 ‘봄’이 싫지는 않습니다.

학원비가 밀려서 고민하던 한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합니다.
선진국의 초입에 있다는 나라에서 일어난 일이죠. 요즘 신문에는 이렇게 우울한 이야기들이 참 많습니다.
아이들의 학원비를 대지 못한 아버지가 강에 몸을 던지고, 배우고 싶어도 돈을 걱정해야 했던 조숙한 아이는 아파트의 옥상에서 몸을 던집니다.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입니다.

# 1

요즘 세상을 웃겨야 뜨는 세상이라고 합니다.
TV에 나오는 연예인들도 가수든 배우든 아나운서든 웃겨야 된다고 합니다.
서로간의 말장난이 오고 가고 어설픈 개인기가 나오면 박장대소 하고 다 웃는 것이죠. 나이가 많든 적든 상관없습니다. 어떤 연예인이든 나오면 웃겨야 뜨는 세상입니다. 어느새 이런 프로그램이 “예능”이라고 이름 지어 있더군요.

" 실용주의적 선진화"


점차 마음 둘곳이 사라지는 세상에 이런 프로그램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저 허허 웃고 마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마음에 품고 있던 답답함과 외로움을 달래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가끔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가수의 본질적인 가치는 음악성에 있고 배우의 본질적인 가치는 연기에 있을텐데, 그것을 모두 무시하고 웃기고 재미만 있으면 뜨는게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TV에 나오는 인간군상의 모습은 그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하죠. 어쩌면 우리 사회가 본질을 잃어버린 혼란 속에서 눈에만 보이는 이미지만 추구하고 있지는 않나 생각해 봅니다.

# 2

MB정부가 출범한지 2주년이 되었습니다.
혼란과 혼돈의 시기였죠.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국론은 분열되고 정치의 본질은 사라지고 오해가 남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경제는 나아지지 않은것도 분명한 것이죠. 시대의 평균적인 삶의 수준이 떨어진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여론은 국민들의 의사가 아닌 ‘조중동’의 사설에서 만들어집니다. 여론조사는 모 정당의 연구소에서 발표한 것을 공영방송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합니다. 잘못된 사실과 정보로 인해서 무척 혼란스럽죠. 분명한 것은 언론을 가장한 ‘생활정보지’에서 말하는 서민들의 삶과 실제의 삶이 무척 다르다는 겁니다.

정치인들은 ‘대의정치’의 본질을 버리고 권력을 향한 아첨과 아부에 힘을 씁니다. ‘사회복지’의 개념은 사라지고 서민들의 허리띠만 더 졸라매게 만듭니다. 그러면서 사회적 ‘주류’에 들어올수 있다고 바늘구멍보다 작은 틈을 만들어놓고 경쟁해서 이기라고 강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탈락하지만 탈락한 사람들에 대한 정책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홍세화씨의 말처럼 ‘사회귀족’을 위한 세상이 되고 있는 것이죠.



MB정부 출범 2주년을 평가하는 권력집단의 모습은 참 가관입니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나 4대강 살리기를 국가 선진화의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세종시를 ‘참여 정부가 아무 생각없이 한일’로 치부합니다. 스스로 공약했던 많은 것들을 뒤집는 거짓말을 하면서도 ‘오해’라는 말로 마무리 합니다. 서민경제를 이야기하면서도 사회복지에 대한 내용은 없습니다. 교육개혁을 이야기 하면서도 공교육 강화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은 없습니다. 말과 행동이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이러한 아집과 오만의 시간을 대단히 흡족하게 생각하면서 또 다시 국가 선진화를 들먹거립니다. 말이나 안하면 화라도 나지 않을텐데 말만 하고 뒤통수를 치니 울화가 치밉니다. 차라리 한 국가의 국민이 아니라 건설회사의 직원이라면 월급이라도 받을 텐데 말이죠. 월급 없이 세금만 받아가면서 하는 짓이라고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옵니다. 어느 신문의 사설처럼 어이없는 헛웃음만 나옵니다. 벌써 2년이 아니라 겨우 2년이 지났습니다



웃겨야 뜨는 세상은 맞는 것 같습니다.
본질적 가치를 추구하며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보다 웃겨야 최고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시대의 정치와 권력은 현란한 혀 개그로 우리를 웃겨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진정한 혀 개그의 달인들입니다. 다가오는 시간에는 제발 혀 개그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시대의 유행이 있다면 본질적 가치를 찾아가는 시간도 곧 오리라고 봅니다.

선진국의 초입에 들어간 어느 나라에서는, 생존을 위한 서민들의 아우성이 끊이질 않습니다.
학원비를 걱정하던 아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돈이 없어 치료를 못받고 고통스러워 하던 노인은 결국 다리를 잘라내어야 합니다. 일자리를 얻지 못한 젊은이는 시간당 4천원의 돈을 받으며 서러운 시선을 던지고, 일자리를 잃은 중년의 남자는 두 아이의 손을 잡고 연탄을 바라봅니다.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선진화의 모습인지 모르겠습니다.

웃으라고 한 이야기겠죠. 혀 개그의 달인들이니까요. 하지만 우리 이웃들의 모습입니다. 멀리 보면 우리들의 모습일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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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8

  • 요즘 하는 일들이 어찌나 웃기던지요.. 재벌언론과 거대정당과 청와대 관계자들을 모두 개비서의 예능프로그램에 내보내야 합니다. 아마 전국의 TV가 돌맞아 고장나겠지만요..

    • 며칠전에 한말도 그런적 없다며 뒤집더군요. 정치판인지, 말장난판인지 모르겠습니다. 개그맨들도 자신만의 개그철학이 있던데 이 사람들은 도무지 무슨 생각을 갖고 사는지 모르겠어요.. TV가 돌맞아 고장난다면...전자회사 주식을 사야겠군요.크큭.

  • 건강진단서에 이장님 추천서까지
    연관도 없는 서류를 저렇게 많이 구비해야 된다니
    하나도 실용적이지도 선진화스럽지도 않다는.
    쥐박이 정부와 꼭 닮아있다는.

    개인적으론 저 '쥐' 사진이 참 맘에 듭니다. 꼬리 잘린 쥐.

    • 서민들에게 말하는 그들의 진심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쥐박이를 뜻하는 쥐가 아닐수도 있습니다. 그건 명백한 오해 입니다. 어찌 감히 747 공약으로 선진화를 이끄는 그붕을 '쥐'에 비유할수 있겠습니까. 크

    • '쥐'는 혐오사진인데다 해충박멸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군요. 사진올리는것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올려본적이없어서요^^ '숲'님은 잘 올리시더군요. '숲'님께 여쭤봐야 할것 같습니다.크큭..

    • 개츠비님을 위한 작은 '쥐'선물을 준비해봤는데... 이거 댓글에 사진 어케 올리나여. 4대강 순시하는 대통령님이십니다. 아마.. 딱 개츠비님 취향일 듯한데.. 구미가 당기지 않으신가요? 댓글에 사진 올리는거알려주셈

  • 아..가슴아픈 소식이로군요.
    학생이 돈을 걱정해야 하는 사회가 원망스럽습니다.
    혀개그의 달인들이 서민들에게 몸개그를 강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날씨는 참 좋네요. 햇살이 아주 따뜻합니다.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오는군요.
    아파트 옥상에서 몸을 던진 학생의 한숨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 그러게 말입니다.
      아이가 무슨죄가 있다고 학원비 때문에 목숨을 잃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선진화라는 것이 누구배를 불려주려고 하는지 모르겠네요. 씁쓸하고 가슴이 아프네요.

  • 웃겨야 뜨는 세상.
    어쩌면 웃기는 세상이 되어버린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수가 노래는 뒷전이고 버라이어티를 도배합니다.
    온갖 공공기관의 민영화를 선진화라고 노래합니다.
    어쩌면 티비 쇼 그 이상의 것을 현실로 보고 있는 건지도.
    세상은 웃기는 세상이 되어버린지도 모르겠습니다.
    매일 신문지를 찍어내는 회사가 여론을 주도합니다.
    상식적인 판결을 내린 판사의 집앞에서 꼴통들이 불놀이를 합니다.
    어쩌면 티비 쇼 그 이상의 것이 현실이 되어버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은 이제 정말 웃기는 세상이 되어버린 듯 합니다.

    • 우리 사회가 선진화로 가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에 집중해야 할때인것 같습니다. 그저 복지라는것을 가진자가 그렇지 않은자에게 나눠주는것쯤으로 인식하는게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사회적 의무만 강요하기 보다는, 사회 구성원의 권리를 강조해야 할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선진화는 영원히 요원하겠죠.^^ 웃기는 세상은 맞는것 같습니다. 혀개그와 몸개그요.

  • 아직 3년이 남았다는 사실에 한숨이 쉬어질 뿐입니다.
    혈압약이라도 복용해야겠습니다.

    • 아무리 생각해 봐도 3년이나 남았다는게 믿기질 않네요. 혈압약은 한번 복용하시면 평생 복용해야 합니다.^^ 약을 드시기 보다는 주변에 쥐약이나 구충제를 나눠주는게 더 낫지 않을까 싶네요.

  • 현란한 혀 개그에, 처음엔 폭소, 대소, 냉소, 그리고 실소.
    이제는 저들이 진짜가 아닐까, 나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새삼 지록위마를 생각합니다.

    • '지록위마' 대세가 되고 '간신'들이 춤을 추는 세상이니, 어찌 나라의 임금인 국민들의 마음이 편하겠습니까. 오사카 출신의 영도자가 '메가네'를 쓴것을 보고 줄잘스는 가신이 '꽃보다 미남'이라고 했다지요. 그걸 잘 받아적어서 생활정보지에 옮겨 심는 수염없는 자들도 있구요. 외척인지 왜척인지 근본을 알수없습니다만...

  • 겟츠비님의 글을 보면 정말 세상을 느끼지 못 한 부분까지 캐치하고 계시구나 하고 느낍니다.
    전.. 정치에 그닥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 그네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귀담아 듣지 않습니다.
    단지 몸이 느끼는게 전부인게죠.
    그래서랄까 겟츠비님의 글을 보면서 한 번도 욱하기도 합니다.
    세상 참 그지같이 돌아가는 것 같아요.
    빨리 고양이라도 풀어서 설치류들을 잠재워야 할텐데 말이죠.

    • 사실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이지요. 우리는 늘 의무에만 익숙해왔지만 정작 우리가 내세울 권리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죠. 국가가 사회 구성원에 대한 책임이 있는것이죠. 그래서 요즘 세상에 참 화가 많이 납니다. 제가 예전에는 시사글을 많이 올렸어요. 카이로스님은 잘모르시겠지만^^ 힘쎈 고양이로 풀어야 할것 같네요.

  • 겨우2년이라는 말이 새삼스럽지가 않는 느낌..이랄까
    오랜만에 들어와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역시 Gatsby 님은 저를 생각하는 사람이되라고하시네요

    내가 하는 일은 잘하는 일이고, 나 아닌 다른 사람이 한 일이나 하는 일, 해야 할 일들은 가치가 없는 세상이 되지않길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이렇게 나의 흔적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 겨우 2년이라는게 한숨을 쉬게 만드네요.
      우리가 사는 삶이 참 피곤하다는 생각을 문득 해 봅니다. 박노자씨가 늘 하는 말이지만 우리 사회는 구성원가의 연대의식이 참 부족하다고 하죠. 물론 기득권을 가진 자만 빼고 말이죠. 함께 사는 삶인데 우리는 그것을 항상 잊고 사는가 봅니다.
      매번 고맙습니다.

 

드디어 슈퍼마켓 아저씨가 내복을 벗고 공식적으로 ‘봄’이 왔음을 알렸습니다.
길어지는 겨울이 만드는 우울증도, 고단한 삶이 만드는 추위도 다가오는 봄과 함께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특히나 올해 찾아오는 봄은 정말 중요한 시간들이 될 것 같습니다.
경제위기와 함께 찾아온 고용불안과 서민경제의 위축이 회복되느냐의 여부가 달려 있고요, 무소불위의 권력집단이 국민들에게 어떤 심판을 받느냐가 달려있습니다.
봄이 안겨주는 작은 희망이 다가오는 가을을 풍성하게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 1

계절이 바뀔 때면 누구나 한번쯤은 ‘변화’를 꿈꾸는 것 같습니다.
틀에 박힌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가슴에 담고 의욕적으로 시작하기도 하죠.
하지만 날씨가 더워질때쯤 되면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 모습에 실망합니다. 때로는 후회하기도 하죠.
삶을 변화 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때로는 속마음을 털어놓고 싶을때가 있지만 주변에 친구는 없고, 무언가 배워보려 하지만 좀처럼 실천이 되지 않습니다. 먼지 쌓인 책을 들어 보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면 무엇을 해야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가 참 막막해지는 순간이 있죠. 마음은 알 수 없는 분주함이 가득한데 어디로 가야할지 알수가 없습니다. 때로는 막막해지기도 하죠.

