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한달이 넘도록 긴 출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옷을 입은채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일에 대한 긴장감이 풀린대다 열시간이 넘는 운전에 지쳐서 그랬는지 잠을 깨니 벌써 일요일 아침이었다.

이대론 도저히 살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큰맘 먹고 대형 롤스크린을 사고 프로젝션를 사는

사치를 부렸고, 홈시어터를 연결해서 방 하나를 모두 나만의 영화관으로 만들어 버렸다.

치킨과 맥주가 배달되었고, 첫 상영작으로 무엇을 할까 하는 심각한 고민끝에

선택한 영화는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이었다.

옆집이 뭐라 하건 말건 스피커를 크게 틀어놓고 푹신한 의자에 누워 영화를 보았다.

남자를 좋아하는 간다프를 보면서 환호했고 리즈 테일러의 미모에 흠뻑 젖어 들었다.

진정한 희생은 무엇이며, 용기란 무엇이던가. 그리고 믿음이란 도대체 무엇이던가.

치킨이 모두 제모습을 감출 무렵, 영화는 끝이 났고, 긴 판타지 세상에서 돌아와 커텐을 열어 보니

벌써 어둑한 밤이 되어 있었다.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에서의 탈출.

어쩌면 오랜 긴장감에서 벗어나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아니었을지. 

나른하게 잠든 그날 밤,

꿈속에서 나는 어김없이 호빗마을의 전사가 되었고 브레이크 없는 하얀 백마를 타고 날아 다녔다.

그리고 어김없이 흘러 나오는 음악.





일에 지쳐 쓰러질것 같은 시간이 되면, 돈도 일도 필요없는 그러한 판타스틱한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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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2

  • 진정한 홈 씨어러 구축. 축하드립니다.
    간혹 긴 출장 같은, 나에 대한 혹사는 -.-;
    인간적인 삶에 대한 욕구를 배가시키므로
    긍정적인 효과가 없지 않지요?
    물론 일부러 비인간적인 환경을 택하고 싶진 않지만. ㅋ

    흠흠. 반지의 제왕은 책과 영화를 놓고
    뜸만 들이고 있을 뿐 보지 못했어요.
    해리 포터 시리즈도 그렇구요.
    함 기회를 맹글어서 책이든 영화든 봐야 할 텐데.

    덧) 매일 이렇게 개츠비님 뵙게 되니 참 좋습니다.
    옛날 생각도 나구요.

    • 아..이건 2004년도였어요^^
      영화음악을 듣다 보니 문득 그때 생각이 나서요.
      지금은 뭐 홈시어터나 나만의 영화관은 없습니다.^^
      잼난 영화죠..판타지한.^^

  • 오오~~ 개인 영화관 부럽습니다.
    영화는 극장에서 보는 게 제맛이지만
    치킨과 맥주는 함께할 수 없기에... ㅎㅎ
    개츠비님의 귀환을 환영합니다.
    저도 한동안 잠수를 타서... ㅋㅋ

    • 오랜만입니다^^ 블로그 가보니 2월부터 포스팅이 멈추셨더군요. 그간 너무 바삐 달리셨나요.^^
      개인 영화관은 없어진지 오래되었어요.ㅎ 음악을 듣다 보니 문득 그때 생각이 나더군요

  • 와~~ 홈씨어터 구축, 완전 부러운데요...ㅎㅎ
    ^-----^

  • 저도 개인영화관 있습니다
    동네사람들에게도 개방하고 10불만 내면 누구든지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 다만 저도 들어갈 때 10불 내야 합니다 ㅡㅡ;;

    • 아,10불을 내야 하는군요^^
      저는 혼자 보는걸 즐기는 편이라 그런지 대형영화관은 갈수록 안가게 되더군요.

  • 와우.. 개인영화관이라... 부럽습니다만.. 저의 좁은 집에는 프로젝션을 둘 곳도 쏠곳도 없어 포기입니다.ㅎㅎ

    • 벌써 8년전의 이야기군요. 이젠 프로젝션도 없고 롤스크린도 없어요. 오랜만이죠? Reignman님의 영화이야기를 기다려 봅니다.

  • 일상과 판타지...

    저는 엄청난 고난을 겪는 프로도를 보면서 오히려 제 일상이 다행스럽게 느껴지더군요ㅎㅎ

    저 지후아타네호입니다.
    사정상 필명을 바꿔야 했어요.ㅠ
    오랜만에 들르니 반갑습니다.

    • 반갑습니다. 오랜만이네요^^
      시간이 참 많이 흘렀습니다.
      비록 나이가 들었지만 아직도 이런 판타지를 꿈꾸곤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