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죽음.

죽어가는 사람들 옆에서 잡아 주던 손을 이제 거두어야 했다. 시간 그들의 죽음을 지켜 보았다. 소멸을 앞둔 육체는 절망적이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무언가를 꿈꾸고 있었고, 꿈이 사라져 버린 순간에 나는 매번 깊은 눈물을 흘려야 했다.

노란 개나리가 올라오던 계절에, 나는 조용히 소멸을 기다리던 그들과의 영원한 이별을 고했다.

 

 

노화.

단지 흰머리가 부쩍 늘고 있을 이라고 스스로 위로를 해보는 시간이 있었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오던 늦은 어느 , 아무런 예고 없이 쓰러졌다. 의식은 존재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질 않았다. 마치 "잠수종과 나비" 주인공 "보비" 같은 기분이 살짝 들었다.

정밀 검사를 받고 이것 저것 살펴보던 젊은 의사는 내게 "특별한 이상 없음" 이라는 진단과 함께 수분섭취와 숙면이라는 과제만 안겨주었다. 혹시나 싶어 동양의학에 문의해 보았다. 안경쓴 여의사는 기력부족과 노화현상에 대처하는 한국인의 필수품이라며 고가의 보약을 권했다.

늙는다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선들은 이렇게 소란스럽다.

 

박범신 김영하

소설은 흥미롭지만, 작가에 대한 도전은 이기적이었다.

그들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들과 여름을 보냈다. 나이가 들면서 편식만 하던 감정에 변화가 왔나 보다. 내가 만들어내는 현실의 이야기 보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 현실이 가깝게 느껴졌다. 가을을 알리는 비가 내릴 무렵,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사랑하기로 마음먹었다.

 

안식.

이쁘지 않다고 버려진 냥이와 동거를 한지도 2년이 되었다.

이제 녀석들이 작은집의 주인이 되었고, 나는 그저 주고 주고 화장실 치워주는 충실한 집사가 되었다. 손길에 긴장하던 작은 몸집의 녀석들은 이제 체온에 익숙해졌고, 나도 녀석들의 따스함에 익숙해졌다.  불면의 밤이 계속되던 가을밤에는 위에 풀쩍 올라와 "이렇게 자는 거야" 라며 잠자는 모습도 보여주었고, 중성화 수술을 하고 돌아온 어느 날에는 밤새 품에 안겨 "성의 정체성에 대한 공포감" 이겨내기도 했다.

우린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에게 위로를 하는 방법을 찾고 있으며, 위에서 느끼지 못했던 안식을 찾고 있다.

 

 

인천 바다.

없이 바다를 보고 있다.

밤에 바라보는 바다는 침묵하는 같지만 움직이고, 보이는 같지만 보이지 않는다.

잘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가까이 때면 바다가 만들어내는 "특별한 고독" 함께 나누기도 한다. 바람 불던 어느 , 겨울 같지 않게 슬픈 비가 내렸고, 무겁게 침묵하던 바다도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당신이 찾던 것은 아마도 이런 아닐까요? 무겁게 침묵하고 무섭게 고독한. 바로 이런 존재들"

오랜만에 바다는 말을 걸었고 나는 여전히 대답하지 못했다.

나는 고작 218KM 달려 이곳에 왔을 뿐이고, 바다 너머에 있는 무거운 어떤 것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내려놓기.

불필요한 것들, 필요 해서 샀지만 필요가 없어진 것들, 온갖 상념과 미련을 만들어 내는 아직 쓸만한 것들 모두를 버리기 시작 했다.  침대를 버렸고 이젠 보지 않는 여러 가지 책들을 버렸다. 삐걱거리던 작은 책장도 버렸고, 입는 정장도 모두 버렸다. 1 동안 한번도 앉아 보지 않았던 작은 의자도 버렸고, 이젠 냥이들도 거들떠 보지 않는 낡은 서랍장도 버렸다. 많은 것들을 버리고 나니 집이 무척 넓어졌다. 넓어지니 기분이 좋아졌고, 앞으로 채워야 공간도 늘어났다. 버린 다는 것은 미련과 묵은 상념을 내려놓는 것이고, 채운다는 것은 새로움과 다른 생각들일 것이다. 욕심을 내려놓으면 무게 만큼 홀가분 해지고, 생각의 자리가 넓어 지면 만큼 새로운 감정들이 찾아 것이다.

처음 맞이 하는 2015년이 찾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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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5

  • KATE 2015.01.22 00:24 신고

    습관처럼 들어와 보곤 했습니다.
    늘 정적만이 가득했었는데...
    오랜 만에 켜진 작은 촛불 하나에 따뜻한 온기 느끼고 갑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요...

    • 오랜만이죠? 시간은 여전히 흘러가고 있네요.
      나만 머물러 있는듯 느끼는 시간이 꽤 많았는데 벌써 15년이 되었습니다.
      올해에도 늘 건강하시구요.^^

  • 잘지내시죠? ^^
    2015년에도 좋은 일들 가득하시길 바래요~

  • 문득 고개를 들어하늘을 봤는데 보름달이 나를 내려보는 느낌~ 오랜만이네요 ^^ 건강하시죠? ^^ 또 건강하세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니 항상 좋은 일들이 많겠지요 ~*

  • 이기광 2017.02.21 15:54 신고

    안녕하세요. 힐링이 되는 글 감사합니다.

    저는 건강과 관련하여 티스토리에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싶은데 초대장 보내주실 수 있으신가요? ㅜㅜ
    kikwang10@gmail.ocm

    보내주시면 독자들과 많은 분들게 건강한 좋은 정보로 보답하겠습니다.

 

소멸.

 

스물 하고도 일곱살을 더 살아낸 아이는 사흘간을 물한모금 먹지 못했고. 결국 말한마디 남기질 못했다.

열살 이후로 성장을 멈추어 버린 아이는 고된 노동으로 그을린 할머니의 손을 잡고 조용히 소멸했다.

 

하늘은 매우 차가웠고, 여섯달을 기다린 "형아"라는 소리도 끝내 듣지 못했다.

녀석은 행복한 아이 였을 거라고 노동에 그을린 손을 붙잡고 웃어 주었고,

매서운 찬바람을 등뒤로 하고 혼자 소리없이 울었다.

 

기억.

 

운이 좋은 날이 있었다. 반가운 사람이 찾아왔고 지난 기억을 더듬으며 마음껏 웃을수 있었다.

솜씨 좋은 사진도 선물을 받았고, 잊고 있었던 추억도 선물 받았다.

 

"시간이 우리를 참 성장시킨것 같아"

"욕심이 우리를 성장 시킨건 아니고?"

 

가을은 무척 반가운 일들이 찾아왔고 흘러가는 시간속에 조금의 "욕심"을 내보기로 마음먹었다.

 

 

대망

 

이에야스의 철학에 대한 생각은 깊다.

뜨거운 꿈을 안고 입사했을때의 기억이 난다.

덥수룩한 머리의 그분은 나에게 이에야스의 책 한권을 줬었고,

마치 모범생이 된것처럼 밤새 읽었던 기억이 난다.

 

뜨거운 여름밤을 그의 생각들과 함께 보냈다. 언젠가 한번쯤은 꼭 필요한 생각들이 될 것이다.

삶의 부질없음에 대한 고뇌와 습관적으로 얽혀 버리는 생각들에 지칠때 쯤.

그렇게 이에야스가 찾아왔고 그의 국적에 상관없이 이쁘게 받아들였다.

 

 

변호인

 

한번쯤 남자답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

그러니까 월드컵이 열릴 무렵이던가.. 세상의 온갖 욕심에 파묻혀 눈을 내리 깔고 세상을 바라볼때쯤이었다.

시간은 흘렀고 이제 그 남자답던 남자는 세상에 없지만, 그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추억이라 생각하지 말자. 삶의 시선은 영원히 진행형이다.

 

 

냥이

 

노란색 냥이와 까만색 턱시도 냥이 두마리가 내 곁을 지킨다.

매번 알레르기로 고생하고 매일 밥주고 물주고 똥도 치워주지만..

내가 녀석들을 지키는건 절대 아니다.

녀석들은 확실한 자존감을 갖고 있다.

가끔 밥을 안준다고 내 얼굴을 햝지만 않으면 참 좋겠다.

 

 

자유.

 

이제, 스스로를 조금씩 구속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몹시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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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5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무언가 정리되지 않은 느낌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인지 문득 바다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바다를 보고 나면 정리되지 않는 무언가도 정리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보고 앞을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들.

 

단지 처음 본 사람일 뿐이고 다시 보지 못할 사람임이 분명한것이고, 옷깃도 스치지 않았고, 


서로 눈인사도 하지 않았지만, 얼굴만은 꼭 확인하고 싶다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른 새벽에 월미도로 향했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추위가 매서웠고, 바다에서 부는 바람은 내 코를 날려버릴것 같았다.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던지 택시 기사는 나를 휑한 바닷가 앞에 내려놓고는 


주위를 한참 동안 떠나지 않았다.

 

뜨거운 자판기 커피 한잔을 건내며..." 저 죽으러 온 사람 아니거든요.." 라는 말을 하고 나서야

 

택시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떠나버렸다.

 

 

파도는 언제나 낯선 것이었고,

 

바다를 바라보는 내 시선은 언제나 같은 것이었다.

 

미련은 늘 흔적을 남겼고, 후회는 늘 멍한 시선을 안겨주었다.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돌맹이 하나를 주워 멀리 바다로 던져버렸고,

 

바다는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변함이 없었다.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수다쟁이 기사 아저씨는 남의 속도 모르고,

 

'박근혜와 새마을운동의 연관성' 에 대해서 열변을 토했다.

 

유난히 큰 아저씨의 코를 날려버리고 싶은 충동을 참았다.

 

 

한 해가 다 가는 겨울의 어느날.

 

흔적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 바다를 찾았고, 역시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못하고 바다를 떠나왔다.

 

코를 녹이며 책장을 뒤적이다가 최갑수씨의 책을 찾아내었다.

 

"행복이 오지 않으면, 찾으러 가야지"

 

비록 라오스 까지 가진 못하겠지만, 내년에는 행복이라는 놈을 찾으러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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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7

  • 우선 너무 반갑네요. 오랜만에 새해인사 하러 들렀는데..
    반가운 포스팅까지....읽으면서 혼자 빙그레 웃었습니다.
    다행스럽게 코는 멀쩡하신것 같아서 말이죠. ^^
    오랜 이웃분들 자주 못뵈던 차에 일주를 하고 왔는데...
    소식 뜸하신 분들이 많네요. 저도 물론 그중 하나겠죠.
    희망과 꿈, 행복...이런 단어들이 참 귀해진 요즘
    이야기 나눌 사람들이라도 챙겨야 하는 시절인것 같아
    또한번 맘 한켠이 쓰렸습니다.
    무작정 자주 뵙겠다는 인사가 마땅 찮습니다만...
    따문따문이라도 소식 접하면 좋겠다 싶네요.
    2013년...행복 많이 찾으시는 한해 되시길...

    • 잘 지내고 계시죠?
      요즘은 무소식이 희소식인것 같습니다.
      앞을 보고 달리기엔 세상이 너무 각박하죠.
      하지만 그런것들 또한 견뎌내고 이겨내야 하는게 아닐까 싶네요.^^
      따님도 부쩍 컸을것 같아요.^^
      춥지만 힘내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아~~~ 그간 잘지내셨는지요?
    한동안 소식이 뜸하셔서 궁금했는데,
    이렇게 또 흔적을 남겨주시니 반갑네요~

    겨울 바다는 언제가도 너무 춥다는 생각뿐이지만,
    그래도 다시 가고 싶은 충동은 언제나 일어나는것 같습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
    올해에는 블로그에서 따뜻한 이야기들로 자주 뵙길 바라며...

    • 인연이란 참 묘하죠.
      먼 시간을 돌아와도 여전히 반가우니 말입니다.
      잘 지내고 계시죠?

      겨울바다는 끝내 해답을 주진 않겠죠.^^
      삶은 이렇게 해답을 구해가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요.

      새해엔 좋은 일만 있으시길 바랍니다.