경쟁사회에서는 ‘목표’를 강조합니다. 하지만 그 목표는 쉽지 않습니다.
세상은 ‘성공’을 강조 합니다. 하지만 타인의 성공은 이해하지만 자신의 성공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합니다. 무언가 변화를 주고 싶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습니다.


한국을 너무도 사랑하는 파란눈의 외국인 교수는 ‘한국인의 보편적인 삶은 좌표를 잃고 우왕좌왕 따라다니다가 스스로 지쳐버리며 자학하는 모습’ 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우리가 안고 있는 획일화된 경쟁사회를 비판하면서 한 말이죠. 무언가 변화를 주고 싶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막막해 하는 모습을 보면 그의 말이 틀린 것 같진 않습니다.

# 2

오랜만에 ‘홍세화’씨의 에세이집을 몇권 읽었습니다.
‘안티 조선’운동이 한참일 때 미친듯이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세상이 알려주는 것들이 진실이 아니다는 것을 깨달을수 있었죠. 잠시 스쳐 읽고 지나갔지만 그때 읽었던 그의 글과 생각들이 참 많은 생각의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참 고마운 분이었죠. 그 분 덕에 조중동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렸으니까요.


생각의 좌표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홍세화 (한겨레출판사, 2009년)
상세보기


십여년이 지나서 다시 찾은 그의 책에는 변하지 않고 조금씩 나아가는 그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세상이 변하고 사람이 변했지만 진실에 대한 끝없는 비판과 도전은 더욱 강해져 있었습니다. 에세이집에 담겨 있는 그의 말과 글을 보면서 생각해 봅니다. 진정한 변화는 스스로의 삶에 대한 애착과 책임감에서 나오는게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스스로에 대한 끝없는 질문이 스스로에 대한 끝없는 사랑을 만든다고 합니다.
그 끝없는 사랑은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 가는 힘이 되고요. 주체적으로 만들어 가는 삶은 열정과 책임감을 가져온다고 합니다. 그러한 열정과 책임감속에 조금씩 변화하면서 강해지는 삶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생각해 보니 계절이 바뀌면 월드컵도 열리는군요.
저도 축구를 참 좋아합니다. ‘유해진’ 닮은 축구선수가 이리저리 뛰는 모습을 보면 참 즐겁습니다. 독거인에게 주말에 찾아오는 ‘축구’ 중계는 작은 행복입니다. 삶의 변화가 필요할땐 작은 행복감과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 독서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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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2

  • 좀 어려워도, 혹은 연산과정이 좀 오래 걸린다 하더라도
    제 삶의 좌표를 콕 찍어주는 공식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 순간. 통분 약분에, 씨그마 코사인과, 삼차방정식과 루트의 제곱근을 생각하니 쥐가 납니다. 야옹야옹~

    • 저도 가끔 삶의 연산을 공학용 전자계산기로 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아마도 가림토님의 공식은...시그마 엑스는 제로에서 무한대 까지 와이 플러스 대봉이..로 시작하지 않을까 싶네요.^^

  • 제 댓글이 순위권 안이네요. ^^ ㅋㅋ
    기쁩니다. 헤~~
    목표.. ^^ 그러게요.
    그 목표를 위해 잘 내달려야 하는데...
    인도네시아 다녀 와서 영어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현지 스탭과 메일을 주고 받기 시작해서 영어를 해야겠더라구요. ㅋ
    아무튼 작심삼일이 되면 안 될텐데 말이죠. ㅡㅜ

    • 은메달이십니다.^^
      무언가 뜻하는 바가 있어서 공부를 시작하면 효율성이 훨씬 더 좋을거 같습니다. 봉사활동도 하시고 선교활동도 하시려면 작심삼일이 아니라 평생 공부를 하실것 같습니다.^^ 화이팅 입니다.

  • 독거인 개츠비님. 주말을 책과 함께 방구석(죄송)에만 보내셨는지요?
    오래 전에 들었던 빠리의 택시운전사가 떠오르네요. 똘레랑스 부분만요.
    그런데 저 많은 책들을 근래에 다 보신 거에요? 뜨악.~
    오늘 볕도 바람도 좋았습니다.
    전 오늘 Y와 X의 교차점에서 코끼리와 지네와 베짱이와 수컷 사마귀와 함께.
    그것을. 보고 왔습니다. 크하하~;;;
    가끔 외곽으로 바람도 좀 쐬러 나가시고, 산책도 좀 하시고요.
    아 그리고요. 냉장고에 유통기간 지난 쏘세지 있는지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미세하게 스킨의 변화(폰트?)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
    보통의 불안은 어떠셨는지요?

    • 주말에 축구도 보고 이리저리 산책도 하고 돌아다녔습니다. 다 본 책도 있고 보고 있는 책도 있고 그러네요. 책을 본다고 다 머리속에 들어오지는 않는것 같습니다.^^ '알랭 드 보통'의 책도 좋던데요. '불안'도 좋습니다. 요즘은 움베르트 에코의 책을 뒤집어 보고 있어요. 시간만 허락한다면 꾸준히 보고 싶습니다.
      아~ 그리고 쏘세지는 그 이후로 한번도 사질 않았습니다. 다만 20일된 두부를 그냥 버리긴 했습니다. 그건 도저히 못먹겠더군요.크..
      미묘한 변화속에 사는것이겠지요.의도하던 의도하지 않던 말이죠.^^

  • 2010.02.22 22:36

    비밀댓글입니다

    • 푹 자고 일어났습니다.
      유난히 반짝이는 폴라리스는 일산의 어딘가에서 지금쯤 세수하고 있을테지요.ㅎㅎ

  • 2010.02.22 23:20

    비밀댓글입니다

    • 그러게 말입니다. 인연이 만든 슬픔은 무엇과도 비교할수 없는것 같습니다. 우리도 이미 경험했고 경험할것들이겠지요.

  • 저는 변화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아요.
    변화의 대상이 무엇이든...
    용기가 부족한건지 융통성이 없는 건지 암튼 변화가 좀 두렵습니다.
    벌써 월드컵이라니... 믿기질 않네요. ㅎㅎ
    올해는 정말 후딱 지나가버릴거 같습니다.

    • 저도 변화를 그리 좋아하진않지만 소소한 일상에서의 작은 변화는 꾸준히 하려고 합니다.^^ 저처럼 불만이 많은 사람들이 그런 취향을 가지고 있죠.ㅎㅎ 벌써 월드컵입니다. 시간 참 빠르죠? ^^

  • 홍세화를 좋아하는데 '생각의 좌표'는 못읽어봤습니다.
    개츠비님께서 권해주시는 책인데,
    내일 당장 도서관에서 빌려봐야겠군요.

    • 네. 좋은 책입니다. 어렵지 않게 풀어 쓴 이야기들이 참 고맙게 느껴집니다. 시간이 지나도 변화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는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할것들이겠죠.^^

  • 무한한 경쟁만을 앞세우는 세상... 스스로의 좌표를 정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교육과 사회의 시스템은 모두에게 한곳만을 좌표로 설정하도록 강요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명문대학에 진학해서 그들과의 인맥을 두터이 쌓아야 주류가 되고, 주류가 되어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역설하는 시스템이어서 더더욱 안타깝습니다.

    • 그러게 말입니다. 좌표를 잃은 사람들, 침묵하는 지식인, 주위를 돌아보지 못하게 하는 경쟁사회, 죽어가는 가치관, 자살하는 아이들, 우울한 주부들...모든게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고민들이겠지요.

  • 개츠비님의 직업은





    책장사셨군요. 부럽고 존경스럽습니다. 혹시 유통기한 지난 책이 있으면 '보통'거로 하나 주세요. 헐값을 지불하겠숩니다.

    • '책 파는 남자'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저 꿈이죠 꿈.. 조만간 책나눔을 할것 같은데 그때 신청하시면 .. 모르죠..혹시 당첨되실수도 ^^

    • 책나눔. 신청. 당첨.
      미모 순으로 주려는 계획이신가 보네요.
      고맙숩니다. 어서 주세요. '보통으로 헐값을'

    • 아.네 조만간 몇권을 할생각입니다. 선정 기준이 '미모'순이라서 당첨이 되실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

  • 유해진 닮은 축구선수. 하하핫.
    저는 박지성 닮은 영화배우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김혜수를 차지한 2010년 최고의 위너! ^^

    생각의 좌표랑 또다른 한권이 보이는군요. 홍세화의 책요.
    홍세화 하면 저는 그의 무뎌지지 않는, 날선 비판이 먼저 떠오릅니다.
    나이를 먹어도 늙지 않는 것의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나이 먹어도 늙지 않는 것의 표현이 청바지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면
    똥덩어리같이 굴러가는 사회에 대한 날선 비판정신도 좋다고 봅니다. 젊음! ^^

    책읽기가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2010년이었으면 합니다.

    • 유해진이 형님이죠.ㅎㅎ 감출수 없는 진실이기도 합니다. 홍세화씨 책을 오랜만에 봤더니 좋더군요. 역시 시간이 흘러도 특유의 날카로움은 사라지지 않고 더 좋아졌더군요. 책읽기 좋지요. 저도 하는거 없이 빈둥빈둥 놀면서 책이나 보면 좋겠습니다. 뭐 한량이지요.크.


고기 먹는 민족에게는 없는 음력 설날이 지나갔습니다.
연휴의 휴식이 좀 짧게 느껴지네요. 몸과 마음의 피로가 사라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것 같습니다. 이제 정말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었네요. 바람이 멈추고 외투가 무겁게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계절이 찾아오겠죠.

우울증으로 고생하던 먼친척이 얼마전에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살면서 한번도 본적이 없는 친척이지만 50이 넘어 찾아온 우울증은 주변의 사람들을 많이 아프게 한 모양입니다. 저도 요즘 마음이 조금 우울한것 같아서 모사이트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아봤습니다. 분명히 '남성'에 체크를 하고 테스트를 받았는데 '산후우울증' 진단이 나오더군요. 생리학적으로 '산모'가 될수 없는 사람인지라 '성'의 정체성을 의심해야 할지 모사이트를 의심해야 할지 오랜시간을 고민해야 했습니다. 

# 1

가끔 살면서 우울해지는 시간이 생기는것 같습니다.
큰 명절을 보내고 난뒤에 알수없는 무력감이 생기면서 우울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살면서도 수시로 알수없는 마음의 동요들이 생기는것 같습니다. 다가올 미래에 대한 걱정도 있구요, 꿈꾸는 세상과 숨쉬는 세상이 너무도 다름을 느꼈을때일수도 있구요, 내 안에 있는 알수없는 무언가가 만드는 도무지 알수 없는 고통도 있는것 같습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우울함 보다 더 무서운것이 내면에 있는 자신과의 관계에서 오는 우울증이라고 합니다.

살면서 참 많은 것들에 불만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불만의 종류도 참 많습니다. 가까운 가족에게도 불만이 있고, 함께 밥벌이를 하는 동료에게도 불만이 있습니다. 용량이 부족한 '쥐'에게도 불만이 있구요, 가끔은 길거리를 지나가는 알수없는 이에게도 불만이 있습니다. 이렇게 마음속에 불만을 가두어놓고 살다보면 사는게 우울해집니다.

'내'가 누군지 혼돈스러울때가 생기죠. '내'가 바라보는 시선도 여러갈래로 나뉘게 됩니다.
현실속을 살아가는 나의 모습이 더 초라해보이기 시작하고 또다른 시선의 나는 '내'가 만드는 가상속의 공간에서 살아갑니다. 이렇게 숨쉬는 '나'꿈꾸는 '나'의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하죠. 그리고 그 차이만큼 숨쉬는 '나'는 우울해집니다. 사는게 구차하고 귀찮아지죠. '왜 사는가'에 대한 원론적인 질문을 던지기 시작합니다. 답이 보이질 않죠. 살아야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사는게 귀찮다."


우리 사회는 이미 '물질만능주의'와 경쟁을 강조하는 '천박한 자본주의'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사람은 어디서 배웠느냐와 얼마나 가졌느냐에 따른 점수로 평가되기 시작했죠. 빈부의 차이는 커져가고 우월의식과 열등의식은 확대됩니다. 대학은 '실용'을 강조하며 돈벌기에 바쁘구요, 정치는 가진자만을 위한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러한 사회속에서 우리는 상대적인 부족함을 느끼게 됩니다. 남과 나를 비교하게 되기 시작하기도 하구요.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래서 비생산적인 것에 비용과 힘을 쓰는일이 많아지게 되고 '허상'과 '실상'의 괴리감은 점점더 커지게됩니다. 불안감이 시간을 지배하게 되고 몇번의 실패에 의욕을 잃어버리게 되는것이죠.

 # 2

인도의 명상가 오쇼 라즈니쉬'삶을 미지근하게 살지 말라'고 했습니다.
미지근한 삶이란 불만과 엇갈린 시선속에 점차 죽어가는 삶을 말합니다. 열정과 의욕을 잃어버린 삶이죠. 앞으로 남은 인생은 내가 살수 있는 시간임과 동시에 내가 죽어가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렇기때문에 하루의 삶을 즐겨야 한다는 것이죠.

