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2012/12 +1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무언가 정리되지 않은 느낌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인지 문득 바다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바다를 보고 나면 정리되지 않는 무언가도 정리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보고 앞을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들.

 

단지 처음 본 사람일 뿐이고 다시 보지 못할 사람임이 분명한것이고, 옷깃도 스치지 않았고, 


서로 눈인사도 하지 않았지만, 얼굴만은 꼭 확인하고 싶다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른 새벽에 월미도로 향했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추위가 매서웠고, 바다에서 부는 바람은 내 코를 날려버릴것 같았다.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던지 택시 기사는 나를 휑한 바닷가 앞에 내려놓고는 


주위를 한참 동안 떠나지 않았다.

 

뜨거운 자판기 커피 한잔을 건내며..." 저 죽으러 온 사람 아니거든요.." 라는 말을 하고 나서야

 

택시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떠나버렸다.

 

 

파도는 언제나 낯선 것이었고,

 

바다를 바라보는 내 시선은 언제나 같은 것이었다.

 

미련은 늘 흔적을 남겼고, 후회는 늘 멍한 시선을 안겨주었다.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돌맹이 하나를 주워 멀리 바다로 던져버렸고,

 

바다는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변함이 없었다.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수다쟁이 기사 아저씨는 남의 속도 모르고,

 

'박근혜와 새마을운동의 연관성' 에 대해서 열변을 토했다.

 

유난히 큰 아저씨의 코를 날려버리고 싶은 충동을 참았다.

 

 

한 해가 다 가는 겨울의 어느날.

 

흔적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 바다를 찾았고, 역시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못하고 바다를 떠나왔다.

 

코를 녹이며 책장을 뒤적이다가 최갑수씨의 책을 찾아내었다.

 

"행복이 오지 않으면, 찾으러 가야지"

 

비록 라오스 까지 가진 못하겠지만, 내년에는 행복이라는 놈을 찾으러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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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7

  • 우선 너무 반갑네요. 오랜만에 새해인사 하러 들렀는데..
    반가운 포스팅까지....읽으면서 혼자 빙그레 웃었습니다.
    다행스럽게 코는 멀쩡하신것 같아서 말이죠. ^^
    오랜 이웃분들 자주 못뵈던 차에 일주를 하고 왔는데...
    소식 뜸하신 분들이 많네요. 저도 물론 그중 하나겠죠.
    희망과 꿈, 행복...이런 단어들이 참 귀해진 요즘
    이야기 나눌 사람들이라도 챙겨야 하는 시절인것 같아
    또한번 맘 한켠이 쓰렸습니다.
    무작정 자주 뵙겠다는 인사가 마땅 찮습니다만...
    따문따문이라도 소식 접하면 좋겠다 싶네요.
    2013년...행복 많이 찾으시는 한해 되시길...

    • 잘 지내고 계시죠?
      요즘은 무소식이 희소식인것 같습니다.
      앞을 보고 달리기엔 세상이 너무 각박하죠.
      하지만 그런것들 또한 견뎌내고 이겨내야 하는게 아닐까 싶네요.^^
      따님도 부쩍 컸을것 같아요.^^
      춥지만 힘내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아~~~ 그간 잘지내셨는지요?
    한동안 소식이 뜸하셔서 궁금했는데,
    이렇게 또 흔적을 남겨주시니 반갑네요~

    겨울 바다는 언제가도 너무 춥다는 생각뿐이지만,
    그래도 다시 가고 싶은 충동은 언제나 일어나는것 같습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
    올해에는 블로그에서 따뜻한 이야기들로 자주 뵙길 바라며...

    • 인연이란 참 묘하죠.
      먼 시간을 돌아와도 여전히 반가우니 말입니다.
      잘 지내고 계시죠?

      겨울바다는 끝내 해답을 주진 않겠죠.^^
      삶은 이렇게 해답을 구해가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요.

      새해엔 좋은 일만 있으시길 바랍니다.

  • 행복이란 놈이 실종이라죠? 그래서 아무도 어디있는 줄 모른다고 ㅎㅎ;;
    잘 지내시나요? 소식 좀 자주 전해주세요. 월미도이던 라오스이던요 ^^

    • 제가 마지막으로 본 영화가 만추입니다.
      빈상자님의 글이 그리워지는 시기네요.^^

      영화도 잊고 세상도 잊고.. 가끔은 피터팬의 어리숙함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여전하시죠? 사진집은 내셨는지요.
      "길에서 영화를 만나다" 후속편도 오랜시간 기다리고 있습니다.
      혹시 저 몰래 출판하신건 아니시겠죠?^^

  • 그녀가 부활하고 개츠비님이 떠나셨군요ㅎ 제 블로그 오백만년만에 들왔다가 개츠비님의 백만년 전의 댓글이 있길래 들왔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