  • 행복이란 놈이 실종이라죠? 그래서 아무도 어디있는 줄 모른다고 ㅎㅎ;;
    잘 지내시나요? 소식 좀 자주 전해주세요. 월미도이던 라오스이던요 ^^

    • 제가 마지막으로 본 영화가 만추입니다.
      빈상자님의 글이 그리워지는 시기네요.^^

      영화도 잊고 세상도 잊고.. 가끔은 피터팬의 어리숙함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여전하시죠? 사진집은 내셨는지요.
      "길에서 영화를 만나다" 후속편도 오랜시간 기다리고 있습니다.
      혹시 저 몰래 출판하신건 아니시겠죠?^^

  • 그녀가 부활하고 개츠비님이 떠나셨군요ㅎ 제 블로그 오백만년만에 들왔다가 개츠비님의 백만년 전의 댓글이 있길래 들왔숨다.


 

친구 녀석이 느닷없이 결혼을 하겠다며 연락이 왔습니다.

대학을 졸업할 무렵, 평생 독신으로 살겠다며 선언을 했던 녀석이기도 했고, 해전 모임에서 보았을 때에도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던 녀석이라 조금은 의아스러웠습니다. 오랜만에 결혼을 핑계로 녀석과 마주 앉아 술을 한잔 했습니다.

녀석은 결혼 소식을 전하느라 얼굴이 빨개졌고, 먹는 술을 먹느라 나도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 자기 선언

 

녀석에게는 오래 전부터 독특한 술버릇이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말이 없는 비관주의자지만, 술만 먹으면 말이 많아지는 비관주의자가 되었습니다. 학창시절 어설프게 쇼펜하우어에 심취한 이후론 친구들과의 대화도 뜸해졌고, 군대에 다녀온 이후론 인도철학에 심취해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마음씨 만은 착한 녀석이어서 친한 친구들 명이 언제나 녀석을 챙겼고, 술을 좋아하는 녀석 덕분에 모임이 있는 날이면 오랜 시간 녀석의 개똥철학을 들어줘야 했습니다.

 

녀석에겐 특별한 술버릇이 있었는데 장황하게 자신의 계획을 이야기하고 나선 덧붙이는 말이 있었습니다. 취직 시험을 준비하던 시절에는 일년만 해보고 안되면 중이 되겠노라 이야기했고, 취업을 하고 이후에 적성에 맞지 않다며 고민 할때에는 일년만 일해보고 안되면 이민을 가겠다고 선언했죠. 사랑에 빠져 연애를 때에는 일년만 해보고 안되면 독신으로 살겠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놀랍게도 녀석이 이야기한 '일년만' 대부분 성공적이어서 1 안에 취업을 했고, 1 안에 승진을 하고 회사에서 자리를 잡았죠. 외에도 그가 선언한 '일년만' 모두 이루어졌습니다. 아쉽게도 '사랑'만은 예외였습니다.

 

녀석의 '선언' 엄숙한 것이어서 뒤로는 변변한 연애 한번 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언젠가 술자리에서 누군가 녀석에게 '일년만' 갖는 의미에 대해서 장난스럽게 물었고, 녀석은 시간 넘는 시간 동안 '일년만' 의미에 대해서 설명을 했습니다. 물론 아무도 이해하는 사람은 없었고, 그저 해괴한 '자기선언'이었던 것으로 기억에 남았습니다.




 

# 사랑 이야기

 

남자들의 수다란 꽤나 경직되고 뻔한 것이어서, 서로의 안부와 친구 들의 근황 이야기가 오고 갔고 함께한 4년의 비참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그리고 안주가 거의 떨어질 무렵에서야 녀석의 사랑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성격
좋기로 유명한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고 일년간 지켜보기로 했답니다. 부담스러운 나이차이 때문에 다가서질 못하고 말이죠. 일년간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게 진정한 사랑인지 아닌지를 있을 같아서였죠. 일년간의 지켜봄 끝에 그녀를 사랑한다는 알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일년간 그녀와의 연애를 시작하게 된거죠.

 

사랑만 가득할 같던 연애 기간 동안 참으로 많은 다툼이 있었답니다. 성격차이, 취미차이, 종교차이, 나이차이. 그럴 때마다 여자를 정말 사랑하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던졌다고 해요. 하지만 일년간의 지켜봄이 있었기에 변치 않는 사랑을 있었던 거죠. 일년의 연애기간 후에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했다고 합니다. 사랑에 대한 확신 들게 된거죠.

 

술잔에 비워질 무렵, 녀석의 그녀가 나타납니다. 녀석의 엉뚱한 면과 달리 서글서글한 인상에 목소리가 아주 좋습니다.

서로 마주 보며 싱글 웃어주는 모습이 묘하게 닮아 있습니다.

 

 

살다 보면 시간에 지쳐 지낼 때가 많습니다. 익숙한 것에 싫증이 때도 있구요. 인연에 대해서 지루함을 느낄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순간적인 감정에 따라 행동할 때가 많죠. 우리의 삶에 있어 진지함이라는 것은 섯부른 감정이 아니라 시간 동안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다시 되물어 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거기서 얻은 무언가가 우리의 진심이겠죠.

 

녀석의 오랜 행복을 빌어주며 어둑해진 거리를 나섭니다.
녀석의 엉뚱했던 자기선언이 '삶의 진지함' 대한 다른 해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루의 다짐, 사랑의 깊이, 삶의 무게. 모든 것들을 가벼운 감정에 이리 저리 흔들리진 않았는지 반성을 봅니다. 시간에 흔들리고 인연에 흔들린다면, 한번쯤 스스로의 마음을 꾸준하게 지켜 있는 시간도 필요한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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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8

  • 연애 경험이 많지 않지만 무엇이 됐든 차이가 없으면 영 심심한 것 같아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 벌어져 있는 틈새를 확인하고
    그것을 사랑으로 메꾸는 것이 연애의 재미가 아닐까 합니다.
    결혼도 마찬가지라고 보고요.
    이상 레인맨의 개똥철학이었습니다. ㅎㅎ

    • 아 연애 경험이 많지 않으시군요.^^
      틈새..좋은 표현이네요.
      그 틈새를 메꾸는게 연애 하는 재미겠죠.
      ㅎㅎ

  • 일년만...으로는 많은 것들이 부족하더라구요

    과감한 결정을 내리기에도
    현명한 판단을 하기에도
    그리고 과오를 되돌리기에는 더더욱요

    • 네.그렇죠.시간은 늘 그렇게 우리에게서 멀어져가나봐요. 그래도 늘 자기선언을 해보는것도 괜찮을것 같네요^^ 거긴 낮이겠죠? 여긴 깜깜해지는 밤이네요

  • 보통은 지켜봄을 통해 얻은 인상은 부대낌을 통해 깨지는데. ㅋㅎ
    첫인상에 뻑가서 사귀고 보니 전직 면도날 좀 씹은 분이라든가. ㅋㅎㅎ

    일년만이라는 조건이 외적, 객관적 상황에 대해서는 잘 먹혀들 수 있지만
    (일년만에 결실을 본다는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 주관적 존재에 대해서는 잘 안 먹혀 들 수도 있지욤.

    초입에 쓰신 말 적은 비관주의자에서 말 많은 비관주의자로 넘어갈 때
    저는 '말 많은 낙관주의자'로 읽고 싶었습니다. ^^
    포인트는 비관과 낙관의 대응이 아니라 말 적은과 말 많은이었단. ㅋㅎ

    주말 잘 보내셨는지요?
    저는 주말 끼고 한 3박 4일 정신 없이 지내다 보니 어느새 화요일. ㅠ.ㅠ

    • 봄비가 내리고 나면 이제 봄이겠죠^^
      선거도 있고 해서 무언가 희망을 가져봅니다.
      그리고 녀석의 앞날에 사랑과 희망으로 가득한 시간이 있길 바래봅니다.^^

  • 1년을 지켜보고 1년 연애하고 결혼하는거죠? 친구분이 무척 신중한 분인가봅니다. 전 만난지 백 일만에 결혼해서 2년째엔 이미 엄마가 되어있었지요. ㅎㅎ
    결혼 축하하고, 행복하게 잘 사시기 바란다고 전해주세요.^^

    • 네 감사합니다^^
      매사에 신중한 녀석이고 엉뚱한 녀석이기도 하지만 무언가 자기선언을 잘 하는 녀석이죠. 조만간 행복한 가정이 되겠죠^^

 

회색 나무 아래에 놓인 노란색 벤치 위에 노인이 앉아서 무언가를 읽고 있습니다.

한가한 주말 오후, 겨울이 끝자락에 마주선 공원의 모습은 쓸쓸함도 분주함도 아니었습니다. 무언가 시간 속에 정지해 이는 느낌, 노인은 자신을 닮은 늙은 회색 나무 아래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오랫동안 앉아 무언가를 읽습니다. 마치 오래된 엽서 속에서 찾을 있는 그런 풍경입니다.

 

한참을 걸어 노인의 곁을 지나 갑니다. 노인은 그제서야 책을 덮고 불청객을 바라 봅니다. 노인의 손위에 있는 것은 자그마한 시집이었습니다. 고은 시인이 '첫사랑'.
돋보기 너머로 불청객을 바라보는 노인의 눈이 맑고 깊습니다. 방해가 될까 서둘러 자리를 피합니다. 노인은 오래된 나무 아래에서 다시 책을 봅니다. 차가운 바람이 다시 공원에 흐르고, 노인의 회색 머리가 바람에 흔들립니다.

 

# 한계령

 

남자가 한계령에 오릅니다. 바람처럼 살다 가고픈 인생이었는데 그게 뜻대로 되질 않았나 봅니다. 그래서 그는 죽기로 결심을 합니다. 발길이 닿는 가장 높은 곳에서 아래 놓인 세상을 향해 죽어라 욕을 하고 떨어져 죽기로 말이죠. 사랑은 남자를 배신했고, 남자는 살아갈 힘을 잃어 버렸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힘을 잃어버렸다는 , 그것만으로 죽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 것이죠.

 

심호흡을 하고 구름 아래를 쳐다 봅니다. 그리고 자신이 걸어왔던 얕은 언덕과 굽은 길을 바라봅니다. 자신의 가슴에서 힘겹게 뛰고 있는 심장 소리를 듣습니다. 거친 호흡 소리를 듣습니다. 남자는 주위를 둘러봅니다. 아무것도 자신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남자는, 죽기 위해 올라왔던 굽은 길을 다시 바라봅니다.

 

잠시 , 남자는 다시 산을 내려 갑니다. 가장 높은 곳에서 힘차게 뛰고 있는 심장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스스로 결심합니다. 살아 숨쉬는 자신 먼저 사랑하겠노라고 말이죠.

 

# 나는 나의 첫사랑

 

어느 방송에 나온 시인은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는 질문을 받고선 이렇게 대답합니다.

살아 숨쉬는 나를 사랑하지 않고선 세상 어느 누구도 사랑할 없었다고 말이죠. 그리고 첫사랑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고 말입니다. 시인의 멋진 미소는 오래오래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노인이 앉아 있는 벤치를 다시 바라봅니다.

그리고 노인이 걸어왔던 굽은 길을 바라 봅니다. 어쩌면 노인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 기억하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처음과 끝이 다르지 않는 사랑. 어쩌면 노인의 눈이 맑고 깊은 것도 사랑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삶의 고단함을 핑계로 스스로에게 매정했던 시간들을 기억해 봅니다. 내일을 핑계로 오늘의 나에게 비굴했던 시간들을 기억해 봅니다. 어쩌면 '사랑' 잊고 살아 왔던 아니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차가운 바람이 다시 불어 옵니다. 그래도 봄은 찾아 것이고 삶의 호흡은 여전히 멈추지 않을 겁니다. 새로운 계절에는 나를 사랑하며 살아야겠습니다. 바람 소리에 용기 내어 말을 꺼내 봅니다.

"나는, 나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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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8

  • 어두운 방에 혼자 누워 읽었습니다.
    스스로를 사랑한다는게 썩 뚜렸히 그려지지는 않지만 뛰고 있는 제 심장이 새삼 느껴지네요. 높은 산정상 만큼은 아니겠지만 어두운 방구석도 자신을 더 간절히 마주하게 하네요^^.