내 몸이 느낄수 있는 오감의 모두를 열고 현재의 시간을 만끽하는 것이 바로 뜨거운 삶이라는 겁니다.
뜨거운 삶은 과거와 미래에 대한 후회와 공포를 벗어던지고 현재에 집중하는 것을 말합니다. 집중을 통해서 현재의 시간을 만끽하고 그것을 즐기는 삶이야 말로 숨쉬는 나와 꿈꾸는 나와의 합일점일지도 모르죠. 

열정을 잃어버리기 쉬운 사회 입니다. 
상대적인 박탈감에 힘이 빠지는 사회이기도 하지요. 그렇다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우울함속에 버려서는 안될것 같습니다. 

우울증으로 고생하던 먼친척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인사는 지나온 삶에 대한 후회와 살아남은 사람들에 대한 걱정이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오래 기억이 되겠지요. 우울증 진단을 위해 찾은 사이트가 '산부인과'사이트였음을 뒤늦게 알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적어도 '성'의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할 일은 사라졌네요. 이래저래 하루를 살면서 하나의 고민은 털어버리고 갑니다. 그저 이렇게 소소하게 사는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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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36

  • 저도.. 약간의 똘끼에 연한 우울증세(걍 자가진단;;)까지 있는 듯해
    해법을 얻고자 열심히 정독했숨다. 근데 참담하다는.
    다 읽지 말걸 하는 후회가 밀려오네요.

    '현재를 만끽하는 집중력'이 개츠비님께서 제시한 해법인데...
    '집중력'이 없는 혹은 떨어지는 저 같은 사람덜은 어케해야 하나요-.-?
    집중력 딱 3초. 붕어랑 엇비슷한 수준이라능.
    다른 명상가의 다른 해법은 없나요?

    진중한 답변 기대하고 있겠숩니다.
    글고... 개츠비님 힘내시라능. 홧퉁!!

    • 제가 의술에 기초적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 우울증에 대한 해법은 잘모르겠습니다^^ 그저 살면서 조금씩 이러한 생각을 가져보지 않을까 싶어서요. 후회를 드렸다면 좀 죄송합니다.ㅎㅎ 제글은 그저 휙휙 훑으시면 됩니다.

      정신적 방황을 치유하는것도 정신적 긴장에서 시작되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가끔 라즈니쉬의 명상집을 보는데 꽤 도움이 많이 됩니다. 깨달음이 거창한것은 아닌것 같아요. 다행인것은 제가 '산후우울증'은 확실히 아니라는거죠.^^

    • 글을 처음 읽을 때와 두 번째 읽을 때의 느낌이 또 다르네요ㅋ 저 말 참 마음에 와 닿네요. '삶을 미지근하게 살지 말라'.. 정수리를 찌르는 말이라능-.-; 오쇼라즈니쉬. 명상집? 집중력이 떨어져서 명상이 힘든 체질이긴 하지만 갈 곳 몰라 방황하는 저 같은 진상들이 읽으면 좋을까요? 사서 볼까해서요-.-

    • 라즈니쉬의 책은 그저 멍하니 있을때 가끔 들여다 보셔도 좋을것 같습니다. 아는분은 화장실에 놓아두고 배변의 쾌락과 정신의 쾌락을 함께 추구하시더군요. 뭐 이런 방법을 추천하는건 절대아닙니다만..

    • 제 얘기를 하시는군요.
      일년 넘게 오쇼의 책이 화장실을 뒹굴고 다닌 적이 있었습니다. 그 '시간'이 지난 후 책장에 꽂아놓았는데, 일년의 기억을 책은 향기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

  • [공부의 신]이라는 드라마에서 어느 부자집 도령이 한마디 한게 생각나네요.
    "요새는 있는 집 자식들이 더 성공하는 사회라서 어떤 부모를 만나는냐가 중요하다고..."

    일개 드라마에서도 그런말이 나오는 세상인데
    어쩌면 세상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씩 각박한 세상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린 아이들 입에서도 그런말이 서슴없이 나오는 세상은..
    점점 무서운 세상이 되는것 같은 현실이 가슴아플 뿐입니다.

    • 꽁마담님 말씀처럼 그러한 드라마의 내용이 여과없이 방송이 되고, 그 내용에 암묵적 동의를 한다는것이 사실 웃긴 일이죠. '부자 되세요'라는 말이 가장 큰 덕담이라는 요즘 세태를 보면 참 씁쓸합니다.
      무서운 현실이지만 정신줄을 놓으면 안될것 같습니다. 오늘 눈이 온다네요.^^

  • ㅋㅋ 역시 겟츠비님이세요.. 참 심각한 이야기인데 뒤에 한 번 웃게 만들어 주시네요.
    잘 지내셨죠? 저도 잘 다녀 왔습니다. ㅋ
    저도 이번 일정이 너무 짧게 느껴져서 아쉬운 마음이 가시질 않네요.
    아무튼 저 없는 동안에도 찾아 와 주셔서 어찌나 감사하던지...
    제가 기독교인인데다 컴패션에서 다녀 온 곳이라 종교적인 색깔이 좀 강하겠지만 이해해 주세요. ^^;;;

    • 살면서 때로는 우울한 날도 있는것 같습니다.^^ 이것도 견디고 물리치면서 삶의 재미를 얻는것이겠죠. 우리 사회에 가장 심각한 것이 요즘 우울증인것 같습니다. 사진과 내용은 왕창 기대하고 있습니다.ㅎㅎ 보따리를 천천히 풀어주세요. 너무 한꺼번에 푸시면 음미하는 시간이 줄어드니까 아까워요.^^

  • 오쇼 라즈니쉬의 말처럼, 뜨거운 용광로를 가슴에 품고 산다고 생각하는데도,
    가끔 삶은 우울함을 선사합니다. 어제 오늘, 많이 그런데요.
    마침 이렇게 동병상련할 수 있는 포스트를 올리셨네요. 이심전심? ^^

    떠나가신 그 분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이를 이런저런 이유로 일찍 보내고 있는 것인지.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산다는 건 뭔지.
    저도 산후우울증일까요? 참고로 저도 남성입니다. ^^;

    • 비프리박님이나 저나 비슷한게 참 많은것 같습니다. 물론 루저와 위너의 여부, 카메라조작능력의 여부에서는 차이가 납니다만.. 계절이 바뀔때 우울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군요. 쥐에 대한 분노도 한몫을 하지 싶습니다.^^ 아, 남성이셨군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한번 웃고 시작하겠습니다.
    마지막 반전에 저 역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네요.
    그러고보면 우을증은 혼자라는 외로움 때문에 생기는 것만은 아닌가 봅니다.
    말씀하신 상대적인 박탈감때문인 경우도 많겠죠.
    아직 우을증을 겪어보지 않아 잘 모르겠습니다만...
    암튼 활기찬 한 주가 되셨으면 합니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상대적 박탈감이 위험수위를 이미 넘었다고 하지요. 양극화의 문제는 물신주의와 경쟁주의를 통해서 더 가속화 되겠지요.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들을 달래줄수 있는 문학과 예술이 획일화 되기 시작하고 창의력은 죽어간다고 합니다. 아무튼 우울한 세상이지만 가슴을 활짝 펴고 당당한 걸음걸이를 갖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 조금은 다른 이야기일수도 있겠지만,
    역시 사람은 바빠야 정신건강에도 좋은 것 같습니다.
    이번 연휴가 짧아 큰 댁에도 내려가지 않고 가만히 집에만 있었는데,
    저도 갯츠비님과 비슷한 증상이 오더군요ㅎㅎ

    • 아 그말씀에 동의합니다.^^ 사람은 적절히 바쁜 사회생활이 있어야 좋은것 같습니다. 저도 휴식이 길면 차츰 우울해 지더군요.^^

  • 하하. 진단받은 사이트가 산부인과 사이트였다니... 그렇담 산후우울증은 너무 평범한 진단이 되겠네요 ㅎㅎ
    우울증. 고넘이 왜 오는가를 알면, 막아볼텐데... 어느샌가 우울한 기분이 가득차기도 합니다. 저는 특히 작년(특히 하반기)에 그랬고, 지금은 좀 덜 한것 같기는 하지만, 여전히... 예전처럼 즐겁지가 않네요. 그래서 마음을 다스리고자 좋은 글을 찾아 읽고, 또 글로 하소연을 하기도 하고 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우울증은 참 많은 원인이 있는것 같아요. 저도 작년 쯤부터 알수없는 우울한 증세가 있는것 같던데요. 저만 그런건 아니고 누구나 조금씩 그런 감정을 갖고 사나봅니다. 웃을일이 없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 어저께였습죠.
    같이 일하는 한 분께서 제게 여쭙니다. "힘들고 답답할 땐 어떻게 푸세요?"
    아마 그분은 지금 힘들고 답답했나 봅니다. 그래서 제게 해법을 물어봤겠죠.
    생각해 보니, 저는, 어떤가..
    저는 힘들고 답답할 때 어떻게 하는가, 아무 것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받아들일 뿐. 그냥 묵묵히 받아들일 뿐.

    여력이 되면 개츠비님과 저를 위해 시를 한편 소개해 드릴게요. 얼마전 이 시를 우연히 다시 읽었는데, 울뻔 했습니다. 머리속 생각은 부유하고, 몸은 굼뜹니다. ^^;;

    • 요즘 주변에 그런분이 참 많은것 같아요. 우울함에서 빠져나오고 싶어도 쉽지 않은것 같기도 하구요. 묵묵히 받아들이는것도 한 방법이 될수 있을것같네요. 삶은 아래위의 곡선을 따라서 조금씩 움직이니까요.^^ 소개해주신 시 감사합니다.ㅎㅎ

  • 림다님이 저와 비슷하군요. 우울할 땐 우울한 음악을 듣습니다.
    그저 받아드릴 뿐. 그냥 묵묵히.
    이 괴로움은 더 큰 저 괴로움만이 치유하고, 열풍은 더 큰 열풍만이 잠재울 수 있고. :)

    • 저도 좀 많이 우울할땐 유재하씨의 음악을 듣곤 합니다. 요즘은 반야심경을 들을때도 있군요. 욕심많은 삶을 원하는게 아닌지 반성을 할때도 있구요.^^ 돈 때문에 우울하면 더 큰돈만이 잠재울수 있겠군요.ㅎㅎ 농담입니다.^^

    • 빙고. 겪어보셨군요. 전 겪어봤습니다. 아흑.
      꼭 필요한 만큼의 절대량이죠. 그마저도 없어 보니 삶이 참 거시기해집니다.
      다들 초연한 척들 살아가지만 그 놈 앞에 장사 없지요. 지금도 우울합니다. 으흐흐 :)

    • 현실적인 고민이겠지만 때로는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는 것이기도 하지요. 선진국 초입에 있다면 적어도 생존의 문제와 싸우는 시간은 사라져야 할텐데 말이죠. 법정스님은 무소유를 말하였지만 그 뜻을 이해하려면 아직도 먼길을 가야 할것 같습니다.

  • 요즘 들어 우울증 만큼 무서운 게 있나 싶을때가 많습니다.
    자살율 1위라는 오명이 괜히 생기지 않았을텐데. 우리사회 전체가 우울증이 걸린건지두요.
    탐욕스럽게 뭐든 갉아대는 쥐들만이 우울과는 거리를 두고 살고 있는거 같은데
    우리 모두에게 우울증의 증세가 조금씩이라도 있다면 그때문일꺼란 생각 밖에는...ㅡㅡ;..
    모두의 미지근함을 뜨겁게 데울 열기가 동계올림픽 말고도 있어야 할텐데요.

    • 현실이 우울할수록 대리만족을 통해서 해소하려고 한다죠. 그래서인지 요즘 말장난과 놀이문화만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 많은가 봅니다. 쥐의 세상이기도 하고, 물질로 평가되는 세상이어서 그런가 봅니다.^^

  • 우울증만큼 무서운병도 없는거 같습니다..
    한때 잠수타고 혼자 지낼때 왠지 가슴이 갑갑하고 만사가 귀찮은적이 있었는데.. 그게 우울증에 초기 증세가 아닐까하기도 하고요..
    근데 멍멍이 자세 넘 잼있는데요? 덕분에 좀 웃었습니다^^

    • 맞는 말씀입니다. 우울증은 정말 큰 병이죠. 삶의 희망을 잃어버리는것 같습니다. 세상이 우울하다 보니 상대적인 박탈감이 더큰것 같구요.^^ 멍멍이 자세는 저도 가끔씩 하는 자세입니다.^^

  • 좀 웃긴 얘기인데 사람이 키우는 개 때문에 힘을 얻을 때가 있죠
    근데 이거 절대 웃긴 이야기가 아닙니다
    강아지를 키우면서 어느 순간 내 목숨보다 강아지 목숨이 더 안타까울 때가 있지요
    그래서 사람이 강아지보다 절대 먼저 포기하지 못하는 겁니다.
    좀 웃기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거 절대 웃긴 이야기가 아닙니다

    • 빈상자님의 철학적 개그를 제가 한번에 소화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사실 생활철학의 부재속에 살면서 오감이 둔한지라 독특한 어법의 전진에 한참을 생각했습니다.크큭...

