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개월 김리온

억양과 말투
"~ 했지요?"라며 사실확인을 하는 말투를 자주 쓴다. "엄마한테 혼났어" 보다는 "엄마한테 혼났지요?" 라는 느낌으로. 이게 뭔가 싶은데, 사실 내가 쓰는 말투이다. "ㅇㅇ해서 엄마한테 혼났지요? 이제 하지 맙시다."라는 느낌으로 자주 아이에게 리마인드를 시켜주며 좋은행동유도를 한다고 하는 편인데, 잘도 따라한다. "감기 나으면 미니특공대 갑시다"처럼 딱 나를 따라하는 말투다... 덧붙여 억양은 매우 자유로워서 어린이집 선생님도 상담시간에 한번 언급했을 정도인데, 영어때문에 좀 '이상하게 자유로운 느낌'으로 들릴 것 같아서 웃어 넘겼다. 그걸 영어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좀 잘난척하는 것 같고... 어린이집 5개월간 다니면서 아직도 어순도 붕어 셋 이 아니라 셋 붕어다보니, 그냥 한국어를 제대로 이야기 하는건 친정부모님이 포기하실 정도라... 하나둘셋 일이삼 뿐만 아니라 한국어 단위(명, 마리, 자루 같은)는 엄청 헷갈릴 것 같으니 "그냥 하나둘셋 만 가르쳐서 사람 셋 이라고 말하면 되는거다"라고 하셨다ㅠㅠ 


편식
어린이집 다니면서 편식이 늘었다... 또래문화, 옆사람효과인거 같은데, 18개월에 수박쥬스보다 녹즙을 잘 먹던 리온이가 상추를 뱉기 시작했다. 그리고 빨간색은 다 "매워요"라고 한다. 백김치부터 천천히 시작해야 하는 건 알겠는데, 달달한 식초에 헹궈서 달큰하던 상추에 고기를 싸줬더니 통째로 뱉었다... 뽀로로와 노래해요 동영상에서 당근, 양파, 피망은 싫다고 시작하는 편식노래 도입부를 보고, 그 식재료들에 아무 거부감없던 아이들이 거부감이 들어서 편식이 늘었다는 이야기를 본게 생각난다. 


동생받아들이기
사실 캐나다에서 사온 책을 엄청 잘 읽지는 않는데, 7개월째부터 배에 리온이 손을 잡아 대면서 "시온이 움직여"라고 말하거나 "시온아 리온이형이야." 라고 시켰더니 아직까지는 잘 받아들이는 것 같다. 옷위로 배에 뽀뽀를 하기도 하고 껴안거나 볼을 부벼올 때도 있고, 시온이 움직여. 시온이 올록볼록. 시온이 코자자. 시온이 꼬로록(이건 사실 나).  라는 말을 스스로 하기도 한다. 어린이집 담임선생님 말씀으로는 "엄마뱃속에 아기가 있어요"라는 말도 곧잘 한다고 한다. 어린이집에도 동생에 대한 책이 있다고 읽는듯하다고 하는데, 사실 집에도 동생맞이하는 책이 세권이나 있다고 대답했다. 


자기표현과 욕심
어린이집 몇달 사이에 한국어와 표현이 확실히 많이 늘었다. 작년만 해도 어른들이나 다른 아이가 하는 말을 따라하는데 그쳤는데, 요즘은 자기가 생각하는걸 말하거나 "리온이 ㅇㅇ하고싶어요/ 보고싶어요/ 주세요" 나 감정표현이라든가 하는 것이 많아졌다. 대신 그런 표현의 말을 할 엄마를 찾는 일이 많아서 좀 힘들어졌다. 설거지도 해야 하고 이것저것 해야할 일들이 있는데, 집안일은 커녕 잠깐 커피마실 시간도 주지 않는다. 일일이 대답을 해줘야 하는데, 커피 머금고 삼킬 몇초도 안주면 어쩌니-_-...욕심과 떼도 늘었다. 다행히 바닥에서 브레이크댄스까지는 아니고 서러워서 우는 걸로 봐줄 수 있을 정도. 엄청 길고 달래지지 않아서 공공장소에서 당황스러울 정도는 아닌데, 고집이 좀 있는 듯 하다. 왠만하면 좋게 말하느라 엉덩이 찰싹 한대 정도면 엄청 서러워하며 행동을 고치는 편인데, 애가 크는 만큼 고집도 자라는 건지 힘들어지고 있다. 혹은 내가 임산부라 인내심이 짧아졌든가.