    • 잘지내셨죠?
      작년 이후에 포스팅이 끊겨서 잘 살고 계시나 싶었습니다.
      수없이 되뇌이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잊고 살지 않나 싶어요.^^

  • 아. 누구에게나 첫 사랑은 자신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스치네요.
    제 첫 사랑도 저 자신이었겠죠? 자기애. :)
    나 이외에 '첫 사랑'이라 불릴 만한 것은 누구를 향해서였지?
    머리를 긁적이게 되네요. 아무래도 고등학교 졸업후를 생각하는 게 맞겠죠? ㅋ
    그전에는 맘에 두기만 했을 뿐 '사랑'이라 할 만한 뭔가를 한 적이 없기에. 핫.

    • 음.그럴까요^^
      요즘 심리학 책을 가끔 보는데,관점에 따른 시간의 느낌이 많이 다르더군요.늦거나 빠르거나의 관점은 아무것도 아니라는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 그러고보니 진정한 첫사랑은 저 자신이었네요.. 생각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잊고 살기 쉬운데 말이죠...
    이제는 첫사랑과 함께.. 다른 사랑도 좀 하고 싶긴 하지만, 그래도 첫사랑을 다시 찾았으니 조금은 덜 외로워집니다.

  • 전...저 자신을 사랑할 수 없어요 ㅠㅠ

    • 이런.^^
      빈상자님의 책은 잘 보고 있습니다. 책을 보면서 연상되는 것들이 많아서요. 책을 쓰기 위해서 참 많은 영화를 보셨겠구나 싶었어요. 늘 감사드리는거 아시죠?


 

이제 봄이 오나 봅니다.
 
지난 계절 동안 배고픔과 추위에 간신히 목숨을 유지했던 고양이 마리가 따사로운 양지를 찾아 앙상한 몸을 내맡깁니다. 볼품없이 말라버린 털과 앙상한 체구가 가여워서 참치캔 하나를 녀석이 놀던 자리에 슬그머니 놓아 봅니다. 사람의 인기척을 듣고 순식간에 사라졌던 어린 고양이는 조심스럽게 다가와 허겁지겁 먹어 치웁니다. 남김 없이 먹고 나서는 손으로 수염을 닦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따사로운 햇살 아래 몸을 누입니다.

봄은, 지친 생명에게 다시 한번 살아가야 이유를 던져주는 같습니다. 문득, 힘든 겨울을 보내고 살아남은 고양이가 고맙게 느껴집니다. 혼잣말로 녀석에게 말을 건내 봅니다.

 

" 살아줘서 고맙다"


  지내고 계시지요?
누군가는 새로운 꿈을 꾸는 시간이 있을 테고, 누군가는 새로운 인연과의 만남에 설레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시간에 지쳐 무언가를 잊고 지낼지도 모르고요. 어떤 이는 시간의 깊은 바닥에서 몸부림을 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분명한 것은, 지금 시간을 우리는 호흡을 하며 살아내고 있다는 것이겠죠. 그것만큼 소중한 것은 아마 없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두어 명의 소중한 인연이 세상을 떠났고 그들과 못다한 이야기들이 생각이 나서 깊은 침묵 속을 걷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빠르게 앞만 보며 달리다가 호흡을 늦추고 천천히 걸으면서 세상을 바라보다 보니 어느새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다시 가쁜 호흡을 몰아 쉬며 세상 속에서 달려가다 보면 지난 년의 시간들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죠. 시간은 절대로 틀린 답을 건내 주진 않을 겁니다.



 겨우내 움추렸던 어깨를 펴고, 이젠 조금만 빠른 걸음으로 달려야겠습니다. 계절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의미는, 묵은 것을 걷어내고 새로운 것을 맞이 하는 아닐까 싶습니다. 전화기를 꺼내서 지인들에게 안부 문자를 하나씩 넣어 봅니다. 연락을 안한지 오래 친구에게서 재빠르게 답장이 옵니다.

 

"살아 있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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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8

  • 오랜만에 블로그에 흔적을 남겨주셨네요~^^
    근황이 궁금하기도 하고, 언제쯤이면 또 멋진 글들을 보게 될까 내심 고대했었는데, 이런 침묵의 시간들이 필요하셨었군요...

    이제 봄이 눈앞에 왔네요~
    기지개 한번 켜고서, 다시금 홧팅하셨으면 해요~^^

    이제 블로그에서 종종 뵈어요~

    • 비가 그친후 맑게 개인 날씨가 참 보기 좋더군요^^ 잘 지내셨죠? 가끔 얼굴 보이도록 할께요.^^ 고맙습니다.

  • 저는 먼저
    태어나 줘서 고맙다!
    는 말씀 드리고요. ^^
    그리고 다음으로
    살아 있어 줘서 고맙다!
    는 말씀 드리고 싶네요. :)

    블로그 뜸하지만 잘 지내시리라 믿었는데
    그게 진짜 잘 먹고 잘 사는 것의 의미 외에도
    힘들지만 잘 버티고 있는 것의 소망을 담고 있었습니다.

    봄이 완연해질 테죠?
    벌써 3월도 10일이 지나는데
    어찌 겨울 느낌입니다. 그래도 봄은 올 테죠.

    힘찬 출발을 하기에는 좋은 계절입니다.

    • 오랜만이죠^^
      저야 늘 잘 지내고 있습니다. 시간이 조금 흘렀고 조금 더 늙었다는것은 빼곤 변함없이 잘 지내요.
      벌써 라는 말을 자주 쓰게 되는걸 보니, 꾸벅꾸벅 졸다가 다시 세상에 나온 기분이 드네요.
      힘찬 2012년이 되셨으면 합니다.^^

  • 오랜만에 안부인사를 여쭙게 됩니다.ㅎ
    저 또한 G-Gatsby님이 돌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글에 또 고맙습니다.

  • 2012.03.13 17:07

    비밀댓글입니다

    • 살아 남아서 감사드립니다.^^
      사연이 있기에 인생의 깊이가 깊어지는게 아닐까 싶어요.
      이제 묵은 먼지는 훌훌털고 좋은 일만 있었으면 하네요.
      고맙습니다.


 

게으름에 미루어 두었던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결막염을 심하게 앓은 다음부터 눈이 그리 맑지 못합니다. 오랜 시간 눈을 감았다가 뜨게 되면 어지러운 증세가 있었습니다. 불편은 없었는데, 추운 겨울 동면 들기 전에 한번 검진을 받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병원은 언제나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우리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아프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듭니다.

 

기계에 얼굴을 갖다 대고 눈을 들이 댑니다.

젊은 의사는 눈을 크게 뜨라고 재촉합니다. 엄지발가락 끝과 양쪽 눈에 최대한 힘을 주었습니다만, 젊은 의사는 마음에 들지 않나 봅니다. 번을 재촉하다가 구조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그냥 포기합니다. 눈이 작은 것이 죄는 아니지만 괜히 미안스럽습니다.

 

젊은 의사는 무미건조한 말로 '노안'이라고 말을 합니다. 생물학적으로 자연스럽다는 말도 덧붙입니다. 알아 듣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운동의 중요성과 정기검진의 필요성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아직 독거인의 신분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노안' 이라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별로 좋진 않습니다. 간단한 안약을 처방 받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여전히 세상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 1

 

오피스텔 공사가 한참인 골목에 흰색 봉고차가 급히 멈춥니다. 공사장에서 인부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봉고차 문이 열리고 담벼락과 봉고차 사이에서 인부들이 부끄럼 없이 옷을 갈아 입습니다. 중국말이 들리는 것으로 보아 중국사람 이거나 교포인것 같습니다. 흑색 장화를 벗고 낡은 갈색 등산화로 갈아 신습니다. 머리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검은색 낡은 점퍼를 입습니다. 어느 늙은 인부가 까맣게 주름진 손가락 끝에 하얀색 담배를 걸치고 까만색 입술 사이에 끼웁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나온 모양입니다. 고된 노동의 끝을 알리는 담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릅니다.

 

담배를 피던 늙은 인부가 무언가를 손에 쥐고 앞을 가로 질러 뛰어갑니다. 마르지 않은 페인트 냄새와 함께 노동의 땀냄새가 살짝 풍깁니다. 한쪽 다리가 불편한지 유난히 신발 끄는 소리가 들립니다. 늙은 인부가 멈춘 곳은 공중전화 부스였습니다. 익숙하게 카드를 넣고 어딘가에 전화를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아마도 바다 건너 고향의 안부를 묻는 것이겠죠. 낯선 이방인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익숙했던 곳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일 겁니다.

 

늙은 인부는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가 바라보는 곳은 자신이 고된 노동을 했던 고층 오피스텔 이었습니다. 공중전화 부스를 지나며 그를 '노안' 눈으로 슬며시 쳐다 봅니다. 그리고 늙은 인부의 주름진 눈가에 맺히고 있는 먼지 섞인 눈물을 보았습니다. 중국말이라 알아 들을 없었지만 같은 인간이기에 느낄 있는 먹먹함을 느꼈습니다.

그가
뛰어왔던 봉고차에 시동이 걸리는 소리가 들렸고 누군가가 중국말로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늙은 인부는 수화기를 향해 같은 말을 몇번이고 되풀이 하고는 서둘러 끊고 봉고차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낡은 등산화가 땅에 끌리는 소리가 들렸고 그를 태운 봉고차가 조금씩 멀어져갔습니다.

 

언어는 알수 없지만 그가 중국말로 되풀이 했던 말이 그리운 사람에 대한 '약속'이고 '그리움'이라는 것은 느낄 있었습니다. 늙은 인부가 떠난 공중전화 부스에는, 고된 노동의 끝을 알려주던 하얀색 담배가 홀로 타고 있었습니다.

 

# 2

 

우리는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이라고 생각하며, 어제와 같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때론 없는 그리움에 목이 잠기기도 하고 때로는 원인 모를 기쁨에 들떠 하루를 버텨내기도 합니다. 내가 만든 세상의 넓이 만큼,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내가 버린 세상의 넓이만큼 어제의 이야기가 사라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눈으로 바라본 세상의 깊이만큼 천천히 늙어가겠죠.

 

가로등이 켜진 골목 어귀에 벌써 붕어빵을 팔기 시작합니다. 이제 골목 골목 마다 겨울이 정말 찾아오나 봅니다. 붕어빵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꼈는지 아주머니가 저를 향해 한마디 말을 던집니다.

"
총각, 맛있어요 한번 먹어봐요." 



'노안' 선고 받고 날에 알수없는 무언가에 이끌려 붕어빵을 한아름 샀습니다. 어릴 적에 먹던 통통한 붕어빵이 다이어트를 많이 하긴 했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다시 겨울이 찾아 오겠죠. 지금 보다 흐려진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게  겁니다. 세상을 예전 보다 보진 못하겠지만 흐려진 시선 만큼, 보이지 않는 것들은 그리움과 추억으로 채워질 거라 믿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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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8

  • 아마 그 통화중인 이방인의 눈에 비친 모습은
    물기 어린 세상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누군가는 안구건조증으로 인공눈물을 넣어야 물기어린 세상을 만나지만
    누군가는 통화만으로도 세상은 물기를 머금습니다.

    덧) 노안과 관련해서는 동병상련이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두어달 전에 안과의사에게서 슬슬 노안으로 진행중인 거라는 말을 들은 1인입니다.
    그는 알아들을 수 없을만큼 빨리 말하진 않았지만
    딱 필요한 말만 해서 좀더 말해주었으면 싶었습니다. -.-;

    • 엇. 비슷한 일을 겪으셨군요.
      '노안'이야 뭐 어쩔수 없는 현상인것 같습니다.
      '늙어가는 길'에 비프리박님이 동참을 해주셨네요.^^
      총기가 사라지고 열정이 사라진 그 눈동자에는 아련한 삶의 흔적들이 남아 있는거겠죠.^^

  • 왠지 모를 먹먹함이....^^;
    비가 그치고 나면, 제대로 추워진다고도 하는데...
    건강 챙기시구요~

    다시 블로그에서 뵙게 되니 너무 좋아요 ^0^

    • 나이가드는지 가끔 밀려오는 먹먹함이 힘들때도 있군요. 아침 기온이 아주 차네요. 겨울이 오긴 오나봅니다.^^

  • 아직 노안은 아니지만 안구건조때문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곧 설이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노안으로 마음이 짠 한 가운데 삶의 까닭으로 지친 사람들의 모습이
    님의 눈에 초점 맺혔나 봅니다.