  • 2010.02.25 08:58

    비밀댓글입니다

  • 우울증은 정말 공포스러워여, 감기보다 훨씬더 무서운거 같아여

    • 우울증은 정말 힘들죠. 감기는 아프더라도 낫는다는 보장이 있지만 우울증은 어찌 될지 아무도 모를뿐 아니라 백신이 없다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더 무서운것 같습니다.^^

  • 저도 요즘 우울증으로 고생중입니다.
    주변에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지인이 많은지라..저도 ..
    아무래도 유전이지 않을까..살짝..고민도 합니다.

  • brit 2010.03.19 00:51 신고

    쓰신 글에 많이 공감합니다. '불만을 가두어 놓으면 우울해 진다' 는건 저에겐 맞는 얘기같습니다. 게다가 과거의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은 현재에 집중하는 하는데에 최대의 방해물 맞습니다. 병원에 가서 약이라도 받아올까를 고민하고 있는 1인인데 이렇게 글을 찾아 읽으니 마음을 알아주시는 것도 같고 기운이 나네요.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저도 요즘 우울한 생각들을 많이 해서 그런지 생활이 참 우울해지더군요. 주위를 둘러보니 저만 그런건 아닌것 같습니다. 힘내세요. 마음속의 불만도 또다른 욕심인지 모르죠. 때로는 세상 흐르는대로 저물도록 걷는 것이 삶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늘은 봄비를 내려주었지만, 우리는 겨울비라 부르는것 같습니다.
무협지를 읽고 있던 슈퍼마켓 아저씨는 새우깡을 질겅거리며 단호하게 말합니다.
이건 '겨울비' 입니다. 이 비가 겨울비가 되는 이유는 아저씨가 아직 내복을 벗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저씨는 저의 감상적인 질문에 아주 논리적인 답변을 하고선 설날 선물용 참치세트 더미에 기대어 다시 독서에 몰입합니다. 새우깡이 입안에서 터지는 소리가 비소리에 맞추어 경쾌하게 가게안에 울려퍼집니다.

명절이 되면 반가운 얼굴들이 떠오릅니다.
사랑하는 가족의 얼굴도 있구요. 함께 놀던 친구들의 기억도 있습니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다가 특별한 날이 되면 더 보고싶은 얼굴들입니다. 살면서 누군가를 그리워 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뜻도 되는것 같습니다. 소중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다시 만나 함께 웃는 그날을 그리워 하는 것인지도 모르죠.

일을 마치고 우체국에 들렀습니다.
시골에 계시는 외할머니가 드실 간식을 조금 사서 보내드렸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쇠약해지시는 할머니의 모습이 자꾸 눈에 어른거렸습니다. 며칠전 전화를 통해서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제 보고 싶어도 못볼텐데 설날때 한번 내려오라는 말씀이었죠. 흐르는 시간에 나만 나이를 먹는게 아니라는걸 느꼈습니다.

# 1

그라운드에서 쓰러진 임수혁 선수가 끝내 숨을 거두었습니다.
야구를 즐겨보는 팬인지라 참 안타까웠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임수혁 선수가 쓰러지던 그날도 제가 직접 그 모습을 본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선수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무척 당황했지만 별일 없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일어나지 못했고 10년이 흘렀습니다.

'언젠가는 돌아오리라는 믿음, 영원한 그리움이 되다'

참 많은 사람들이 그의 완쾌를 기다렸습니다.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멋진 그의 모습을 기다렸고, 홈런을 치고 멋쩍은 웃음을 짓는 그의 미소를 기다렸습니다. 훌쩍 커버린 아이들을 보며 기뻐하는 그의 모습을 기다렸고 팬들 앞에 환하게 웃음짓는 그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너무도 힘든 소망이었던지 결국 그는 아무 말도 남기지 않고 떠나갔습니다. 

10여년간 그를 기다리던 가족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목이 메입니다. 매일밤 기적같은 일을 기다리며 그의 팔을 주물렀을 아이들의 모습을 생각해 봅니다. 아마 어느 누구도 그러한 기다림의 시간을 이해하지 못하겠지요. 희망이 바로 기다림이 되는 그러한 시간들 말입니다. 

# 2

삶을 이어주는 여러가지 설레임이 있다고 합니다.
미래에 대한 설레임도 있구요. 과거에 가졌던 행복한 감정에 대한 사라지지 않는 설레임도 있다고 합니다. 바쁜 시간속에서도 문득 문득 떠오로르는 그러한 설레임이 삶을 지치지 않고 살아가게 하는 작은 힘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설레임의 중심에는 바로 '사람'이 있습니다. 물질적으로 부유한 삶을 살아도 누군가를 그리워 하거나 누군가를 보고 설레임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부유한 삶'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만큼 인간의 삶에는 누군가를 그리워 하며 지내는 시간들이 소중한 것이죠.

때로는 그러한 그리움의 끝에서 만나지 못하고 끝나버리는 인연이 있습니다. 보고 싶어도 더 이상 볼수 없고, 기억하고 싶어도 자꾸만 희미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리워도 더 이상 이어갈수 없는 인연, 그것이 때로는 아픔이 되기도 합니다. 아픔이 그리움으로 바뀔때는 참 힘들죠. 힘들지만 우리의 삶 속에도 그러한 아픔은 자주 찾아오는것 같습니다. 그러한 아픔을 하나둘씩 마음속에서 삭히며 이겨내다가 문득 자신의 모습을 깨닫게 됩니다. 어느새 나이가 들어버린 것이죠.

그리움의 이름으로 남아 있는 인연에는 못다한 많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오래된 기억은 그대로이지만 세상의 모진 아픔을 겪으면서 우리는 조금씩 성장해 있을테니까요. 10년간 누워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을 겁니다. 그래도 아들이 성장하는 동안 아버지의 모습으로 곁에 있었으니까요. 아버지가 하지 못한 이야기는 마음속에 남겨져 오랬동안 아들을 지켜줄거라 믿습니다.



소포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생각나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몇 해전 세상을 떠난 지인이 술을 먹으면 부르던 노래였습니다. 평소에는 생각도 나지 않는 노래인데 길을 걸으며 그 노래자락을 중얼거려 봅니다. 아무리 중얼거려도 특유의 목소리를 흉내내진 못합니다. 아마 이것도 그리움일테지요. 


 

문득 겨울비가 내리는 거리를 더 걷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오늘따라 비가 참 구슬프게 내리는것 같습니다. 오랜 기다림과 영원한 이별, 이젠 익숙해질 때도 된것 같지만 가슴이 아픈건 어쩔수 없는것 같습니다. 언젠가 이런 아픔도 무뎌질 날이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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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8

  • 회자정리 거자필반 생즉필멸이라 하니 그냥 그 흐름에 따를 뿐이겠죠.
    그리움 또한 언젠가 서서히 일상화 될 거에요.

    • 맞아요. 언젠가 일상화가 될테겠죠. 그것이 바로 나이를 먹는것일지도 모르구요.^^ 삶은 이런것들을 기억하는 것인것 같네요.

  • 착하신 개츠비님^^

  • 저 역시 겨울비란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어째 가게 아저씨의 답변이 다분히 감상적으로 들립니다.
    계절을 구분하고자 하는 우리의 마음이 과학인 것이도 모르겠구요.
    뭐, 그렇다고 과학과 감상에 우열을 매기자는 것은 아닙니다. ^^

    임수혁 선수가 그렇게 떠나갔군요.
    저희가 그를 그리워하는만큼 그는 그라운드를 그리워했을테죠.
    누군가에게는 소망이 이뤄지지만 누군가에게는 소망이 영원히 이뤄지지 않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프랭크 시내트러의 마이 웨이가 참 와닿네요.
    포스트의 내용도 그렇고 제 마음속 감상도 그렇고요.
    i did it my way란 말을 할 수 있는 삶이었으면 합니다.

    • 겨울비가 맞는것 같아요. 웬지 기분이 다운되는걸 보면 말이죠.^^ 어제 잠시 지진이 있었는데 아찔 하더군요. 사람이 사라지는것도 한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수시로 변하는 자연앞에 인간은 늘 무력한가 봅니다. 겨울비든 봄비든 그분이 가시는 마지막 길에 흘린 슬픈 눈물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제목이 늘 마음에 들죠. 마이웨이.^^

  • 무협지를 읽고 계실 슈퍼 아저씨의 말씀이 명언입니다.
    내복을 입고 있는 이 때 내리는 비가 겨울비라면,
    마음의 내복을 꼭꼭 여민 누군가에게 내리는 비는 늘 겨울의 비겠죠.

    시다운 것의 포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멋지네요.

    • 아저씨가 맛있게 먹던 새우깡을 사서 먹어봤습니다. 아저씨 처럼 맛있는 소리는 안나더군요. 역시 그것도 연륜과 기술이 필요한가 봅니다. 마음속의 내복이라..전 늘 마음속에는 반팔 와이셔츠만 입어서 그런지 춥습니다.

  • 故임수혁 선수의 쓸쓸한 빈소를 보니 더 마음이 씁쓸해지더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네요. 임수혁선수의 눈물인지도 모르겟습니다.
    기쁨의 눈물일지도 모른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얼마나 답답하셨을까요.
    이제는 저 높은 곳으로 마음껏 비상하시길...

    • 누워 있는 동안 얼마나 답답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 아픔이란 감히 우리가 느낄수 없는 것이겠죠. 희색 하늘이지만 우리 마음속에는 늘 푸른 하늘을 기억하며 살아야 겠습니다. 다들 겨울비라고 하시는군요. 대세에 따라야지요.크큭.

  • 시퍼렇게 날이 선 칼도 자꾸 쓰다 보면 무뎌지지요.
    칼날의 끝이 어느 곳을 향하고 있는가도 중요한 문제이고요.

    임수혁 선수. 어느 곳에 이렇게 표현되었더군요.
    기록보단 기억으로 남을 선수라고.

    오랜 아픔을 겪은 유족들에게 할 소린 아니지만
    개인적으론 가시는 길 뜻 깊음으로 가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요.

    + 겨울비임돠. 그쵸? 개츠비님... 폰트 바꾸셨네요!

    • 칼을 가는 것은 어딘가에 쓰기 위해서인것 같은데, 마음속의 칼날은 아무리 갈고 다듬어도 특별한 쓰임새는 없는것 같습니다. '숲'님 말씀처럼 그저 무뎌지는 것이지요. 세월의 무게에 기억의 침묵에 인연의 아픔에 서서히 무뎌져가는것 같습니다. 겨울비네요. '숲'님이 겨울이라 하시면 초복에 내리는 비도 겨울비입니다.^^

  • 추적추적 비 내리는 오전... 겟츠비님 글을 읽으며...
    다시금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네요.
    내일 인도네시아 가기 전에 설 문안 문자라도 날리고 떠나야겠습니다.
    다녀 와서 다시 방문할께요.
    언제나 겟츠비님 글을 기다리는 카이로스라는.. ^^

    • 아 인도네시아 가시는군요. 잘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비와 눈이 섞여서 내리다가 눈으로 바뀌는군요. 겨울이 가며 주는 마지막 눈인것 같습니다.^^

  • 2010.02.10 22:17

    비밀댓글입니다

    • ㅎㅎ 타는 목마름으로 좋죠. 철이 덜든것도 사실입니다.^^ 눈은 오지만 포근한 아침이네요. 포근할때 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죠.^^

  • 젖은 눈이 내립니다. 올 봄은 가뭄 걱정 없을 것 같아 괜히 기분이 좋습니다.
    갯츠비님 제 블로그에서 이벤트 하나 열었어요. 함 들렀다 가세요~ ^^


날씨가 또 춥습니다.
오늘이 '입춘'입니다. '대길'이가 추노꾼이 되어 먼 길 떠난지라 '입춘대길'이 올런지 모르겠습니다. 명절을 앞두고 있어서 인지 물가도 많이 올랐구요. 경제를 살리겠다며 '파란피''스머프'들이 정권을 잡았지만 나아질 기미는 보이질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사람들의 표정이 많이 어둡고 힘들어 보입니다.

"대길아~ 입춘이 왔다. 돌아와~"


# 1

치과를 하던 친구가 작년에 파산을 했습니다.
달러 대출을 내어서 장비를 많이 들여놨는데 환율이 올라서 감당하지 못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힘들게 공부를 하고 남의집 살이를 한지 몇해 만에 마련한 소중한 일터였습니다. 아주 예쁜 아내도 얻었고 아들도 얻었죠. 힘겹게 살아왔던 시간을 보내고 이제 잘 살아보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불어닥친 경제한파가 시작도 하지 못한 행복을 가져가버렸습니다. 파산 소식을 전한후 연락이 끊겼습니다.

힘든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인지 녀석은 1년이 되도록 연락한번 없었습니다.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친구에게 어떠한 위로도 되지 못했습니다. 그저 마음속으로만 잘 이겨내고 다시 일어서길 바랄뿐이었죠. 그런 친구가 오늘 연락이 왔습니다. 매사에 자신감있던 그 목소리로 말이죠.