    생의 무상함이 순간 스쳤을 것을 미루워 짐작 할 수 있어서 저 또한 글을 읽어 가면서 알지 못할 눈시울이 붉어 졌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추운 날씨에 건강 조심 하시길...

    • 삶의 무상함을 느꼈네요.
      노동의 피로가 눈물이 될때 느끼는 먹먹함 말이죠^^

      이제 봄이네요. 좋은 일만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할아버지 분이 에스컬레이터 근처에서 서성거립니다. 1호선과 인천지하철의 교차하는 . 사람들은 환승을 하기 위해서 바쁘게 움직입니다. 누군가에게 물어 보고 싶은 말이 있는 같지만 젊은 사람들의 걸음이 빨라서인지 제대로 기회를 잡지 못하는 같습니다. 소심하게 느린 걸음걸이로 옆을 지나가며 할아버지 얼굴을 천천히 들여다 봅니다. 혹시나 무언가 물어 보면 대답해줄 마음을 갖고 말이죠.

 

광택이 나는 구두에 멋스러운 통바지를 입으신 자그마한 할아버지였습니다. 자식들 집을 찾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길을 떠나오신 보였습니다.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할아버지를 쳐다 봅니다. 할아버지는 눈이 마주치자 자그마한 손가방에 힘을 주면서 뒤로 살짝 물러섭니다. 인상이 험악한 사람이 웃으면서 다가오니까 순간 놀래셨나 봅니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서 무얼 찾으시는지 여쭤 봅니다. 할아버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아니라고 말합니다. 할아버지도 저도 순간 얼굴이 빨갛게 익습니다.

 

# 1

 

요즘 '최갑수'씨의 사진집과 함께 '하루키' 여행집을 즐겨 보고 있습니다.  '최갑수' 씨의 사진집에는 알수 없는 따듯한 시선이 있습니다. '하루키' 여행집에는  알수 없는 묘한 흥분이 있습니다. 새로운 곳을 여행하면서 표현하지 못한 특별한 느낌들을 작가는 사진과 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곳을 찾아 그곳에서 행복을 느끼는 특별한 감성에 빠져 있습니다.

 

여행은 단순히 보고 듣는 것이 다는 아닐 겁니다. '하루키' 여행지에서 느끼는 새로운 세상에 자기 자신을 투영할때, 비로서 여행은 온전히 자기 것이 된다고 말합니다. 그래야 현실을 살아갈 있는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된다는 것이죠.

 

우리는 관념 얽매여 살아갑니다. 종교적인 관념. 사회적인 관념. 그리고 위대한 사상가의 새로운 관념. 우리는 그러한 가르침에 따라 살려고 노력하죠. 자신이 믿고 있는 관념에서 조금이라도 어긋나게 되면 우리는 갑자기 불안 집니다. 그리고 불안감을 살면서 자기 행복에 대한 감각을 잃어 가는 것이죠. '하루키'는 이러한 관념에 대한 탈피와 자유를 위해서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을 추천합니다.

 

우리의 삶은 많은 갈림길 있습니다. 우리는 갈림길에서 언제나 선택을 강요받죠. 선택의 기준은 내가 원하는 것보다 사회가 원하고 우리의 관념이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선택한 길을 들어서는 순간, 선택의 기준이 되었던 관념에 집착하게 되는 것이죠. 나의 관점보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집중하게 됩니다. 아마도 여행지에서 만난 갈림길에서는 관념에 대한 선택을 강요 받진 않을 겁니다. 그래서 새로운 것에 대한 행복 맛보게 되는 것이죠. 어쩌면 우리가 사는 인생도, 여행의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 2

 

걸음 가다가 다시 뒤를 돌아 할아버지를 봅니다. 어느 할아버지는 젊은 아가씨에게 길을 묻고 있었습니다. 환승역은 언제나 복잡한 것이어서 누군가에게 길을 묻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젊은 아가씨는 할아버지의 팔을 잡고 할아버지가 가야 곳을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할아버지도 웃고 젊은 아가씨도 웃으며 헤어집니다. 할아버지가 살짝 서운하긴 했지만 요즘은 인상이 험한 사람의 미소가 얼마나 위험한 대해서 충분히 이해를 하기 때문에 크게 마음에 두진 않았습니다.


 

지하철 입구를 나오자 차가운 공기가 하늘을 가로 지릅니다. 정해진 길을 걸으며 생각해 봅니다. 내가 살아왔던 시간 속에 얼마나 많은 갈림길이 있었으며 얼마나 많은 선택을 해야 했는지 말이죠. 그리고 속에서 관념으로 부터 자유로운 선택을 해왔는지에 대해서도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자유로운 인생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도 말이죠.

 

걷다 보니 다시 갈림길에 들어섰습니다. 왼쪽으로 가면 평소에 가던 길이 나옵니다. 직선으로는 한번도 가보질 않은 길입니다. '하루키' 멕시코를 여행하는 기분으로 직선으로 뻗은 길을 택합니다. 처음 보는 거리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갑니다. 처음 보는 빵집이 있고,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아저씨의 모습도 보입니다.

모든게 처음 보는 풍경입니다. 무심코 다시 뒤를 돌아 봅니다. 직선으로 알았는데 작은 골목길이 좌우로 나뉘어 있습니다. 어디로 가나 목적지는 할텐데 말이죠. 어쩌면 우리 인생도 이런 풍경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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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8

  • 나름 인상도 험하고 한덩치 하는 입장에서 할아버지와의
    장면에서 무척 감정이입이 잘 되네요.. ^^
    그리구.연이은 포스팅에 앞으로 자주 개츠비님의 글을 볼 수 있을 거 같아
    반갑네요. 맞나요?....


    • 낯선이의 친절이 어색하게 보이는게 요즘인것 같긴 합니다.^^ 할아버지 배바지가 무척 친근해 보였는데 말이죠.
      지나 보니 꽤 많은 갈림길에서 선택을 하며 살아온 것이 지금의 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지나온 삶의 갈림길,
    그곳에서 했던 하나하나의 선택,
    그것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있는 거겠지요.

    하루키의 저 책에서 저는(저는 최근 하루키 안 빼고 읽기를 마친 상태라죠. ^^)
    하루키가 몽골지역에 갔을 때 했던 경험들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개츠비님이 적으신대로 멕시코 지역의 여행도 그렇구요.

    가끔 저 역시 하는 일이
    다른 경로 택하기 그리고 전진하던 길 돌아보기, 라죠.
    새로운 모습이 눈에 들어옵'디'다. (이런 말투는 나이들어보이게 하지만. ㅋ)
    삶의 과정도 다르지 않으리라 봅니다.
    평소와 다른 경로 택해보기, 전진만 하지 말고 돌아보기도 하기.

    • 유독 저는 하루키의 글들이 마음에 들더군요.뭔가 시간이 조금 지난후에 글들을 이해할수 있게되는 묘한 매력이 있어요.
      맞아요. 우리는 세상을 너무 많이 보려고 노력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자세히 들여다 보는것도 참 중요한데 말이에요. 최갑수씨의 사진집도 자세히 들여다보기에 대한 느낌이 들어서 참 좋아한답니다.^^

  • 매 시간 매 초가 갈림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해야 할까 저렇게 해야할까 늘 생각하고 또 생각하지만, 정적 행동은 그동안 해 왔던데로를 반복하고 있네요.

    몸의 관성을 머리의 반작용으로 깨기는 어려운가 봅니다.

    몸이 머리를 좀 따라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그러게요. 몸이 머리를 좀 따라 간다면 제 몸도 지금 보다 훨씬 더 커지지 않았을까 .. 하는 생각이 드네요.
      어느날 문득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구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내 몸이 관성에 의해서 움직인다는 것을 느꼈을때 절실히 들죠.^^ 아 이제 더이상 나이는 먹고 싶지 않은데 큰일이군요.^^

  • ㅋㅋㅋㅋㅋ 할아버지의 현명한 성차별에 공감 100배!
    역시 이런 일은 젊은 아가씨들에게 맡기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물론 할아버지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개츠비님 입장에서의 경험입니다.
    호의를 알아주지 못하면 참 서운하죠. ㅜㅜ

    • 맞아요^^ 사실 친절이 무조건 좋은건 아니더군요. 선의로 이야기를 건네도 받는 사람 입장은 또 다르니까요.^^
      뭐 사실 그리 서운하진 않았습니다.ㅎㅎ

 

환절기 때문에 고생했던 비염증세가 사라지는 보니 겨울이 왔나 봅니다.

계절은 또다시 새로운 세상을 열어 주고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은 좋던 싫던 또다시 적응해야 하는 시간이 같습니다.

공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바람을 예고하는 대지의 공기도 이제 추운 겨울이 다가 온다는 것을 알리고 있습니다. 평온한 오후의 한적한 시간. 아름답던 단풍 나무들도 이제 칙칙한 색깔만 남아 있습니다. 색이 바랜 벤치에 앉아 앙상한 겨울 풍경을 조용히 바라봅니다.

 

여자가 벤치에 앉아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습니다. 가끔 소리가 높아지기도 하고 조용히 전화기에 집중하며 듣고 있기도 합니다. 자세히 들리지는 않지만 아마도 사랑하는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나 봅니다. 여자의 등뒤에 홀로 있는 앙상한 나무 가지가 바람에 힘없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사랑과 이별, 기다림과 외로움, 또다시 이해와 용서를 의미하는 단어들이 오고 갑니다.


이제
힘을 다해버린 인연의 끈을 잡고 있는지도 모르고요. 다시 시작하는 사랑의 기쁨을 맛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여자는 오랜 시간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에 집중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 1

 

언젠가 존경하던 분이 새로운 도시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사람 좋아하기로 소문난 분이길래 인사차 찾아 적이 있습니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소박한 자연과 함께 사는 것이 꿈이었던 분은 이제 생의 마지막 소원을 이룬 것이죠. 투박한 나무 집에 크지 않은 텃밭, 그리고 사람을 따르는 개와 함께 매일 산을 타던 그분은 행복해 보였습니다.


산을
바라보며 익은 더덕과 소주 한잔을 권해 주시던 그분의 행복한 미소는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행복해 보였고 넉넉해 보였습니다.

 

분을 다시 보게 것은 어느 남부지방의 도시에서 였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전원 생활을 버리고 다시 도시로 나가게 된것이죠. 어릴 사랑했던 사람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다시 찾아 사랑으로 인해서 복잡한 도시 생활을 시작하게 겁니다.

분은 아련했던 사랑을 잊지 못하고 홀로 늙어갔고, 여자는 다른 남자와 사랑을 했다가 다시 혼자가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사랑이 이루어지게 거죠.

 

오랜만에 그분의 얼굴에는 다른 의미를 가진 미소가 머물렀습니다. 행복해 보였고 넉넉해 보였습니다. 예전에 느꼈던 웃음 과는 다른 느낌의 행복이었죠.

인연은 질긴 끈으로 만들어져서 꼬인 매듭만 풀어버린다면 다시 이어지는 맞는 같다 말씀하셨습니다. 머리가 하얗게 변해버린 사람의 사랑은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뜨거워지는 같았습니다. 헤어지면서 손을 흔들어 주던 노부부의 웃음은 신기하게도 닮아 있었습니다.

 

# 2

 



오랜 시간 전화기를 붙잡고 있던 여자가 전화기를 내려 놓습니다. 색이 바랜 벤치 위로 짙게 그림자가 드리워집니다.