많은 일을 겪었나 봅니다. 월급을 받으며 잘산다고 씩씩하게 말을 합니다. 이제 힘든 시기는 다 지나갔다고 힘을 주어 말합니다. 그 말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전화를 끊기전에 던진 마지막 말이 참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가슴아픈 이혼과 혼자 남겨진 어린 아들의 소식이었죠. 무언가 위로의 말을 하고 싶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고된 인연의 늪에서 빨리 빠져나오길 바랄뿐이었죠.

# 2

조금씩 나이가 들면서 '인연'의 깊이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합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사람들을 겪으면서 살아갑니다. 우리는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특별한 관심과 선택을 하게 되지요. 그것이 어쩌면 '인연'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인연'의 서로간의 마음속에 있는 무언가의 끌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특별한 '인연'에도 깊이가 있습니다. 어릴적 많았던 친구들이 하나둘씩 잊혀지고, 몇몇 친구만 남게 됩니다. 익숙했던 사람들은 하나둘씩 사라지고 그 인연에 대한 깊이는 그리움으로 자리잡게 되구요. 조금씩 세상살이에 적응을 하다 보면 또다른 인연을 만드는것 보다 만들어진 인연에 더 집중을 하게 됩니다. 어쩌면 그것이 서로가 만드는 인연의 깊이 인지도 모르지요.

때로는 서로의 깊이가 달라서 서운함을 느끼기도 하고 부담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서로간의 깊이가 맞을때야 비로소 우리는 적당한 '인연'이 만들어집니다. 친구와의 인연도 그러하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인연도 그러합니다. 속이고 포장하는 위선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만들어지는 진실된 것이죠. 우리는 그것을 '믿음'이라고 부르는것 같습니다.

세상이 힘들때 그러한 인연의 깊이를 확실히 느낄수 있는것 같습니다. 비록 영원한 사랑을 다짐했다 하더라도 서로의 마음속에서 만들어내는 '믿음'이 없다면 공허한 울림이 되는것이겠죠. 그 울림은 슬픔과 아픔으로 남아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도 살면서 그러한 슬픔과 아픔에 많이 힘들어 하는것이겠죠. 믿음이 없는 인연은 늘 공허하게 남습니다.



오랜만에 전화를 건 녀석은 둘러댈 말이 없었는지 '입춘대길' 하라는 말을 꺼냅니다. '믿음'을 잃어 버린 친구의 목소리가 참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정말 사람을 사랑하는 녀석이었는데 말이죠. 하지만 다가오는 봄에는 잃어버린 만큼 다시 채울수 있는 시간이 될것이라고 믿습니다.

'믿음'을 잃어버린 세상은 늘 어둡고 불친절 합니다. 경제적으로 힘들어 지면서 주변의 모습들도 어둡고 불친절해집니다. 힘들겠지만 잃어버린 웃음을 찾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것 같습니다. 봄은 반복해서 찾아옵니다. 하지만 다시 찾아오는 봄에는 힘들었던 시간을 마무리 하고 '길'한 기운만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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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6

  • 이미 벌어진 일이라면,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이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어느 누구도 성숙하기 위해 일부러 아픈 사람은 없겠죠.
    아픈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변명같습니다만, 위로가 될 법 합니다.

    이미 벌어진 일이라면,
    우리가 극복하지 못할 아픔은 세상에 없다는 말도 위로가 될 듯 합니다.
    아픈 사람에게 이 말은 위로가 되지 못하겠지만
    아픈 사람이 이 말을 가슴에 새긴다면 충분한 위로와 격려가 됩니다.

    모쪼록 아픈 만큼 성숙하고, 극복하지 못할 아픔은 없다고,
    그 친구분 마음에 메시지를 전했으면 좋겠습니다.

    • 누군가의 말처럼 인연의 깊이를 쉽게 예측할순 없을것 같습니다. 힘들때 누군가 옆에서 손을 잡아준다면 그것이 가장 큰 힘이 될텐데 말이죠. 참 좋아하던 사람이었는데 그렇게 되었다니 제가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봄이 오면 좋은일만 생기길 바랄뿐입니다.

  • 불가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자나요.
    그러고보니 그동안 참 많은 인연을 만났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딱히 생각나는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고,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사람이도 그렇게 많지는 않네요.
    아무래도 믿음이 부족했나 봅니다.

    블로그 이웃들과는 옷깃도 스치지 않았지만 (혹시 모르죠. 여러번 스쳤을지도..ㅎㅎ)
    인연은 인연이죠. 정말 묘한 인연인 거 같아요. 인터넷이라는 게 참 대단합니다.

    • 인연의 깊이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 어느 누군가에 대해서 알수없는 끌림이 있을수도 있겠죠. 또 기억하지 못할정도로 쉽게 잊는 인연도 있는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말씀하신것처럼 온라인을 통해서 교류를 하는것도 좋은 인연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비가 온 뒤의 땅이 더 단단하게 된다고 하잖아요
    그 친구분도 앞으로 더 커다란 희망이 있을꺼라고 생각해요..
    인연이란 만들어지기 어렵지만 깨지는건 한 순간이라는 걸 저도 겪었네요
    그렇다고 인연을 포기 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겠지요 ^^

    그래도 인연이기에 그 목소리만 들어도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그리움이란 단어도 존재하겠지요

    오늘도 소중한 인연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지나갑니다 ^^

    미소짓는 오늘 되세요

    • 점차 사람이 그리운 시간이 되는것 같습니다. 인연이 만들어 주는 소중한 사랑과 감성들을 먹지 못하게 되는것인지도 모르죠. 말씀하신것 처럼 목소리만 들어도 그리움이 밀려오는 그런 소중한 인연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친구 녀석은 잘 이겨낼겁니다. 늘 그래왔었으니까요.^^ 고맙습니다.

  • 잃어버린 인연, 잊어버린 인연, 놓쳐버린 인연, 놓아버린 인연...
    모두에게 점점 더 커지는 아쉬움을 느낍니다. 나이를 들어가나 봅니다.
    벌써부터 이런데 더 나이를 먹으면 어떻게 살까 은근 걱정이 되기까지 하네요..

    그나저나.. 가가멜을 스카웃 해야겠네요.. 파란피 스머프들 싹 잡아다가 스프끓여먹으라고..
    근데, 가가멜 실력이 영 형편없어서 믿어도 될런지 모르겠어요..ㅜㅡ

    • 마음을 편히 놓을수 있는 인연의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그만큼 나이도 먹어가는 것이고 세상을 각박하게 살고 있는것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요즘 반성을 많이 합니다.^^ 가가멜이 필요한 시기 입니다. 녀석이 실력이 좀 떨어지긴 하지만...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쥐를 잡어 먹는 냥이가 많이 필요합니다.^^

  • 내 앞에 놓인 인연은 자신이 만들어 내는 것이죠.
    좋은 인연 있고 또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고,
    인연이라 믿었던 이에게 한낱 인간관계의 가벼움을 느낄 때도 있고요.
    인연과 믿음의 조합에 진실이 배제 되어선 곤란하지요.
    진정한 인연과 스쳐가는 인연을 구분해야 하고
    전자는 마음을 다해야겠지만, 후자는 무심히 지나쳐야 다치지 않더군요.
    사랑도 미움도 머무는 바 없이 해야 하며. 집착은 괴로움의 근원이다.
    믿음은 진실한 인연 앞에 놓을 때 그 빛을 발한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이란... 마음이란... 마음이란...

    • 부르면 울컥 눈물이 나올만한 이름들이 있지요. 살면서 몇번씩 감정의 기복에 따라서 인연의 깊이와 그리움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니다. 서로 얽히고 휘둘리며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또 그것으로 고민하고 기뻐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걸 생각합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 참... 세상 어렵단 생각 많이 하게 되네요. 특별히...
    부부관계에서 왜 이리 금전적인 문제가 끼이면 힘들어지는지...
    저도 그렇거든요. ^^;;;
    암튼... 가슴 한 켠 아릿하기만 하네요.

    • 그렇죠. 요즘 '돈'에 대한 집착과 아집이 참 많아 지는것 같습니다. 사는것이 불편하면 그것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죠. 하지만 행복이 물질적인 것에만 있는것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 인연...에 대해 문득 드는 생각.

    '인...연이 그...연이 아닌게벼' or '이넘이 그 넘이 아닌게벼'

    죄송합니다...;;

    • '추노'라는 드라마에서도 질긴 인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사실 신문 기사만 본지라 그 내막은 잘 알지 못하지만..아마도 '대길'이가 찾는 것은 이..연과 그 연 혹은..이 넘과 그넘이 아니라 언년이 아닐까요.

  • 입춘대길이란 말, 누구보다 그 친구분께 꼭 필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저 안타까울 뿐이네요.

    • 봄이 오면 새로운 희망과 꿈을 만들기를 바랄뿐이죠. 안타깝지만 이겨내리라고 봅니다.^^ 잘되겠죠.


날씨가 또 추워집니다.
바지를 사서 세탁소에 줄여달라고 맡겨놨더니 아저씨가 9부바지를 만들어놨습니다. 가뜩이나 길지 않은 다리인데 한없이 짧아 보이네요. 아저씨에게 항의를 했더니 말없이 자기일에만 집중합니다. 덕분에 길이가 많이 짧은 바지를 입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걷는 동안 바람이 솔솔 들어오네요. 추운건 참을수 있지만 짧은바지는 참 창피합니다. 

노란 귤봉지를 든 젊은 부부가 길을 걸어갑니다.
어쩌면 연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날씨가 추운지 서로 꼭 붙어 있습니다. 여자분이 귤을 까서 남자의 입에 넣어줍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 사랑이 머금어 있습니다. 행복해 보입니다. 어두워지는 거리를 그렇게 팔장을 끼고 걷습니다. 아마도 두사람은 모르겠죠. 뒤에는 9부바지를 입고 씩씩거리며 걷고 있는 독거인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 1

몇해전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차를 가져오지 않아서 출근시간에 지하철을 타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참 많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신문도 보고 책도 읽고 있었습니다. 그 복잡한 차안에서 말이죠. 엉덩이가 큰 아주머니에게 밀리고 밀려서 노약자석 앞까지 쫓겨갔습니다. 좀 있으면 내려야 하는지라 힘으로 버텨봤지만 제가 감당할만한 힘이 아니더군요. 괜히 힘겹게 버티다가 구두만 밟혔습니다. 서러움 억울함이 밀려왔지만 항의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아주 자그마한 남자분이 옆에 있었습니다.
무언가 품속에서 꺼내더군요. 얼피 보니 백지에 휘갈겨 쓴 편지 같았습니다. 출입구에서 자꾸 미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남자분에게 밀착될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안봐도 될 편지의 내용까지 보게되었죠. 결코 고의로 본것은 아니었습니다.


"쉽지만 쉽지않은 말"



'사랑하는 자기야'로 시작되는 편지였습니다.
맞벌이 하는 처지라 자주 볼순 없지만 너무도 사랑하고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아침밥도 못챙겨줘서 미안하다는 말도 있었구요. 일이 힘들어도 조금만 참고 이겨내자는 말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여자는 바쁜 출근시간에도 자신의 사랑을 전하고 싶었나 봅니다. 편지를 읽고 있는 남자의 얼굴에 행복한 웃음이 번집니다. 편지를 소중하게 다시 접어 주머니에 넣습니다. 남자의 작은 어깨가 듬직해 보입니다.

내릴곳이 다가오자 남자가 노련한 솜씨로 사람들 사이를 뚫고 지나갑니다. 저도 남자의 듬직한 어깨를 따라 재빠르게 움직입니다. 남자는 엉덩이가 큰 아주머니도 가볍게 밀치고 나아갑니다. 덕분에 뒤를 따라 무사히 차에서 내립니다.

계단을 오르는 남자의 모습이 참 가볍습니다.
아마도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생각하고 있을테지요.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도 큰 힘이 되는 것같습니다. 

# 2

바쁘다는 핑계로 많은것들을 미루면서 살아갑니다.
그저 뻔한 말과 뻔한 인사치레로 쉽게 '사랑'을 이야기 하는지도 모릅니다. 사랑을 하기 위해서도 특별한 자격이 필요해지고, 결혼을 하기 위해서도 특별한 조건이 필요해집니다. 소박하고 열정적인 사랑은 그저 마음속 한구석에만 있는지도 모르죠. 생각해보면 이렇게 사랑은 아주 쉬울수도, 아주 어려울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요즘 '사랑'은 누군가에 의해서 비교되는지도 모릅니다.
보다 편한 것을 추구하는 세상에서는 '사랑'의 조건과 기준이 필요한것인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러한 '사랑'은 늘 공허하고 부족함을 느끼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의 '사랑'이 누군가의 '사랑'보다 멋지길 바라되고 그러면서 본래의 의미는 사라지고 '보이는 것'에만 집중됩니다. 하지만 '사랑'은 가격표가 붙여져 진열되어 있는 상품이 아닐겁니다. 내것이 되면 식상해지고 또 다른 것에 시선이 가는 그런 상품말이죠. 