한동안 움직이지 않던 여자가 조용히 일어납니다. 뭔가 뜻대로 되지 않을 나오는 짙은 한숨이 느껴집니다. 해가 짧아진 산책로를 따라 여자는 조용히 걷습니다. 여자의 그림자가 힘없이 함께 늘어 집니다.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에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가로등이 켜집니다. 불빛 아래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려 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거리에서 오늘도 많은 인연들이 만나고 이어가고 헤어지고 그리워 하고를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새로운 인연에 들떠 있고, 누군가는 함께 하는 인연에 행복해 하며, 누군가는 지나간 인연에 대한 그리움으로 거리를 걷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뒤돌아 보니 여자가 앉아 있던 공원의 의자가 눈에 보입니다. 여자가 떠나버린 그곳에는 약간의 아쉬움과 홀로 되는 것에 대한 외로움이 묻어 있는 같습니다. 인연은 끈이 모질게 질겨서 매듭을 풀어 버리면 다시 이어지는 같습니다. 기억은 후회를 만들고 추억은 인연의 깊이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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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9

  • 내려 놓은 이후로 다시 잇지 못하고 있기를 몇 해...
    내려 놓는 것이 두려워 또 다른 잇기를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너무 오래돼 놔서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네요.
    뭐 제게도 인연이 있겠죠. ㅎㅎ

    아무튼 개츠비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날이 추워지려니까 따뜻한 글을 들고 나타나신 건가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합니다.
    별일 없으셨죠? ^^

    • 네 저는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가끔 블로그 찾아가서 글 잘 보고 있었어요. 사진을 어찌나 잘 찍으시는지 늘 감탄하면서 말이죠.

      인연이라는게 참 질기죠.^^ 곧 좋은 사람 만나실거라고 믿어요.^^

  • 오랜만에 보는 개츠비님 새글입니다.
    인연에서
    질긴 성질,
    결국은 갈곳으로 가고 마는 물같은 속성,
    을 봅니다.
    가늘더라도 인연이 오래 이어지기를 바라는 일인입니다.
    (개츠비님에 대한 제생각도 여기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무슨 사랑고백같군요. 쿨럭)

    이제 조금더 자주뵙는 건가요?
    i hope so. :)

    • 그러게요. 정말 오랜만에 글을 써 봅니다. 인연이라는것이 정말 질기죠. 어쩌면 인연이라는 것은 영혼의 대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혼은 시간을 지워버리니까요.^^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건 웬만한 사람은 다 알지 않을까요?(쿨럭..ㅜㅜ).

      이제 조금씩 글을 적어도 될것 같아요. 정신적으로 많이 바빴거든요.^^

    • 아잉~
      그걸 사람들이 다 안다는 걸
      저만 모르고 있었군요. 쑥쓰. 발그레. *^^*

  • 오랜만에 새로운 글로 돌아오셨군요. 인연이란게 회자정리라지만, 거자필반이기도 합니다.
    개츠비님만이 적을 수 있는 글을 다시 읽게되니 반가운 마음이 울컥 합니다.

    저 또한 베푸러박님의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네요.. I hope so~~

    • 네 slimer님의 블로그에도 가끔 가보았습니다. 여전히 세상에 대해서 알리고 계시더군요. 잘 보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더 자주 뵐께요.^^ i hope so~~

  • 가을과 겨울사이 주말을 보내고...
    오늘따라 왠지 RSS를 들춰보고 싶더니..
    반가운 개츠비님의 새글이 기다리고 있군요. ^^.

    인연이라...앞선 이웃분들과 비슷한 마음인듯합니다.
    근데..오래전 헤어진 첫사랑 생각은 왜 나는 걸까요.. ^^

    • 저런, 첫사랑이 생각나시면 아니되옵니다^^ 그런건 마음속에 꽁꽁 감춰두시고 밥을 안줄때 살짝 꺼내 보는거죠.

      정신적으로 많이 바쁜 시기를 보냈어요. 성실한 블로거가 되겠다는 다짐은 지키지 못했지만, 조금씩 지나간 기억들을 소중히 생각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앞으로 자주 뵐께요.^^


날씨가 많이 풀리긴 했지만, 남자의 얼굴은 아직도 겨울이었다.

때가 많이 묻은 검은색 점퍼, 상표의 흔적마저 사라진 황갈색 운동화. 흰머리가 듬성듬성한 거칠은 머리카락, 그리고 말라붙은 광대뼈의 모습. 초라하게 구겨진 배낭과 덥수룩한 수염까지.

낡은 중국집 앞에서 꽤 긴 시간을 서성거린다. 따스한 햇살과 함께 찾아온 봄을 느끼기 위해 나왔던 나에게 남자가 그리고 있는 풍경은 추운 겨울이었다.

 

누군가 중국집의 문을 박차고 나왔고, 안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남자는 용기를 내어 문을 열고 들어간다. 그리고 가장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무엇이 그리 초조하고 불안한지 앉아 있는 남자는 다리를 계속 떨며 앉아 있다. 주인 인듯한 남자가 무언가를 이야기 하자 남자는 때묻은 호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어 주인에게 준다. 돈을 확인한 주인이 그제서야 물을 한잔 갖다 준다. 물을 마시면서도 남자는 주위를 둘러보며 불안한 듯 계속 다리를 떤다.

 


# 1

누군가는 우리 사회를 승자의 자만감이 패자를 유린하는 사회라고 말했다. 좀 더 나은 위치에서 출발한 불공정한 경쟁에서 승리한 오만한 사람들이 패자의 자존감 마저 빼앗아 가는 사회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비정규직의 증가와 높은 자살율을 근거로 내세웠다.

 

얼마전 세상을 떠난 달빛 요정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참 먹먹했다. 살아서 부르던 그의 노래에는 무심했지만 그가 떠난뒤 남겨 놓은 노랫말들은 마음을 참 아프게 했다. 스스로를 마이너리그라고 불렀던, 당당했던 그도 생활고와 무관심은 넘기 힘든 고통이었다. 밥과 김치를 먹고 싶었던 젊은 시나리오 작가의 죽음도, 우리 사회의 아픈 모습이다. 꿈을 펼치라고 세상은 이야기 하지만 그 꿈을 펼칠만한 자그마한 공간과 배려조차 허락하지 않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무거운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약자와 패자로 구분되는 세상 속에서 올 겨울은 유독 추웠다. 남의 일이라고 하기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풍경들이 너무도 선명하다. 마음 마저 가난해지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어찌 봄을 기다리며 희망가를 부를수 있을지 모르겠다. 봄을 재촉하는 햇살은 따사롭지만 마음은 여전히 겨울이다.


 

# 2

돌아오는 길에 남자를 다시 보았다.

남자는 붉은 짬뽕 국물을 마시고 있었다. 쾡한 눈에 얼마간의 생기가 보이는 것 같았다. 천천히 짬뽕 국물을 마시면서도 여전히 다리는 떨고 있었다. 남자는 마지막 몇 모금을 남기고 허리를 폈다. 남자의 낡은 점퍼도 함께 펴졌다. 물은 한모금 마시고 주머니에 손을 넣어 돈을 다시 꺼냈다. 구견진 지폐 더미에서 몇장의 돈을 꺼내 탁자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다. 그리고 주위를 한번 둘러 보며 온기를 느끼는 듯 했다.

 

한참을 그렇게 허리를 펴고 가만히 있었다. 무언가를 먹었다는 포만감이 좋은지, 아니면 소화가 안되어서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꽤 오랜 시간을 그렇게 앉아 있었다. 갑자기 남자가 그릇을 들고 남은 국물을 입에 넣었다. 식은 짬뽕 국물이 목덜미로 천천히 내려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으깨어진 엄지손톱이 보이고 남자의 핏발선 눈동자가 보였다. 울컥하는 마음에 나는 조용히 발길을 돌렸다.

 

추운 겨울이 끝나가고 있다. 봄은 다시 찾아 오고 있다.

세상은 다시 희망을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진실은 아직도 추운 겨울에 머물러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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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5

  • 승자가 아니면 패자가 되어버리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자기 자신의 인생보다 남들과의 비교되는 인생을 생각하여야 하고, 남이 먹으면 나는 못먹을 것이라는 생각에 지배되어야 하니까요...

    • 세상의 현인들은, 삶은 승패가 나뉘어지는 것이 아니다. 라고 말씀을 하시죠.^^
      짬뽕국물을 먹으면서도 남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아저씨의 눈빛이 아직도 선합니다.
      삶은 과연 아름다울까요.

  • 승자가 독식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한
    이 사회는 정글인 것이죠.
    경쟁에서 탈락하면 그게 곧 죽어 싸다는 뜻이 되는 한
    이 사회는 강자만 살아남는 밀림인 것이죠.
    승자가 되지 못한 사람,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도,
    모두 인간으로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는 요원한 걸까요.

    • 요즘, 인간다운 삶이 무얼까..라는 생각을 많이 해봅니다.^^
      인간은 참 감정적인 동물인데 말이죠.
      울컥 하고 눈물이 날뻔한 장면이었습니다..
      꽤나 충격적이어서 그 느낌이 오래 갔네요.

  • 정글의 짐승들도 자기 배만 어느 정도 다른 생명들을 함부로 해치지 않죠.
    자신만을 위해 무언가를 쌓아두지도 않구요.
    정글보다 더 험한 세계가 바로 우리네 이땅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 하루하루 약육강식보다 더 치열한 서바이벌을 견디며 살아가는 약자들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어서라도 그 경쟁에서 멀어지려고 하는 거겠죠.
    봄은 오는데 희망도 함께 와야할텐데요. ~~

    • 진부한 이야기지만 오늘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행복이라는걸 새삼 느낍니다.
      아저씨가 마지막 짬뽕국물을 들이마시기 전에 했던 심호흡도 깊은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서인지도 모르죠.^^
      삶의 풍경에서 봄이 어서 왔으면 좋겠네요^^

  • 잘 지내시죠? 잘 지내셨으면 합니다... ;)
    가끔 올리시는 포스팅 보고 있습니다. 안부 여쭙고 갑니다.

  • 그 아저씨에게는 짬뽕 한그릇이 현실을 붙잡는 끈일까요?
    그렇다면 제발 놓지 마시고 봄을 맞이 하셨으면 하네요.
    잘 봤습니다~ ^^

  • 무거운 고민입니다.
    동물의 세계가 그러하듯 사람들의 세계에서 약육강식 또한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런 정글의 사회가 과연 괜찮은 건지 맞는 건지 하는 회의가 들기도 하거든요. 늘 고민해야겠죠. 늘 생각해봐야 하고.

    • 세상속의 모습과 세상밖의 모습은 확실히 차이가 있는것 같아요. 인간사가 정해진 법칙에 따라서 사는것이 순리라고는 하지만, 그 기본적인 법칙 조차 힘겨운 사람들이 많다는걸 느꼈습니다. 가슴이 아프네요.

  • 잘 지내시죠? 잘 지내셨으면 합니다... ;)
    가끔 올리시는 포스팅 보고 있습니다. 안부 여쭙고 갑니다.

  • 2011.07.16 20:49

    비밀댓글입니다

  • 잘 지내시고 계시죠? ^^
    한동안 블로그 업데이트가 안되시는 것 같아서, 소식이 궁금하긴 하지만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시리라 생각하면서...발도장 오랜만에 남기고 갑니다.

    막바지 여름 건강히 잘 보내시구요,
    선선한 가을이 올때쯤 블로그 컴백부탁드려요 ^^


 벌써 1월의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시간 참 빠르죠.

올 한해는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하나..하는 고민도 하기 전에 벌써 한 달이 지나갔습니다. 성실한 블로거가 되겠다며 몇 년째 하던 약속도 이젠 못하겠습니다. 갈수록 어딘가에 글을 남기는 것도 버거워 지네요. 이번에는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고,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묵묵히 한 해를 보내볼까 합니다. 그래야 스스로에게 미안한 감정이 없을 테니 말이죠.

 

# 1

얼마 전에 병원을 다녀왔습니다. 대기실에 많은 사람들이 있더군요. 저도 그 사람들 틈에 끼어 환자 티를 내봅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의 표정이 많이 아파 보입니다. 한 아이가 엄마의 손을 잡고 대기실로 들어옵니다. 의자에 앉아 덤덤하게 벽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을 유심히 살핍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울기 시작합니다.