값비싼 세상의 어떤 물건보다도, 소박한 아침 편지가 더 소중해 보입니다.
누군가에 의해서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바로 진정한 사랑이겠지요. 느낌없이 되풀이 되는 백번의 말보다도, 진심이 담겨 있는 소박한 말 한마디가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큰 힘이 되겠지요. 누구와의 비교도,어떠한 조건도 필요없는 사랑이기에 후회도 없을것 같습니다. 

 

경비실 아저씨가 저를 보더니 기쁜소식을 전해줍니다.
부부싸움과 쿵쿵거리는 소리 때문에 밤마다 불면의 세계로 나를 끌고 다니던 옆집 부부가 이사를 갔다고 말이죠. 이제 편히 잘 자겠다는 말을 전하며 9부바지에서 시선을 떼지 않습니다. 세상 눈치 보고 살게 뭐 있겠습니까 제멋에 사는 것이죠. 오늘밤에 찾아올 고요함을 즐기면서 소중한 사람에게 짧은 편지 한줄 써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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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7

  • 드디어, 층간소음으로.. 아니 옆집소음으로 부터 해방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저도 편지 많이 좋아하는데 말이죠.. 요즘은 편지를 주고 받을 사람을 찾기가 힘듭니다.
    나이를 먹어서인지, 한 두번 시도하다가도 끊기기 일쑤구요.

    그나저나.. 9부바지 아까워 어쩐데요.. 입고다니기에는 더 두꺼운 얼굴이 요구되니 말이죠..

    • 새벽에 떠드는 소리에 잠을 못잤는데 이제는 잘 잘것 같습니다. 혹시 모르죠...더 시끄러운분들이 올지도요. 이것도 복인것 같습니다. 9부바지는 뭐 어쩔수 없네요. 기장을 줄이는것도 쉽지 않군요.;

  • 노란 귤봉지의 젊은 연인과 좀 창피한 9부 바지.
    맞벌이 부부의 애틋함과 엉덩이에 압사된 예비 9부 바지.
    짧았던, 불면의 밤과 아침 편지와 9부 바지. 어쩜, 이리 맛깔날까요.

    • 겨울에 기장이 짧은 바지는 춥습니다. 비율적으로 하체가 짧은 사람에게는 더 춥게 보이죠. 세상 사는게 뭐 이런게 아니겠습니까. 때로는 춥기도 하고 때로는 따뜻하기도 하고...으흐흐

  • 좀 큰 망치를 준비하실 일은 없으셔야 할텐데,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올 한해 좋은 일만 있으시라고 옆집의 소음인부부는 이사를 갔군요. (소음인. ^^)

    9부바지면 겨울에 많이 시릴텐데, 특히 발목이 장난 아닐텐데, 괜찮으시겠습니까.
    패션은 창조하는 것이라 했지만, 추위도 패션은 이길 수 없다 하지만,
    그건 젊디 젊은 여자들 이야기고요. 우린 그냥 젊은 남자일 뿐입니다. 흣.

    울림이 있는 글, 울면서-.-;;; 잘 보고 갑니다.
    이런 울림이 있는 글을 써야 하는 것인데, 라며 울며. ^^;

    • 철물점 앞을 지날때마다 큰 해머에 눈길이 가곤했습니다. 소음인부부가 이사를 가서 이제 좀 안정된 시간을 보낼수 있을것 같네요. 이것도 작은 행복이랄까요? 세탁소 아저씨가 참 괘씸합니다. 요즘 9부바지가 유행은 아니지 않습니까. 유행이라 하더라도 입기 어려운 그런건데 말이죠. 안되는 놈은 잘 안되나 봅니다.크큭..

  • 시대의 조류에 편승하셨군요. 요즘 대세가 '루저'라면서여-.-?
    9부 바지 휘날리며 '씩씩'거리고 걸었을 개츠비님을 연상하며.... -.-;;;
    푸하핳~~~ 웃다 의자서 쓰러졌다눈;;; 바지를 줄여서 입어야 한다눈 건...
    시대의 비극임돠..

    • 시대의 주류인 루저죠. 많은 사람들이 루저의 대열에 있다고 봅니다.크큭.. 바지 기장은 줄여 입어야 합니다. 저만 줄여 입나요? ㅎㅎ 암튼..짧아서 슬픈 짐승은 어제도 많이 울어댔습니다.

  • 여름이나 봄, 가을에는 저도 9부바지를 종종 입긴 하지만
    겨울에 9부바지는 보기에도 추워보입니다.
    수선은 세탁소보다는 역시 수선집에 맡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ㅎㅎ

    의도적으로 안볼 수도 있었던 편지를 또 굳이 읽어 보셨군요.
    전철안에서 괜히 남의 휴대폰이나 신문에 시선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훈훈한 내용이라 다행입니다. 부디 개츠비님께도 그런 러브레터를 보낼 대상이 하루빨리 생기셨음 합니다.

    • 9부바지도 Reignman님처럼 '위너'가 입어야 패션이 되는것이죠. 저 같은 루저가 입으면 단지 컨츄리보이가 될뿐입니다.^^ 바지 길이 줄이는것도 맘대로 안되는군요. 흠흠... 저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답니다. 가깝고도 멀리 있죠. 늘 그립고 늘 보고 싶은...뭐 그런 사람이 있네요. 마음속으로는 늘 러브 텔레파시를 보내고 있어요.크큭.

  • 우선 축하드립니다. 망치질은 더 안하셔도 되시겠네요.
    경비아저씨의 눈길에 혼자 막 웃었습니다..ㅎㅎ..
    혹시 모르죠..아저씨가 개츠비님의 패션을 추종할런지도..

    글이 가슴까지 전해지는 느낌입니다. 입바른 소리가 아니라...너무 좋네요.
    포스팅하기가 더 부담된다는..ㅎㅎ..

    • 이제 머릿속에서 해머를 지웠습니다. 경비 아저씨의 눈길에서는 선망과 동경의 시선을 느낀건 아닌것 같습니다. 민망함과 조롱의 시선이었지요.;; 아무튼 이제 숙면의 밤을 이어갈수 있을것 같습니다. 숙변과 숙면..정말 중요한것이죠;

  • 유통기간이 지난 분홍 쏘세지를 수제 소시지처럼 맛나게 먹을 줄 알고
    새벽 옆 집에서 들리는 황병기 선생의 미궁 박자는 흥겨운 아부라카타부라쯤으로 여길 수 있으며
    추운 날 찰싹 달라 붙어 팔짱을 끼고 걷다가 귤 한 봉지를 사서 서로의 입에 넣어 줄 수 있는
    넥타이를 매고 줄인 9부 바지를 휘날리며 씩씩거리며 걷는 독거인을 좋아할 수 있는
    예쁘고 아량 넓으신 독신 여성분이 옆집으로 이사오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책과 영화와 사랑과 편지를 좋아하는 분이면 더욱 좋겠지요.
    아. 물론 조중동과는 안 친해야 하며 300 가필드가 무언 뜻인지는 알아야 할 테이지요. 으흐흐~

    • 전 사랑하는 여인이 있습니다. 지금은 따로 지내지만 언젠가는 함께 지낼지도 모르죠. 아무도 모릅니다.^^ '미궁'의 단점은 제가 그 음율에 취해 간다는 것이지요. 우울해지고 괴기스러워지며 하늘을 날고 싶은 충동도 가끔 느낍니다. 조중동을 신문으로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곤란하겠죠. 조중동은 그저 비싼 생활정보지일뿐입니다. 공짜로 뿌리는 생활정보지 말이죠. ^^

  • 솔직히 많이 부럽네요. 결혼생활이 행복한 건...
    정말 부러움을 많이 받게 되는 것 같아요.
    지하철에서 보신 그 분 아마도 그 하루 아니 어쩌면 평생 행복해 하며 사시지 않을까 싶네요.
    힘겹게 살면서도 서로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그 분이 정말 부럽습니다.
    그리고 제 가슴이 많이 미어지네요. ^^

    • 그렇죠. 사랑을 가슴에 안고 사는 사람들은 언제나 부럽습니다. 소소한 일상의 작은 정성들이 마음을 더욱더 풍요롭게 만드는것 같습니다. 힘들때 일수록 서로의 마음을 다독거릴수 있는 진정한 사랑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담이시군요.
    정작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건 아주아주 작은 사소한 것들이죠.
    그나저나,
    독거인이시라... 가끔은 외로움을 많이 타시겠어요.

    • 맞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것은 이렇게 사소하면서도 마음이 전해지는게 아닐까 싶네요. 힘든 경쟁사회에서 살고 있지만 진정 우리가 원하는것은 이런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독거인이 된지 오래되었지만 뭐 살만 합니다.^^

  • 기분 좋아지는 글 잘 읽었습니다.
    매일 아침 전철로 같이 출근하는 아내에게 편지 한장 적어 주어야겠습니다.^^

    • 아내가 참 좋아하실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큰 행복이겠죠. 노곤하고 힘든 출근시간에 가장 큰 힘이 될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 문명의 발달에 익숙해 지다 보니 이성은 발달하고 감성은 점점 작아지는 것만 같습니다
    감성.. 어느날 문득 익수해져 있는 생활 속에서 척박함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이메일 , 메신져 , 문자메세지 등등..

    이제는
    TV보다는 라디오가 듣고 싶고,
    이메일보다는 손편지가
    메신져 보다는 대화가 ..
    문자메세지 보다는 전화가 더 그리운 나이가 된건가.. 하고 생각해봅니다
    글잘 읽고 갑니다 ^^

    • 그렇죠. 꽁마담님 말씀처럼 척박한 생활속에서 소중한 감성을 잊고 살진 않나 싶습니다. 쉽고 편리한 세상만 추구다하다 보니 그 속에서 차츰 잃어 가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문자메세지 보다는 전화가 편한 나이가 되어가네요. 늙어가는건가요? ^^

  • ^^ 후훗 이걸 보니 답글이 달고 싶어지네요..

    생의 깊이가 점점 깊어진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 그렇죠. 삶의 깊이에는 이런 잔잔한 감동들이 있는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편지 써보는것도 좋을것 같네요.^^

  • 뜬금없는 질문 하나 드립니다. <12시 5분전>은 어떤 의미인가요?

    • 아.원래는 0시5분전입니다. 정확히 23시55분인셈이죠. 단순하게는 하루를 마감하기 전의 느낌을 기억하기 위한것이구요, 다른 의미로는 살면서 5분정도의 여유를 갖자는 의미입니다. ^^

    • 아, 그런 의미였군요.
      전 [지구 종말의 시계]를 말하는 건 줄 알았습니다. 시계 바늘이 12시를 가리키면 지구가 종말한다는, 시계요. 지금 현재 그 시계 바늘이 가리키는 지점이 12시 5분전으로 알고 있었거든요. 전혀 다른 의미였군요? 머쓱..합니다. ㅋㅋ


모 전자회사 임원의 자살소식을 들었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분이긴 하지만 마음이 참 씁쓸합니다. 옆에서 볼때에는 부러울것이 없어 보이는 분인데 말이죠. 보여지지 않는 부분에 깊은 아픔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명예를 짊어지고 가는 것이 쉽지 않은가 봅니다. 가난무명의길을 걷고 있어서인지 쉽게 이해는 가지 않습니다.

# 쉼표

어느 철학자는 '삶은 굴곡이 심한 곡선'이기에 아름답다 라고 말했습니다. 아래 위의 굴곡을 가진 굵은 곡선 말입니다. 아래로 향할때에는 위로 올라가기 위한 꿈을 꾸고,위에 있을때에는 아래로 향할 준비를 하는 것이죠. 이렇게 아래 위로 왔다 갔다 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거라고 말입니다.



곡선의 굴곡과는 상관없이 삶의 목적은 '성장'에 있는것 같습니다. '사랑'이 자아실현의 목표라면 '성장'은 자아발전을 위한 목표가 되겠지요. 그래서 삶의 곡선은 늘 위를 향해 나아갑니다. 물론 아래로 향하는 좌절이 찾아오기도 하겠지만요.

삶의 곡선이 아래에서 머무르며 위로 향하지 못할때 우리는 손쉽게 '쉼표'를 찍을수 있습니다. 조금 쉬어 가는것이죠. 경쟁사회에서는 가만히 있는 것이 늘 불안합니다. 보이는 모든 사람들이 경쟁자인것이죠. 그래서 쉬지 못하고 소모적인 스트레스만 받는것 같습니다. 꽤 긴 인생의 여정에서 '삶의 쉼표'는 오르기 위한 힘을 비축하는 것이겠죠. 그것이 삶의 목적을 이루는데 시간의 소비없이 알차게 빈공간을 메꾸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삶의 쉼표'는 세상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힘을 갖게 해줍니다.

# 마침표

하지만 경쟁사회에서는 곡선이 아닌 '직선'을 강요합니다.
자신의 위치에서 하락하는 것은 경쟁에서의 탈락을 의미하는 것이죠. 그래서 쉼없이 앞을 향해 달려갑니다. 이기기 위해서 지식을 쌓아야 하고 지지 않기 위해서 잠을 줄여야 합니다. 혹시 대열에서 이탈이라고 하게 되면 그동안 가져왔던 모든 꿈을 접어야 하는 좌절감을 못보게 됩니다. 직선이 꺽이게 되면 부러지게 되고 아래로 향하는 방향성은 되돌릴수 없습니다.


때로는 방향을 위로 돌리기 위해서 자존심을 꺽습니다. 그러다가 힘에 부치면 또 한번 삶의 목표를 꺽게 됩니다. 우울해지는 것이죠. 하나둘씩 이렇게 삶의 의미를 꺽다 보면 존재의 이유조차 잃어 버릴때가 있습니다. 그럴땐 쉼표가 아닌 마침표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세상살이가 참 버겁다고 느껴집니다. 문득 탈출구가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우리도 어쩌면 살면서 이런 불안감 속에 사는것 같습니다. 꺽이진 않을까. 앞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살아야 하는 이유를 잃지 않을까. 누군가에 의해서 버림받고,누군가에 의해서 모욕을 당하진 않을까 하고 말이죠. 그래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을 칩니다. 사는게 참 힘들죠.

삶은 곡선이어야 한다고 말한 철학자는 인생의 걸음걸음마다 쉼표를 찍을 것을 권유 합니다. 인간이 느끼는 감정을 숨기지 말고 기뻐할땐 웃고 슬퍼할땐 한없이 울라고 조언합니다. 이러한 감정의 변화가 쌓이면서 힘들때 이겨내는 힘을 만든다고 말이죠. 쉬어갈땐 돌아온 길을 기억하고, 달려갈땐 목표점까지 단숨에 달려갈수 있는 힘이 됩니다. 물론 쉽지 않겠지요. 삶은 답이 없고 백지위에 써내려가는 혼자만의 느낌 이니까요.



돌이켜 보면 삶의 변곡점이 꽤 있었던것 같습니다.
부와 명예를 쫓아서 쉬지 않고 달렸던 때도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것이 사라질까 두려워 뒤돌아 보지 않고 달렸던 기억도 있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기억이 결코 행복하지는 않았던것 같습니다. 쉼표 없는 삶은 고단함과 우울함과 초조함이 있었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 자살 소식을 들으며 삶의 쉼표와 마침표를 기억해 봅니다. 아직 늦지 않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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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6

  • 저 역시 가난과 무명의 길을 걷고 있지만
    부와 명예의 마침표가 이렇게 쓸쓸하고 외로운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별로 욕심이 나지는 않네요.
    하지만 쉼표를 자주 찍었습니다. 현실에 안주하고 너무 구태의연한 삶을 살았던 거 같기도 합니다.
    열심히 살되 쉼표는 기억하고 살아야겠습니다.

    • 적절한 쉼표가 필요한것 같습니다. 산다는 것이 마음대로 되는것이 아닌데 말이죠. 적절한 쉼표와 적절한 전진이 마음의 불안을 떨쳐내는것 같네요.^^

  • 베토벤바이러스에 보면 4분33초 라는 무음곡이 나오더군요..
    쉼표, 쉼표도 연주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적절하게 넣을 수 있을텐데 말이죠..

    • 좋은 말씀이네요. 쉼표도 연주의 일부분이다. 그걸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사회의 행복지수가 낮은것 같습니다.^^

  • 마침표의 이유는 다양할 수 있기에 위의 경우로 한정해보면 그 배경이 인지적 왜곡이 아닐까 하는 말들이 많더군요.
    전, 너, 무, 많, 이, 쉬, 어, 탈, 입, 니, 다,,,,,,,,,,ㅠ_-)

    • 많이 쉬면서 체력과 기력을 보충하는것도 한 방법일테지요. 세상이 깊은숲님의 피톤치드에 대한 이해와 환호가 곧 있을것 같습니다. 저탄소 녹색성장의 시대 아니겠습니까. 우리 모두 그때가 되면 힘껏 향을 내뿜어 보도록 하죠.^^

  • 시작을 했으면 끝을 맺어야 하니 마침표,
    쉬지 않고 달려갈 수만은 없으니 쉼표.

    인생에는 마침표와 쉼표가 적절히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물론, 인생은 둥글게 둥글게, 삶은 계란이기는 하지만요. ^^

    이런 지체 높은(?) 분들이 목숨을 끊는 걸 보면
    1등주의에 매몰되어 아파트 옥상에서 몸을 던지는 중고생들이 연상됩니다.

    이런 뉴스를 접할 때 저는 목숨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
    목숨을 포기할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 거짓목표를 포기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연봉도 수십억에 달한다던데, 모든 거 던져 버리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 수도 있을텐데 말입니다.
    목숨은 중요한 것이여~ 라는 생각에 무조건 동의하지는 못하는 1인입니다만
    삶은 가치 있는 것이여~ 라는 생각에는 수긍하는 1인이기에.

    • 삶은 계란이 주는 단백질 만큼, 우리 삶도 담백해 져야 할텐데 말이죠. 우리곁을 늘 떠나지 않는 고민이 바로 이런게 아닐까 생각이 되네요. 쉬고 있으면 뭔가 불안한 마음 말이죠.^^ 삶은 스스로 그려가기에 가치가 있는것이겠죠. 누군가 이렇게 그리라고 한다고 행복을 느끼는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 이거 겁나 재밌습니다.
    처음에 읽을 땐, 쉼표 ↔ 마침표 라고 생각해서 갸우뚱 했는데 아니군요.
    제대로 쉼표 찍지 못하면 마침표로 간다. 뭐 이렇게 이해하면 될까요? 오호호~

    그 철인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이왕 분석해 줄 거
    따옴표[ ′ ″ ]와 고리점[ 。 ],
    모점[ 、 ], 가운데 점[ · ],
    느낌표[ ! ], 빗금[ / ],
    쌍점[ : ]과 쌍반점[ ; ],
    줄표[ ― ]와 붙임표[ - ],
    낫표[ 「」 ]와 겹낫표[ 『』 ],
    그리고 빠짐표[ □ ]도 해석해 달라구 부탁드려 보시면 안될까요.
    아니면 개츠비님이 해주시든가요.

    으히히~ 이거 겁나 재밌겠는걸요. ^^

    - 쉼표 없이 사는, 가난과 무명의 길을 걷는 일인.

    • 가만 보니 두 번째 그림 어디서 많이 보던 것과 비슷하군요. 으흐흐...

    • 먼지만 빨아들이기에도 버거운 진공청소기에게 스팀이 빵빵하게 나오는 스팀청소기의 성능을 요구하는 것은, 보온 기능만 되는 밥통에게 '압력'기능과 '찜'기능까지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 우둔하고 기억력 나쁜 블로거에게 따옴표와 고리점,모점과 가운데점,느낌표와 빗금,쌍점과 쌍반점,줄표와 붙임표,낫표와 겹낫표,빠짐표에 대한 해석을 희망하는 것은, 20년된 경운기에게 벤츠의 승차감을 요구하는 것과 비슷한게지요.크큭..
      가난과 무명의 길을 걷고 있지만 쉼표는 소중한 것이겠지요. 대봉이의 초롱초롱한 눈과 달콤한 살내음을 맡으면서 하루의 쉼표를 이어감은, 무엇보다 바꿀수 없는 최고의 행복이 아니겠습니까

    • 저도 깊은숲님과 비슷한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으흐흐..

    • 어허~!
      이거 왜 이러삼요.

      제건 그래두 명색이 예술품입니다요. 흐힝흐힝.

    • 림다님.~ 혜계님의 '구멍'이 저것!!! 입니까? 오홋~~

  • 쉼표. 마침표. 자기 삶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가능한거겠죠?
    내가 지금 어디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이게 지금 내가 사는길인지 죽는 길인지 말입니다.
    그 "성찰"을 함께 해줄 "친구"가 있다면 더 없이 좋은 것일테고 말입니다. ^^;

    • 삶의 쉼표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에게 더 소중한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친구와 여인의 모습에서 쉼표를 찾는것도 좋겠죠.^^ 감사합니다.

  • 저도 요즘 비슷한 생각을 많이 하는데,
    굳이 고속도로로만 달릴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쉬엄쉬엄 구불구불한 길로 이것저것 돌아보며 가도 재밌을텐데 말이죠.

    • 인생은 빨리 가는것보다는 자신의 속도로 달리면서 주변의 모습들을 보고 듣고 느끼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삶의 목적은 '무엇을 이루었다'라기 보다는 '무엇을 느꼈다'가 아닐까 싶습니다.^^

  • 멋진 분을 알게 되서 너무 감사하단 말씀 못 드렸죠? ^^
    겟츠비님의 글 읽으면 제 인생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
    비록 일면식이 없는 분이지만 정말 이렇게 홈피에 찾아와서 글로 뵙고...
    또한 제 사진에 댓글 달아 주시고...
    이 모든 것에서 저는 더 많은 걸 배우고 한층 얻어 가는 것 같아서 어찌나 감사한지.
    오늘도 덕분에 조금더 성장하고 돌아갑니다. ^^

    • 아,별말씀을요. 제가 오히려 올려놓으신 사진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할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삶에 대한 고민도해보고요. 여러모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 하고픈 말을 위에 님들이 다 해주셨네요..
    겟츠비님 덕에 쉼표에 대해, 내가 잠시 앞으로 내닫기를 잠시 멈추고 잠깐 쉬면서 나를 위한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좋은 글 읽고 좋은 생각을 하며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침부터 긴박감 속에 오전을 보내고 나니 오후에 몰려드는 피로감과 자괴감까지 느끼며 시간을 소비하고 있었네요... 쩝..
    한 숨 돌릴 수 있는 여유를 주신 겟츠비님께 감사드립니다 (__)~* 꾸뻑 ^^

    • 어쩔수 없이 찾아오는 쉼표가 있더라도 흔들리면 안될것 같습니다.^^ 삶의 곡선에서 부러짐이 있어서는 안될테지요. 그저 나를 위한 행복한 휴식이라고 생각해야 할것 같아요. 삶이 지루하고 누군가가 한없이 미워지고, 누군가에게 모든 책임을 다 지우고 싶을때도 있겠죠. 하지만 이것도 역시 성장을 위한 쉼표라고 생각해야 할것 같네요. 방문 고맙습니다.

  • 쉼표와 마침표. ㅎㅎ 저도 그런 글을 예전에 썼던 것 같은데...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 경계선이 있는 것 같다는 느낌, 받은 적 없으세요? 어떤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를 하면 마치 딴나라 사람인 것 처럼 바라보기도 하더라고요. (의미전달이 됐을라나 모르겠습니다.) 암튼 이런 말 잘 않하는데, 글 참 잘 읽었습니다.

    • 아주 조금씩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의 생각이 참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갖곤 하죠. 누군가에게는 쉽게 전달이 되지만 누군가에게는 전혀 전달이 되지 않는..그러면서 느낌의 공유와 이탈을 경험하게 되는것 같아요.^^

  • 요즘 개그프로에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세상이라고 술취해 소리치는 코너가 있더군요.
    나름 1등 인생이라 여겨질만한 분의 자살소식이 참...여러가지 미묘한 기분을 느끼게 하네요.
    쉼표와 여백...개츠비님 글에 요즘 제가 착 달라붙는 느낌입니다.

    • 지구벌레님 블로그에 요즘 글이 안올라와서 살짝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맞죠. 1등 인생이라는것이 존재하지는 않는것 같습니다. 성공은 화려하지만 고독하고, 행복은 소박하지만 나누는게 아닐까 합니다. 살면서 가끔 쉼표를 갖는게 좋겠죠. 지구벌레님이 적어주시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 속에 하루의 쉼표를 느낄때가 많답니다.^^


요즘 호떡 먹는 사람이 별로 없는것 같습니다.
동네 어귀에 있는 먹거리 리어카에는 호도과자와 붕어빵이 대세인것 같습니다. 단맛을 멀리 하는 시대라서 그런지, 아니면 먹기에 조금은 성가시기 때문인지 호떡을 파는 곳도 사먹는 사람의 모습도 보기 어렵습니다.

우연히 보게된 호떡가게 앞에 한 아이가 서있었습니다.
아마도 주문을 해놓고 기다리는 모양입니다. 옆에서 보니 어디선가 본듯한 얼굴입니다. 떨어지는 기억력을 더듬어 보니 같은층에 사는 남자아이입니다. 이제 초등학교를 들어갔을려나 모르겠습니다. 아이는 내가 쳐다보는지도 모른채 바삐 손을 움직이는 아주머니의 손에 시선을 모읍니다.

# 하나.

며칠전에 한바탕 소동이 있었습니다.
점차 무거워지는 몸을 견디다 못해 가벼운 산보라도 할 요량으로 나가려는 참이었습니다. 복도에는 할아버지가 아저씨를 세워놓고 심하게 욕설을 퍼붓고 있었습니다. 들으려고 한것은 아니지만 할아버지의 소리가 워낙 크게 들려서 어쩔수 없이 듣게 되었습니다.

월세가 밀린 세입자가 월세를 받지 못한 할아버지에게 꾸중을 듣는 장면이었습니다. 바람이 아직도 차가운데, 맨발에 슬리퍼를 신은 아저씨의 모습이 안타까워 보였습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할아버지의 욕설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듣는 제가 무안할 정도의 말이었습니다.