아이의 엄마가 손을 끌며 주의를 줍니다. 그래도 아이는 울먹거림을 멈추지 않습니다. 아이를 의자에 앉히고 엄마의 손을 꼭 잡은 뒤에야 울음을 멈춥니다. 아이의 모습이 귀여워서 웃는 얼굴로 아이를 쳐다봅니다. 아이는 제 얼굴을 보자 마자 다시 엄마를 보며 울먹거립니다. 최대한 온화하고 자상한 미소를 지었지만 아이는 그게 무서웠나 봅니다.

잘생긴 남자 간호사가 오더니 아이와 눈높이를 맞춰 웃어줍니다. 아이는 곧 방긋 거리며 울음을 그칩니다. 4살배기 아이도 잘생긴 남자의 멋진 미소와 우울한 독거인의 어설픈 미소를 구별할 줄 아나 봅니다. 내 이름이 호명될 때까지 하얀 벽을 바라보며 혼자 웃는 연습을 해 봅니다. 우연히 시선이 마주친 간호사가 인상을 찌그러뜨리며 불쾌한 표정을 짓습니다.


 

# 2

얼마 전 모방송사의 다큐멘터리를 본적이 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였는데, 그 때 보았던 할머니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평생을 살아오며 얼굴에 새겨진 모습이 울상이었습니다. 말을 할 때에도 말을 들을 때에도 표정은 늘 우는 모습입니다. 입가와 눈가에 세월이 그려놓은 얼굴 표정이 그런 모습입니다. 고된 삶의 흔적을 어렴풋이 볼 수 있었습니다.

 

할아버지의 얼굴에도, 할머니의 얼굴에도 지나온 삶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놓은 주름과 표정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항상 웃고 즐겁게 사는 분들의 얼굴에는 웃는 모습이, 그렇지 않은 분들의 얼굴에는 고된 모습이 그려져 있었죠.

 

아이의 얼굴은 시시각각 변합니다. 공포감을 느끼면 울게 되고 재미있는 것을 느끼면 웃게 됩니다. 아이는 우는 얼굴과 웃는 얼굴 모두를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얼굴 표정에는 그러한 것을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얼굴의 표정을 잃고 있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 3

병원에서 나와 거리를 걸으며 사람들이 표정을 살펴 봅니다. 추운 겨울에도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여학생들의 얼굴은 밝은 표정으로 웃고 있습니다. 눈을 쓸어 내리는 아저씨의 얼굴에는 짜증과 무료함이 묻어 있구요, 오뎅을 파는 아주머니의 얼굴에는 근심과 걱정이 묻어 있습니다. 길을 걷는 노인의 얼굴에는 펴지지 않는 표정이 그려져 있어서, 즐거운지 힘이 든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세월은 단지, 우리에게 기력과 젊음만 가져 가는건 아닌 것 같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오랜만에 거울 앞에서 여러가지 표정을 지어 봅니다. 눈 위에 그려진 엄숙한 주름이 보이고 웃음이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얼마나 웃으며 살지 못한 시간이었던가에 대해서 반성해 봅니다. 아직은 세상을 향해서 웃음 지을 날이 많이 남았을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해 봅니다. 오랜 시간 거울 앞에서 웃는 표정을 지어 봅니다. 그 모습이 우스워 혼자 베시시 웃음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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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4

  •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해지는 거란 말을 생각합니다.
    물질이 의식을 지배하듯^^
    미소가 삶을 지배합니다. ^^

    저는 예쁘고 고운 처자를 보면 미소가 절로 나는 건강한 남성입니다. ^^
    예쁘고 고운 처자를 많이 보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핫핫핫.

  • 웃는 삶이 행복하겠지요? ^^

    오늘도 웃어야겠습니다.
    나를 위해서, 타인을 위해서... 웃는 얼굴에 복이 깃들거라 믿습니다.ㅎㅎ

    설 연휴 행복하게 보내세요! ^-^

    • 웃는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것.
      그리고 그것이 곧 내 삶을 지배한다는 것을 이제야 느끼게 됩니다.
      남을 위해서 웃는 것이 나를 위해서 웃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말이죠>^^

  • 정말 어릴땐 지나가는 낙엽만 보고도
    유행하는 시덥잖은 우스개에도
    뭐가 그리 재밌는지 친구들이랑 배아프게 웃었던 시간이 많았던거 같네요.
    표정을 잃어간다는 말씀에 은근히 얼굴 표정을 이래저래 지어보게 됩니다.
    일단 많이 웃어야 할텐데. 요즘 티비에서도 개그프로는 점점 사라지더군요.

    • 웃을 일이 별로 없는 세상이죠.
      그래서 인지 사람들의 얼굴에서 표정을 찾기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웃으며 살려고 노력해야겠죠.
      웃음 속에 행복이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 개츠비님, 이제 빼도 박도 못하는 한해의 시작, 민족의 대명절 설날입니다.
    토끼띠 설날이 밝았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멋진 한해 맹그시길.

    • 연휴도 벌써 다 지나가는군요.
      올해에는 새해 인사도 다 못하고 이렇게 흘러가나 봅니다.
      새해에는 변한없이 행복한 시간 만드세요^^

  • 웃는 연습 많이 하셨습니까. ㅎㅎ
    미소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어색한 저에게는 꼭 필요한 연습입니다.
    비프리박님의 말마따나 웃어서 행복해지는 거라면
    웃는 연습 더 많이 해야겠네요. ㅎㅎ
    암튼 기나긴 연휴도 이제 끝이로군요.
    연휴는 잘 보내셨지요? ^^

    • 웃는게 익숙치 않았다는걸 느꼈습니다^^
      조금씩 연습하다 보면 나아지겠죠.
      남에게 웃는것은 쉽지만 자신에게 웃음 짓는게 쉽지 않다는 것을 또 느끼게 되네요^^
      꽤 긴 연휴였죠. 하지만 계속 쉬고 싶습니다.^^

  • 우리나라 학생들이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면...
    좀 신기하기도 하구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참 낙천적이구나.. 싶기도 하구요.

    명절도 이제 다 지나가 버렸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병원같은 곳은 안가셔도 충분한 한 해가 되시기 바랍니다.

    • 아이들이 미소만큼은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무심한 표정의 아이들이 주위를 지배한다면 겁나서 다니겠습니까?^^

      명절이라고 해도 기분도 별로 안나는군요^^
      올 한해는 병원신세를 안졌으면 좋겠습니다.

  • ㅎㅎ 오래전에 저의 웃는모습이 이상하다는 친구말에 충격 받아서 거울보며 연습하던 생각이 나네요.
    나이들수록 헛웃음이 느는거 같아요.
    잘보고 갑니다~ ^^

    • ^^ 저도 웃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더군요. 거울속에 비춰진 모습이 웃는 표정으로 바뀌길 희망합니다.


오랜 만에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 옵니다.

이것 저것 사는 이야기도 잠시, 연말이 되니 울적한가 봅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다는 것이 슬퍼진다며 바쁜 나를 괴롭힙니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는 녀석이 괜한 소릴 한다며 핀잔을 줍니다. 어제는 김광석서른 즈음에를 들으며 잠을 설쳤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외모만 보면 소도 때려 잡을 녀석에게 사춘기가 다시 찾아 왔나 봅니다. 녀석은 내년에는 우리 모두 행복하게 잘 살자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끊기 전에 한마디 던집니다.


우리에게도 서른 살이 있었을까….”

 
# 1

 
조용히 침대에 누워 김광석서른 즈음에를 들어 봅니다.
물론 서른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적당히 포기하고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게 된다는 서른”. 그 시간의 무게에 몇개를 더했는지 모릅니다.

 




어느 소설가는 나이를 먹는 것이 두려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또 어느 철학자는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내 이름을 서서히 잃어 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 가수는 사랑이 저만치 떠나 가는 것이라고 노래했고, 어느 늙은 교수는 하나씩 버리다가 결국 아무것도 없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어쩌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세월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끼는 상실감 일수도 있습니다.

 

# 2

 

비슷한 연배의 한 작가가 쓴 책 이름이 눈에 들어옵니다.

최갑수씨가 쓴 잘 지내나요, 내인생이라는 책입니다. 비슷한 나이라서 그런지 공감 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의 사진 속에는 시간이 주는 외로움이 있고, 그의 글에는 소박한 일상과 잊혀있던 감성이 있습니다. 오랜 시간 그의 외로움이 만들어낸 사진을 들여다 봅니다. 어쩌면 내 인생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잘 지내나요, 내 인생 - 10점
최갑수 글.사진/나무수
 
그의 책을 읽으며, 과연 내가 서른 즈음에는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지치고 힘든 어깨를 하고도 세상과 맞설 용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세상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고, 부러지더라도 앞으로 돌진 하는 열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앞날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던 것 같구요. 그러면서 한 해 두 해를 더 살았던 것 같습니다.

 
스무 살 즈음에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고민이 있었고 서른 살 즈음에도, 함께 공감 하는 고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흔 즈음에도 그런 일이 되풀이 되겠죠. 사는 시간 동안 계속 이어져야 할 고민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들겠죠.

 

침대에 누워 음악을 들으며, 잘 지내나요, 내 인생이라는 책을 읽습니다.
그러면서 친구가 전화를 끊으며 던진 말을 기억해 냅니다. 책 속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는 외로움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내 인생에 대한 안부 조차 묻지 않고 살아 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문득 용기를 내어 물어 봅니다.
잘 지내나요? 내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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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9

  • 덕분에 좋은 책을 선물했지 말입니다.
    그분도 이미 최갑수씨를 알고 있더군요.
    전작들도 읽었다고 하시더란.
    이런 저런 코드의 같음이 결국 같은 책으로 모이는 것 같습니다.
    선물한 후에 저 또한 뽐뿌가 되었습니다.

    김광석의 노래 중에서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요 노래가 어제 시크릿 가든 시청 후에
    귓전에 맴돌고 있습니다.
    어찌 김광석의 노래는 어느 하나 안 좋을 게 없는지 말입니다.

    덧) 이제 올해가 열흘 남았네요.
    마무리 잘 하시고요. 행복한 2011년 맞자구요. 아자!

    • 네. 책을 보신분들은 다 좋다고 하시더군요. 사진에 조예가 싶으시다니 아마 아실거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책 제목이 참 가슴에 와닿죠^^ 책을 보면서 사진에 오랜 시간 시선을 둔적이 정말 오랜만이었던것 같습니다. 벌써 2011년이 되는군요^^

  • 올한해도 '아둥바둥' 거리며 보낸것 같아요..
    작년에도, 그전에도... 또 앞으로도 계속해서 '아둥바둥' 거리며 살지는
    않을런지... 연말이다 보니..괜시리 울컥해지네요~^^;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 아둥바둥 산다라는게 딱 가슴에 와닿는 단어네요. 시간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던져주는지에 대한 고민도 하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연말이 오니까 여러가지 생각할 것들이 많아 지는군요. 권과장님도 알찬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 서른 즈음의 나이라 그런지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자주 듣게 됩니다.
    음악을 들으며 한해를 돌이켜 봅니다.
    연말에는 항상 한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30년 넘게 살면서 인생에 대한 안부를 물은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인생과 진지한 대화를 한번 나누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무척이나 추운 크리스마스 이브로군요.
    여친님이 없다보니 별다른 느낌은 없습니다. ㅜㅜ
    개츠비님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

    • 네. 이제 해피뉴이어가 되어야겠군요^^ 김광석의 울림이 있는 노래 참 좋죠. 가사도 그렇고..문득 책 제목 처럼 내 인생이 잘지내고 있을까 라고 반문해 봅니다. 서른이든, 마흔이든 가끔은 우리자신에게 진지한 안부를 묻는게 좋은것 같습니다. 춥고 험한 날씨지만 연말 잘 보내시고 새해에는 산다라박 보다 이쁜 아가씨와 뜨거운 사랑하시길.^^

  • 아직 그런 상실감을 느끼기엔 부족한 나이에 다행스러워 하면서도,
    동시에 그런 나이듦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합니다.
    뭐든 시작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과
    아직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이 교차된다고나 할까요.