아저씨의 등뒤로 조그마한 아이가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었습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알았는지 아이의 눈빛도 긴장한것 같았습니다. 그저 묵묵히 할아버지의 욕설을 듣고 있는 아빠의 뒷짐진 손을 살며시 잡습니다. 할아버지의 욕설에 놀란건지, 힘들어 하는 아빠에게 힘을 주려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순간 할아버지의 마지막 말을 들었습니다. 다음주 화요일 이사를 오기로 했으니 월요일날 짐을 빼라는 말이었습니다. 침묵하던 아저씨가 말을 던졌습니다. 2월까지만 기다려주세요. 겨울이니까 2월까지만..

월세가 밀려서 다투는 장면은 처음 보았습니다.
월세를 받아서 살아가는 할아버지와 월세가 밀려 사정하는 아저씨의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렇다고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도 옳지 못한것 같습니다. 그저 살기 힘든 세상이 원망스러울 따름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알길이 없지만 월세가 많이 밀린 모양입니다. 같은 층에 사는 것도 알지 못했지만 양말도 신지 않은 아저씨의 초췌한 모습이 잔상처럼 남습니다.

# 둘.

어릴적 개척교회 목사님의 인자한 모습이 기억에 납니다.
추운 겨울이 되면 빈곤한 예배당 사무실에서 코흘리던 아이를 모아놓고 호떡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시장에서 팔던 호떡과는 비교가 될수 없을만큼 큼지막하고 두툼한 호떡이었습니다. 아이들은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기 전에, 목사님의 사랑을 먼저 느낄수 있었습니다. 손이 많이 가는 뜨거운 불판에 밀가루 반죽을 넣고 아이들의 눈을 하나하나 쳐다 봅니다. 그리고 호떡이 익을때 까지 바삐 손을 움직이며 우리에게 '사랑'의 의미를 이야기해주곤 했습니다.

"돌아보면 다르지 않은 것"


하나님은 약하고 어린 양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단다. 너희도 크면 약하고 힘없는 사람을 위해서 살아야 한단다. 우리 모두는 사랑받기 위해서 태어났고, 사랑을 주기 위해서 살아간단다. 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세상에서 가장 달고 맛있는 호떡을 먹곤 했습니다. 교회를 다니진 않지만 그때 목사님이 주시던 사랑의 의미를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깨닫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함께 나눈다는 것이 함께 살아가는 진정한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로의 머리를 맞대고 코흘리며 먹던 그 때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도 아름다운 풍경으로 남아 있습니다. 손에 묻은 설탕물을 입으로 빨아가며 맛있게 먹는 친구들의 모습을 쳐다보곤 했습니다. 그리곤 밖으로 나가 서로의 살을 맞대고 부대끼며 날이 저물도록 뛰어놀았습니다. 



호떡 두개를 받아든 아이는 종종걸음으로 내 옆을 지나갑니다. 아이가 손에쥔 검은 비닐종이 위에 따스한 김이 새어나옵니다. 아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곧장 집으로 달려갑니다. 하나는 아이의 아버지가 먹고, 남은 하나는 아이가 먹을 테지요. 힘들지만 서로의 모습이 어떤 말보다도 큰 위로가 될것 같습니다.


어쩌면 며칠뒤부턴 아이의 모습을 볼수 없을테지요. 뛰어가는 아이의 모습이 마지막 풍경이 될것 같습니다. 서로 알지는 못하지만 아이와 아이의 아빠가 함께 웃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웃고 함께 이겨내다 보면 어느새 봄이 찾아올겁니다. 어둑해진 아파트의 입구로 뛰어가는 아이의 풍경위로 마침내 해가 떨어집니다. 맨발로 기다리는 아버지의 모습이 잔상처럼 남아 사라지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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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 전이군요. 잘 다니던 회사의 부도로 동료 직원과 동업을 시작했지요. 부천에 정말 작은 사무실을 하나 얻었어요. 초라한 시작이었습니다. 그 해 겨울 참 추웠어요. 손이 굽어 타이핑이 힘겨울 정도였으니 말이 사무실이지 대로변에 책상 놓고 일하는 것 같더군요. 어느 날 사무실 반대편에 호떡을 구워 파는 자그마한 포장마차가 하나 생기더군요. 7개에 천원에 이에요. 싼 거지요. 왜 그리 파시냐고 했더니 굽는 기술이 서툴러 모양도 맛도 제 각각이라 그리하신다 하더군요. 해가 기울고 출출할 때면 가끔 사다 먹었어요. 어느 날인가 저녁 호떡을 사러 갔더니만 끼니 대신 호떡을 드시더군요. 점심도, 저녁도 늘 그렇게 드셔왔던 것이더군요. 대체 몇 개를 팔아야 하루 일당 정도의 몇 만원을 손에 쥐실까 생각했어요. 호떡 먹다가 목이 메이더군요. 꺼이꺼이. 열심히 살.아.야.겠.다. 지금은 이 모양 이 꼴입니다. 어렵고 힘든 분들 이 겨울을 잘 이겨내셔야 할 텐데요. 그쵸? 주말 빨래는 잘 하셨는지요?

    • 조금만 참으면 되겠지, 조금만 참으면 되겠지, 조금만 참으면 되겠지.. 이렇게 참다 보니 주름살이 하나둘씩 늘더라.. 예전에 할아버지에게 이런말을 들은적이 있습니다. 겨울은 잔인한 계절인게지요. 더운것은 짜증나지만 추운것은 서럽고 눈물이 나니까요. 부천에도 인연이 있으셨군요. 저도 지금 그 근처에 있습니다. 엎어지면 머리카락 닿을 거리지요. 주말에 세탁기에에 넣어놓고 한참을 잊어 버리고 있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널었습니다. 날씨가 추워서 동면에 들어간 뇌세포가 기억력 감소에 한몫을 하는군요.^^

  • 그 월세가 밀린 아저씨는 이제 어디로 가나.
    거기에 생각이 꽂힙니다.
    월세가 밀렸단 이야기는 결국 옮길 곳도 없다는 이야긴데,
    결국 우리가 말하는 '길에 나 앉는다'는 게 되는 걸까요.
    그 아빠의 손을 잡은 아이는 나중에 이 일을 어떻게 기억할까요.

    그 할아버지는 꾸중이나 나무람을 할 필요와 권리가 있을까요.
    그런식이라면 그냥 통보만 하면 되는 것 아닐까요.
    돈 있고, 집 있고, 세 받고, ... 하는 것이 위세는 아닐텐데 말입니다.
    없는 자의 형편을 고려하거나 보살필 여유나 생각이 없다면
    그냥 차가운 통보면 된다고 봅니다. 꾸지람이라니. -.-;

    • 자세한 내용은 잘 모릅니다만,뭔가 사연이 있겠지요. 한가지 느낀것은 강자에게는 철저히 죄인이 되는것 같습니다. 아이의 기억속에는 따뜻한 호떡을 아버지와 맛나게 먹는 장면만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겨울인게지요. 춥고 힘든 계절입니다. 아마도 마음을 후벼파는 독설을 참고 견딘것도 마음 한구석에 비빌곳이 있지 않을까 하는 애틋한 바램인지도 모르지요.

      차갑지만 또 한주가 시작되었네요. 활기찬 하루를 시작해야 겠습니다.^^

  • 참 가슴뭉클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살다보면 월세가 밀릴 수도 있죠.
    하지만 할아버지의 그렇게 심한 욕설까지 퍼부은 것을 보면 최소 6개월정도는 밀렸나 봅니다.
    1년도 넘게 밀렸을 지도... 만약 그렇다면 집주인의 심정도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아이와 아버지가 호떡처럼 따뜻하고 달콤한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께서 만들어 주신 호떡이 생각나네요.
    진짜인지 의심되지만 젊었을 때 호떡장사를 한적이 있다고 하시면서 만들어 주셨어요.
    그 맛은 제가 먹어본 호떡 중 최악이었거든요. 마치 지우개를 씹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갑자기 먹고 싶어집니다. 조만간 한번 만들어달라고 부탁을 드려봐야겠어요.

    • 저런.. 아버님이 만들어 주신 호떡반죽이 잘못되었나 봅니다. 반죽이 잘못되면 떡처럼 구워지죠..반죽을 잘해줘야 하는데 말이죠.;;
      엄동설한이고 음력으로 설날이 지나지 않아서 그런지 마음이 참 아프네요. 뭐 별일있겠습니까만, 누굴 탓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댓글에 보니까 부탁할게 있다고 하셨는데, 혹시 호떡을 바라시는건 아니신게지요? ^^ 전 단순간단한일에 쉽게 지쳐버리는 성격이라서 반죽을 잘 할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사실 얼마전에 릴레이 포스팅을 하나 했는데요.
      다음 바톤을 개츠비님께 넘겨드릴까 했는데 그냥 제 선에서 끝냈습니다.
      그 부탁이었어요. ㅎㅎ
      http://reignman.tistory.com/374

      호떡은 아버지께 부탁드릴게요.
      개츠비님의 반죽 솜씨도 믿을 수가 없어서요...

    • 아 그랬군요. 포스팅을 늦게 봤습니다.^^
      릴레이 포스팅이야 언제나 고맙게 받겠습니다. 호떡은 아버님이 좀 더 나으실듯 합니다. 수전증이라 반죽도 잘 하기 힘들듯요.^^

  • 오늘이군요. 할아버지의 인자함일지, 아저씨의 포기일지 모르지만.. 안타깝습니다.

    • 복도가 조용한걸 보니 별일 없었던것 같습니다. 이사간 흔적이 없는데요. 다행인지 어쩐지는 모르겠네요. 사는게 참 힘들죠.^^

  • 다행이죠! 그 아저씨 당장 갈데가 없으실텐데....
    더구나 어린 아이도 있고..
    할아버지도 월세 밀리는 게 쌓이고 쌓여서 너무 흥분한 나머지 저러셨겠죠?
    옆에 아이도 있는데 그 부모에게 욕을 했다는 게 너무 한 것 같기도 하고,
    오죽했으면 그랬을려나 싶기도 하고..

    • 별일없는것 같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이사를 간 흔적은 없네요^^ 살다보면 힘들때도 있죠. 할아버지가 야박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월세로 먹고 사는 노인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죠.^^

  • 그러고보니 호떡 사먹어본지도 오래됐네요.
    급히 먹다가 뜨거운 설탕물에 혀를 데고는 했는데 말이죠.
    겨울이라도 넘기고 나서 뭔가 어떻게 해도 해야할텐데요.
    아직은 너무 춥습니다. 아무리 아파트를 지어대도
    맘 놓고 살 집은 없는 사람이 아직 너무 많네요.

    • 마음속에는 벌써 봄이 오고 있는데, 아직 날씨는 춥습니다. 저도 호떡 먹은지 참 오래되었네요. 지금 벼르고 있는데 언젠가 필이 확 오면 맘 놓고 먹어봐야 겠습니다. 근데 호떡도 혼자 먹으면 맛없어요. 같이 실실 웃으면서 먹어야 맛나죠.^^

  • 가슴이 아프네요. 아직 조금의 인정이라도 남아 있는 세상이길 바라는 마음...
    어쩜 모두에게 있을텐데...
    어쩌면 저도 같은 상황이라 해도... 그랬을까요?
    그냥 첫 사연에 아이 아빠는 정말 얼마나 가슴이 찢어졌을지...
    마음이 아려 옵니다.

    • 아빠의 손을 잡아주는 아이의 모습에 용기를 가져봅니다. 가족만큼 소중한것은 없겠죠. 잠시 힘든 것이라고 생각해야할것 같습니다.^^

  • 맛있을 것 같은 호떡집이 있는데, 아직 사먹지 못했습니다.
    종로 영풍문고 건너서 있는 우리은행 앞에 호떡집..집은 아니고 리어카인데요, 호떡이 어찌나 두툼한게 먹음직스러운지. 혼자서 길에서 호떡을 들고 있는 제 모습이 처량해 보일 것 같아 아직 사먹지 못하고 있는데요, 나중에 같이 먹을 사람이 생기면 꼭 먹고 싶은 호떡입니다. 그 호떡 리어카 아줌마가 그때까지 장사가 잘 되길 바랍니다.
    근데... 아직도 월세를 독촉하고, 눈치보고 하는 상황이 현실이라니... 옛날 드라마에나 나오는 이야기가 됐을 줄 알았는데... 대통령이 서민 챙겨주겠다고 하고, 경제 살리겠다고 하니, 곧 나아지겠죠. 대통령이 약속했자나요.

    • 저도 혼자먹기 좀 그래서 못사먹고 있습니다.^^ 월세가 밀리거나 공과금이 밀리는 것은 자주 볼수 있는것 같습니다. 우편함에 보면 몇달치 세금을 못내서 날아오는 독촉장이 참 많던걸요.. 이웃들의 삶이 넉넉치 않아 보이네요.^^ 쥐의 이야기는 늘 반대죠..반대..서민경제라는 것은 곧 강남경제를 말하는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