    오랜만에 들렸습니다.
    성탄절 잘 보내시고요.

    • 그쵸. 어쩌면 누구나 겪어야할 시간이지만 그 시간이 되기 전까지는 공감하지 못하는 그런 이야기인것 같습니다.^^ 돌이켜본다 라는 말이 가슴에 참 와닿는 요즘인것 같아요. 오랜만에 뵙네요^^

  • 요즘은 사춘기를 넘어 오춘기도 있다더군요...
    갈수록 앞을 더 많이 봐야되는 세상이다보니.. 뒤를 잠시 볼 때면 많은 회한이 생기나봅니다.
    저는 이제 서른살이 딱 3일 남았네요... 서른 즈음에... 갑자기 듣고 싶어집니다..

    • 이제 서른이 되셨겠네요.
      30대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살다보면 참 후회가 많죠. 열심히 살았건, 못살았건 간에
      늘 후회와 회한속에 사는것 같습니다.
      그래도 스스로를 위로해야겠죠.
      이렇게 잘 견디고 있으니 말입니다.^^

    • 서른살이 딱 3일 남았다는게... 3일 지나면 서른살이 끝난다는 뜻이었습니다.^^;;
      살짝 난해했네요.
      벌써 31가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줄어들고 덕분에 나이 먹는 체감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더군요.. 실감합니다..

  • 가끔 '지금 삶을 제대로 살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 되뇌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저한테 필요한 책을 한권 추천받은 기분이네요..

    팍팍한 세상을 하루하루 살아가지만 또 새롭게 한해가 시작되면서 새로운 다짐들이 마음속에 한글자씩 고이고이 새겨지네요.

    Gatsby 님 덕에 오늘도 하고싶은 일 하나를 마음에 품고 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꽁마담님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렇죠. 저도 이 책을 보면서 많은것을 생각해 보게 되었답니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처마 끝에 쌓여 있는 눈송이의 아름다움 조차 모르고 살았었네요.
      또 여러가지 다짐을 하면서 한해를 미리 그려 봅니다.^^

  • 2011.01.12 19:26

    비밀댓글입니다

    • 인연이라는 것이 이렇게 만들어지나 봅니다.
      안그래도 책을 고민하고 계시길래 무심코 던진 것이 이 책이었는데 말이죠.
      반갑습니다.^^

  •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한달 넘게 문닫고 지내다가 포스팅도 하고
    이제야 새해를 다시 맞는 기분입니다.
    마침 며칠전부터 사무실 앞자리의 후배가 온종일 김광석의 노래만
    틀어주네요. 덕분에 예전 생각도 많이 나고 좋긴한데..살짝 쳐지기도 합니다.
    소개해주신 책은 꼭 읽어봐야겟습니다.
    바쁘시더라도 늘 좋은 이야기 계속 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오랜만입니다.^^
      저도 요즘 제 블로그조차 들어와보질 못하네요.
      바빠서 그런건 아닌데, 뭔가 생각이 필요한가 봅니다.
      괜찮은 책인것 같습니다.
      책을 보면서 뭔가 생각할수 있다는 것이 말이죠.^^
      올 겨울은 참 춥네요.^^

  • 좀.. 쌩뚱맞은 댓글일수도 있겠네요...... 초대장 부탁드려요.... 사무실 컴퓨터론 블로그 관리하기가 조금 힘들어.. 스마트폰으로 할려니.. 초대장이 필요하다고 하네요...ㅠㅠ - 이쪽으로 보내주심 감사 하겠습니다..^^

  • 년 분양시장의 대미를 장식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동산포탈 NO.1 닥터아파트 가 모의 청약에 참여한


길을 잃은 강아지 한 마리가 낑낑 거립니다.

긴 털은 비에 젖어 얼어 붙어 버릴 것 같고, 추운 거리를 얼마나 돌아다녔는지 얼굴은 온갖 먼지로 뒤덮여 있습니다. 사람이 무서운지, 차가 무서운지 기울어진 전봇대 앞에서 꼬리를 내리고 잠시 숨을 고릅니다. 결코 사람들의 눈길을 끌만큼 예쁘지 않은 작은 체격의 강아지입니다.

강아지는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두리 번 거립니다.
슬픈 눈망울 속에서 두려움 공포가 느껴집니다. 매서운 바람에 몸서리가 쳐지는지 엉켜 붙은 털 속에서 떨림이 느껴집니다. 강아지와 눈이 마주칩니다. 사람이 무서운지 이내 꼬리를 내리고 몸을 움츠립니다. 바람이 차가워지는 어느 날, 절망에 떠는 한 생명을 보았습니다.

# 1

스티브 도나휴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에 보면 인생의 목표와 방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쩌면 우리가 사는 삶의 원칙과 기준이 너무 내일의 목표에 집중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죠. 그렇게 내일의 목표에 집중하다 보면 오늘에 대한 애정과 느낌에 둔감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목표를 달성하기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되면 당황하고 힘들어지는 것이죠. 스스로 만들어 놓은 목표가 스스로를 망치는 결과를 만듭니다.

사막을건너는여섯가지방법
카테고리 시/에세이 > 지혜/상식 > 교훈/지혜
지은이 스티브 도나휴 (김영사, 2005년)
상세보기


그래서 작가는 우리가 사는 삶에 방향성을 가지라고 조언합니다.
목적 의식 보다는 내가 만들어 가는 삶의 방향부터 정하라는 것이죠. 어떤 이는 정직하게 살겠다는 것이 될 수도 있고, 또 어떤이는 남에게 봉사하며 살겠다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스스로 삶의 방향을 정하고 오늘 이라는 현실에 임하면 좀 더 행복하고 집중력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겁니다. 쉽지 않지만 우리가 쉽게 놓치고 있는 말인 것 같습니다.

방향을 잃은 삶은 공포와 불안감에 힘들어 합니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고 삶의 길은 늘 혼자 인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죠. 그러면서 스스로가 잃어버린 목표 속에서 영원히 헤어나오질 못합니다. 남들과의 경쟁에서 인간미를 잃어버리기도 하고, 수없이 마주치는 사람들 속에서 소중한 인연을 잃어 버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세상에 버거워하는 스스로를 발견 하게 되죠. 시간과 공간이 주는 혼란스러움은 견디기 쉽지 않습니다.

#2


슈퍼마켓에 들러 강아지가 먹는 통조림과 따뜻한 두유 한 병을 삽니다. 가슴이 아파 오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 밖에 없습니다. 햇빛도 비켜 가는 그늘진 전봇대 앞에 쭈그리고 앉습니다. 그리고 겁에 떠는 강아지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어 봅니다. 강아지의 눈빛을 통해서 모든 것을 내맡겨 버린 슬픈 영혼을 느껴 봅니다. 슬픈 영혼은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작은 꼬리를 조금 흔들어 봅니다.

조금씩 입에 넣어주며 비릿한 고기 냄새를 맡아 봅니다. 허겁지겁 삼켜 버리는 강아지의 몸짓을 보며 따뜻한 두유를 따라 줍니다. 추웠던지, 목이 말랐던지 마지막 남은 한 방울 조차 아낌없이 삼켜 버립니다. 조심스럽게 다시 머리를 쓰다듬어 봅니다. 고기 냄새에 취했던지 녀석의 꼬리를 더 세게 흔들며 고마워 합니다.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던 아주머니 한 분이 다가와 말을 건넵니다. 이웃집에서 이사를 가면서 버리고 간 강아지라고 합니다. 하도 불쌍해서 며칠 정도 음식을 줬더니 이 시간이면 여기 온다고 말을 합니다. 똑똑한 강아지인데 예쁘질 않아서 아무도 안 데려 간다고 합니다. 강아지의 다시 한번 쓰다듬어 봅니다. 강아지의 눈빛은 처음 보는 나에게도 아낌없는 사랑을 보냅니다.




비가 오고 나면 한파가 올 거라고 합니다. 강아지의 모습을 지켜보던 아주머니는 불쌍해서 자기가 키워야 겠다고 말을 건넵니다. 마치 나에게 다짐 하듯이 말이죠. 슈퍼마켓에 들어가 강아지 통조림을 몇 개 더 사서 아주머니에게 드려봅니다. 왠지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는 사막과 같은 것이 인생인지 모릅니다.
사막에서 보이는 것은 손에 잡히지 않는 신기루 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오늘도 우리는, 마음속에 신기루를 만들고 그것이 있다고 믿으며 하루를 다짐하는지 모릅니다. 주변에 대한 작은 관심조차 포기한 채 말이죠.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우리가 만들어낸 거짓 시간인지도 모릅니다.

강아지를 안고 돌아서는 아주머니를 뒤로 하고 다시 길을 걷습니다. 강아지의 슬픈 눈빛과 바라보는 사람의 슬픈 눈빛을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우리는 같은 존재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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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8

  • 아주머니의 마음이 곱습니다.
    아마도 우리들 마음 속에는 그 고움이 들어있을 건데
    그것을 발현시키기가 어려운 각박한 세상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개를 버리고 간 주인만큼 비정하진 않습니다.
    (사실 이 '비정'이라는 부문에서 짱 드실 분이 계시죠. 한때 고양이였던.)

    삶을 대하는 데 있어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은 방향성이겠죠.
    방향이 정해지면 그 외의 것은 나중 문제가 되며
    방향이 정해지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방황에 지나지 않죠.

    개츠비님의 이런 따뜻한 글을 좀더 자주 접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조금 인심을 써서^^ 영혼 정화 글이라고 불러 마땅한 글이잖아요. ^^

    • 그렇죠. 강아지가 좋은 주인을 만났으면 좋겠네요. 이쁘지 않다고 버려지는게 참 가슴 아프더군요^^ 삶의 나침반이 있다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하나의 방향에 대해서 믿음을 갖고 나아가는것도 결코쉽지 않다는걸 요즘 많이 느끼네요. 시간의 부침이 심한 요즘이라, 글 하나 남기는 것도 쉽지 않네요^^ 고맙습니다.

  • 2010.12.19 12:20

    비밀댓글입니다

    • 오랜만이죠^^ 추억이 있고 기억이 남는 곳인데 말이죠. 행복이라는 단어는 쉽지만 그것을 느끼는건 정말 어렵나 봐요. 그래서 늘 후회와 반성이 생기나 봅니다.^^ 벌써 겨울이네요.

  • 아마도 아주머니는 개츠비님의 모습에서 스스로 결심을 한 건지도 모르겠네요.
    따뜻한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고 실천하는 것 조차 꽤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으니까요.
    하나의 목적지, 뚜렷한 방향을 잡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니 서로의 흔들리는 나침반을 지켜봐주며 그렇게 영향을 주는 관계들이 많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 누군가의 말처럼 갈수록 사람들이 나약해 지는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방향을 찾지 못하는 시간들이 늘어갈수록 말이죠.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고 하는데,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할것 같아요. 적어도 길을 잃진 말아야겠죠^^

  • 목표에만 얽매인 삶을 사는 것은 너무 피곤합니다.
    삶의 방향을 잃어버렸을 때 오는 혼란은 더욱 무섭고요.
    인생의 나침반을 잘 간수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오늘 날씨가 장난이 아닙니다.
    강아지가 따뜻한 곳에서 잘 지내고 있을지 걱정이 되는군요. ㅜㅜ
    가만보면 개들은 인간에 의해서 삶의 방향이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 눈이 오는군요. 요즘 불필요하게 좀 바쁘게 지내다 보니 인사도 늦었네요. 강아지 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특히 설치류의 침공이 현실에 와닿으니 말이죠^^


 첫 눈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이제 겨울이 왔다고 말을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출근하는 아저씨의 뒷모습에도, 학원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그림자에도 두꺼운 외투가 어색하지 않습니다. 겨울 먹거리를 파는 노점들이 따뜻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합니다.

누군가 에게는 낭만의 계절이 시작되는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 에게는 견디기 힘든 고난의 계절이 시작되기도 합니다. 똑 같이 시작된 계절의 변화 속에도 우린 서로 다른 이야기와 고민을 안고 살아가나 봅니다. 이렇게 또 다른 계절이 시작되는 것이겠죠.

 

# 1

지하철 에서 한 청년이 열심히 책을 봅니다.

익숙한 표지가 눈에 띕니다. 코이케 류노스케생각버리기 연습이라는 책입니다. 얼마 전에 읽었던 책이라서 반갑습니다. 복잡한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은 생각 때문에 힘들어 한다는 내용입니다. 어쩌면 단순하게 사는 것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것이죠. 한자 한 자 읽으면서 쉽게 공감했던 책입니다.



 

책을 읽는 청년의 모습이 무척 진지합니다. 어쩌면 힘든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중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고된 직장생활을 하는 지도 모릅니다. 사색이 겹쳐진 독서. 청년의 진지함을 오랫동안 쳐다 봅니다.

 

# 2

살다 보면 자신만의 시간에 갇힐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옆에 있고 없고를 떠나서 자신이 만들어 버린 시간에 갇혀 버릴 때 말이죠. 그 속에서 외로움을 찾고, 그 속에서 내면의 고독을 느낍니다. 때로는 이러한 시간들을 통해서 좀 더 나은 세상을 보기도 하고, 때로는 이러한 시간들을 통해서 내가 꿈꾸던 세상을 포기하기도 하죠. 가슴에 품었던 하나의 꿈이 사라지기도 하고, 잊혀졌던 꿈이 되살아 나기도 합니다.

 

수 많은 생각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지나간 선택이 후회와 실망감으로 나타나기도 하죠. 그리고 끝없는 시간속으로의 여행을 떠나기도 합니다. 잠을 못자는 밤이 찾아오고 세상의 관심사가 하나 둘씩 사라집니다. 어떤 이는 이러한 증상을 우울증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생각을 버리고 단순해지라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살면서 우리가 한번쯤 겪게 되는 갇힌 시간으로의 여행이죠.

 

인도의 한 철학자는 이러한 시간을 통해서 좀 더 성숙한 인간으로의 발전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수 없이 질문하고 대답하는 자아와의 대화를 통해서 고난을 견딜수 있는 힘을 기른다는 것이죠. 하지만 철학적이지 못한 우리들에게는 쉽지 않은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책을 보던 청년이 책을 덮고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
책의 내용을 음미 하는 것인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조용히 눈을 감고 오랜 시간 호흡을 가다듬습니다. 어쩌면 갇힌 시간에서 벗어나기 위해 긴 호흡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죠. 안내 문구가 흐르고 청년의 모습을 남겨둔 채 거리로 쏟아져 나옵니다.

 

계절의 변화처럼 우리들의 모습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나 봅니다. 인간이 가진 감정들이 하나 둘씩 순번을 바꾸어 가며 오늘의 나를 기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수 많은 생각들이 지금의 감정을 만들어 내는 것인지도 모르죠.  시간 여행은 긴 호흡인것 같습니다. 짧은 보폭의 걸음은 발자국을 남기지만, 그것이 모여야 내가 호흡하는 길고 긴 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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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3

  • 이게 얼마만의 포스팅입니까.
    저도 짧지만 갇힌 시간을 겪어본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무섭기도 하지만 이겨내야 하는 시간이죠.
    어쨌든 참 반가운 글입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지요?

    • 오랜만이죠.걷다가도 문득 레인맨님의 빨간바지와 치어리더가 생각 날때가 있었죠. 잠시 머리를 식혔네요.영하 40도쯤에서요.자주뵙죠^^

  • 아마도 시간은 생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간에 갇힌 건 결국 자신의 생각에 갇힌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책을 아직 읽지 않아서 책과 연관지어 설명하긴 어렵지만
    적어주신 문맥으로는 그랬습니다.
    사색과 명상이 필요한 책일 듯 싶습니다.

    덧) 오랜만입니다.
    온라인에서 못 뵙고 시간이 꽤나 지나면서, 문자를 한번 넣을까, 했습니다.
    그러지 못한 건, 어떤 생각이 있으셔서 떠나 계신 것 같은데
    잔잔한 호수에 파문을 일으키지나 않을까 해서였습니다.
    (그렇다고 개츠비님의 삶이 잔잔한 호수라고는 절대(응?) 생각지 않습니다.
    복귀 환영하고요. 제 맘대로 '복귀'하신 거라고 해석하겠습니다.
    이제 좀 자주 뵈옵는 거겠죠?

    • 잔잔한 호수에는 돌을 던져도 표시가 나지 않습니다^^ 있으나 없으나 걷는 길은 별반 다르지 않더군요. 시간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는 요즘입니다. 시간은 그저 늙는다는 것이라고 어느 시인이 말했다지요. 생각이 늙지만 않으면 시간의 의미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 오랜만에 개츠비님의 담담한 어조의 글을 보니 정말 반갑습니다.
    제가 다 이해하기에는 좀 어렵지만, 왠지 모를 그 차분함이 항상 무언가를 생각하게 하거든요..ㅎ

    • 꽤 긴 시간동안 담담하게 잘 살고 있었습니다^^ 갈수록 글이 재미없어 지는것은 맞습니다. 언젠가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오를날도 있을테지요.^^ 세상사 웃다가 울다가 하는것 아니겠습니까.

  • 역시나 잘 보고 느끼고 갑니다.
    스스로가 만들어놓은 공간 안에 가두고 그 안 깊숙이 점점 들어가버리고 있는 지금의 제 모습이 느껴집니다
    그 속에서 나와야 할까 아니면 더 들어가야할지를 고민하고 있는데요 ^^

    오랜만에 님의 글을 읽으며, 저물어가는 한 해를 다시 되돌아보게 만드네요 늘 감사합니다 ^^

    오랜만에 올라온 글이 더욱 감동이네요 ^^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가끔 다녀가긴 했지만 오늘따라 더욱 포근하게 느껴지네요 ^^
    감기조심하시고 즐거운 오늘 그리고 12월 되세요 ^^

    • 오랜만입니다. 꽁마담님^^ 시간에 대한 변명을 늘 달고 사는건 아닌가..생각해봅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오랜시간 고민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구요. 벌써 겨울이군요. 포근한 겨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시간이 늘 선형으로 어디서든 똑같이 흐르는 건 아닌가봐요.
    나이 먹어갈수록 빨리가기도하고.
    조급한 만큼..순식간에 사라지기도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부족해서일까요.
    요즘은 그냥 몸을 내맡긴 느낌이네요.
    그래서인지 반가운 포스팅을 이제야 만났습니다. ^^

    • 김훈씨의 신작 소설에도 시간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볼만한 이야기들이 나오죠^^ 어쩌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선형의 시간이 주는 갑갑함에 힘들어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삼촌이 맛난것도 사주고 해야 하는데.ㅎㅎ 지구벌레님 뵈면 늘 부럽습니다.^^

  • 제 블로그 글 좀 읽다 생각나서 들렀습니다. 여전히 감성을 자극하는 좋은 글을 쓰고 계시네요. 늘 한결같은 블로거 되시길 바랄께요. 2010년 마무리 잘 하세요.^^

    • 아바네라님 반갑습니다^^
      체게바라 때문에 익숙한 닉네임이 되어버렸네요. 잘 지내시죠? 달력이 한장 남았습니다. 새해에는 따뜻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 오랜만에 개츠비님의 담담한 어조의 글을 보니 정말 반갑습니다.
    제가 다 이해하기에는 좀 어렵지만, 왠지 모를 그 차분함이 항상 무언가를 생각하게 하거든요..ㅎ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새벽거리를 걸어봅니다.
대단했던 낮의 열기는 식지 않고 아스팔트 위에 아직 남아있습니다. 고된 노동의 흔적이 베어있는 작은 공장을 지나고, 한숨과 희망이 뒤섞여 있는 재래시장의 비릿한 사람냄새를 느껴봅니다. 한 잔의 커피로 피곤함을 달래보는 택시 기사님들의 퀭한 눈망울을 쳐다봅니다. 아무도 없는 허공에 삿대질을 하며 알 수 없는 욕설을 내뱉는 양복 입은 아저씨의 힘없는 다리를 쳐다봅니다. 일그러진 다리를 이끌고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할아버지의 작은 뒷모습을 쳐다봅니다. 어디를 보아도 그들에게 가야 할 곳을 말해주는 이정표는 없습니다. 그 덤덤한 거리 위에 매섭게 빗줄기가 쏟아집니다.


# 1

얼마 전 이웃 블로거인 깊은숲 님이 추천하셨던 늑대토템이라는 책을 보았습니다.
초원 민족이 갖고 있는 늑대토템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그보다 더 깊은 본질적인 문제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간의 발전은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내는 끈끈한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 다는 것이죠. 생존을 위한 처절한 투쟁을 거치면서 늑대든 인간이든, 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그 속에는 무리의 약자에 대한 충분한 배려가 숨어 있습니다. 그것은 탱그리를 숭배하는 초원민족에게도, 굶주린 늑대에게도 예외가 없는 필요조건 이었습니다. 수 천년의 생명을 이어오며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 진실입니다.

늑대토템.1
카테고리 소설 > 중국소설 > 중국소설일반
지은이 장룽 (김영사, 2008년)
상세보기

 

# 2

오래 길을 걷다 보면 사람들의 시선과 표정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리고 요즘은 넉넉한 웃음을 짓는 사람보다는 표정 없이 걷고 있는 사람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저 목적지를 향해 기계처럼 걷고 있는 사람도 있고, 사람들과의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땅만 보고 걷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떨 때에는 그들의 걸음걸이가 외롭다고 느낄 때도 있고, 또 어떨 때에는 불안하고 초조하다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나오는 지하철 입구에 서면, 뚜벅뚜벅 들리는 사람들의 걸음소리만 요란하고, 그들이 던지는 시선은 조용하고 싸늘합니다. 어쩌면 우리도 그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지도 모르죠. 부지런히 걷고 있지만 어디로 가야 하고 어찌 살아야 할지 알수 없어 불안해 하는 그런 모습 말입니다.


비를 맞으며 길을 걷던 한 남자가 뒤를 돌아 봅니다. 누군가를 찾기 위한 시선이 아니라 여기가 어디인지 확인하고 싶은 시선 입니다. 그리고 주위를 다시 한번 돌아 봅니다. 어디에도 길을 알려주는 이정표는 보이지 않습니다. 또 다시 비가 세차게 쏟아 지고 남자의 뒷모습도 어느새 보이지 않습니다.




PS.
이것으로 길을 걷다의 이야기를 마무리 할까 합니다.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더 이상 걷는 것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지난번 ‘12 5분전을 마무리 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알 듯 모를듯한 미묘한 시선을 거둘까 합니다. 언제가 될지 알순 없지만 또다시 사는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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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8

  • 저도 지하철을 타면서 비슷한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어느 순간 주위를 보니 하나 같이 다들 표정 없는 얼굴들이더군요.
    물론 이를 둘러보고 있는 저마저도...

  •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포스팅도 다시(?) 뜸하시공..ㅎㅎ

  • 어제 좀 과했는지, 하루 종일 눈이 충혈되어 있고 머리도 띵합니다. 꾸역꾸역 8시간을 버티고 있는 중입니다. 좋은 글을 찾아 그동안 읽지 않았던 메일을 읽다가 문득 개츠비님의 글이 생각났습니다.

    위에 책. 중국사람이 쓴 소설인가 봅니다. 개츠비님이 책 이야기를 너무 잘 해주신 건지, 저로서도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책인지 궁금합니다. 알라딘 적립금이 좀 되는 것 같던데, 저도 사서 볼랍니다. ㅎㅎ

    • 오랜만입니다.^^ 기억에 오래남는 책인것 같네요. 뜯겨진 들판에서 글을 읽은 기분이랄까. 뭐 그런느낌인것 같습니다. 읽은지 좀 되었는데, 이글을 보면서 생각하니 또 기억이 남네요.^^

  • 앗! 찾아보니 2권짜리네요. 요즘 책 읽는 시간이 전에 비해 현저히 줄어 들었는데... ㅎㅎ 읽으려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